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송파을 공천갈등, 안철수의 서울시장 후보사퇴를 위한 사전포석인가?
2018. 5. 24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른미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송파을 공천갈등입니다. 유승민측은 박종진이 1위를 한 경선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안철수측은 3위를 할 후보를 낼 수 없다면서 손학규를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손학규는 자신이 출마할 의사가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철수측근 손학규가 출마할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면서 전략공천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중간에 끼인 손학규 역시 그 입장이 참으로 애매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손학규가 출마를 한다고 하여도 승리를 할 가능성에 대하여 안철수 측은 아무런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정당에서 경선결과까지 부정을 하면서 손학규를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안철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안철수는 유승민을 향하여 "어떤 선택이 우리 통합의 가치를 살리고 우리 당을 살릴 수 있는 선택인지 숙고해주시기를 바란다”라면서 손학규의 전략공천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원칙주의자인 유승민이 안철수의 주장을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미 진수희 서울시당협위원장은 안철수의 전략공천 주장에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면서 사퇴를 하였습니다. 선거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지역연고도 없으며 승리 가능성이 그다지 높아보이지 않는 손학규의 전략공천을 안철수가 계속 주장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여기서 한 가지 생각을 해볼 것이 있습니다. 안철수가 행사했던 공천은 늘 말이 많아었습니다. 민주당과 통합 한 이후,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윤장현에 대한 전략공천이나 7.30 재보선 당시 동작을에 대한 기동민 공천은 당내 반발을 불렀습니다. 2016년 총선 당시에도 논란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광주시장 선거에 불출마를 했던 윤장현이나 재보선에서 노회찬에게 양보를 했던 기동민을 생각한다면, 안철수가 굳이 전략공천을 고집했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안철수가 손학규의 전략공천을 주장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과거 정계의 거물이었던 손학규와 안철수 자신의 투톱이 선거에서 보다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입니다. 바른미래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지만 유독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안철수의 현실에서, 손학규와 자신의 투톱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안철수가 불러온 공천 갈등은 오히려 바른미래의 지방선거 전체판도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고 있을 뿐입니다.
만약 안철수의 주장대로 손학규를 전략공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패배를 한다면, 그 비난은 오롯이 안철수가 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모르지 않을 안철수가 계속하여 손학규의 전략공천을 주장하는 이유는 도무지 납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안철수는 어쩌면 서울시장 후보 중도 사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입니다. 지금 야권의 대표후보는 자신이며 서울시민들이 알아서 후보를 단일화 시켜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야권후보 분열의 상황에서 안철수가 승리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야권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자유한국당에서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김문수가 중도사퇴를 하고 안철수가 야권의 단일후보로 결정된다고 하여도, 현재 상황에서 안철수가 과연 승리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안철수 입장에서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를 한다면, 그것은 이제 안철수 무용론과 함께 책임론까지 뒤집어 쓸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사퇴를 위한 명분쌓기로 손학규 전략공천을 계속 주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입니다. 안철수 입장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을 내걸고 서울시장 후보에서 사퇴를 하는 대신 송파을에서 자유한국당 배현진을 사퇴시키면서 손학규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른미래의 대선 경선을 생각한다면, 유승민과 가까운 박종진이 뱃지를 다는 것보다 유승민과 경쟁할 수 있는 손학규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안철수 입장에서 낫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견해는 어디까지 개인적인 추론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과거의 신선함 대신 전략공천이라는 비민주적 방식을 끝까지 주장하고 있는 안철수를 볼 때 너무나 많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것도 지금의 현실입니다. 박종진이 3위를 하는 이유는 바로 낮은 정당 지지율과 수도권에서 안철수 바람이 다시 불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안철수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약수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