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망인의 눈물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비둘기가 날고
성화가 타오른 다음
애국가가 장엄하게 울릴때
이를 보고 있던 서양할머니
한 분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
왜 한국 애국가를 듣고
서양 할머니가... 하는 의문이 생김직하다.
그분의 나이는 당시 70세, 국적 스페인,
이름은 롤리타 탈라벨라 안.
1936년 8월 1일,
나치 치하의 베를린올림픽 개막식이 끝나고 일장기를
단 한국선수 김용식, 이규환,
장이진, 손기정, 남승룡 등이
모여 앉아 잡담을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 재독동포 한 사람이 헐레벌떡 달려와 억센 평안도 사투리로 자신이 지었다는
'조선응원가'를 불러주겠다며 구깃구깃한 악보 하나를 꺼내 들고 손짓, 발짓, 고갯짓으로
장단을 맞추며
그 응원노래를 불렀다.
그 조선응원가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그런 일이 있은지 보름 후에
마라톤의 손기정 선수가
제1착으로 경기장안으로
뛰어들자 스탠드한쪽에서
돌연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서너명의 재독동포 앞에서
미치광이처럼 두손 저으며
지휘를 하고있는 이는 바로 보름 전에 조선응원가를 불러 주던 그 젊은이
그가 바로 안익태선생이다.
그는 올림픽 두 달 전에 조선 애국가의 작곡을 완성하고 올림픽에 조선선수들이 참가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응원가로 임시 만든것이다.
이 애국가를 짓게 된 동기는 이렇다.
그가 미 커티스 음악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있었을때 샌프란시스코 한국인 교회를 들른적이 있었다.
그 교회에서 개작하여 부른
애국가 곡조가 이별할때
부르는 슬프디 슬픈
스코틀랜드 민요였었다.
그래서 슬픔을 이겨내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애국가 곡조가 절실하다고 생각하여 그는 전 세계 40여개
국가를 수집하여 비교 검토해 가며,
5년여에 걸처 지어낸 곡이
베를린 올림픽 개막식에서 처음부른 애국가인 것이다.
1948년 정부수립과 더불어
정식국가로 채택되었을 때
안익태는 이승만 대통령에게
이런 펀지를 띄운다.
'이 애국가는 제가 지은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지으신 것입니다.
본인은 다만 하느님의 영감을 대행한것 뿐입니다.
77년 전 나라조차 없이
일본국 명의로 출전한 올림픽 개막식에서 처음 불렀던
그 노래를
안익태선생의 미망인
롤리타 안 여사가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어찌 눈물없이 들을 수 있겠는가?
개막식의 애국가는
우리민족 모두가 울먹어야
했던 그 때 와는 본질이 다른 애국가였던것이다.
- 안익태의 생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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