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분들게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 교수는 YTN 굿모닝와이티엔에 출연해 “이 사고는 인도에 있던 인파들이 서로 밀리고 깔려 일어난 사고”라며 “사고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지기 어려운 부분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염 교수는 이번 참사의 원인을 좁고 경사진 이태원 지형의 특성과 미흡했던 사전조치, 사고 발생 이후 혼잡한 교통상황으로 인한 대처 지연을 꼽았는데
염 교수는 “골목이 좁고 경사가 진 내리막길에서 한 명이 넘어지고 그 위에 겹치는 상황이 이어졌고 결국 압사 단계에 이른 것”이라며 “결국 자신의 힘으로 제어할 수 없고,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재난으로 표현할 만큼 큰 사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결국 축제가 벌어진 현장에서 안전 예방 조치라든가, 재난대응 통제 등이 시스템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측면들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염 교수는 “또 다른 문제는 소방당국이 출동할 때 주변 교통이 너무 혼잡했다”며 “압사 상황에서 쇼크를 받아 심정지가 왔을 때 골든타임은 최대 4분인데, 구조인력이 진입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고 현장에 들어가는 데 시간이 지체돼 피해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이 수사본부를 꾸려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로 한 것에 대해 염 교수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내놨는데 염 교수는 “주최 측이 어떤 행사를 기획했고, 그 행사로 인해 사람이 몰려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여 있던 인파들이었다”며 “수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밝혀내야 하겠지만 조심스럽게 의견을 드리자면 특정 업체나 개인, 지방자치단체 등 대상을 특정하기 곤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일 누군가가 위해를 가할 의도로 밀었다고 한다면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 사고는 자연적인 현상에 가깝다. 어느 한 명이 떠밀려 넘어졌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이 연거푸 넘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이라고 덧붙였고 사전 안전조치가 미흡했던 부분이 안타깝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였던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 사고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행안부 장관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인데 오히려 국민들의 화를 돋우는 말을 하고 있어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을 두고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 장관은 30일 브리핑에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 배치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31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화를 북돋운다”고 맹비난했고, 여권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장관은 결국 유감을 표명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장관을 가리켜 “잘 모르면 입을 닫고 있어야지, 왜 자꾸 변명하다가 국민의 화를 북돋우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책임을 피하기 위한 얘기를 던질 때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사고가 날 줄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결국 안전불감증이 이런 대형 사고를 키우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이 장관의 발언은 아주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이 장관 발언은) 황당한 수준이었다”며 “참사나 황당한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것을 감내하겠다는 의지인지, 그 내용의 진위 자체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무책임한 회피성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장관 발언에) 정말 귀를 의심했다”며 “책임을 지겠다는 얘기보다 회피하려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언행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장관에 따르면 참사 당시 시청이나 광화문 인근에서 집회·시위가 많아서 그곳에 병력을 배치하다 보니 (이태원 쪽) 배치에 대해선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별로 좋은 판단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조경태 의원도 TBS 라디오에서 “너무 슬프고 참담한 심정인데 해당 장관의 한마디가 이런 논란을 빚게 하는 건 참으로 유감”이라며 “(이 장관이) 좀 더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무겁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국민이 듣기에 적절한 발언은 아니다”며 “참사 당시 주변에서 다양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던 건 사실이나,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면 좀 더 세심한 배려와 준비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날 합동분향소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발언에 대해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소방력 대응이 사고의 원인이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론이 거세지자 이 장관은 오후에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국민일보. 안규영 / 구승은 / 김이현 기자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우리 국민들의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공사 현장에서 오래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단속을 해도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이 태반이었습니다.
요즘 건축 현장이나 공장 안에서 자주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시행기관의 책임이 크지만 자신의 안전을 소홀히 하는 작업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많이 놀랐습니다. 안전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예견된 참사, 예견된 사고’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거리가 있는 얘기들입니다. 어떤 누가 사고를 예견하고도 당하겠습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것보다는 안전에 대비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지자체는 항상 어떤 안전사고라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강구해야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책임이 분명히 있습니다. 지금 행안부 장관더러 다 책임을 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서울시장, 서울경찰청장, 용산구청장, 용산경찰서장은 입이 백 개라도 함부로 입을 놀려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의 부적절한 말과 함께 용산구청장의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무성의하게 대책을 발표하는 것을 본 유족들과 국민들의 마음이 평정심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엄청난 참사에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가 필요할 것인데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들을 보면서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리고 무슨 사고가 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비판만 앞세우는 야당의 태도도 이번 기회에 좀 바뀌기를 바랍니다. 사고가 난 뒤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소리들을 늘어놓는 것은 오히려 유족들에게 상실감만 더 크게 하는 짓인데 그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정치인들이 입을 함부로 놀려 슬픔에 빠진 유족분들과 걱정을 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는 행위는 이제 정말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