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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보살이 살아있다면 김진숙 호소에 응답해야” |
[르포] 대불청, 김진숙 살리기 생명살리기 평화법회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생명존엄 함부로 취급말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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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불자들이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과 김진숙 위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평화법회를 열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이 타워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인지 217일만이다.
대불청 부산지구(회장 하재훈)가 주관한 법회다. 10일 저녁 8시 10분 부산과 대구의 청년불자 200여명이 김진숙 위원이 농성중인 85호 크레인이 보이는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입구에서 생명평화법회를 가졌다. 법회에는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과, 부산 호법원 주지 심산 스님, 대구 무심사 법우 스님, 보리암 도일 스님도 함께했다.
법회는 가톨릭 부산교구 노동사목·정의평화위원회가 매일 저녁 열고 있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노동자를 위한 미사’에 이어 진행됐다. 법회는 청년불자들의 ‘바위처럼’ 노래로 문을 열었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노래로 문을 답았다.
정우식 “안정된 사회 위해 노력했는지, 부끄럽다”
정우식 대불청 중앙회장은 “안정된 삶을 사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다. 이런 삶을 살고자하는 이를 보수냐 진보냐,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 라는 질문을 해서는 안된다.”며 “안정된 안심하는 사회를 위해 노력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청년불자들이, 불교계가 뭇 생명이 안정된 사회에서 살도록 노력했는지 돌아볼 때 매우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늘 법회를 통해 한진중공업 문제가 해결되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날 법회에 법사로 나선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장)은 ‘법문’을 “마음이 편해야 현명한 길을 찾을 수 있다.”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의 마음이 안정길 기원해 달라”는 당부로 시작하고 끝맺었다.
도법 스님 “한국불교의 무력함 절망하며 섰다”
스님은 이날 법회에 “한국불교의 무력함을 절망하며 섰다”며 “관음보살께서 계시다면 한 인간이 목숨을 걸고 생명과 인간 존엄성을 함부로 취급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원했다.
도법 스님은 “중생의 아픔과 신음을 듣고 치유하는 관세음보살님이 계신다면 어디에 계시냐”며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지 말라달라는 절규와 호소가 천지에 가득 차 있는데, 관음보살께서는 귀먹은 것인지, 관음보살을 모시는 한국불교도가 귀먹은 것인지 묵묵부답이다.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불교의 현실참여 의식 부족을 안타까워했다.
스님은 “조남호도, 김진숙도 잘 모른다. 회사도 노조도 잘 모른다. 자본도 노동도, 진보도 보수도 잘 모른다. 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절실하고 절박한 가치는 생명을 갖고 있는 인간의 존재, 존엄성”이라며 “만약 불교를 내버리고 인간 존엄성을 더 빛나게 할 수 있다면 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부처님은 우주가 창조한 위대한 작품인 생명에 대한 물음에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로 답하셨다”며 “이는 우주의 그 어떤 것도 인간생명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뜻 한다”고 말했다.
“생명존엄에 응답 못하면 선진국 의미없다”
하지만 스님은 “지금 천상천하 유아독존자인 한 인간(김진숙)이 생명의 존엄성을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히는 것에 호소하고 있다.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호소가 천지를 울리고 있지만, 세계경제 10위권이자, G20정상회의를 주최한 한국사회가 백주대낮에 목숨 걸고 절규하고 호소하는 데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면 선진국으로 진입해도 의미가 없고 자랑거리도 되지 않는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도법 스님은 법문 서두에 말한 한국불교의 무력함을 다시 언급하며, 부끄럽다고 참회했다.
스님은 “저 역시, 불교인 모두가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깝고 죄송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과 절망감에 힘들다.”며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누군가 나서 해결하겠지 하면서 매우 불성실하고 나약한 비겁한 모습으로 피하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고 눈감고 귀 막을 수 없어 초라하지만 이 자리에 섰다”고 고백했다.
이어 “조남호 회장과 김진숙 위원이 바로 ‘천상천하유아독존자’이자 우리의 동반자고 이웃이며, 친구이다. 여러분의 어머니이자 아버지고, 오빠이자 누나다. 바로 여러분 자신”이라며 “나에게 유리하거나 유리하지 않거나 함께 살 이웃이고 동반자인 김진숙 위원이 살아 내려오도록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강했다.
도법 스님은 김진숙 위원이 살아 내려오는 방법으로 정부와 언론, 종교인과 지식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종교인·지식인·언론 직무유기 말라”
스님은 “정부가 역할을 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생명을 외면하는 정분 정부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생명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을 방광하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종교인과 지식인 역시 생명의 소리에 응답하지 못하면 종교인의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고, 지식인의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며 생명가치 중심의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스님은 “생명 존엄성의 가치를 문제의 중심에 놓고 바라보고, 모두가 생명 가치를 지향하고 호소하고, 이야기하는 일을 촉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스님은 언론 역시 한진중공업 사태를 바라보는 논조를 생명 가치 중심으로 펼쳐 주기를 당부했다.
스님은 “진보와 보수 편갈라 어쩌자는 것이냐”며 “이해타산의 논리로 다뤄서는 얻을 것이 없다. 우리 삶을 왜곡하고 황폐하게 하는 갈기갈기 편 가르는 가치 의식을 집어치우고, 지극히 정직하게 만나 대화를 통해 웃을 수 있는 해답을 찾도록 논조를 잡아 줄 것”을 촉구했다.
“우리가 관음·지장이 되도록 정진해 가자”
스님은 이날 법문을 부산 지역 불자들이 김진숙 위원을 위한, 생명살림을 위한 역할을 맡아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스님은 “김진숙 위원에게 죄송하고 부끄럽다. 우리의 안목과 실력 역량이 이것 밖에 안된다. 부디 너그러이 헤아려 달라”며 “마음을 편하게 잡고 내내 건강하도록 마음 써 달라”고 했다. 또 조남호 회장을 향해서도 “어찌 회장님도 괴롭고 힘들지 않겠냐”며 “어떤 이유든지 생명존엄이라는 명백한 귀중함을 염두에 두고 생명 존중의 해답을 찾을 수 잇도록 차분한 마음으로 대범하고 용기 있는 지혜롭게 국민들이 환호할 해답을 열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도법 스님은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계시다면, 살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김진숙 위원의 호소에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며 “이에 응답할 때 불교의 위대함이 증명되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있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되도록 정진해 가자.”는 말로 법문을 마쳤다.
하재훈 부산지구 회장은 참가자를 대표로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과 김진숙 무사 귀환 생명평화 기원 발원문’을 읊었다.
“갈등해소 길잡이 역할 외면하며 산 죄 참회 김진숙 불자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길 기원”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해 영도조선소 앞 85번 크레인이 보이는 이곳에 모인 저희들은 생명의 평화를 위해 양심에 호소하고, 갈등해소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함에도 외면하며 살아온 죄 진실로 참회 드립니다. 하루하루가 부처님과 함께하는 나날이기에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해 나와 이웃의 행복과 안락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85호 크레인에서 더 이상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김진숙 불자가 끝까지 용기 잃지 않고 무사히 건강한 몸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불보살님 전에 간절히 발원하오니 굽어 살펴 주옵소서.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모든 생명 모든 사람들이 평화와 행복의 깨달음에 이르러 한진중공업 사태는 물론 이 땅에 모든 분규가 하루 속히 종식 원만 해결되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발원하옵니다.”
85번 크레인에서 217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은 청년불자들의 발원에 손전등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진숙 위원을 수호하는 4인의 노조원 역시 불자들의 관심에 감사의 뜻을 빛으로 표했다. 철판 담장으로 막힌 눈앞의 크레인에 불자들은 다가갈 수 없었고, 김진숙 위원의 목소리도 담장을 넘지 못했다. 확성기로 전해지는 발원에 ‘빛’으로 화답하며 법회는 1시간 10분여 만에 회향했다.
한편, 대불청의 법회에 앞서 가톨릭 부산교구 노동사목·정의평화위원회는 “오늘은 뜻 깊은 날이다. 미사에 이어 불교법회가 열린다. 한진중공업 문제에 종교계가 함께하는 것은 진실은 하나로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대불청의 법회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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