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가 만든 떡도 크고 맛있어야 사먹는다" 라는 옛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네 정서와 상당히 동 떨어진 것 같다. 조금 못해도 情으로 덮어주고 달래주는 우리네 정서인 그 마음과는 꽤 거리가 있다. 하물며 남도 아닌 사랑스런 아내의 어머니가 파는 떡이라도 남들보다 낫지 않으면 사지 않겠다는 정말 매정하리만큼 실리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어찌 보면 자본주의 상거래의 기본 원칙이 함축되어 있는 속담이다. 만약 장모나 혹은 다른 친지가 파는 떡이기에 다른 사람들의 제품보다
못한 것을 그대로 구입해 줄 경우 본인은 물론 장모나 친지의 가게까지 경쟁에서 뒤쳐지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요즈음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고 급속히 무역의 장벽이 없어지는 추세이다.
우리가 만든 자동차나 가전제품이 세계 곳곳에서 팔리듯이 우리 시장에서도 다른 나라에서 만든 자동차나 가전제품이 같은 조건에서 팔리고 있다.
예전에는 외제차를 타고 외국 담배를 피는 사람들을 조금 색다른 시선으로 보았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 있는 시대이다.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냉장고, TV에서 면도기나 다리미 그리고 전기 밥솥이나 믹서기, 후라이팬, 그리고 부엌칼까지도 어느덧 세계적인 제품들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이 조금 뒤떨어져도 애국심에 매달려 구입하려고 하지 않으며, 단지 제품의 가치에 따라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상품 구매에 있어 국적은 이미 오래 전에 상관이 없어졌으며 오로지 제품의 품질에 의해 판단되어지는 무한 경쟁시대이다.
그러나 유독 먹거리에 대해서만은 "신토불이(身土不二)" 라는 우리의 정서가 아직 남아 있다 우리의 농촌을 살려야 되는 사명이 있는 마당에 외국 농산물을 무차별적으로 들여오는 것도 문제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어느 순간 도태되고 마는 자본주의 시장 논리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최근 농촌에서도 외국 농산물과 경쟁하려는 다양한 노력들이 있으며, 그 결과 국산의 우수한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모든 농산물을 자급자족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한 환경속에서 막연히 수입 먹거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옳지 못하다.
우리가 생산한 양만으로 부족한 농산물이나 우리의 땅에서 재배되지 않는 우수한 먹거리들은 어차피 수입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며, 점차적으로 우리의 신토불이 농산물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유사한 농산물과 품질적 경쟁을 치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값싼 저품질의 무분별한 수입으로 인해 수입 농산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었지만, 글로벌 시대인 현실에서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사라지고 오직 품질과 상품력만으로 경쟁하므로 "어느 나라의 농산물인가?" 라는 기준보다는 품질적으로, 또는 안전성인 측면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것이다.
장모가 만든 떡이기에 조금 부족하더라도 사주어야 한다는 아름다운 마음이 오히려 장모의 장사를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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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만약 장모나 혹은 다른 친지가 파는 떡이기에 다른 사람들의 제품보다 못한 것을 그대로 구입해 줄 경우 본인은 물론 장모나 친지의 가게까지 경쟁에서 뒤쳐지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글로벌 시대인 현실 에서는 홈그라운드 의 이점이 사라지고 오직 품질과 상품력 만으로 경쟁 하므로 ....) 냉정 한것 같지만 맞는 말씀 입니다.
행복님 맞습니다.그러하니 제말은 현재 노무현대통령이 추진중인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도록 대통령한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밉다고 대통령의 힘이나 빼고 레임덕 현상이 너무 빨리오면 그 손해는 우리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