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사랑 / 오갈피나무, 오미자, 남오미자
♧ 9월 14일. 오늘의 역사와 기념일.
* 2000년 - 대한민국의 소설가 황순원 타계
♧ 9월 14일. 한국의 탄생화
* 개화결실기의 오갈피와 결실기 축제의 오미자 : 2과 3속 10종
* 두릅나무과 1속 2종 / 오미자과 2속 8종
* 대표탄생화 : 오갈피나무
* 주요탄생화 : 오미자, 남오미자
※ 9월 14일 세계의 탄생화
마르멜로 (Quince) → 11월 2일 한국의 탄생화(털모과)
소년은 개울가에서 소녀를 보자 곧 윤 초시네 증손녀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소녀는 개울에다 손을 잠그고 물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서는 이런 개울물을 보지 못하기나 한 듯이. 벌써 며칠째 소녀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물장난이었다.
오늘은 동화같이 슬프고 아련한 사랑의 이야기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님의 타계일입니다. 선생님은 돌아가셨지만 선생께서 남기신 많은 시와 소설은 언제까지나 사람들에게 꿈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할 것입니다.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개화기의 [오갈피나무]와 결실기의 [오미자]입니다. 두 식물에게 특별한 공통점은 없지만 오씨(?) 가문의 나무이다보니 오늘 한국의 탄생화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탄생화는 기본적으로 개화기에 맞추어 탄생화일을 정하지만 열매나 단풍이 그 풀과 나무의 특성을 잘 말해주는 경우 그에 맞추기도 하였습니다.
오늘의 대표탄생화는 약용식물의 대명사인 두릅나무과의 [오갈피나무]입니다. 한자 이름은 오가피(五加皮)입니다. 잎이 다섯장이고 나무의 껍질을 약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다섯장의 나뭇잎이 마치 인삼의 잎과 비슷하고 약효도 인삼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속명이 [Acanthopanax]인데 [panax]는 인삼을 뜻합니다. 인삼도 두릅나무과 식물이랍니다.
오갈피나무와 비슷한 식물 중 줄기에 무시무시한 가시가 더덕더덕 붙어 있는 멸종위기 2급보호종인 [가시오갈피]가 있는 데 이 아이는 초여름에 꽃이 피고, 오늘 주인공인 [오갈피나무]는 8, 9월에 꽃이 피어 9,10월에 열매를 맺는답니다.
저희 집 골목 화단에도 작은 오갈피나무 한그루가 10년째 자라고 있는데 토양이 맞지 않는지 키도 잘 자라지 않고 꽃도 한번도 피지 않고 열매도 맺지 않아 안타깝답니다.
오갈피나무의 꽃말은 [만능]인데 아무래도 좋은 약효로 만병통치의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나무 이름의 끝 글자가 자(子)로 끝나면 열매나 씨앗을 약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오미자와 함께 구기자, 복분자 등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지금 이맘때 남부지방의 오미자 생산지에서는 오미자 축제가 한창입니다. 문경에서는 일주일 후인 20일부터 22일에 축제가 열리고, 함양에서도 열리는데 올해는 추석과 겹쳐서인지 아직 축제 현황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에서도 오미자도 많이 생산됩니다.
[오미자과]는 [오미자속]의 [오미자], [청오미자], [흑오미자], [흰흑오미자]와 [남오미자속]의 상록덩굴나무인 [남오미자] 등 2속에 자생5종, 재배 3종 밖에 등록이 되지 않은 아주 작은 가문입니다. 원래는 산에서 자라는 야생 열매나무인데 남부지방에서는 오미자의 좋은 맛과 효능 때문에 대량으로 재배하기도 합니다. 그 재배지에서 이 맘 때 오미자 축제가 열리는 것이지요. 꽃은 5, 6월에 보통은 흰색으로 피지만 붉은색, 노란색의 작은 꽃을 피운답니다.
열매를 먹어보면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이 모두 섞여 있다 하여 오미자이지만 실제로 열매를 먹어보면 시금털털한 맛에 그냥 먹기는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미자술, 오미자 차, 오미자 효소 등으로 먹으면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오미자가 된답니다. 우리집에서도 매년 순창에서 오미자를 공수해 오미자 효소를 담그는 데 올해도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오미자는 몸이 약하고 여윈 것을 보하며, 눈을 밝게 하고 신장을 덥히며, 양기를 세게 한다고 합니다. 또한 남자의 정(精)을 돕고 음경을 커지게 한다고 합니다. 또한 소갈증(당뇨병)을 멈추게 하고,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없애주며, 술독을 풀고 기침이 나면서 숨이 찬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병(病)]을 철학적으로 이야기 하면 [부조화]입니다. 우리 몸은 약 60~100조개의 세포가 결합된 세포연합체입니다. 이 세포 하나하나는 완벽한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는 독립된 생명체이지요. 이 세포들이 군집을 이루면서 각자 역할을 맡습니다. 이 역할은 너무 치밀하게 짜여 있어 어느 한 곳이라고 임무 수행을 제대로 못하면 그것은 곧바로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대부분의 세포들이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하면 우리는 그것을 건강하다고 표현한답니다. 그런데 이 세포 중 일부가 약해지거나 죽거나, 혹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아 자기 역할을 못하게 되면 연합체인 우리 몸 전체는 급격하게 허물어집니다. 이런 상태를 우리는 병에 걸렸다고 표현합니다. 때로는 세포 중 일부가 연합체에 반역을 꾀해 통제를 벗어나 자기 마음대로 활동하고 증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암'이라고 표현합니다.
저는 우리 사회도 우리 몸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하면 그 사회는 건강해집니다. 어느 한 곳이라도 허물어지면 그 사회 전체는 급속도로 허약해지지요. 그래서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일은 각자의 역할을 잘 분배하는 일이고 수행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서로를 차별하지 않습니다. 뇌세포가 손의 세포에게 나는 명령을 내리니 내가 더 소중하고 너는 하찮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심장세포가 곧 잘려나갈 머리카락 세포를 무시하지도 않죠. 우리 몸은 권력차별의 사회가 아니라 역할분담사회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맡은 역할에 따라 가진 부의 양에 따라 권력이 나뉘어지고 권력은 사람을 차별합니다. 그것은 부조화와 갈등의 원인이 되고 결국은 싸움이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일은 [권력 중심의 사회에서 역할 분담의 사회]로 진보하는 일입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추석연휴인 오늘도 2019년 어느 멋진 가을날을 만들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