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학교 설립을 반대한다.

[이대로]

국제중 관련 전교조 회견문

[기자회견문]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학교 설립을 승인하지마라!

2007년 5월 당시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의 국제중학교와 특목고 신설과 관련해서 교육부장관과의 협의 절차를 의무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76조도 ‘특성화 중학교를 지정할 경우 교과부장관과 협의해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국제중학교 설립 관련 ‘사전협의’ 권한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부여되어 있다.

교과부가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학교 설립을 승인하면,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국제중학교 입시 사교육비 부담 확산은 물론이고, 40년 만에 중학교입시가 되살아나 정상적인 초등교육의 파행구조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나서서 명백히 서울시 국제중학교 설립에 대한 ‘불가’ 입장을 천명하기를 엄중하게 촉구한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3월 개교시킨다는 국제중학교의 선발방식을 지난 11일 발표했다. 서류전형과 추첨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하며, 1단계 학교장추천과 영어 등 각종 경시대회 실적, 2단계 생활기록부 교과성적, 3단계 무작위 추첨이 초등교육 정상화조치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초등학생부터 사교육의 열풍을 조장한다는 여론의 비난을 벗어나고자 하는 술수에 불과하다.

영어 등의 각종 경시대회 실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1단계에서부터 정상적인 초등교육 과정을 이수해서는 절대 합격이 불가능하다. 초등학교 일제고사 부활 이후 학교 근처 학원들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일진대, 경시대회 성적을 국제중학교 선발요건에 넣는다면 가뜩이나 학교시험에 억눌려있는 초등학생들까지 경시대회 준비를 위해 밤늦도록 학원에 끌려 다니게 할 것이다. 또한 사교육 열풍을 피하기 위해 3단계 무작위 추첨을 한다고 하지만, 이는 많은 학부모들에게 합격기대감을 갖게 해 오히려 국제중학교 입시열풍을 더욱 확대․심화시킬 것이다.

또한 국어, 국사를 제외한 모든 과목을 영어로 진행하는 국제중학교 영어몰입수업에 따라가기 위해 조기유학이나 고액과외 등이 선발전부터 입학 이후까지 계속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숙사비를 포함해 연간 1천만 원 이상의 수업료가 든다는 국제중학교는 ‘인재양성’이 아니라 특목고 입시명문 ‘귀족중학교’로 전락할 것이다.

공정택 교육감은 초등학교 때부터 철저히 경쟁을 시키겠다고 당선소감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초등학생들의 인성과 창의성 함양을 위한 경쟁이 되어야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도 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 자사고를 준비해야 한다는 학원장들의 말에 휘둘려 초등학교 고학년들은 밤늦게까지 창백해진 얼굴로 특목고대비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이제 고3병에 이어 중3병도 모자라 초6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공정택 서울교육감이 국제중학교를 설립하겠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택 교육감은 2년 전 국제중학교 설립을 추진하려다 여론의 심한 질책,  정진화 위원장의 16일 간의 단식 등 전교조의 결사 반대투쟁과 그로 인한 교육부의 국제중학교 불가 방침으로 인해 철회한 바 있다.

신임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취임사에서 “특히 교육 분야는 국민전체의 행복지수를 더 높이는 정책으로 자리해야 한다.”라고 밝혔듯이, 일부 특권층의 아이들만이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 아이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교육복지특별법과 농산어촌지원특별법 등의 제정을 통한 세심한 교육적 배려와 지원을 기대하며, 전교조는 다시 한 번 교과부가 국제중학교 설립에 대한 승인을 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 우리의 요구 -
□ 교과부는 서울시교육청의 반교육적인 국제중학교 설립을 승인하지마라!
□ 교과부는 획일적인 일제고사 학업성취도평가 공시를 전면 재검토하라!
□ 교과부는 무한 입시성적경쟁이 아니라 인성과 창의성교육을 강화하라!
□ 교과부는 교육양극화 해소를 위한 교육복지 예산을 삭감하지마라!  
□ 교과부는 영리추구 보장하는 ‘제주영리학교허용법’ 개정을 즉각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