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의 꽃 ~ 동백(冬柏)섬 (동백공원) 부산 지방기념물 46호
▲ 동백섬 산책로 (최치원 동상에서 해운대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길) |
대우마리나아파트 동쪽 길을 가면 동백4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남쪽으로 길을 건너 동백교란 다 리를 건너면 숲이 무성한 해운대의 꽃, 동백섬(동백공원)이 펼쳐진다. 해운대해수욕장 서남쪽에 자리한 동백섬은 그 이름 그대로 동백나무의 섬으로 원래는 해변 앞에 두둥실 뜬 조그만 섬이었다. 그러다가 수영강(水營江)과 장산(萇山)에서 흘러내린 흙과 모래가 억겁의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이면서 동백섬과 해변을 조금씩 이어주었고 끝내는 하나가 되어 한반도의 어엿한 일부가 되었다.
동백과 해송(海松)이 무성한 이곳은 신라가 망해가던 9세기 후반, 최치원(崔致遠)이 벼슬을 버 리고 천하를 방랑하던 중 이곳 풍경에 단단히 매료되어 동백섬 남쪽에 잠시 머물렀다고 한다. 그는 머문 기념으로 누리마루 동쪽 해변에 '해운대(海雲臺)'란 바위글씨를 남겼는데, 해운대란 지명은 바로 여기서 나왔다고 하며, 해운(海雲)은 그의 수많은 호 중의 하나이다. <고운(孤雲) 이 대표적인 호임> 그가 신기루처럼 사라진 이후, 수많은 문인(文人)들이 해운대의 명성을 듣고 앞다투어 찾아와 시와 글, 그림을 남겼으며, 대한8경의 하나이자 부산 제일의 관광지로 변함없는 전성기를 누리 고 있다. 흔히 해운대하면 해운대해수욕장과 해운대역(2호선) 주변 번화가를 생각하기 쉽지만 해운대의 원조는 바로 동백섬이다.
동백섬을 이루는 야트막한 언덕은 운대산(雲臺山)이라 불리는데, 그 정상에는 최치원의 동상과 기념비가 세워져 조그만 최치원 유적지를 이루고 있다. 해안산책로와 누리마루는 사람들로 미어 터지지만 정상 주변은 그 1/10 정도로 인적이 적다. 이는 관광객 상당수가 바다만 생각하지 공 원을 이루는 산(언덕)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안 산책로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거미줄처럼 형성되어 있으므로 어디로 오르든 정상으로 통 하며, 해수욕장과 이어지는 동쪽 해변에는 인어공주상과 해운대 바위글씨가 있고, 남쪽 해변에 는 등대와 2005년 APEC 21개국 정상회의가 열렸던 세계적인 명소,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둥 지를 틀었다.
울창한 해송과 여인네의 입술처럼 붉은 동백, 그리고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천하 제일의 명승지 로 해운대의 얼굴이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았다면 누리마루를 포함한 동백섬 일대를 꼭 둘러보 기바란다. 동백섬 일대는 길게 잡아도 1~2시간 내외면 충분히 둘러본다. |
▲ 동백섬 서쪽 해변에서 희미하게 다가오는 광안대교(廣安大橋)
▲ 동백섬 남쪽 산책로 (누리마루 입구)
▲ 동백섬 남쪽 산책로에서 바라본 천하 (멀리 보이는 산은 이기대) 아무리 천재화가라고 해도 결코 나오기 힘든 바다의 푸른 빛깔~~ 사람이 만든 색깔이 어찌 대자연이 만든 천연 물감만 할까?
▲ 누리마루APEC하우스(누리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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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 남쪽 해안에는 2005년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특이한 모습의 건물, 누리마루가 시원한 바닷바람을 벗삼으며 자리해 있다. 해운대의 새로운 꿀단지로 크게 조명을 받은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누리마루 APEC 하우스'로 '누리'는 세계, 세상을 뜻하는 우리 말이며, '마루'는 정상, 꼭대기를 의미하는 우리 말이다. 그러니까 순수 우리말로 '세계의 우두머리들이 모이는 집'이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누리마루는 부산시가 194억의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어 지은 것으로 2004년 9월에 공사를 시작 하여 2005년 9월 30일에 완공을 보았다. 건물 높이는 지상 3층의 24m, 연건평은 905평으로 그 모습은 우리나라 전통 정자(亭子)를 모델로 하였으며, 지붕은 동백섬의 아름다운 능선을 형상화 하였다. 건물을 받치는 12개의 기둥은 부산의 역동적인 모습을, 내부 장식은 우리나라의 전통문 화를 시각적으로 나타내었고, 대들보 형태로 만들어 단청을 입힌 로비 천장과 대청마루를 닮은 로비 바닥, 경주 석굴암(石窟庵)의 천정을 모방한 정상회의장, 그리고 구름 모양을 형상화한 오 찬장까지, 건물 곳곳에 이 땅의 전통 양식이 짙게 배어 있다.
2층에는 오찬장과 행사요원실, 간이주방, 홀 등이 있으며 3층에는 회의장, 정상대기실, 수행원 대기실 등이 있는데 이곳에서 바로 제3차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나라 우두머리와 수행원, 언론 기자들은 앞을 다투며 역대 정상회의장 가운 데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평가했다.
APEC회의가 역사의 일부로 사라진 이후, 2006년 2월까지만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으나 해운대의 새로운 명소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자 애초의 생각을 바꾸고 지금까지도 별일이 없는 이상은 계속 속세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 나에게도 많은 추억이 서린 곳이라 간만에 들어가 보 려고 했으나 내 마음 같지 않던 선배의 거부권 행사로 그냥 통과하고 말았다.
★ 누리마루 관람정보 (2015년 7월 기준) * 관람시간 : 9시 ~ 18시 (입장은 17시까지, 매주 1째 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국제회의나 기타 주요 행사가 있을 때는 관람 제한) * 공개된 구역만 고분고분 다녀야 되며, 일반인 금지구역은 애써 들어가지 말 것. * 입장료는 없으며, 내부 사진촬영은 자유이다. (단 약간의 제약이 있음) * 1층에는 APEC 기념품점이 있다. * 소재지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동백로 116) * 누리마루 홈페이지는 위의 누리마루 사진을 클릭한다 (문의 ☎ 051-744-3140) |
▲ 동백섬 등대 해운대 주변을 지나는 배들을 위해 오늘도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등대. 등대 주변 풍경이 너무 속시원하여 가슴이 확 트이고도 남음이 있다.
▲ 해운대 바위글씨 - 부산 지방기념물 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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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 등대에서 동쪽(해운대해수욕장이 바라보이는 쪽) 아래 자갈밭으로 시선을 옮기면 '海雲 臺'란 글씨가 새겨진 울퉁불퉁한 피부의 바위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곳이 바로 해운대의 지 명 유래가 된 현장으로 9세기 후반 최치원이 직접 새긴 것이라고 전한다. (해운은 그의 호) 허나 글씨의 건강 상태가 1,100년 묵은 것 치고는 너무 양호한 것 같고 최치원을 흠모하던 이들 이 절경이 좋은 곳에 그와 관련된 적당한 이야기를 만들어 붙인 터라 별로 믿을 바는 되지 못한 다. 아마도 후대에 그를 기리던 누군가가 썼을 지도 모른다. 다만 고려 후기에 활약했던 정포( 鄭誧 1309~1345)의 시에 '대는 황폐하여 흔적이 없고, 오직 해운(海雲)의 이름만 남았구나'라는 구절이 있어, 그 당시에 도 저 글씨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바위글씨가 바닷가에 있어 오랜 세월 비바람과 파도에 괴롭힘을 받은 탓에 가운데 글씨인 '雲' 자가 조금은 닳았으나 나머지 글씨는 거의 양호하여 시력이 좋고 한자만 안다면 알아보는데 그 리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관광특구 해운대 지역의 유일한 문화유적이건만 눈여겨 보는 이는 별로 없다. 한결같이 바닷가 경치와 누리마루에만 혼들이 빠져있을 뿐이다. |
▲ 동백섬 정상에 자리한 최치원 동상 동백섬을 이루는 운대산 정상에 최치원의 동상이 있다. 동상 좌우로 병풍처럼 늘어선 하얀 벽면에는 이은상(李殷相)과 김충현(金忠顯)이 직접 쓴 최치원의 시 10편이 새겨져 있으며, 동상 앞에는 넓게 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해안 산책로와 달리 이곳은 인적이 적어 한적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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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원 유적비 그가 정녕 해운대의 전설처럼 이곳에 머물렀는 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오로지 잠시 머물렀다 는 한토막 야사 하나만으로 유적비를 세우고 동 상을 세워 그의 유적지를 조성한 것이다. |
▲ 최치원 동상 동쪽에 자리한 2층 해운정 (海雲亭) 최치원의 후손과 그를 기리는 이들이 세운 정자로 별로 특별한 것은 없다. |
▲ 최치원 동상에서 속세로 내려가는 산책로 동백섬은 해안도 아름답지만 동백꽃 향기로 무성한 정상으로 오르는 산책로가 단연 백미가 아닐까 싶다. 허나 아쉽게도 많은 이들은 겉으로 드러난 해안산책로와 누리마루만 볼 뿐, 이렇게 아름다운 해운대의 속살을 지나치고 만다.
▲ 최치원 동상에서 속세로 내려가는 산책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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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섬(동백공원) 찾아가기 (2015년 7월 기준) * 부산지하철 2호선 동백역(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누리마루와 최치원동상은 도보 20분) * 부산 139, 307, 1003번(좌석) 시내버스를 타고 동백섬입구 하차, 도보 5~6분 * 동백섬 북쪽과 송림공원 주변에 주차장이 있다. 공짜 주차를 원한다면 동백섬 민영주차장 서 남쪽에 자리한 무료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휴일에는 늘 미어터짐)
★ 동백섬 관람정보 * 입장료는 없음, 주차비 징수 (공짜 주차장도 있음) * 누리마루 주변 일부는 접근이 통제되어 있다. * 소재지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1동 |
첫댓글 동해선이 강릉을 거쳐 원산으로 그리고 청진을 거쳐 경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