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더쿠
때는 바야흐로 9월 27일
기아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선수이자
지금까지도 틈만 나면 언급되는 역대급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인
'나지완' 선수의 은퇴식 공지가 뜸
팬들은 우리 나비(애칭)가 왜 벌써 은퇴를 하냐 말이 안된다..ㅠㅠ 하면서 울었지만
사실 팬들은 어쩌면 각오를 조금 하고 있었던 상태였음
나지완 선수는 올해 1군 등록 기간이 한시리즈? 정도였고 시즌 내내 2군에 있었는데
2군 시즌 중반 쯤에 한달 정도 여행을 떠났길래 혹시...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
팬들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보내기 싫었지만 그래도 예쁘게 잘 마무리하고 마음 속 보물상자 안에 꼭꼭 간직하고 싶었는데....
문제는!!!!!!!!!
1군에 등록된 저 며칠 안되는 기간 동안 나지완이 한번도 1군 타석에 서보지 못했다는 것임
심지어 저 기간 중에 대타 나지완이 한점차 승부에서 타석에 들어온 적이 있었고
팬들도 박수를 치면서 반겼지만
상대팀 투수가 다른 투수로 교체되자 기아는 바로 또 교체카드를 내밀었고
그렇게 나지완의 22년 첫 타석은 방망이 하나 못 휘두르고 끝나버렸었음.....
이 뒤로 팬들은 나지완선수의 1군 경기를 볼 수 없었고....
이렇게 우야무야 시간이 지나가면서 기아는 이기고 지고 지고 지고 지고 이기고 이기고 이기기를 반복해서 5강싸움을 죽어라 하는 중이었던 것임 (어떻게 계속 지는데 5위는 하고 있덥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나지완의 은퇴식 날짜까지 단 6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기아가 자력으로 5강 진출을 하려면 매직넘버 5 (5번 이겨야 된다는 말)가 남아있는 상황이 되었음
팬들은 프랜차이즈 선수를 방망이도 못 휘둘러본 대타 타석을 마지막으로 하고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팀이 아직 5강 확정도 못한 상태라면 나지완 선수 성격상 타석에 들어가는 것을 꺼려할 것이기 때문에
남은 6경기 중 제발 5번은 이겨서 은퇴식 전에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시켜주길 빌어야 했음
그런데...
기아는 그 기간동안
29일 - 승
1일 - 패
2일 - 승
4일 - 승
5일 - 패
라는 성적을 냈고...
그걸 지켜보는 기아팬들은:
ㅎㅎㅎ.....
심지어 은퇴식 전날 경기에서도
7회까지 개답답한 경기력을 뽑내며 지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팬들은 진짜 어처구니가 없어졌고 원덬은 야구방에도 못 들어가고 시름시름 앓다가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리고 말았음..
가을야구도 가을야구인데 나비 은퇴식을 무슨 낯짝으로 하나 싶어가지고 ㅠ 진짜 울 거 같았음
근데.....
야구엔 뭐다?
바로 약속의 8회
일단 타자 한명이 안타를 치고 나갔음
그리고 대주자가 나와서 동점이라도 만들겠다고 도루까지 감행해서 2루까지 나가있는 상태였고....
타석엔 박동원.
그리고 박동원은 2S3B 풀카운트에서
끌어당긴 타구 왼쪼오오오오오오오오옥!!!!!!!!!!!!
단숨에 2점 홈런을 날려서 역전을 해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승기를 잡은 타이거즈는 이 날 소중한 승리를 지켜냈고
그렇게 기아는 나지완의 은퇴식을 매직넘버 1(한번만 더 이기면 가을야구)을 남겨둔 채 맞이하게 됨
그렇게 드디어 날이 밝은 은퇴식 날,
은퇴를 앞둔 선수는 머리를 빨갛게 물들이고 왔고 (기아 상징색 빨강)
선수단은 모두 그의 등번호 29번을 달고서
은퇴식 겸 가을야구 확정을 위한 경기가 시작되었음
타이거즈 홈런왕 나지완의 번호 29번을 단 덕분일까
기아 선수들은 4회부터 맹렬하게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함
그 시작은 나지완이 자신의 후계자가 됐으면 한다는 황대인 선수로부터 시작되었고
시즌 초반 심각하게 부진할 당시 이제 정말 야구를 그만 할 때가 된 것인가 생각했다고 하여 팬들을 울게 만들었던
또 한명의 베테랑 최형우의 홈런
방망이가 말 그대로 불타며
순식간에 점수차를 1:8로 벌려놓았음
이 때부터 팬들은 나지완에게 타석이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점점 가슴이 뛰기 시작하였고
점점 커지는 환호
울려퍼지는 그의 응원가
그리고 드디어 전광판에
나지완의 타석을 알리는 영상이 떴음
수없이 많이 밟아봤을 홈구장의 배터박스지만 유독 더 특별했을 은퇴식날
선수는 심판과 상대 포수를 향해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었고
자신의 응원가를 크게 불러주는 팬들을 등 뒤에 두고서
심호흡 한번 크게 하며 맞이한 타석
결과는....
아쉽게도 3루수 뜬공 아웃.
하지만
선수는 헬멧을 벗어 기립박수를 보내는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마지막 타석의 공을 챙겨 웃는 얼굴로 반기는 덕아웃 동료들에게 돌아갔음
그리고 기아팬들은 나지완이 타석에 선 것만으로 만족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
방망이에 불이 붙은 기아 선수단은 또 홈런을 쳐서 어느새 1:11을 만들었고
점수가 많이 나준 덕분에 나지완은 수비 (좌익수) 까지 나갈 수 있게 됨
이 날 마무리로는 3년차 얼라투수 정해영이 올라와 타이거즈의 승리를 지켰는데
정해영의 1군 첫 데뷔날 나지완의 결승타로 정해영이 승리투수가 됐었다는 멋진 서사도 있음
기아 타이거즈는 이 날의 승리로 4년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였고
팬들은 사랑하는 프차 선수의 타석과 수비를 모두 보고 보내줄 수 있었던
정말 완벽 그 자체였던 이 날의 경기...
+ 마지막으로 그 누구보다도 타이거즈를 사랑하는 나지완 선수의 인터뷰 올리고 감
"저는 무조건 타이거즈로 돌아올거고요
지금 잠시 타이거즈 곁을 떠나지만 항상 제 마음속에는 타이거즈가 있고
단장님과도 좋은 얘기를 하면서 타이거즈로 반드시 돌아온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저 또한 책임감과 타이거즈의 상징성은 잊지않으면서..
은퇴는 했지만 꼭 돌아온다는 약속을 드리면서 오늘 방송하겠습니다"
첫댓글 기아의 홈런타자 타이거즈 홈런타자 나지완 ㅠㅠ 09년 코시 7차전 저는 아직도 못잊어요 ㅠㅠ 인터뷰도 잘하고 목소리 좋아서 해설도 잘할 것 같아요
나비ㅠㅠㅠㅠ
아 이 글 보니까 갑자기 너무 야구 보고 싶어요ㅋㅋㅋ큐ㅠㅠㅠㅠ비시즌 한정 발휘되는 야구 그리움.....^_ㅠ
ㅜㅜ 다시 보고 싶네요 09년 코시 절대 못 잊어요 꼭 기아로 다시 돌아와요!!!
나비 은퇴식 간 거 작년에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예요ㅠㅠ.... 악수회 때 그동안 나지완으로만 마킹한 유니폼들 잔뜩 옷걸이에 걸고 온 아저씨가 나비한테 보여주고 악수 대신 포옹하는데 거기서 오열했던 기억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