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가자 : 구지윤, 이하늘, 유하나, 한지민, 정진, 한문순
2. 함께 본 단편 영화 : 국가인권위원회 제작 영화 <세 가지 시선> 가운데 " 험난한 인생"과 "bomb bomb bomb"
3. 처음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험 기간 긴 공백기 동안 일어난 각자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험난한 인생"은 한국의 인종차별을 어느 초등학생의 생일잔치를 통해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bomb bomb bomb"은 남학교에서 게이로 소문난 밴드 드러머 학생이 괴롭힘을 당하며 고립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주인공이 학생들이고 주된 공간이 학교이다보니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애자'라는 말이 욕으로 회자되는 현실은 학교 현장이나 청소년들의 삶이 얼마나 끔찍하고 황폐한지 알게 하는데 '애자'라는 말은 장애인을 뜻한다고 했습니다. 도움을 주어야할 사람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현장이며 학교가 무법천지처럼 폭력에 무기력한 면을 많이 보여줍니다.
프랑스에서 오래 살았던 진 양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사회가 얼마나 심한 차별사회인지 확인을 합니다. 욕도 너무 많이 하는 사회인데 더 무서운 거 다른 이들을 따라 쉽게 감염된다는 점입니다. 욕을 같이 해야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고 욕을 듣는 자신이 부족하고 못난 것이 아니라 욕을 하는 사람이 부족한 것이라는 것을 같이 확인 했습니다. 욕하는 이에게 욕을 못하면 바보 같아서 자신도 같이 욕을 하게 됐다는 학생이 있었는데 욕을 같이 하는 것이 바보인 것이지 같이 하지 않는 것이 바보인 것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단지 흑인이나 성소수자에 국한되지 않고 남을 놀리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 되어 버린 학교에서 자신이 놀림 받았던 이야기도 나누다보니 해결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상상하기 힘들어 하던 학생들과 알트루사 소식지를 통해서라도 목소리를 내자고 했습니다. 다음은 학생들이 간단하지만 학교와 학생들에게 던지는 또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항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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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폭력보다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그것에 대해 논리적으로 말하거나 서로 대화와 타협을 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만만히 보자 말고 조금은 마음을 알아주고 자신들의 의사를 잘 전달해줬으면 좋겠다. - 유하나
무턱대고 학생을 때리지 말고, 이유를 듣고 오해는 풀고 해주시길. 학생 체벌은 강도를 좀 약하게...여학생 엎드려 뻗쳐는 자제를 해 주세요. - 한지민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서로를 비하하는 것보다 서로 불만을 이야기하면서 푸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10년 20년 뒤에 깨닫는 것보다 1시간 2시간 이야기하는 게 나으니까요 - 구지윤
선생님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진도 다 나갔다고 무조건 자습시간은 NO. 왕따나 장애인이라고 무시하지 맙시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잘 통제했으면 좋겠습니다. 교과서만 베끼는 선생님들은 싫습니다. 계속 똑 같은 이야기만 매년 반복하니까 학생들이 선생님들에 대해 배려심이나 존중심을 무시하게 됩니다. - 정진
이하늘 군은 말로 다 풀어내어 따로 글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남학생들의 잦은 시비의 대상이 되고 폭력을 당하기도 해서 할 말이 많았습니다.
4. 겨울방학에도 1박2일 청소년 캠프를 하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어디가 좋을까요? 이번에도 알트루사?
5. 청소년들이 더 능동적으로 모임을 이끌어 가자고 주번을 뽑았습니다. 두 달에 한 번씩 돌아갑니다. 순서는 정진, 구지윤, 유하나, 이하늘, 한지민의 순입니다. 모임을 능동적으로 이끌어 가는 학생의 직함을 의논 끝에 주번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주번은 특히 친구들 사이에 연락과 소통을 책임지게 됩니다.
6. 내년에도 다 같이 청소년 모임에 참여하고자하는 마음들을 확인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였고 친구들과 함께 대화나누고 어울릴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들을 좋아했습니다. 저도 학교에서 몇 개월 있다보니 학생들에게 이런 자리가 얼마나 드문지를 압니다. 깊이 대화 나누고 관계 맺는 자리에 목마른 청소년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재미있는학교 청소년교실을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선희 선생님이 책 만들기 등등 일이 너무 많아 함께 하기 어려워 함께 하실 다른 선생님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한 가지 발견한 것은 현재 고 3 올라가는 구지윤 양이 고교졸업 후에도 청소년들을 위해 자신도 봉사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지요. 현재도 함께 하는 동생들을 보면서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도와주고 싶은 점들이 많아 훌륭한 조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선희 선생님 자리를 나름 대신하고 있다고 할까요. 든든합니다.
7. 학생들이 제안한 내년의 프로그램은 첫째가 월 1회의 대학투어교실, 직업탐색을 위해 각자가 조사하고 서로에 대해 자신이 그것을 꿈으로 삼는 이유 와 적합성 등등을 이야기 나누고 전문가를 모셔서 대화나누기, 책읽고 글쓰는 모임을 계속 이어가기, 이상의 세 가지였습니다. 학생들이 관심 갖는 직업들은 바리스타, 영화감독, 사진작가, 리포터,연극배우, 디제이, 아로마테라피, 교사,작가, 개그맨 등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섭외의 글을 쓰고 문지기와 함께 전문가를 알아보며 섭외하는 방식을 의논했습니다.
8. 교사, 학부모 기획회의를 거쳐 청소년교실 또한 더욱 짜임새를 갖추어 가고자 합니다.
9. 정진양 어머니 정미영 선생님의 후원으로 간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욕하고 놀리고 따돌리기... 왜 아직도 있을까??? 학교는 전혀 나아진게 없구나... + 이게 학교의 문제가 아니겠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이 글 읽고 우리사회의 잔인함과 그것에 대한 무감각함에 새삼 놀라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