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가야부터 조선까지, 신분과 나이, 성별의 차별을 넘어
세상에 맞선 여전사들의 이야기
가야, 신라, 고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테마소설집. ‘여전사’를 주제로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헤쳐 나가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사’라면 으레 대의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용맹한 장수를 떠올리지만 이 소녀들은 다르다. 아끼는 말의 안전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마갑을 만들어 철기방의 운명을 바꾸고, 불과 바람의 방향을 읽어 마을을 구한다. 여자라 얕보고 부당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에게는 노동과 수련으로 다져진 몸을 던져 스스로를 구한다. 어리고 약해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삶의 주체로 서서 아름답게 빛난다. 전사가 된 달래, 준정, 화이, 석지 이야기는 고단한 현실을 사는 지금의 청소년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목차
윤혜숙 | 미늘갑옷 -가야의 여전사 ‘달래’ 9
정명섭 | 싸우는 꽃 -신라의 여전사 ‘준정 55
윤해연 | 불을 나르는 소녀 -고려의 여전사 ‘화이’ 109
김소연 | 불턱둥이 석지 -조선의 여전사 ‘석지’ 151
추천의 글 | 고진아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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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김소연
역사와 전통문화를 문학으로 승화한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최근 SF에까지 장르를 넓히고 있다. 겉보기에는 목소리 크고 쾌활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이 동화 속 인물 승아 못지않은 소심쟁이입니다. 2005년 월간 [어린이동산] 동화 공모에서 중편 「꽃신」으로 최우수상을 받았고, 2007년 『명혜』로 제1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역사동화 동화책 『명혜』, 『꽃신』을 시작으로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동화 『내 짝꿍의 비밀』, 『승아의 걱정』, 『소원을 말해 봐』 등 여러 권의 어린이 동화책과 청소년 소설 『격리된 아이』(공저), 『타임슬립 2120』, 『야만의 거리』, 『굿바이 조선』, 『광장에 서다』(공저), 『로봇 중독』(공저), 『헬조선 원정대, 을밀대 체공녀 사건의 재구성』, 『헬조선 원정대, 의열단 여전사 기생 현계옥의 내력』 등을 썼다.
윤해연
어릴 적 거실에 있던 아빠의 책장, 거기에 꽂힌 책들과 친구가 되면서 많은 위로를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 한다. 2013년 『오늘 떠든 사람 누구야?』로 비룡소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4년 『영웅이도 영웅이 필요해』로 눈높이아동문학상을 받았다. 동화 『뽑기의 달인』 『우리 집에 코끼리가 산다』, 『별별마을의 완벽한 하루』, 『투명 의자』 등을 썼고, 청소년 소설로 『그까짓 개』 『이웃집 구미호』(공저), 『그까짓 개』, 『우리는 자라고 있다』 등을 썼다. 마침내 미지의 존재와 만나는 그 순간을 기다리며 『지구소년 보고서』를 썼다.
윤혜숙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고, 글쓰기와 함께 역사 공부를 시작했고, 이 무렵 알게 된 역사 이야기로 여러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수상 이력을 쌓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작소설 창작과정에 선정됐고, 『밤의 화사들』로 한우리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소설 『뽀이들이 온다』, 『계회도 살인사건』, 『격리된 아이』(공저_, 『알바의 하루』, 『광장에 서다』(공저), 『민주를 지켜라!』, 『대한 독립 만세』(공저), 『여섯 개의 배낭』(공저), 『이웃집 구미호』(공저), 『말을 캐는 시간』 등과 김유정, 이효석의 단편소설 이어쓰기에 참여해 『다시, 봄ㆍ봄』 『메밀꽃 질 무렵』을 함께 썼다. 그 밖에 장편동화 『번쩍번쩍 눈 오는 밤』, 『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기적을 불러온 타자기』, 『나의 숲을 지켜줘』 등과 창작동화집 『피자 맛의 진수』, 『내 친구 집은 켄타 별』, 그림책 『누가 숲을 지켰을까?』 등을 출간했다.
정명섭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로 일했다. 파주 출판도시에서 일하던 중 소설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대중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얘기할 때 빛이 난다고 믿는다. 역사, 추리, 종말, 좀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쓴 작품으로 역사추리소설 『적패』를 비롯하여, 『명탐정의 탄생』, 『개봉동 명탐정』, 『무너진 아파트의 아이들』, 『유품정리사』, 『한성 프리메이슨』, 『어린 만세꾼』, 『상해임시정부』, 『살아서 가야 한다』, 『달이 부서진 밤』, 『미스 손탁』, 『멸화군』,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 『어쩌다 고양이 탐정』, 『저수지의 아이들』, 『남산골 두 기자』, 『쇄구역 서울』,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셜록 홈즈 과학수사 클럽』, 『앉은뱅이 밀 지구탐사대』 외 다수가 있다. 앤솔러지로는 『스프 미스터리』, 『월면도시 PART 1 : 일광욕의 날』, 『모두가 사라질 때』, 『과학액선 융합스토리 단편선』, 『다시 만난 지구』, 『일상감시구역』, 『나의 서울대 합격수기』, 『언젠가 한번은 떠나야 한다』, 조선스팀펑크연작선 『기기인 도로』(공저), 『짜장면』(공저) 등이 있다.
그 밖에 [을지문덕 탐정록] 시리즈, 『조기의 한국사』 『38년 왜란과 호란 사이』, 『오래된 서울을 그리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조선 사건 실록』,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등의 역사서와 함께 쓴 작품집 『로봇 중독』, 『대한 독립 만세』, 『일상감시구역』, 『모두가 사라질 때』, 『좀비 썰록』 『어위크』, 『당신의 떡볶이로부터』(공저) 등이 있다. 동화 『어린 만세꾼』, 『우리 반 홍범도』, 『사라진 조우관』, 『비차를 찾아라』 등을 썼으며 『다시 만난 지구』,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격리된 아이』, 『로봇 중독』, 『광장에 서다』 등에 작품을 실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다. 한국 미스터리작가모임과 무경계 작가단에서 활동 중이다.
줄거리
‘소녀들은 더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철의 왕국 가야, 혁신의 아이콘 ‘달래’,「미늘갑옷」(윤혜숙)
달래는 더무 오라비가 전장에서 살려 보낸 말 꼴삐에게 안전한 마갑을 만들어 주고 싶다. 꼴삐를 데리고 온 하루도 백제의 첩자로 의심했던 어른들이 부끄러울 만큼 철기방 일에 열심이다. 촌주 아들 흥덕이 아무리 추근대도 달래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다. 꼴삐와 함께 가야의 벌판을, 아니 온 세상의 벌판을 달리고 싶다. 그러려면 강하고 얇은 미늘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왜국 상단에서 온 선주의 태도가 수상하다. 왜 멀쩡한 갑옷을 전부 반품하겠다고 하는 걸까.
서라벌을 뒤흔든 신라의 싸우는 꽃 ‘준정’, 「싸우는 꽃」(정명섭)
남모랑이 죽었다. 원화가 되어 함께 나라를 지키자고 약속한 친구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했다. 남모랑을 시기하는 이들이 많았어도 원화를 만든 진흥태왕이 아직 살아 있는데! 억울하다. 열일곱, 아직 채 피지도 못하고 스러진 친구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 누가 죽였을까. 왜 남모랑은 안개가 자욱한 그 새벽에 북천 강가에 나갔던 걸까. 준정의 가슴은 슬픔과 분노로 터질 것만 같다.
차별과 불의에 맞서는 고려 숯쟁이의 딸 ‘화이’, 「불을 나르는 소녀」(윤해연)
산행병마사가 공주에서 관군을 이겼다는 소식에 화이의 가슴이 뛴다. 너도나도 산행병마사가 되어 세상을 바꾸겠다는데 아버지는 오로지 가마만 지키려고 한다. 숯가마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또 빚을 내야 하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배가 고픈데 아버지는 숯만 들여다 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덜 구워진 숯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아버지. 애지중지 만든 숯을 빼앗기지 않을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것이다. 산행병마사가 되기로 마음 먹은 화이는 몰래 아버지의 뒤를 밟는다.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제주 해녀 ‘석지’, 「불턱둥이 석지」(김소연)
제주 바다는 남편과 아들을 앗아가는 원수이면서도 평생 먹을 양식을 대 주는 은인이기도 하다. 그 제주 바다를 지키는 일도 잠녀들의 일이다. 제주 여인들은 서로 빈 망사리와 할당된 진상품을 메워 주며 돕고 산다. 그런데 임금님께 올릴 진상품을 모으는 것도 모자라 남자들이 해야 할 요역까지 하라니 밭일은 언제 하고 잠은 언제 잔단 말인가. 책실 윤병하의 추태를 막는 것도 힘겨운데 성산읍성에 왜구까지 쳐들어 왔으니 이제 석지 모녀의 운이 다한 것일까?
출판사 리뷰
“길이 없다면 우리가 만들면 됩니다!”
『전사가 된 소녀들』을 통해 우리는 과거 여성들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의 여정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서로 의지하고 다독이며 함께 나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마주하니 비록 소설이지만 반가운 마음이다. 모두가 따뜻하게,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다양한 주체와 삶들에 대한 이해와 상상이 필요하다. 여러 제약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하였던 과거 여성들의 모습이 소설으로나마 복원되어 우리 곁에 왔다. _고진아(역사교사)
문학적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여성주의 역사소설
역사 교과서를 비롯한 수많은 역사책들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성인 남성이다. 세상의 모든 역사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만들어 온 것임에도 특히 전근대 역사 기록에서 여성의 흔적은 매우 드물다. 그래서 비록 소설이지만, 전근대 시대를 배경으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여성들의 고난과 도전, 저항이 오늘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상상하고 문학적으로 재해석한 네 편의 작품들이 더 반갑게 느껴진다. 시대적 상황과 생활상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꼼꼼하게 처리한 주석들은 물론, 책의 말미에 현직 역사교사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덧붙여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여섯 가야로 나뉘어져 있지만 모두 가야인이라는 넓은 생각을 가진 아이,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자신을 낮추거나 소신을 꺾지 않는 달래를 여전사로 그리고 싶었다. 달래는 내가 오랫동안 꿈꾸고 바랐던 요즘 십 대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윤혜숙
정말 준정은 남모를 질투했을까? 과연 역사에 나온 대로 두 사람은 서로 질투하고 미워해서 죽고 죽였던 걸까? 혹시 음모가 있었던 건 아닐까. 역사는 결국 승자가 기록하는 것이니까. -정명섭
고려의 한 지방에서 시작된 민중의 봉기는 ‘차별’에 대한 저항이었다. 차별은 오래된 억압이다.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지 이제 백 년이 조금 넘었다. 백 년 동안 차별이 덜해졌냐면 그도 아니다. 여전히 피부색과 성별에 따른 차별이 폭력과 살인으로 발현되는 지금이다. 숯쟁이의 딸로 태어난 화이가 21세기의 내게 손을 내밀었다. 시대의 억압 앞에서 당신은 자유로울 수 있느냐고 묻는다. -윤해연
조선 초기 유학자의 문집에 남자 대신 집안의 군역을 책임진 제주 여성을 여정이라고 부른다는 기록이 있다. 집안일과 바닷일, 농사일까지 책임졌던 여성이 군역까지 감당해야 했을 때 그들의 생각과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이 이야기는 그런 의문에서 시작된다.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