[기자의 시각] 자녀에게 빚 떠넘기는 세대
홍준기 기자
입력 2021.04.27 03:00 | 수정 2021.04.27 03:00
“뭐 하나라도 더 물려주도록 열심히 재산 불려야지. 그런데 나중에 국민연금은 제대로 나오겠지?”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에게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느냐”고 가끔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다. 늘 돌아오는 답은 같다. 30대에게 은퇴란 먼 미래 이야기지만 “적어도 아이에게 어떤 부담도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같다.
가계빚 사상 첫 1700조 넘은 가운데 한 고객이 상담을 하고있다/뉴시스
그런데 지금의 30~40대가 자녀 세대에게 어떤 부담도 주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먼저 현 정부와 정치권이 차일피일 보험료 인상 논의를 미루고 있는 국민연금부터 당신의 아이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지금은 보험료율이 9%라 월급이 500만원인 사람은 45만원을 회사와 절반씩 나눠서 내면 된다. 그런데 만약 이대로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이 늦어지면서 2057년에 쌓아둔 보험료인 기금이 고갈되면 매해 걷는 보험료로 그해 연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료율이 24.6%가 되어야 한다. 지금 화폐 가치로 500만원을 버는 사람이 123만원을 회사와 절반씩 나눠서 내야 한다. ’2057년이 오긴 하느냐'고 묻지만 2021년생이 30대 중반인 회사원이 되어 있을 시기다. ‘그 이전에 정부가 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국면에 접어들면서 보험료 인상이 늦어질수록 보험료를 한번에 더 많이 올려야 한다.
나랏빚도 문제다. 지난 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 회계연도 국가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지방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 채무는 지난해 846조9000억원이었지만, 국회 예산정책처 장기 재정 전망에 따르면 205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31.1%인 4113조3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건너뛰고 공항·철도를 짓고, 효과를 따져보지 않고 복지 제도를 확대하면서 나랏빚 규모는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부채 증가를 막겠다 하고선 느슨한 재정 준칙을 만들더니, 적용 시점은 2025년으로 정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건강보험 대상 인구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의 진료비는 지난 2018년 31조6527억원이었는데, 건강보험공단의 추계에 따르면 2050년이면 251조2007억원으로 불어난다고 한다. 이렇게 증가하는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미래 직장인들은 더 많은 건강보험료를 내야 할 것이다. 현 정부는 당장의 건강보험 혜택을 늘리는 ‘문재인 케어’를 추진했을 뿐 장기적으로 늘어날 노인 의료비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적어도 30~40대 부모들은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당장 어떤 혜택을 주겠다’는 정치 세력의 감언이설이 결국 당신 자녀들의 미래를 저당 잡고 현재만 즐기자는 이야기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자녀 세대가 져야 할 부담을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홍준기 기자
어려운 경제 현안 독자들에게 더욱 쉽고 재밌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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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환
2021.04.27 08:03:16
문 좌파정권아! 현하 대한민국 국민의 자녀들이 문좌파정권의 빚 담보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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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2021.04.27 07:57:08
응 그래서 걔들은 결혼도 안하고 설사 하더라도 애도 안낳지.. 걱정마라 곧 짱국의 한 성으로 편입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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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석
2021.04.27 07:55:36
거지근성의 우리국민 인상에 동의하기 함들다. 자식등골 빼 먹는 한이 았어도 염치없이 버티는건 잘한다. 공직자들 펑펑새는 세금만 잘 회수해도 상당히 보전할수 있다. 오늘도 공무원은 초과수당을 신청한다.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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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창
2021.04.27 07:25:43
그들의 선택이었다. 선택에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안타깝지만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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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병
2021.04.27 06:53:26
독일에 돈벌러 나간 광부와 간호원들 앞에서 후대에 가난은 물려주지 말자며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박정희. 나릿돈을 제 주머니 돈 인양 대책없이 마구 쓰고 떼 먹는 문제인. 청년들이여, 분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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