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물질을 개발해내고 지방간의 발생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세포 신호전달 체계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12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이인규 교수팀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이기업 교수팀,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박근규 교수팀이 '알파-리포산'이라는 물질이 간에서 지방합성을 억제해 지방간을 치료한다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심각한 간 질환으로 비만 등으로 인해 체내의 중성지방이 증가되고 특히 간세포 내 중성지방의 축적이 증가해 지방간염, 간경화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 및 예방이 필요하나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치료를 위해 메트포민(metformin)이나 PPAR-γ 리간드와 같은 당뇨병 치료제가 AMPK라는 세포 내 에너지 센서를 활성화시켜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치료에 시도되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약물치료는 없으나 다만 식사요법, 운동요법 등을 통한 체중감량 등의 기본적인 치료법만이 권고되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지방간을 치료하는 물질로 알파-리포산을 발견했으며 지방간의 발생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세포 신호전달 체계를 규명했다.
알파-리포산은 AMPK 활성 물질인 메트포민과 같은 기존 치료제와는 달리 AMPK를 활성화시켜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효과 이외에 LXR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지방합성을 조절하는 유전자인 SREBP-1c의 발현을 억제한다.
이번 연구결과에 적용된 알파-리포산은 약물의 독성 및 부작용 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규명된 약물로서 조속한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에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팀은 지난 2004년 7월에도 알파 리포산 약이 식욕억제,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세계적인 의학잡지인 네이처 메디신지에 발표한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알파리포산의 비만증에 관한 제2상 임상실험을 경북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인규 교수는 "동 연구 성과는 비만 및 대사증후군의 조건에서 지방간의 발생과 이를 억제하는 물질의 세포 신호전달 체계를 규명함으로써 지방간, 지방간염, 간경변증 등 대사성 간질환의 발병 원인을 밝히고 이의 임상적용에 기여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국가지정연구실사업(NRL)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간질환 분야 권위지인 헤파톨로지(Hepatology) 인터넷판 8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