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들 / 박이화
자칭 동물 애호가들이
도둑고양이란 이름 대신
길고양이로 개명하자 주장하지만
나는 글쎄올씨요다
사랑에 울고 돈에 속는 이 머리 쥐나는 세상에
도둑고양이 아닌 다른 이름은
누가 뭐래도 김빠진 맥주요,
절정에서 바람 빠진 그 무엇이다
헤어날 길 없는 도벽처럼
외로움도 습관성이라는 걸 아는지
어쩌다 한 번씩 등은 허락해도 한사코 정은 주지 않는다
어쩌면 놈들이야말로
쫓아가면 도망가고 돌아서면 따라오는
사랑의 속성에 대해
알아도 제대로 아는 족속인지 모른다
오늘 따라 놈들
봄비 찔끔 거리는 담장 위,
쥐 잡아 먹은 듯 시뻘건 장미넝쿨 속에 오도카니 앉아 있다
시퍼런 가시 같은 발톱 숨기고
살기 등등 아름답게 나를 노려보고 있다
아뿔사! 내 안의 비대한 그리움 용케 냄새 맡았구나
더 이상 오도 가도 못한 채 허둥대는 내 막다른 사랑을
쥐뿔, 눈치 채고 있었구나
격월간 『대구문학』 2011년 9~10월호 발표
장맛비가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 날씨로 잠깐의 새벽 산책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왠만함 하루도 안 빠지고 동네 천변을 걸으려 애 쓰는 편이다
염치도 체면도 잃어버린지 오랜 남자의 배통도 대책없이 불러오고 그 몸매 보고도 말로는 안먹는다면서도 여지없이 같이 뱃살을 키우고 있는 그녀다
천변을 아무리 걸으면 뭐하냐 연신 먹을걸 입에 달고 사는데......제법 봐 줄만 했던 몸매 까지도 망가져 가는 남자를 채근하며 매일 산책길을 나서는 그녀다
엊그제 조금 느즈막이 길을 나섰다 매일 가는길이 아닌 조금 짧은 코스로 길을 접어 들었다 밤새 내린비로 다리도 징검다리도 물이 차서 건너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저 만치서 어떤 아주머니가 희끄무리한 강아진지 고양인지 세워둔 트럭 밑에서 장난치고 있는게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고양이다
길고양이 같지않게 사람을 잘 따르는것 같아 고양이 주인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대려가 키우시지요?"
남자가 아주머니께 말했다
아니요 이뻐라 하긴 해도 키우는건 못한단다 그러면서 댈고 가란다
얼씨구 웬 횡제냐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 보는 남자
"그래! 대려갈 수 있음 대려가자"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자는 고양이를 덥썩 안았다 요놈이 신기하게도 남자의 품에 안겨 얌전히 있다
같이 산책하던 백수놈도 그놈이 신기한지 남자의 품에 안긴 희끄무리한 그넘을 연신 올려다 본다
지난 늦가을에 여름이가 집나간 뒤로 나비외롭다고 고양이 타령하는 남자의 말을 무시했던 그녀다 그랬던 그녀가 고놈을 대려왔다
남자의 품에 꼭 안겨서 ~~
암만 봐도 길고양이 같지가 않다
털도 뽀송뽀송하고 네 발도 깨끗하다
아직 어린 티도 나고 고놈을 집에 내려놓으니 나비란 놈도 백수도 무지 관심이 많고 슬슬 곁으로 다가가서 알은체 하니 얌전히 안겨 온 그놈 앙칼지게 하악질이 사납다
쇼파 밑으로 들어가선 나오질 않는 놈을 쭉쭉이로 유혹을 하니 슬금슬금 겨 나와선 쭉쭉이 간식을 야무지게 빨아 먹는다
엉겹결에 대려오긴 했어도 슬슬 걱정이 되는 그녀다 이넘이 집을 뛰쳐나온 놈인지 아님 누가 버린 놈인지 몇 살인지 숫놈인지 암놈인지 병이라도 있는건 아닌지 갑자기 궁금하고 집에 있는 애들까지 병이라도 옮기는건 아닌지 걱정 반 호기심 반 케이지에 넣고 동물병원으로 대려 갔다
그날따라 몸집이 큰 개,누런 개, 몸집이 작은 흰강아지,나비같은 고등어 무늬인 고양이, 등등.. 환자들이 밀려서 한시간여 기다렸다가 진료를 받았다
여기저기 진찰 하던 의사 왈 아주 건강하구요 2.5키로이고 5개월 정도 되는 어린 고양이구요
시베리아산이냐니까 순 시베리아가 아닌 섞인 품종이고 암놈이고 길고양이가 아니란다 눈을 닦으니 붉으스럼한 액체가 묻어 나온다니까 먹는 먹이 때문이란다
크렁 크렁 으르렁거리긴 해도 야옹 소리를 안내는것 같다니까 소리를 못낼 수도 있단다 그럼 벙어리?
눈에 넣는 안약 만원하고 거금 3만원씩이나 나갔다
그나저나 그 어린 놈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다 7년된 백수도 6년 산 나비도 그넘 눈치 보고 슬슬 피한다
첫날에는 쇼파 밑에만 틀어 박혀 있던 놈 이제는 나비 놀이기구 앞에서 쭉 뻗고 실실 눈을 감고 누웠다
암만해도 무서운 놈을 대려 온것 같다
지놈이 우리집 대장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더니 그넘을 두고 한 말이지 싶다
그나 저나 그 날 그넘이 왜 그곳에 있었을까?
참말로 그것이 궁금하다
--마음 여린 (나비)--
암놈이라 좋아 했었는데 암만해도
쉽지가 않는지 슬슬 피해 댕기는 불쌍한 놈
첫댓글 나는 고양이가 싫다
어느듯 혼기가 찬 아들놈이
고양이 한마리를 데리고
비혼을 선언하며 분가를 했다
고양이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찜찜하다 ㅎ
하이고
우리집에도 그런 아들 있어요
아들들이 왜 그런다요?
우리아파트에서 구조하여
서울딸네집에 보낸 길고양이 장군이와
많이 닮았네요. 고양이 참 똑똑하고
영특한 동물입니다. 사랑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는 지하주차장에서
구조한 암코양이 해피입니다
그산님 반갑습니다
고양이
정말 대단한 애들이예요
어떤땐 이놈들이 서늘하게
무서워 질 때도 가끔 있어요
어머 역시 길고양이는 아니었고
주인이 있었네요
어딜가도 기죽지 않을 기질인지
아니면 생존전략이었을까요 ㅎ
간만에 글로오셔서 반갑습니다
뜨거워도 산책 거르지 않으시니 의지력 대단하셔요
덩달아 백수도 세상구경하고요
맞아요
그넘이
알고보니 페르시안 고양이인데
주인 남자가 나더러 키우라 했는데
우리집 나비랑 백수가
스트레스 받아서 안될것 같더라구요
'억울하다!
태생이 그런건데 째려본다하고 도도하다 하고..
그게 좋아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고양이의 辯
그러게요
도도하고 요염 하기도 하지요
네 ~♡--♡
네~~
감사합니다
우리집에 8~10여년 전에 힌고양이 한마리가 집에 들어와서 터줏대감이 되었답니다.
눈은 양쪽 눈동자 색갈이 틀려서 별종 같은 생각을 하는데 애들이 사료를 사다 놓고 아빠가
고양이 사료를 잘주라고 싱싱 당부를 했습니다. 암눔이라서 배가 남산만해져서 어느날 새끼를
여러마리 대동하고 사료통에 왔는데 새끼들이 귀엽드군요. 구청에 신청해서 배꼽 수술도 시켜서
새끼를 못낳게 해놓은 고양이는 귀꼭대기를 살짝 잘러서 와서 고양이에게 미안하드군요.
터줏대감 노릇을하면서 주인들이 지나가면 앞발로 사료 달라고 바지 가랑이를 툭툭쳣는데~~
얼마전부터 행방불명이 되었답니다. 애들 이야기로는 수명이 다해서 밖에 나가서 죽은듯 하다고~
눈에 안보이니 애들이 전화오면 고양이 안부를 먼져 묻고 있답니다.
어머낫
갸도 길고양이가 텃주대감이 되었군요
그넘들 생존전략이 대단하지요
감사합니다 ^^~
우리 딸들이 셋 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제가 절대 반대하여 집에 안 들였습니다.
지들이 독립해서 키우면 누가 뭐라 할까요?
과년한 딸 둘 치다꺼리도 버거운데(미국에 있는 둘째는 독립했으므로) 냥이 집사까지는 못합니다.
노견 백수에다가 고양이 두 마리까지 건사하시는 요요님 대단하세요.
오늘도 건조기에 넣으면 안 되는 딸들 옷가지들을, 습도 높은 요즘 잘못 말라 냄새날세라 애벌 빨래 한 뒤에 세탁기 돌려서 볕 드는 베란다에 정성껏 널었습니다.
요요님의 글은 늘, 붉은 칸나 같기도 하고 펄펄 뛰는 등푸른 물고기 같기도 합니다.
그 필력 갈고 닦아 더 빛내시길 바라며 응원합니다! ^^
백수 땜에 뒷다리 마비되는바람에
하루 한시간씩 흑흑 거리면서도 꼭꼭 걷는답니다
다리 근육이 제법 붙었어요
대단한 놈 그놈은 돌려 보냈네요
주인 남자가 대려가서 키우라는데 내 나이도 있고 서방뒷치닥에 백수랑 나비 갸 땜시 스트레스 안받게 해 주고 싶어서 정 들기전에 지네 집으로 얼른 보냈어요^^~
짐에 냥이 키우면 다른데로 이주시켜요
아마도 다들 좋아할거 같은데
그넘의 정 들기전에
갸 있던데 대려다 줬어요
두놈이나 남은 생 잘지내야지 싶네요
고 자씩 은근히 대단한 놈 맞습니다요^^~
아우라가 풍깁니다 ㅎㅎ 길냥이 에게도 이렇게 사유가 깊으신 요요님
항상 힘듬도 조곤조곤 풀어 내시는 요요님 본인 삶에 껴든 것은 무엇이든
깊은 눈으로 애정으로 대하시니 이렇게 좋은 글이 나오나 봅니다
저 냥이를 돌려 보내셨군요 ㅎㅎ
어제는 바로위 오라버니 첫 기일이라고
다녀 왔어요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지나갔네요
손녀 손주들이 어찌나 이쁘던지요
사는거 별거 아닌데
죽고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문득 뒤돌아보니 70이나 먹었으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