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오른 지난해 글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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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의 새벽 편지-619
천자문208
동봉
0745기쁠 흔欣
0746아뢸 주奏
0747여러 누累
0748보낼 견遣
씬저우레이치엔欣奏累遣xīnzòulěiqiǎn
-기쁜소식 알려주자 번뇌떠나고-
(슬픈소식 떠나가자 기쁨이오네)
0745기쁠 흔欣
기쁠 흔欣
하품 흠欠 부수에 꼴소리 문자입니다
하품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하품 흠欠 자와
소릿값인 동시에 웃음소리를 나타내는
도끼 근/근 근斤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입을 크게 열고 웃으며 즐거워함입니다
요즘 자음의 언어 ㅎㅎ, ㅋㅋ 등에 해당합니다
1. 기쁘다
2. 기뻐하다, 즐거워하다
3. 받들다
4. 흠모하다
5. 기쁨, 즐거움
기쁨이란 사랑과 마찬가지로
대개 모든 한자에 마음心/忄/㣺이 들어있지요
기쁠 흔欣 자처럼 입을 크게 벌린 모습
조금은 모자라는 모습欠을 보일 때
사람들은 그를 보며 웃을 수 있습니다
코메디나 개그를 보며 웃음이 나오는 것은
완벽하지 않음에서 느끼는 우월의 기쁨입니다
하품하는 사람을 보며 우리는 때로 웃습니다
왜냐하면 하품은 타율이 아닌 까닭입니다
졸리거나 고단하거나
또는 배가 부르거나 할 때
저절로 입이 벌어지면서 나오는
깊은 호흡이 하품인데 이 또한 자율입니다
이는 마치 음식물이 배 속에서
소화되는 과정에서 생겨 똥구멍으로 나오는
구린내는 나지만 빛깔없는 기체 방귀와 같고
먹은 음식이 위에서 잘 소화되지 않아
생긴 가스가 입으로 복받쳐 나오는 트림처럼
타율이 아니라 자율이기 때문입니다
방귀를 뀌면 우리는 웃습니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만 웃는 줄 알았는데
까만 피부의 아프리카인들도 방귀를 뀌면
뀐 사람은 미안해하거나 수줍어하고
옆 사람은 코를 쥐면서도 함께 웃습니다
기쁠 흔欣 기쁠 흔俽 기쁠 환歡 자에
하품할 흠欠 자가 붙은 의미가 이해됩니다
하품하거나 웃거나 마실 때 모습은
반드시 입술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목마를 때 시원한 물을 마시고
사랑하는 사람과 차와 커피를 마시고
좋은 벗을 만나 담소와 함께 술 한잔 기울일 때
우리는 이를 '마신다飮'고 얘기합니다
먹기食는 먹되 입을 벌리欠고 마십니다
웃음은 오직 인간만이 가능합니다
어떤 이들은 개와 소도 웃는다고 합니다
이는 그들의 기쁨을 그리 받아들일뿐입니다
개는 꼬리를 흔들고 앞발을 들어 안기며
고양이는 다가와 몸을 비비고 하지만
입을 열고 표정으로 표현하며
소리를 내어 웃는 존재는 사람뿐입니다
俽 : 기쁠 흔
歡 : 기쁠 환
樂 : 즐길 낙/락, 노래 악, 좋아할 요
僖 : 기쁠 희
喜 : 기쁠 희
娛 : 즐길 오
甘 : 달 감
耽 : 즐길 탐
忻 : 기쁠 흔
怡 : 기쁠 이
悅 : 기쁠 열
愉 : 즐거울 유, 구차할 투
憘 : 기쁠 희 자 등이 있습니다
0746아뢸 주奏
뜻모음會意 문자입니다
중국 뚜안위차이段玉裁(1735~1815)의
명저《쑤어원쮜에즈쭈說文解字注》에는
이 아뢸 주奏 자를 풀이하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아뢸 주奏는 큰 대大 자가 부수部首며
초목 싹으로 왼손을 나타내는 왼손좌屮에
맞잡은 양손을 뜻하는 맞잡을 공卄 자
나아가 아뢴다는 큰 대大, 열 십十자
따라서 '양손으로 받들어 신에게 받치다'
'귀한 물건을 상대에게 주다'였는데
나중에는 '아뢰다'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나는 뚜안위차이의 풀이 중에서
이처럼 아리까리한 글은 처음 대합니다
이는 마치 어제 나의 '기포의 새벽 편지'에서
소요학파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철학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올린 것처럼
뚜안위차이의 억지 해석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뜯어보아도 위 풀이는
100점 만점에 마이너스 100점입니다
4주 동안 병원에 있다가 나와
이어쓰기 시작한 나의《千字文》풀이에도
아직까지 내가 써온 숱한 글들 중에서
어쩌면 가장 쓸모없는 그런 글이었을 것입니다
뚜안위차이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평가처럼
자구字句에 얽매인 경향이 없지 않지만
학문의 세계는 문文의 학學도 있고
자字의 학學도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있습니다
이는 아무리 좋은 말, 좋은 글이라도
실천에 옮길 때 더 빛이 난다는 것입니다
좋은 단어들도 문법에 맞지 않으면
좋은 단어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겠지요
꿰어야 하는 운동의 법칙도 중요하겠지만
꿰어질 구슬이라는 존재의 법칙도 소중합니다
뚜안위차이의《說文解字注》의 역할은
구슬 하나하나마다
보석 하나하나마다
글자 하나하나마다의 가치를 평가한 것입니다
결코 다산의 말씀처럼 몰가치한 게 아닙니다
그런데 아뢸 주奏 자의 풀이는 모자랍니다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해석입니다
그럼 이를 어떻게 풀면 좋겠습니까
요즘의 언어로 풀어보겠습니다
풀과 나무草木의 새싹屮은 매우 소중합니다
두 손을 모아 새싹을 보호하려는 모습에서
우리는 지구의 미래를 꿈 꿀 수 있습니다
그 크기大로는 공간一을 뛰어넘고
그 영원성으로는 시간丨을 초월합니다
이처럼 시공時空 못지않게 큰 것大은
사람의 마음이 담긴 손길이며
이 손길이야말로
풀과 나무의 새싹을 넘어
우리 인간 생명의 어리디 어린 새싹
꿈나무 어린이들을 바르게 가꿀 것입니다
여기에는 언어의 진실奏이 있고
생명이 지닌 소리의 예술奏이 있습니다
봄 춘春 자에서 날 일日 자를 생략한 형
하늘一과
땅一과
존재一 이들 셋三을
하나로 묶는 이는 다름아닌 사람人입니다
아뢰는 데奏 에는 보고하는 자와
그 보고를 받는 자 곧 두 사람二人이 있고
연주하는 데奏도 연주하는 자와
그 연주를 감상하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다 갖추어질 때
비로소 지음자知音者를 만났다 하고
이 기쁨의 경지를 하늘에 닿았다고 합니다
아뢸 주奏의 하늘 천天 자는 곧 두 사람이고
이들 두 그룹은 새싹을 받드는 두 손입니다
미래를 이끌어갈 어른과 아이들입니다
시니어耂와 주니어子가 손을 잡으면
효도 효孝 자를 만들어냅니다
효도孝道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 올리는
존경과 공경이라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이끌어주고 사랑하는
내리사랑이 포함된 양방통행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효孝는 영원한 모럴德입니다
아뢸 주奏 자에 담긴 뜻은 이러합니다
1. 아뢰다, 여쭈다
2. 바치다, 드리다
3. 이루다, 공을 세우다
4. 모이다
5. 달리다, 향하여 가다
6. 연주하다, 취주하다
7. 상소문
8. 곡조
아뢸 주奏 자와 비슷한 글자들이 있지요
성씨 진/나라이름 진秦이 있는데
아래 들어가는 자를 보고 판단합니다
아래에 하늘 천天이 들어가면 아뢸 주奏인데
하늘 천天 대신 일찍 죽을 요夭를 쓰기도 합니다
벼 화禾가 들어가면 나라이름 진이고
날 일日이 들어가면 봄 춘春이며
절구 구臼가 들어가면 찧을 용舂이고
옛 구旧가 들어가면 방아 용㫪이 됩니다
0747여러 누累
여러 루, 자주 루 외에
벌거벗을 라, 땅 이름 렵累으로도 새기며
꼴소리形聲 문자입니다
맬 류, 여러 루, 자주 루纍의 간체자인데
루는 앞에 올 때 누로 읽듯 류도 유로 읽습니다
실타래의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와
소릿값인 동시에 포갠다는 뜻을 가진
밭 갈피 뇌/뢰畾 자의 생략형省略形으로
실을 차례로 겹쳐 포개 나간다는 뜻입니다
1. 여러, 자주
2. 묶다
3. 거듭하다, 포개다
4. 폐를 끼치다
5. 더럽히다
6. 연하다 잇닿아 있다
7. 폐, 누
8. 연좌, 연루
9. 벌거벗다
관련된 한자로는
纍맬 류/유, 여러 루/누, 자주 루/누
屢여러 루/누
庶여러 서, 제거할 자 등이 있습니디
밭田과 논畓의 뿌리는 밭田입니다
곧 밭田에 물水이 있으면 논畓이라 하고
물水이 없으면 그냥 밭田이라 부르니까요
예전에는 논이 밭보다 더 비쌌으나
요즘은 밭이 논보다 더 값이 나간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물 없는 밭은
택지로 전환시키기가 쉽기 때문이라는군요
옛날 쌀이 주식일 때는 쌀값이 비쌌지만
지금은 쌀보다 잡곡이 더 비싸다고들 합니다
농작물의 수확도 논보다는 밭에서
더 높은 경작의 이익을 얻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벼농사가 풍작을 이룬 까닭에
쌀값 폭락을 우려한 농민들이
벌써부터 상경 데모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풍년을 최고로 알았으나
지금은 풍년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풍년이 들면 물가의 폭락으로 걱정
흉년이면 수확이 적으니 걱정
이래저래 농촌의 살림살이가 팍팍합니다
그러나 이는 내 개인의 생각이지만
정부 입장에서도 이래저래 난감할 듯 싶습니다
밭田의 사래糸가 줄지어 선 것이 밭 이랑畾,
이들 줄지어 선 사래들을 바라보노라면
더없이 평화로운 게 들녘입니다
그러나 생존이 걸려있는 농민들에게는
그 자체가 걱정거리고 번뇌입니다
그래서 불교는 누累를 '번뇌 루累'로 새깁니다
0748보낼 견遣
보낼 견遣 자는
책받침辶 부수며 꼴소리 문자입니다
'쉬엄쉬엄 가다'의 뜻 책받침辶과
소릿값이면서 파견의 뜻을 지닌 글자
신하 신臣의 어슷비슷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보낸다는 것은 곧 사신의 뜻이고
서구에서는 선교사가 그 역할을 맡았습니다
미셔너리Missionary, 미션Mission을
선교사 선교사단으로 풀이하는 데
바로 이 파견의 의미 때문입니다
미셔너리는 그냥 가지 않습니다
반드시 주어진 소임이 있게 마련이지요
크고작은 나랏일 소임을 비롯하여
전도/교육의 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보낼 견遣 자에서 '가운데 중中'자를 빼면
따를 추/수追, 갈 퇴追로도 새기는데
이는 대표적으로 알려진 쫓을 추追 자입니다
또한 '책받침辶'과 '가운데 중'을 빼면
이는 분명 '벼슬 관官' 자입니다
대사, 영사를 비롯하여 나라를 대신하면
누구나 외교관이고 선교사고 공무원입니다
나라의 국격이 그의 어깨에 실려있으니까요
외교관은 나라의 국격이기에 중中입니다
보낼 견遣 자에 담긴 뜻을 살펴볼까요
1. 보내다, 떠나 보내다, 파견하다
2. 감정 따위를 풀다, 놓아주다, 떨쳐버리다
3. 벼슬에서 내쫓다
4. 시집을 보내다
5. 아내를 버리다
6. '하여금'의 뜻
7. 부장품副葬品
8. 발인제發靷祭, 견전제遣奠祭
관련된 한자들을 살펴 보면
送 : 보낼 송
輸 : 보낼 수
餞 : 보낼 전
饋 : 보낼 궤 자 등이 있습니다
09/18/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