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아득히 태양은 사그라져 버리고 붉은 기운이 퍼져서 훨씬 편안하게 느껴지는 곳이네요. 오늘 당신을 이곳 의자에 초대하였습니다 앉으세요. 하고싶은 말이 있답니다. 우리집의 첫 가족사진을 기억하시나요? 아마 제 기억으로는 4~5세 때 인것 같아요 딸만 4인 집안의 첫 가족 사진을 찍는데 왜 아들이 필요했을까요? 그 아들역할이 왜 하필 저였나요? 아직도 기억합니다. 엄마가 사놓은 반바지와 남방셔츠와 타이즈를 입지않겠다고 벽에 붙어서 꼼짝도 하지않았던 그때를요 . 그리고 기억합니다 큰언니의 쉬폰 여름 푸른색 원피그와 작은언니가 입은 땡땡이 물방을 패턴의 노랑 원피스 ,여동생의 푸른 리본 달린 체크 원피스 그리고 하양 망사 모자까지도요 나도 저런 원피스를 입고 싶다고 울면서 있었지요 그러나 아버지와 엄마는 무시한채 그바지와 셔츠를 강제로 입히고 사진을 찍으셨죠. 지금도 그 사진을 보면 눈물이 그렁그렁한채 서러운 표정으로 가족들과 다른 시선을 던지며 있네요. 아버지는 딸만 있는 집안이 싫으셨나요? 누군가가 당신의 원대한 꿈을 이어주길 바랬는데 딸은 못하고 아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아무튼 아버지! 저는 그날 이후로 어린시절 사진의 제 모습은 웃는 모습이 별로 없어요. 편안한 표정도 없구요 찡그리거나 옆으로 째려보는 표정들이지요. 그날 이후로 당신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을런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대한 불신을 배웠는지도 모르겠어요.지금 생각해도 당신의 남아선호사상이 밉고 구질구질해요 당장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리세요. 그때는 다 그랬다고 그런 말은 하지도 마세요. 아버지가 그 시대에 태어난 것이 잘못이 아닌것처럼 나도 아버지 딸로 태어난것이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러나 싫다고 울며불며 거부한 딸에게 꼭 바지를 입히고 사진까지 찍어야 했나요? 왜 그렇게까지 하셔야했나요? 당신을 이해하기 싫어요. 대답은 하지않으셔도 되요 . 미안했다는 말을 듣고 싶을 뿐이에요.
제가 포미포유 님의 아버지가 되어 볼게요.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올라왔어요.. "부옥아, 니가 그때 일을 기억하고 있다니, 깜짝 놀랐단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구나...니 앞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언니들과 동생이 입은 원피스, 너도 입고 싶었구나. 나는 그걸 왜 몰랐을까. 아니다, 내가 또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구나. 너는 벽에 붙어 반바지를 입지 않겠다고 울기까지 했는데, 내가 참 무지하고 모질었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만 했구나. 딸아, 이제라도 내 부끄러움을 보게 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미안해 내 새끼.. 사랑하는 부옥아, 내가 잘못했다... 지금이라도 애비의 사과를 받아줄 수 있겠니?"
첫댓글 돌아가신지 30 여년이 지났는데 지금에서야 처음으로 아버지를 대면한다. 새벽인지 저녁놀인지는 모르지만 배경이 어스름한 것이 좋았다 내가 편할 것 같았다 . 마음속의 웅얼거림을 표현하니 코끝도 찡하다
제가 포미포유 님의 아버지가 되어 볼게요.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올라왔어요..
"부옥아, 니가 그때 일을 기억하고 있다니, 깜짝 놀랐단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구나...니 앞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언니들과 동생이 입은 원피스, 너도 입고 싶었구나. 나는 그걸 왜 몰랐을까. 아니다, 내가 또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구나. 너는 벽에 붙어 반바지를 입지 않겠다고 울기까지 했는데, 내가 참 무지하고 모질었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만 했구나. 딸아, 이제라도 내 부끄러움을 보게 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미안해 내 새끼.. 사랑하는 부옥아, 내가 잘못했다... 지금이라도 애비의 사과를 받아줄 수 있겠니?"
아버지에게 더 퍼붓고 싶은 말들은 아직 많이 있지만 그날의 일에 대한 아버지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아버지!!! 아 눈물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