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DE<2> + 맛있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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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인사)
MC> 한 해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그런 여행지 없을까요?
윤> 지난주에 땅끝마을을 소개 해 드렸고 오늘은 일출 일몰이 아름다운 서해안으로 한 번 가 볼까 합니다.
누구나 이맘때쯤이면 송구영신(送舊迎新)을 여행테마로 하는데 단연 일출. 일몰 여행을 손꼽습니다.
수평선에 뜨고 지는 해돋이 해넘이의 장관을 지켜보며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 희망을 품어 보는 것은 살아가는데 있어 더 없이 소중한데요,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우리나라 가 볼만한 여행지 중에는 충남 서천이 들어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천연기념물인 마량 동백나무숲과 오력도의 고깃배를 배경으로 동백꽃이 낙화하듯 수평선 아래로 떨어지는 붉은 해가 일품이어서, 해돋이. 해넘이 명소로도 유명한 서천의 마량포를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MC> 서해에서 해돋이와 일몰을 다 볼 수 있다니 기대 되는데요 그 곳에서도 특별한 먹거리가 있겠지요?
윤> 요즘 이 곳의 먹거리는 새조개판입니다.
이 곳에는 평소에는 난대성 어류인 조기 새우 등이 많이 잡히지만 지금의 별미는 단연 새조개와 굴입니다.
해변 가판장 파라솔마다 플라스틱 물통에 하얀 새조개를 가득 담아 두었는데 모두 펄펄 살아 있습니다.
바지락의 일종인 새조개는 껍질을 까 보면 마치 새부리 모양을 하고 있어 새조개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새조개 요리로 먹음직한 것은 단연 샤브샤브.
이 밖에 양념장과 함께 끓인 새조개 찌개, 새조개 구이 등 무척 다양합니다.
인심 좋은 아줌마가 사진을 찍어 보라며 새조개를 까 보이며 하는 말. “요게 새부리여 새부리. 안 그려.” 만져 보니 탱글탱글 탄력도 있으며, 몰캉몰캉한 것이 먹기 전에 먼저 맛본 ‘손맛’인데도 군침을 돌게 합니다.
휴대용 부탄가스 버너에 올린 냄비에서는 버섯 대파가 담긴 물이 이내 펄펄 끓고 여기에 새조갯살을 젓가락으로 집어 데친 뒤 초장에 찍어 먹습니다.
새조개 샤브샤브의 뒷마무리는 국수말이.
새조개 우려낸 맛깔스러운 국물에 우동이나 라면을 넣습니다.
그 맛도 새조개만큼 일품입니다.
'정력에 좋다'고 소문난 이 곳의 명물 새조개와 찹쌀로 빚어 100일 동안 익혀서 마시는 알콜도수 43%인, 한산의 명주 중의 명주 한산 소곡주 한잔과 함께 한다면 미식가와 애주가들의 입맛에 불을 당기기에 충분합니다.
MC> 새 조개 과연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 해 지는데요...또 다른 맛은?
윤>또 다른 먹거리로는 단연 어리굴젓.
'어리'는 '얼얼하다'는 맛이 맵거나 독해 혀끝이 몹시 아리다는 뜻의 형용사입니다.
서해에서 채취되는 굴은 지형적으로 간만의 차가 심해서 늘 바닷속에만 잠겨 있지 않고 하루 4~7시간은 개펄 속에 묻혀 햇볕을 받고 자랍니다.
이 때문에 양식한 굴은 1년이면 엄지손가락만하게 크지만 갯벌의 굴은 3년 정도 큰 뒤 캘 때에도 2~3cm밖에 안 되고 거무스름한 빛깔을 띱니다.
굴은 햇볕을 쬐면 생장이 중단되기 때문이며, 이런 굴을 두고 보통 '강굴'이라고 합니다.
강굴은 적당한 기온과 염도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자란 다른 지방의 굴보다 훨씬 고소하며, 물날개(굴에 나 있는 명털)가 잔잔하고 그 수가 많아 고춧가루 등 양념 배합률을 높여 주기 때문에 독특한 맛을 냅니다.
어리굴젓은 이렇게 자란 굴을 이물질이나 땟국물을 빼내기 위해 깨끗한 바닷물로 씻은 뒤 7% 정도의 소금으로 희석시켜 섭씨 15~20도 정도의 발효실에 보름간 넣어 둡니다.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주민들이 갯벌로 나가 굴을 따는 모습은 장관이며,
주민들이 따온 굴은 전량 가공공장으로 넘겨져 그 유명한 '어리굴젓'이 돼 전국으로 팔려 나가는데, 따뜻한 쌀밥에 올려 먹는 어리굴젓의 맛은 말 그대로 힘도 솟고 게는 감추듯 밥 한 공기 뚝딱 비워 버리는 밥도둑 그 자체입니다.
MC> 지난번에 여수 굴구이를 소개 해 주셨지만 아직 못 가 봤는데 이번에는 어리굴젓이군요...이거 언제 다 먹어 볼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곳에 가면 어떤 볼거리가 있나요?
윤> 지금쯤 서해바다 어디를 찾아가나 추운 북쪽에서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해 온 희귀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와 호반을 차 오르는 힘찬 비상을 감상할 수 있으며, 서해안 해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썰물로 물이 빠진 갯벌위로 배가 어지러이 널려 있는 한적한 어촌 포구를 만나고, 금강하구둑을 건너 바로 우회전해서 가다 보면 신성리 갈대밭 이정표를 만납니다.
한국의 4대 갈대밭으로 꼽히는 신성리 갈대밭의 갈대들은 3m까지 자라며 갈대 사이로 산책길이 나 있지만 행여나 길을 벗어나 길 옆 갈대숲 한가운데로 들어 갔다 간 영영 빠져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넓습니다.
갈대밭 옆 제방도로에 올라서서 보면 넓은 갈대밭 사이로 미로처럼 난 샛길을 따라 사람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움직이는 게 보입니다.
갈대밭만으론 방문객들이 행여나 무료함을 느낄세라 한산면에서는 군데 군데 시를 써 넣은 통나무 판자들을 세웠는데, 대부분 국어교과서에서 읽었던 시들이 주를 이루지만 시 뿐만 아니라 각종 격언이나 문구들이 적힌 판자들을 계속 만나게 되는데 "술꾼은 해장술에 망하고, 노름꾼은 본전에 망한다" 라는 정신 번쩍 나게 하는 문구들도 있습니다.
MC> 갈대바도 좋지만 서해에서 일출이라고 하셨는데 자세히 소개 좀 해 주시죠?
윤> 갈대밭을 지나 서쪽으로 20여분 더 달리면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다는 마량 동백나무숲으로 가는 길은 만나는데 이 길은 아주 독특한 느낌을 주는 길입니다.
동백숲으로 가기 위해서는 서천화력발전소 건물을 빙 돌아가야 하는데, 도통 동백숲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을 것 같은 삭막한 길인데 어느 순간 모퉁이를 돌면 동백숲이 나타납니다.
아담한 동산에 500년 정도 되는 동백나무 85그루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 공간의 특이함은 몸을 바로 돌리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정상에 동백정이란 누각이 서있고 그 앞으로 바다가 펼쳐지고 저녁에 서면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고 다음날 아침 포구를 따라 끝까지 가면 일출을 볼 수 있습니다.
MC> 찾아 가는 길?
윤> 경부고속도로 → 대전(회덕IC : 호남고속도로 3번고속도) → 논산(국도 68번) → 강경(지방도613번) → 서천 → 서면(마량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