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황정민, 임창정, 김수로 주연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28일 오후 2시 서울 CGV용산 기자시사를 통해 공개됐다. 무대 인사에는 주연배우 7인과 민규동 감독이 자리했다. 민규동 감독은 무대인사를 통해 “여러분의 인생에서 두 시간을 뺏는다는 생각에, 준비하는 데 오래 걸렸다. 흐뭇하고 행복한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일곱 커플의 에피소드를 하나의 이야기 속에 녹여내는 [내 생애…]는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라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내 생애…]는 섹시하고 도도한 정신과 의사 유정(엄정화)과 단순하고 막무가내인 나형사(황정민), 빚 독촉에 시달리는 가난한 생활을 하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무장한 창후(임창정)와 선애(서영희) 부부, 운동도 그만두고 희망 없이 살아가던 농구선수 성원(김수로)과 그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딸(김유정), 성공적인 삶을 살지만 친구, 가족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차가운 조사장(천호진)과 남자 가정부 태현(김태현), 한때 잘나가던 가수였던 정훈(정경호)과 그를 짝사랑하는 예비수녀 수경(윤진서), 허름한 단관극장을 운영하는 곽회장(주현)과 단역배우 오여인(오미희)의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로 빼곡히 들어 찼다.
화려한 출연진으로 눈길을 끄는 [내 생애…]는 사연 많은 각 커플이 만들어가는 사연을 매끄럽게 연결한 능숙한 연출력을 선보인다. 대학 농구팀의 촉망 받던 선수 성원은 지금은 매일 채무자들의 빚 독촉 전화를 하는 것이 일이다. 그에게 늘 전화를 받는 창후는 변변한 직장이 없어 지하철에서 몇 천원짜리 물건을 팔러 다니고, 그의 아내 선애는 창후 몰래 김밥을 만다. 자유 분방한 성격의 유정은 TV토론회에도 출연하는 능력 있는 정신과 의사지만 이혼의 아픔을 겪은 여자고 그녀와 티격태격 사랑을 나누는 나형사도 꽉 막힌 성격으로 변변한 연애 한 번 못해본 남자다. [내 생애…]의 인물들은 알 듯 모를 듯 절묘하게 만나고 헤어지며 하나의 연결고리를 가져간다.
[내 생애…]가 그리는 인물들의 삶은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라는 제목에 역설적으로 아름답지 않은 일상을 담고 있다. 사랑이 뜻대로 되지 않아 약을 마시기도 하고, 가난한 현실에 떠밀려 원치 않는 유괴범이 되거나 뜻하지 않게 친구를 잃고 남 몰래 외로움을 느낀다. 그러나 [내 생애…]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커플들을 통해 그들이 겪는 소외와 삶의 힘겨움을 개인의 이야기로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이야기로 확대한다는 데 있다. [내 생애…]는 다중 인물들의 이야기라는 새로운 시도를 만족스럽게 표현해 냈다.
세상은 힘든 곳일지라도 숨쉬고 있어 행복하다는 [내 생애…]는 가을이 깊어지는 오는 10월 7일 개봉할 예정이다.
조형주 기자 (gaegol815@cine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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