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김병환
피로의
처방은 잠
잘 사는 것보다
잠을 잘 자야 한다
식물이
밤에 성장하듯
인생 절반은
꿀잠을 자야 한다
꿀잠을 자면
면역력 증가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치매를 막아준다
교통법규 지키듯
수면시간 지키면
노화는 지연되고
수명은 연장된다
김병환 시인의 <꿀잠>은 현대인들이 가장 놓치기 쉬운 ‘잠’의 가치를 담백하고 직관적인 언어로 일깨워 주는 건강하고 따뜻한 시입니다.
1. “잘 사는 것보다 / 잠을 잘 자야 한다”
우리는 대개 남들보다 ‘잘 살기 위해’ 잠을 줄이고, 피로를 쌓아가며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하지만 시인은 부유하게 사는 것(잘 사는 것)보다 영혼과 육체가 편히 쉬는 것(잘 자는 것)이 인생에서 훨씬 우위에 있음을 단 두 줄로 명쾌하게 정리합니다. 진정한 웰빙(Well-being)의 시작이 어디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2. “식물이 / 밤에 성장하듯 / 인생 절반은 / 꿀잠을 자야 한다”
식물이 햇볕을 받는 낮 동안 에너지를 모으고, 보이지 않는 밤사이에 훌쩍 자라나듯 사람의 인생 역시 멈추어 있는 것 같은 ‘잠’의 시간 동안 영글어간다는 비유가 무척 아름답습니다. 잠을 자는 시간을 버리는 시간이나 생산성 없는 시간으로 치부하는 현대인들에게, 잠이야말로 인생을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필수적인 과정임을 자연의 섭리를 통해 부드럽게 설득하고 있습니다.
3. ‘잠’이 선물하는 삶의 기적
면역력 증가, 치매 예방, 노화 지연, 수명 연장 등 마치 의학 전문 서적에 나올 법한 효능들이 시인의 다정한 목소리를 타고 따뜻한 조언으로 바뀝니다. 특히 교통법규 지키듯 수면시간 지키면 이라는 구절은 매우 위트 있으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줍니다. 수면을 ‘선택’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의무’로 바라본 시선의 전환이 신선합니다.
총평
김병환 시인의 <꿀잠>은 화려한 수식어나 어려운 은유를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쓰였기에 가슴에 더 깊고 길게 남습니다.
오늘도 ‘성공’과 ‘바쁨’이라는 핑계로 밤을 지새우는 우리 모두의 머리맡에 붙여놓고 싶어지는 시입니다. 이 시의 제목처럼, 오늘 밤만큼은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내 몸과 마음을 살리는 깊고 달콤한 ‘꿀잠’에 들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