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법의 오묘함
“이것이 있어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다.”라는 가르침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있어서 이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이것이 없다.”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과 저것은 단지 대상을 지칭하는 용어일 뿐이므로 큰 의미는 없다. 왜냐하면 이 가르침의 원래의 뜻은 다른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원인이 있어서 결과가 있고, 원인이 없으면 결과가 없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과 결과에는 더 깊은 속내가 있다. 원인과 결과에는 물질의 지수화풍이라는 4대의 변화가 있다. 이것은 변화가 맞지만, 에너지의 변화라서 외형상으로 보면 큰 변화가 아니다. 이때 “이것이 있어서 이것이 있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온의 변화로 볼 때는 외형상으로나 내면적으로 큰 변화라서 “이것이 있어서 저것이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연기의 원인과 결과로 보면 물질인 에너지의 변화에 비해 정신의 변화로 인해서 생기는 존재의 변화는 매우 두드러진 것이다. 그래서 연기법은 붓다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매우 오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은 통상적으로 연기법을 원인과 결과로 보지만, 실재로 적용되는 연기법은 매우 헤아리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