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거액 투자, 우리 기술로 중국 환경시장 공략하자
양회(两会·두 회의)가 열린 베이징, “독 스모그” 비상
중국은 매년 3월초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两会)가 베이징에서 열린다. 전인대(국회 격)와 정협(국정자문기구 격)의 대표자들이 모두 베이징에 모인다. “하늘은 뿌였고(黄的), 길은 막히고(堵的), 공기는 독(毒的)하다”. 양회 참석 차 수도 베이징을 방문한 전국 대표들이 쏟아낸 말이다.
지금 중국의 자랑인 천년 고도(古都) 베이징이 스모그 공포에 휩싸였다. 한달 중 절반 이상의 날이 스모그로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008년 올림픽을 개최했던 국제도시 베이징이 '잿빛 스모그의 도시'로 전락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전인대와 정협이 전국에서 온 대표들에게 베이징의 치부인 스모그를 적나라하게 광고한 꼴이 되어버렸다. 그간 중국의 고성장을 자랑해온 중국 지도부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생겼다.
중국은 매년 3월초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两会)가 베이징에서 열린다. 전인대(국회 격)와 정협(국정자문기구 격)의 대표자들이 모두 베이징에 모인다. “하늘은 뿌였고(黄的), 길은 막히고(堵的), 공기는 독(毒的)하다”. 양회 참석 차 수도 베이징을 방문한 전국 대표들이 쏟아낸 말이다.
지금 중국의 자랑인 천년 고도(古都) 베이징이 스모그 공포에 휩싸였다. 한달 중 절반 이상의 날이 스모그로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008년 올림픽을 개최했던 국제도시 베이징이 '잿빛 스모그의 도시'로 전락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전인대와 정협이 전국에서 온 대표들에게 베이징의 치부인 스모그를 적나라하게 광고한 꼴이 되어버렸다. 그간 중국의 고성장을 자랑해온 중국 지도부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생겼다.
- 스모그가 낀 상하이 황포강변.
또한 2013년 이후 겨울철 독 스모그는 연례행사가 되었고 전 국토의 1/7에 해당하는 중부와 연안 대도시가 독 스모그의 영향권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특히 상하이 같은 바닷가의 대도시도 예외 없이 독 스모그에 노출되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시진핑의 적(敵)은 부패세력이 아니라 ‘독 스모그’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서방세계가 250년에 걸쳐 이룬 경제성장을 불과 30여년만에 달성한 중국은 고성장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불평등이 자본주의보다 더 심한 공산주의 국가 중국에서 네티즌들은 독 스모그가 의외의 소득 5가지를 가져왔다고 비꼬았다.
독 스모그는 중국인들을 ‘더욱 단결시켰고(更团结), 더욱 평등하게-스모그 가스를 마시게-했고(更平等), 더욱 해학적으로 만들었고(更幽默), 그리고 더 정신차리게(更清醒) 하고, 더 지식을 많이 갖게(更长知识) 만들었다’고 비꼬았다.
3월 들어서도 베이징과 주변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PM2.5)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 25의 10배를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PM 2.5는 ㎥당 300이 넘으면 건강한 사람도 신체 저항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질병에 걸릴 수 있는 위험한 수준으로 분류된다.
☞중국 주요 도시의 공기 질 지수(AQI)
- 자료: www.pm25.in, 2013.3.3-13:00 기준
중국의 독 스모그는 지난 30년간 고성장한 중국의 성장모형에 대한 일종의 심각한 경고다. 더 이상 고에너지·고자원 소비, 고오염 유발의 ‘3고(高)산업’을 통한 성장은 안 된다는 것이다. 공급과잉 축소를 위한 중국의 산업구조조정, 특히 전통산업의 도태는 초고속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래서 중국의 독 스모그는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이자 산업구조조정의 최대 원군이다.
사실 고성장은 시진핑 1기 정부의 주요 목표가 아니다. 구조조정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정책의 중점이다. 2014년의 중국경제성장 목표도 독 스모그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독 스모그로 2014년 경제성장목표는 2013년보다 낮게 잡을 수 밖에 없다. 이미 마무리된 지방 양회에서 31개 성시(省市·성과 직할시) 중 21개가 성장률 목표를 낮추었다.
또한 지방 성(省) 지도자의 평가기준이 GDP단일지표에서 환경과 지방부채 지표가 추가되었다. 성장률을 높이려고 부채를 늘리거나 환경을 악화시키면 평가가 낮아지도록 기준을 바꾼 것이다. 그래서 2014년 중국의 성장률은 낮아지고 대신 양이 아닌 질적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지방 성의 지도자들은 환경오염을 막지 못하면 옷을 벗어야 할 지도 모른다.
☞2014년 지방 성정부의 성장률 목표와 성급 지도자 평가기준의 변화
- 자료: Wind, 중국경제금융연구소
기온·일조량·바람의 세기·폭설·추위 등 자연조건과 사람 정서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기온 상승과 바람은 사람의 소극적인 성향을 적극적으로 만들지만, 일조량의 축소는 사람을 소극적으로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일조량을 축소시키는 스모그를 발생시키는 산업들의 도태가 공기와 환경 개선에는 필수지만 에너지와 자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중국으로서는 대체제가 있어야 한다. 또 공해유발 산업의 도태는 지방정부의 성장률과 은행대출 및 고용문제가 걸린 복잡한 사안이다.
하지만 이러한 독 스모그의 정기적인 출현은 중국의 지도층과 일반 국민들이 성장모형 전환과 구조조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확실한 결단을 내리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지금 중국의 최대 문제는 초미세 먼지(PM2.5)이다. 중국의 스모그는 32%가 공장과 도시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분진에서 유발되고 22%는 자동차 배기가스, 17%는 석탄연료에서 나오고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 분진축소와 관련된 장비와 기술은 중국의 최대 성장산업이고 지금은 쌀보다 더 필요한 중요 부분이 되었다.
수천개의 시멘트공장이 분진방지설비를 갖추어야 하는데 공장당 대략 1400만위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가전제품 중 2013년에 최대의 성장세를 보인 품목은 바로 공기 정화기였다. 중타이캉(中怡康)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에 정화기 시장규모는 130만대(29억위안· 5220억원) 규모로 수량과 금액 면에서 각각 124%, 148%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요즘 마스크가 대박 상품이다. 그러나 중국이 PM2.5를 걸러내는 원단을 만들 실력이 안 되는 바람에 3M이 대박을 냈다. 재주는 중국 마스크업체가 부리고 돈은 3M이 챙겼다. 중국 증시에서는 요즘 마스크 관련주, 정화기 관련주, 오염측정 관련주, 탈황설비 관련주, 전기차 관련주 등의 대기오염 관련 태마주들이 속등하고 있다.
중국 대도시의 공기오염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탓에 요즘 중국에는 새로운 조류가 등장했다. 소위 ‘환경이민’ 이다. 부자들과 엘리트 중산층들은 대도시의 끔찍한 대기오염을 피해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亚),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 등 인구가 비교적 적고 환경이 깨끗한 도시로 이주를 하고 있다.
중국은 이런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2015년까지의 제 12차5개년계획에서 환경보호산업에 600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베이징시도 공기정화계획을 수립해 2017년까지 대기 질을 개선하는데 1조 위안(18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바꾸고, 전기자동차를 보급해 초미세 먼지의 농도를 25% 이상 낮추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또 도심 진입 차량에 대해서는 통행세를 물려 도심 교통량을 줄이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유인 유주선을 쏘고 달 탐사선을 쏘는 세계 정상의 우주항공기술을 보유한 첨단기술의 나라지만 환경문제 해결 능력은 아직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독성 스모그로 촉발된 중국의 환경시장은 규모나 기술수준 그리고 지속시간으로 볼 때 한국에게는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만큼 매력적인 산업이다. 과거 한국이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야기된 환경문제를 극복하며 쌓아온 경험과 기술이 지금 중국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