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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72)
겨울철에 붕어낚시를 잘 즐기는 요령
송귀섭
FTV 제작위원, (주)아피스 홍보이사
방송: FTV 붕어낚시 프로그램 진행(2002~현재)
연재: 낚시잡지 연재(1998~현재, 낚시춘추, 월간 붕어낚시, 월간낚시21)
저서: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질문
질문1: 겨울철 붕어낚시를 잘 즐기기 위한 요령을 알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1월 출조가 올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낚싯대를 잘 닦아서 보관했는데, 방송을 보다가 겨울철 낚시도 한번 즐겨보고자 하여 질문드립니다. 선생님의 방송을 보니 이 추운 겨울에 밤낚시까지 하시던데 저도 따라서 해보고 싶어진 것입니다.
선생님 글 중에서 겨울철에는 가벼운 채비 / 지렁이(생미끼) / 해가 먼저 들어와 수온이 먼저 올라가는 포인트 선정 등등 몇 가지 핵심 사항을 설명한 것을 공부했는데, 오늘은 추운 겨울철에 더 즐거운 낚시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서 질문드립니다. 사실 추운 밤낚시는 휴식을 겸해서 적당히 하고, 포근한 시간인 낮낚시에 집중하면 어떨까 해서요.
질문2: 겨울철 붕어생태에 대한 상식과 낚시기법을 알고 싶습니다.
요즘처럼 수온이 내려갔을 때 붕어의 활성도 등 생태적인 특성과 그에 맞는 낚시기법에 대해서 설명 부탁합니다.
주변에서 첫추위 찬스라고 바람과 함께 추위가 오면 물의 대류가 활발히 진행되어 초대형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미끼는 어느 것이 유리한지요? 새우가 유리한지 아니면 옥수수나 메주콩도 위력이 있는지, 참붕어는 또 어떤지요? 저는 지렁이를 선호하지 않는데 지렁이를 꼭 준비해야 할까요?
그리고 겨울철만의 낚시 장비나 채비 그리고 낚시기법에 관해서도 설명 부탁합니다. 주변에서 겨울철에는 장소 선정은 어려운 데 반해 포인트 선정은 수초만 보고 찾거나 수심이 깊은 제방권을 포인트로 하면 되니 오히려 쉽다고 얘기하는데, 수초포인트에서 낚시를 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질문자: 낙동강의별 2012.11.15 http://cafe.daum.net/welikesong/2qDA/106
유사내용 질문: 초짜조사 외 33명(질문 집계기간 2002~2023년, 팬카페+블로그+SNS)
답변
질문1. 겨울철에 붕어낚시를 즐기는 요령에 대한 답변
겨울철 낚시를 배로 즐기려면 밤낚시와 더불어 오전과 오후 낚시도 즐기자.
낚시를 하면서 보내는 세월은 아주 빠릅니다. 출조 길에 만나는 벌판을 보면 봄에는 모내기하더니 몇 번 출조만에 보면 금세 가을 추수를 하고, 또 몇 번 출조하다 보면 이내 추수가 끝나고 황량해진 들 끝자락에서 눈이 몰아 옵니다. 그래서 우리 낚시인의 느낌에 겨울은 항상 가까이 있게 되지요. 이렇게 자주 돌아오는 겨울 동안 낚시를 접어두고 있기에는 너무 답답한 계절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이 겨울에 낚시를 어떻게 즐기는 것이 좋을까요?
겨울철의 밤낚시 출조를 하절기와 유사하게 밤낚시에만 집중한다면 대자연의 계절에 따른 변화와 이에 따른 붕어생태계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낚시가 됩니다. 즉 낮시간에 도착하여 준비하고도 오후 동안은 낚시를 하지 않다가 찌불을 밝히고 나서야 비로소 미끼를 달고 낚시에 집중을 하여 밤새 기다리는 낚시를 하다가 날이 밝으면 아침나절 낚시는 외면한 채 이내 낚시를 접는 등 구태의연한 출조를 함으로써 계절 변화에 맞는 낚시를 못 하고 있어서 안타까운 모습이라는 얘깁니다. 이러한 모습은 추위 속에서 고행만 있었을 뿐 겨울철 낚시의 맛을 배가시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겨울철 낚시를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는 밤낚시에서 한 맛을 보고, 낮낚시를 통해서 또 한 맛을 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겨울철에 밤낚시 출조를 하면 낮에 도착하여 준비 후 해질녘 시간까지 오후 낚시를 즐기고, 저녁 식사 후 밤 동안은 밤낚시의 맛을 즐기되, 날이 밝으면 해가 떠오른 후 두세 시간 동안은 오전 낚시의 맛을 즐기고 나서 철수를 하는 것이 겨울철 붕어의 생태에 맞추는 낚시행위이고, 겨울철 낚시의 맛을 배로 즐기는 것입니다.
참고로 겨울철 붕어의 생태에 대해서 이해를 해보지요. 붕어는 변온동물입니다. 즉 온도변화에 따라서 스스로 체온을 변화시켜서 적응하는 동물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변온동물의 특징이 겨울 동안은 겨울잠을 자거나 행동이 극도로 위축되고, 먹이 활동 또한 없거나 감소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수온이 1도c라도 상승을 하면 그때부터 부분적인 활동을 개시합니다. 그러므로 해가 지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나 수온이 점점 하강 중인 초저녁에서 밤중까지는 붕어가 점점 움츠리게 되고, 밤중이 지나면서 수온이 그 상태로 안정되다가 수온역전이 되는 새벽 시간대에 이에 적응한 붕어들이 미세한 활동을 하다가 해가 떠서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게 되면 비교적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합니다.
이렇듯 붕어가 겨울밤에는 스스로 먹이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밤낚시만 하고는 날이 밝자마자 낚시를 접는다면 붕어의 생태를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낚시인 것이지요. 즉 낚시의 맛을 스스로 반감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대물꾼은 낮낚시는 하지 않는다.” 하는 말은 최소한 겨울철 낚시에서 만은 할 만한 말이 아니지요.
겨울철 낮낚시에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질문에서 겨울철 동안은 낮낚시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렇게 즐기는 것 또한 한 방법입니다. 하절기에 하는 낮낚시는 따가운 햇볕과 극성스러운 잡어의 성화에 그만 낚시의 맛을 잃고 말지요. 그러나 겨울철의 햇볕은 오히려 따사롭고 잡어의 극성 또한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이런 때에 낮낚시를 하면 새로운 낚시의 맛이 있는데, 첫째는 내가 대자연의 일부로 녹아들어 있는 모습을 스스로 보면서 낚시를 즐기는 것이고, 다음이 찌가 오르는 모습에서 찌톱에 예쁘게 칠해놓은 색상을 감상할 수 있는 찌 맛이 있는 것입니다. 따사로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갈대 사이에 호젓이 앉아있는 나의 모습이 산과 들과 물이 함께 어우러져서 아름답고, 애써 예쁜 색을 골라서 마디마디 치장해 놓은 찌톱이 선명하게 솟아오르면서 보여주는 그 짜릿한 아름다움이 있어서 겨울철 낮낚시는 그 나름대로 낚시의 맛을 배가시켜 주는 것입니다. 찌 맛이야 캄캄한 밤에 케미컬라이트가 환상적으로 밀고 올라오는 모습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밝은 낮에 3색의 찌톱이 스멀스멀 오르는 모습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또 한 가지 맛은 붕어를 탐색하는 즐거움입니다. 앞서 겨울철의 붕어는 활동성이 적다고 했지요? 그러니 특별한 포인트를 제외하고는 한 자리만 고집해서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지요. 이럴 때는 수초직공채비 낚싯대 한두 대를 들고 붕어를 탐색하면서 이동하는 워킹낚시를 하면 그 나름대로 운동도 되고 재미가 있습니다. 지렁이 통을 휴대하고 수초 선을 따라서 한 발짝 한 발짝 이동하면서 수초구멍에 찌를 세우고 잠시 기다리다 다시 이동하고 하는 동작을 하다 보면 한나절에 2km 정도를 걷는 낚시를 구사하게 되지요. 마치 골프장에서 한 홀 한 홀 걷는 것처럼 낚시터를 따라서 한 구간 한 구간 이동하면서 붕어를 탐색하는 겨울철 낮낚시를 해보면 그것 또한 새로운 맛이 있을 것입니다. ‘수초구멍치기는 정도낚시가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겨울철 추위 속에서 하염없이 웅크리고 앉아있는 것보다는 능동적으로 붕어를 찾아 나서는 것이 운동뿐만 아니라 더 즐기는 낚시겠지요.
(관통찌를 이용한 수초직공채비)
그렇다면 겨울철에는 밤낚시를 포기해야만 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추운 날씨가 지속하면 낮은 수온대에 적응한 붕어는 비록 활발하지는 못하더라도 부분적인 섭이활동(攝餌活動)을 합니다. 특히 해풍의 영향을 받는 해안가의 수로나 평지형 저수지에 사는 붕어는 겨울밤에도 제한된 먹이 사냥을 합니다. 그러니 장소만 잘 선택한다면 겨울철 밤낚시도 충분히 되는 것이지요. 또한, 함박눈이 내리는 한적한 물가에 차분히 앉아서 설경을 감상하면서 즐기는 겨울철 밤낚시의 매력이 따로 있으니 바로 그 맛을 즐기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필자는 겨울 밤낚시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고, 밤낚시를 하되 첫날 오후 시간과 다음날 오전 시간대의 낮 낚시를 병행하여서 함으로써 겨울 밤낚시의 맛에 취하는 것과 햇살을 받고 올라오는 붕어를 만나는 것 등 낚시의 맛을 배가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입질 시간은 붕어가 정하는 것이므로 붕어가 놀자고 하는 시간대에 더불어 놀고 오자는 것입니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어떤 낚시를 하던 조과에만 연연하지 않고 대자연의 풍취를 같이 즐기면 낚시는 항상 곱절로 즐겁습니다.
(겨울철 낮낚시를 즐기고 있는 필자)
질문2. 겨울철 붕어의 생태와 낚시기법에 대한 답변
겨울철 붕어는 깊은 수심 대와 수초 속으로 양분된다.
대부분의 변온동물(變溫動物 poikilotherm)은 겨울철이 되어 기온이 떨어지면 그 집단행동이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어 나타납니다. 즉 안정 온도 지역으로 집단을 이뤄 이동하거나 영역 내에서 안정된 곳을 찾아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겨울을 납니다.
물론 변온동물인 붕어도 겨울이 되면 대부분 안정 수온대로 집단이동을 합니다. 강이나 댐의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요. 그래서 강이나 댐은 겨울 동안 낚시가 잘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냉수의 유입이 없고 흐름이 없는 수로나 그 수로의 샛수로 또는 평지형 저수지의 경우는 안주할만한 깊은 수심대가 있지 않고, 따라서 안정수온대가 따로 형성되지 못하므로 집단이주할 여건이 되지 못하지요. 그러므로 그런 곳의 붕어는 수온 변화가 느린 중심부 혹은 수중 장애물의 틈새를 파고들거나 연안 수초 속을 근거지로 하여 겨울을 납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중심부를 노리는 릴낚시가 유리하게 되는 것이고, 연안에서는 제방 석축 앞이나 가급적 수초를 끼고 대 편성을 해야 유리한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겨울 동안 찾을 낚시터 선정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겨울철의 유망 낚시터는 해안가 수로나 평지형 저수지가 우선이고, 강이나 댐, 산간에 있는 계곡형 저수지는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또한, 겨울철의 포인트는 수중 장애물이나 수초를 공략할 수 있는 포인트가 우선이고, 다소라도 물흐름이 있는 지역이거나 수초, 수중 장애물 등 붕어의 은신처가 없는 지역은 피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사항은 연중 유효하기도 하지만 특히 겨울철에는 그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게 되지요.
겨울철 붕어는 먹이를 가린다.
변온동물의 특징이 저수온기가 되면 먹이를 먹지 않거나 적게 먹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붕어는 변온동물이면서도 겨울에 먹이를 취하는 동물입니다. 다만 붕어도 겨울철에는 먹이의 종류를 가리고 적게 먹는 현상이 있지요. 붕어가 먹이를 가리는 것은 소화흡수와 깊은 연관이 있는데, 겨울철의 붕어는 플랑크톤을 주 먹이로 하고, 그 외 고단백질의 먹이 중 소화흡수가 잘되는 먹이를 우선으로 취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낚시하면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미끼 중에서 떡밥 등의 곡물류는 단백질량도 적으면서 소화흡수가 더딘 먹잇감입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떡밥낚시가 잘 안되지요. 붕어가 접근하더라도 먹기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메주콩 등의 고형식물성 미끼는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메주콩 등의 고형식물성 미끼는 평소에 자주 먹어 버릇한 학습이 된 장소가 아니라면 겨울철 미끼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어떤 미끼가 유리할까요?
답은 고단백이면서도 소화흡수가 쉬운 지렁이나 구더기 등의 먹잇감이 우선이고, 추가적으로는 새우, 참붕어 등 상시 그곳의 먹이사슬 하층에 위치한 먹잇감입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지렁이 혐오증이 있는 사람이라도 지렁이를 꼭 챙겨서 출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입질 없이 물만 바라보고 돌아와도 충분하니 입질을 못 받더라도 지렁이는 만지기 싫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낚시터에 나가면 우리의 친구인 붕어와 만나서 찌맛 손맛을 더불어 즐기는 것이 낚시의 맛을 배로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대물낚시만을 구사한다면 새우나 참붕어 미끼만을 사용해서 차분하게 기다리는 낚시를 할 수도 있겠지요. 새우나 참붕어 등의 생미끼는 겨울에도 대물미끼로서 역할을 합니다.
수초를 공략할 수 있는 채비가 필요하다.
앞에서 겨울 붕어는 수온 안정지대인 중심부 깊은 곳이 아니면 수초 속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그 수초 속에 있는 붕어를 유혹해 내야만 붕어를 만날 수 있지요. 따라서 겨울철의 낚시채비는 수초를 극복할 수 있도록 튼튼해야 하고, 또한, 필요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수초를 직접 공략하기 위한 채비도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겨울철 낚시 간에는 가급적 수초를 건드리지 말고 채비로써 수초를 극복해야 하는데, 겨울철 냉수대의 붕어는 수초제거를 하면서 소란을 피울 때 한 번 빠져나가고 나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더디기 때문입니다. 하절기에 수초를 제거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입질을 받을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지요.
이제 겨울철 수초를 공략하기 위한 채비에 대해서 알아보지요.
낚싯대는 가급적 경질대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짧은 대에서 긴 대까지 다양한 낚싯대를 준비하되 가급적이면 긴 대가 많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원줄은 최소한 3호 이상의 굵은 줄을 사용하고, 목줄은 케브라 3합사를 채비하거나 나일론 목줄 3호 정도로 채비하며, 다만 바늘은 겨울철에 흡입력이 약한 것을 고려하여 하절기 보다 한 호수 아래 바늘을 채비하는데 이 부분은 입질을 쉽게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강한 채비 개념과는 다릅니다.
또한, 찌는 30cm 전 후한 길이에 찌톱이 1mm 정도로 굵고 튼튼한 찌로써 부력 정도가 6g 이상의 중 고부력의 찌를 채비하며, 이는 일반적인 예민성보다는 수초밭에서의 안착을 더 중시하는 채비입니다. 추가적으로 수초직공용 고리찌나 관통찌를 채비하여 수초를 건드리지 않고 수초구멍에 직접 찌를 세울 수 있는 채비도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삭은 부들 사이 직공낚시 관통찌 모습)
첫댓글 겨울철 물낚시는 힘들거 같고~~얼음낚시채비해서 겨울철 두달 준비해야겟습니다..
벌써 겨울 낚시 철이 돌아 왔네요.
세월 빠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