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영상은 지난 24일부터 어제 26일까지 연 3일동안 퇴촌 경안천변 3개 공원에서 촬영하였습니다. 이제 수련과 창포 꽃이 피기 시작 했습디다. 수련은 흰색부터 시작해서 피고지고 하며 가을까지 갑니다. 창포는 수로(물)를 가득 메우며 피어대고 조금 지나면 이번에는 금계국이 산책로를 온통 자기네 세상으로 보고 점거하게 되죠. 그러면서 가을로 가게 되거든요.
제목은 [봄은 가는데 홀로 남은 청둥오리]라고 하였는데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겨울 한 때 청둥오리들로 북적이던 공원에 청둥오리가 한 마리만 남아 있었습니다. 다른 청둥오리들은 봄이 오자 바로 떠나 갔죠. 이 한 마리는 늙어서 못 가고 죽을 때까지 이 공원 부근 어디선가 웅크리고 있겠죠. 이러한 철새는 여간해서 도망가지도 않는데 이 날은 날아갑디다. (사진 찍음)
어제는 사진을 찍고 있는데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뭘 찍었냐고 물어서 얘기를 해 주었는데 자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핸펀을 주길레 받아서 한 장 눌러 주니 여러 장 많이 찍어 줘야 자기가 고른다고 합디다. 그래서 갖가지 포즈로 열 두어장쯤 찍어주었죠. 그랬더니 갑자기 '꽥'하며 소리를 쳐서 감짝 놀랐는데 '잘 나왔다!!'고 소리치며 엄지척을 합디다. 그래서 고맙다고 하고 갔는데 한 바퀴 돌며 1시간정도 사진을 찍은 후 주차장으로 가니 그 여자가 거기에 있습디다. 못 본 척 하고 차를 몰고 집으로 왔지요.
빨간 셔츠에 검정 코트 차림으로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포즈도 바꿔가며 사진을 찍게 하는 것을 보니 느낌이 과거에 사진모델을 했던 여자 같기도 하더라구요. 아마도 而化가 작품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는 사진작가로 생각했겠죠. 그래서 자기가 모델이 되고 싶었겠죠. 그런데 주차장에서 而化의 차를 보니 외제차는 그만두고 국산 중형차도 아닌 소형차니까. ㅋㅋ 그렇지 않고는 혼자 다니며 그러지 않겠죠. 사진 눌러 달라고 하는 것도 혼자 와서 그런 경우는 첨이었죠. 而化가 인물사진 찍는 사람이면 모델 얘기도 건네 보았을 텐데 而化는 인물사진은 꼭 필요한 때 아니면 거의 안찍거든요. 인물사진은 저작권 승인 받는 것 때문에 그게 싫어서 안찍어요.
그럼 어떻게 인물 사진을 찍으면 될까요? 그건 인물은 꽃으로 보고 찍고 몸은 나무로 보고 찍는데 특히 배경을 나무로 하면 그냥 나무들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이죠. 중심이 되는 나무에 촛점을 맞춰 찍듯이 촛점만 사람에게 맞추고 빛과 표정(눈 감았나)만 살펴 보면 되지요. 배경이 꽃인 때에도 마찬가지죠. 배경 없이 사람 얼굴만 찍는 경우에도 꽃을 찍듯이 아웃포커싱 해서 찍으면 되죠. 사람이라고 특별히 다른 것 없지요. 실제 찍어 보면 평소에 늘상 찍던 꽃이나 나무로 보이고 사람으로 안보여요.^^ 꽃이나 나무를 아름답게 찍을 수 있는데 사람을 아름답게 못 찍는다는 것은 말이 아니죠. 근데 인물사진은 '표정'이 중요한데 그건 잘 보고 찍어야 하는데 막상 남의 부탁을 받아 찍어주는 경우에는 긴장이 돼서 잘 안보이더라구요. 그 훈련만 하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