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에,
부지런히 눈을 치웠습니다.
그러고 나서,
산을 가려고 했지만,
명절 준비를 하느라고 산을 찾지 못했고...
그런데,
하늘이 도와서,
눈은 3일간이나 계속됐고...
덕분에,
고향에 있는 산을 가려고,
꼬까신을 신었습니다.
이 신발은,
막내 동생이 캐나다에서 사준 신발인데,
그동안 아까워서 신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명절이라서,
꼬까신 신고 산을 가려고 합니다. ㅎㅎ
일단,
집을 나섰는데...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어디로 갈지 막막하네요!!
일단,
뜨거운 물 한 병 있으니,
컵라면 하나 사 들고서 무작정 산으로...
여기는,
산수유가 필 때면,
사람이 엄청 많은 곳인데...
오늘은,
눈이 내려서 그런지,
사람의 흔적도 찾을 수 없고...
그런데,
고즈넉한 냇가를,
왜 이런 흉물로 만들었는지...
눈이 있는 산으로 가는데,
친구 집도 지나게 되고...
지금은,
사람이 없는지,
썰렁하기만 한데...
내려오면서,
친구와 떡국이라도 하려 했더니,
그럴 수는 없었고...
아직은,
민가가 있는 곳이지만...
벌써,
산속에 접어든 느낌이고...
무엇보다,
한 달 뒤에는,
이 장소가 산수유 꽃이 차지할 텐데!!
드디어,
산수유로 유명한,
가장 높은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마을 입구부터,
모두가 산수유 나무이지만...
오늘은,
노란 산수꽃 대신에,
흰색 눈꽃이 만발했고...
마을에 있는,
조그만 산행 안내도입니다.
오늘 일정은,
상위 -> 묘봉치 -> 고리봉 -> 당동마을인데...
산이,
나를 반길지 의문이지만,
산행을 시작해 봅니다.
마을을 가로질러,
산으로 올라가는 중인데...
돌담길에는,
눈이 소복하게 쌓였고...
그런데,
눈 내린 설 전날 아침에,
누가 여길 걸었을지??
여기가,
등산로라고 하면,
가늠이나 될까요??
암튼,
국립공원이라는 안내판이,
산으로 가는 입구라고 말해주는데...
그동안 쌓인 눈으로 인해,
등산로를 찾지 못하는 걸 빼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고... ㅎㅎ
산으로 올라가는데,
누군가 발자국이 산으로 이어지고...
반가운 마음에,
발자국을 따라서,
부지런히 걸었는데...
결론은,
근처 밭을 둘러보는,
동네 할아버지의 발자국이었고...
결국,
아무도 없는 길을,
나 홀로 올라갑니다.
내 여상에는,
산에 눈꽃이 가득하길 바랐는데...
눈꽃은 고사하고,
눈만 가득 쌓였고...
길을 찾지 못해,
여러번 발품을 팔았는데...
아주 가끔씩,
이런 표지가 나오면,
길을 틀리지 않았다며 안도를 했고...
그런데,
고도가 높아지지만,
눈꽃은 보이질 않고...
한참을 올랐는데,
당황스럽게 이런 구조물이...
산에,
누가 있다고 이렇게 크게 만들었을지...
혹시,
멧돼지나 곰을 쫓기 위해서??
산에는,
반달곰은 고사하고,
다람쥐 한 마리도 보이질 않고...
간혹 불어오는 바람에,
산죽 잎이 바스락거리기만...
그런데,
정말 중요한 점은,
어디가 등산로인지 모른다는 것...
봉사 문고리 잡듯이,
어렵게 쉼터를 찾아왔는데...
쉼터에도,
사람은 고사하고,
동물의 흔적조차 없고...
그래도,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서,
묘봉치로 올라가는데...
소복하게 쌓인 눈에,
새가 알을 낳았네요!!
주변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데,
알을 어찌할지 잠시 망설였고...
결론은,
껍질은 버리고 나머지는 꿀꺽... ㅋㅋ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혼자 별짓을 하며 노는데...
커다란 소나무에,
조금씩 눈꽃이 피려 하고...
눈꽃이 피어 좋기는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겁나 춥다는 것...
묘봉치가 멀지 않았는데,
여기에도 이런 구조물이 있고...
정확한 용도는 몰라도,
저런 구조물이 필요한 장소인가 보네요!!!
그런데,
멧돼지가 나오면,
저기로 도망가라는 것은 아니겠지요!!
길은,
어디에도 없고...
즉,
내가 가는 길이,
등산로가 되는 상황인데...
그나마,
나무 사이로,
희미한 흔적을 찾아 걸어가는데...
산죽이 우거진 구간이 나오면,
정말로 절망의 연속이고...
왜냐하면,
눈 속에 있는 줄기로 인해,
자꾸만 걸릴 뿐만 아니라 엄청 미끄러워서...
암튼,
지팡이로 찍어보고,
발로 더듬어 가면서 힘들게 올라가는데...
대부분 등산로는,
산객을 위하여,
조그만 리본이 주렁주렁 달렸는데...
우리 고향에 있는 등산로는,
리본은 고사하고 정적만 감돌고...
그래도,
감에 의존해서,
나무 사이를 비집고 올라가는데...
제일 어려운 구간은,
산죽이 우거진 곳인데...
왜냐하면,
키 작은 대나무들이,
길과 나무의 경계를 메워버렸고...
더구나,
눈까지 쌓여서,
등산로를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네요!!
서너 번 길을 헤매고 나서,
이런 구조물이 나오니 너무 반가웠고...
평소라면,
경사가 너무 심하다고,
엄청 투정을 했을 텐데!!!
오늘은,
정상적인(??) 등산로라 생각하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고...
고도가,
첨미터를 넘어가니,
산은 눈세상으로 변했고...
나무에 눈꽃이 피면 좋지만,
날이 포근해서 그런지,
눈꽃 대신에 눈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암튼,
뭐가 됐든지,
산은 온통 눈세상으로 변해가는데...
여기도,
등산로인 줄 알았는데...
바위 절벽이,
구름에 가려서,
마치 등산로처럼 보였고...
암튼,
눈은 오지 않지만,
구름도 발목을 붙잡고...
이제는,
눈과 눈꽃이 반반 섞여 있는데...
눈이든,
눈꽃이든,
결론은 완벽한 눈세상이고...
이걸 보겠다고,
명절이 생고생을 하다니... ㅉㅉ
가녀린 나뭇가지에는,
눈꽃이 화려한 모습으로 달렸고...
이런 모습이 그리워,
여기까지 올랐는데...
산이,
이런 모습으로 반겨주니,
그저 감동만... ㅎㅎ
드디어,
지리산 남부 능선에 올랐는데...
그런데,
이게 등산로처럼 보일까요??
더구나,
눈은 무릎까지 빠지고!!
이제,
묘봉치를 지나서,
고리봉으로 가려고 합니다.
여기에 오면,
산객의 흔적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너무 깔끔한 모습으로...
심지어,
산짐승 발자국마저 없고...
고리봉으로 가는데,
이정표가 눈 속에서 빼꼼히...
밤새 무탈하냐고,
간단하게 안부를 전하고 길을 가는데...
이정표 왈,
고리봉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으니 돌아가라 하네요!!
능선 부분은,
사람의 흔적은 없지만...
등산로가,
선명하게 구분이 되고...
이런 길은,
식은 죽 먹기라 생각하고,
성큼성큼 걸으려 했는데...
눈은,
평균적으로 50Cm 이상 쌓였고...
더구나,
움푹 패인 구간이라도 나오면,
중심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휘청 거리는데...
조금 전 이정표가,
고리봉 가는 길이,
힘들다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고...
아마도,
삼백미터쯤 걸었는데...
산을 올라오는 것보다,
여길 걷는 것이 훨씬 힘들었고...
왜냐하면,
무릎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걸으려니,
오르막 보다 힘이 세배는 더 들었고...
잠시 쉬면서,
고민을 했습니다.
밥도 못 먹고,
여기까지 올랐는데,
이러다가 힘들어서 죽을 거 같아서...
그래서,
눈은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다시 되짚어서 하산하기로...
아쉬움이 남아서,
조금 더 머물며 감상을...
길도 선명하고,
바람도 많지 않은데,
여길 포기 하려니 아쉬움이 너무 컸네요!!
암튼,
결정했으나,
부지런히 내려가서 떡국이나 먹기로... ㅎㅎ
역시,
눈길은 오르막이 훨씬 쉬웠고...
내려가는 길은,
미끄럽기보다는,
눈아래 뭐가 있는지 몰라서 휘청거리기 일쑤고...
더구나,
눈 구경하느라고,
한눈팔다가 주르륵 미끄러지기 일쑤였고...
산을 내려가는데,
오르면서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네요!!
아마도,
너무 힘들어서,
땅만 보고 걸어서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한 듯...
암튼,
비틀거리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데...
이제는,
산죽 군락지를 지나면서도,
확실하게 등산로를 구분할 수 있고...
올라오면서 내 몸에 쓸린 눈들이,
댓잎에는 남아있지 않아서...
암튼,
이런 길을 왜 올라왔는지,
그것은 지금도 의문이고 (??)... ㅋㅋ
고도가 많이 낮아지면서,
길은 점차 선명한 모습으로 보이는데...
소소한 문제점은,
눈에 쌓인 등산로에 뭐가 있는지 몰라서,
걷기가 많이 힘들었고...
그런데,
오히려 천천히 걷다 보니,
눈에 더 많은 것이 보이고...
흰머리도 많은데,
머리는 더 하얀색으로...
더구나,
눈썹까지 덩달아서...
더구나,
두툼한 옷은 눈이 쌓여서,
기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듯... ㅎㅎ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절반 가까이 내려왔고...
이제는,
나무에도 눈은 많지 않고,
오로지 등산로에만 눈이 쌓여 있는데...
아쉬움은 크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집으로 가는데...
계곡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지만...
눈 아래는,
얼음도 녹았고,
맑은 물만 흘러내리네요!!
암튼,
대한이 지나고 입춘이 멀지 않아서,
봄이 오고 있는 느낌이 들었고...
이쯤이면,
산행은 거의 마무리되는데...
자꾸만,
아쉽다는 생각만 들고...
암튼,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산에서는,
구름이 너무 많아서,
너무 힘들었는데...
마을에 도착하니,
하늘은 점차 맑은 모습으로 변해가고...
이럴 줄 알았다면,
산에 조금 더 머무를 껄 하는 생각이...
평소에는,
닭을 먹으러 오던 곳인데...
수영장에서 다녀온 곳을 바라보니,
아직도 산은 먹구름이 가득하네요.
이제는,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가면 되는데...
따지 않은 산수는,
눈 속에서도 붉게 달렸네요!!
예전에는,
한 톨까지 모두 땄었는데...
어째튼,
한 달 남짓이면,
노란 산수유 꽃이 만개하길 빌었고...
이제,
뭘까요??
솜사탕??
아님,
핫도그??
정답은,
스틱이 꽁꽁 얼어서,
얼음을 뗄 수가 없었고... ㅎㅎ
반곡마을 어귀를 지났고,
상관이 멀지 않았는데...
갑자기 불어닥치는 눈보라가,
걸을 수가 없게 하고...
불과 5분 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하고..
눈보라가 너무 심해서,
눈을 뜰 수가 없었는데...
잠시,
눈보라를 피하려고 해도,
마땅한 장소마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우리 동네까지,
이런 눈보라를 맞으며 걸었는데...
동네 어귀에 도착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눈보라는 물러갔고...
집에 도착하니,
딸래미가 이런 눈사람을...
예술에 대한 조예가 없어서,
무엇을 표현했는지 모르지만,
나름 고생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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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산악회에서,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면서,
고향에 있는 산을 찾아가는데...
명절이라서,
얼떨결에 눈꽃 산행을 했고...
한 가지 아쉬움은,
산을 겁나 좋아하는 친구가,
산을 끊었다고...
그래도,
다음에는 같이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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