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은 몇 % 일까?
한 나라의 부동산 정책을 세우는데 있어 필요한 기본적인 자료는 많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아마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면, 필요한 주택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공급되었는가를 나타내는 ‘주택보급률’일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주택보급률은 ‘총 주택 수를 총 가구 수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명인데, 총 가수수가 1,000만 가구이고 총 주택수가 1,000만호라면 주택보급률은 {(1,000만호)/1,000만 가구} * 100 = 100%가 되는 것이다.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2002년도에 이미 100%를 넘어섰고, 2005년에는 105.9%를 넘어섰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0%가 안 되는 곳은 서울(89.7%), 수도권(96%), 대구(92.5%), 울산(99.7%) 등이다. 반면 인천(101%), 전남(135.4%) 충남(129.1%) 강원(126.8%) 경북(126%) 등은 100%를 넘었다.
선진국에서는 주택보급률 100%를 넘더라도 멸실 주택, 신규가구 증가, 주택교체수요 등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주택공급이 필요해 적정 주택보급률을 120%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지방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이 주택보급률이 거꾸로 가장 낮아 주택 가격 상승의 불씨가 되고 있음을 누구나 쉽게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적정선에 한참 부족한 주택보급률 105.9%란 수치조차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가 많다. 주택 보급률은 단순히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눠 계산하는데,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이것만으로는 다양해진 가구 형태나 주택 유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분모인 ‘가구 수’를 살펴보면 실제로 독립된 주거공간이 필요한 단독 가구와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함께 사는 비 혈연 가구가 빠진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경우 지난 2005년 기준으로 317만1000호로 우리나라 총 가구 1598만8000호의 2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5년 전에 비해 4.5% 높아진 수치다. 그런데 1인가구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인구는 세월이 흘러 정체되더라도 주택수요는 늘어남을 알 수가 있다.
지난 2월 15일 국정홍보처 홈페이지인 ‘국정브리핑’은 ‘실록 부동산정책 40년’을 통해 ‘가구 수 산정에서 제외되는 1인 가구(317만 가구)를 포함할 경우 2005년도 주택보급률은 82.7%로 떨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비록 많이 늦긴 하였지만, 참여정부 들어 주택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이 주택 공급 부족임을 드러낸 것이다.
전국 기준으로 2002년 67만호에 달했던 연간 주택건설 실적(승인 기준)은 참여정부가 시작된 2003년부터 매년 조금씩 줄다가 2006년 11월 현재 36만호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 인구가 최고치에 달하고 그 이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 사례나 그간 경험에 비춰볼 때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가구당 가구원 수 감소 ’등의 요인으로 인해 가구당 필요로 하는 주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선진국들은 주택보급률을 산정할 때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누는 방법에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인구 천 명당 주택 수’를 기준으로 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 1000명당 주택 수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선진국 대도시의 경우 동경은 1000명당 500호, 런던은 415호, 파리 616호 정도다. 우리나라 수도권은 1000명당 겨우 253호(전국 280호) 수준에 불과하다.
(노용환 재테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