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멀티태스킹에 익숙합니다.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SNS도 하고, 친구에게 문자도 보내며, 귀로는 음악을 듣고, 유튜브도 봅니다. 회사에서도 눈으로는 메일을 확인하면서 전화도 받고, 파트너에게 눈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며 손으로 메모를 합니다. 겉보기에는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종류의 많은 일을 해내는 능력있는 멀티플레이어로 보입니다. 유능한 사람은 하루에 할 일의 목록인 To-Do-List를 만들어놓고 동시에 몇 가지 업무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사람의 뇌는 컴퓨터와는 달라서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수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메일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고, 의사를 전달하고, 메모를 하는 행동은 짧은 시간을 들여서 각각의 단편적인 일을 차례차례 수행하는 것이고 옆에서 볼때는 그것이 동시에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To-Do-List의 일들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 일에서 저 일로 왔다갔다하는 일 건너뛰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멀티태스킹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일 건너뛰기를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악의 없이 일을 건너뛸지 몰라도, 새로운 일을 하다가 건너뛰고, 더 새로운 일을 하다가 또 건너뛰고, 또 새로운 일을 하는 식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벌려놓은 일은 많은데 제대로 마무리 지은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보면 업무의 완성도나 소요시간은 훨씬 많이 걸립니다.
아이들이 숙제를 하는 모습을 보신적이 있나요? 실제로 숙제는 집중해서 한다면 30분이면 충분한 분량인데 위에서 보는 것처럼 숙제를 하며 멀티태스킹을 하느라 몇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우리 부모님들은 자녀가 책상에 오래 앉아 있으니 그저 뿌듯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일과 일 사이를 건너뛰면서 너무 많은 일 사이를 헤매고 다니면 한 가지 일을 끝내는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몇 배의 시간이 들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에 집중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왜냐하면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넘어간다는 것은 결국 하던 일을 중단하고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