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나에게 한 걸음 더 다가온 광주 5.18 때의 이야기
“학교가 다시 열어서 학교를 갔지. 근데 우리 교실에 국화꽃이 어떤 애 책상에 있더라고. 창용이라는 그 남자애가 5.18때 총 개머리판에 맞아서 죽었다 하더라고……나는 총 안 맞고 스쳐 지나가서 다행이지, 나도 잘못했으면 총 맞아서 죽었을 수도 있었어. 그러니까 창용이가 죽은 걸 들으니까 눈이 확 돌아가더라고. 그게 내가 될 수도 있었으니까. 나도 그 때 있었으니까 더 그렇더라.”
삼촌이 오랜만에 오셔서 가족과 같이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 삼촌이 직접 겪었던 광주 5.18 때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삼촌이 5.18을 직접 겪으셨다는 게 신기했다. 또, 삼촌이 그 때 돌아가셨을 수도 있었다는 말을 들으니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소년이 온다》가 광주 5.18 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삼촌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예전부터 읽어 볼까 했었던 이 책을 읽자는 마음이 들게 됬다. 그렇게 이 책을 읽다 보니, 삼촌이 해 주셨던 이야기가 더 실감이 났다. 그 때의 일이 너무나도 가깝게 느껴졌고, 읽으면서 계속 울었다. 또 화를 내기도 했다.
《소년이 온다》 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다. 1장은 동호라는 중3 나이의 남자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동호는 총에 맞아 쓰러졌던 친구 정대를 찾아 다니고 있다. 그러다가, 총에 맞아 죽은 사람들의 몸을 보존하는 그런 일을 돕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군인들이 들어와 모두를 죽이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동호는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집에 오라는 엄마를 떼어내고, 6시에 들어 가겠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1장은 끝난다.
2장에는 동호의 죽은 친구, 정대가 나온다. 망자인 정대의 혼이 이야기를 하는것이다. 처음에 2장의 도입 부분을 볼 때 부터 호기심이 갔다. 정대의 혼은 묵묵히 자자신의몸이 썩어가는 것을 지켜 보며, 자신의 누나와 동호를 생각한다. 다른 혼들과 만나도 그저 말 거는 방법을 모르기에, 서로를 어루만지기만 한다. 그러다가 흩어진다.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면서,정대는 생각한다. ‘누가 나를 죽였지.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이 부분이 정말 슬펐다.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게, 정대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게,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
3장에는 은숙이라는 여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은숙은 동호와 함께 시체들을 보존하는(?) 일을 같이 했었다. 이 3장의 제복은 신기하다. ‘일곱개의 뺨.’ 은숙이 수배중인 어떤 번역자에 대해서 한 사내가 묻자, 모른다고 한 것 때문에, 그 사내는 은숙의 뺨을 쳤다. 일곱 번. 그 일을 은숙은 일주일 동안 잊으려고 한다. 하루에 한 대의 뺨을 잊는 것이다. 그러면서 은숙의 5년 전, 그날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너무 슬픈 느낌이 들었다.
4장에는 한 남자와 진수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잡혀서 갇혀 있다. 모나미 검정 볼펜. 그들은(군인들인지 누군지는 모르지만…고문하는 사람들) 평범한 모나미 검정 볼펜을 손에 끼우게 한다. 그러고는 비튼다. 이 남자는 체력이 소모되지 않는 고문을 당한다. 그리고 나중에 김진수와 함께 석방된다. 그가 김진수와 겪었던 이야기를 하며 말한다. 아니,묻는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항 존재인 것입니까? 라고. 나는 모른다.
5장에는 선주라는 여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선주 또한 동호와 같이 시체들을 보존하는 일을 했었다. 그 전에는 여공이었고, 활동을 했었다. 그 날, 남았던 그녀는 항쟁에 대해서 증언해 달라는 윤의 부탁을 거절하려고 한다. 증언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성희 언니를 보러 가게 된다. 새벽에서 아치미 될 떄까지 기다리는 동안 병원의 환자들이 일어나기를, 성희 언니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면서 거리를 거닌다. 그러고는 ‘죽지마. 죽지말아요' 하고 5장이 끝난다.
6장에는 동호의 엄마 이야기가 나온다. 동호를 잃고, 슬퍼하는 엄마의 이야기이다. 정대와 정미남매가 갑자기 미워지는 동호의 엄마. 정대가 우리 집에서 세 들어서 살지 않았으면 이가 정대 찾는다고 그렇게 애타지 않았을 텐데하는 동호의 엄마. 아이를 잃은 그녀의 마음은 오락가락한다. 그 때 너를 붇잡을 걸 하고 후회도 한다. 이러는 동호의 엄마 이야기가 슬프게 느껴졌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호의 엄마는 동호를 잃고 난 뒤, 열심히 유족회를 다니며 항쟁을 한다. 장의 마지막에서 동호의 엄마는 동호의 어릴 적, 꽃 핀 쪽으로, 햋볓이 있는 곳으로 가자고 하던 동호를 떠올리며 끝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 에필로그는 왠지 모르게 작가의 관점으로 쓴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작가가 10살 때까지 광주에 살았던 일이 나오고, 사진첩에서 광주 5.18의 사진을 본 일도 나온다. 그러면서 소년의 무덤을 찾아가고서 책은 끝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느낌은, 내가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의 책을 읽고 있어, 내가 노벨문학상 받은 책을 읽고 있어, 이런 살짝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 뿐만 아니라 슬픔, 분노, 후회, 공감등의 여러 감정들도 뒤따랐다. 광주 5.18 때의 일들을 모두가 이 책을 읽고 다시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는 항상 광주 5.18 이야기만 나오면 우리들을 붇잡고서 삼촌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을 해 주시곤 하셨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나에게는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광주 5.18때의 이야기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
엄마가 5.18 이야기를 하면서 흥분했던 것과, 삼촌이 ‘소년이 온다’는 진짜 좋아라고하셨던 것과, 이 책의 내용들, 5.18때 죽었던 사람들, 수많은 이야기들, 소년.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로 다가온다. 앞으로 다른 사람들도 다 이 책을 읽어보고, 혹시라도 5.18에 대해 의문같은 감정을 품고 있었던 사람들은 그런 감정들을 다 풀고, 이 책의 내용과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