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의원, “지금은 관성적 동맹 지지가 아니라 국익 챙길 때”
… “트럼프의 미국, 우리가 알던 미국 아냐”
- 김준형 의원, 본회의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 반대토론
- “관성처럼 발의하고, 감성에 기대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아”
김준형 의원(조국혁신당)은 13일(목)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제출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대안)」에 대해 반대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양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지난 11일(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대안가결 절차를 거쳐 오늘 본회의에 상정됐다.
김 의원은 반대토론에서 “현재의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단순한 동맹 지지 결의는 대한민국의 외교적 자율성을 약화하고, 국익에 손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국은 협력할 파트너가 아니라, 안보 우산에 무임승차 하는 존재”라면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에 정산 청구서를 내밀고,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선포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그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에 러시아, 북한과 함께 반대 표결을 한 사실을 언급하며, “전임 바이든 대통령이 권위주의 진영으로 적대시하던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의 편에 미국이 섰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사례를 제시하며, “일본은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많은 양보를 했지만, 결국 안보 조약이 불평등하다는 불만과 관세 공세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언급하며 “(안 장관이) 군함과 에너지 협력을 약속하며 우호적 분위기를 자랑했지만, 정작 우리가 받은 것은 ‘민감 국가리스트 편입 고려’ 등 냉혹한 냉대였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김 의원은 “내란 종식과 민생문제 해결에서 대립하는 거대 양당이, 형식적인 지지 결의를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동시에 “관성처럼 발의하고, 감성에 기대고, 선의에 호소하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여전히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안보와 번영의 중심축”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국회가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을 관성적으로 발의할 때가 아니라, 외교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더 건강하고 정교하게 조율할 방안을 찾을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 이하 반대토론문 전문 (참고용 미주 포함)
25.03.13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
김준형 의원 반대토론문
존경하는 우원식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김준형입니다.
한미동맹 지지결의안에 대한 반대토론을 한다고 하니,
많은 분이 의아해하실 것 같습니다.
우선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저는 한미동맹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대표 발의하신 존경하는 김병주 의원님과 김건 의원님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이런 결의안을 낼 시기가 아니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평생 국제정치학자로서 미국 전문가로서 살아왔습니다.
국회에 들어온 이후 학자나 전문가라는 표현이 부담될 때도 있지만,
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해온 제 인생의 궤적이자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세계 질서는 지금 미증유의 변화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우리가 알던 미국이 전혀 아닙니다.
지금의 미국은 우리가 이전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미국입니다.
교과서에조차 배우지도 못했던 미국입니다.
어제 일자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50일 만에 “미국이 지난 80년간 어렵게 구축해 온 국제질서를 완전히 엎어버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러·우 전쟁에서 피해국인 우크라이나를 저버리고 침략국인 러시아를 선택했습니다. 러·우전쟁 3주년 유엔결의안에 미국은 거의 모든 동맹국을 외면하고, 피피티 지도에 보시는 것처럼 러시아, 북한, 시리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PPT> 유엔 총회 결의안 찬반 결과(지도)
트럼프 정부의 세계관은 동맹과 우방국, 그리고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불과 수개월 전 바이든 대통령이 권위주의 진영으로 적대시하던 러시아-중국-북한-이란의 편에 미국이 있다는 사실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충격적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 때처럼 단순히 협상용으로 이런 일들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러우 전쟁을 종결하고,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위한 비용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비용을 이자까지 더해서 갚으라고 윽박지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국은 신뢰하고 협력할 파트너가 아닙니다.
반대로 안보 우산에 무임승차하고, 미국의 경제를 해치는 ‘거머리’라고 묘사합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무임승차 하는 동맹에 정산 청구서를 내밀고, 관세 폭탄을 안기고 있습니다.
취임하자마자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 부과 조치를 명령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오늘 바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집행했습니다.
일본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많은 양보를 했지만, 결국 안보 조약이 불평등하다는 불만과 관세 공세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산자부 장관이 군함과 에너지 협력을 약속하며 우호적 분위기를 자랑했지만, 관세는 물론이고 에너지부의 ‘민감 국가리스트 편입 고려’ 등 우리가 받은 것은 냉혹한 외교적 냉대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의 특별함을 강조할수록 트럼프 청구서의 액수는 더 커질 뿐입니다. 혈맹을 강조하면, 그동안 미국이 치른 핏값의 대가를 요구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회마저 동맹에 대한 지지결의안을 내는 것은 오히려 먹잇감으로 내주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관성처럼 발의하고, 감성에 기대고, 선의에 호소하는 방식은 통하지 않음을 부디 인식하고 재고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우원식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안보와 번영의 중심축이자,
우리의 현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습니다.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의 외교 전략 또한 재정립해야 합니다. 세계 질서가 급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정세를 고려할 때, 무비판적이고 일방적인 동맹 지지 결의는 대한민국의 외교적 자율성을 약화하고, 오히려 국익에는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내란 종식도, 민생문제 해결도 큰 입장 차이로 대립하는 거대 양당이,
형식적인 ‘지지’ 결의를 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습니다.
대서양동맹, 유럽을 보십시오. 캐나다를 보십시오.
그들은 트럼프의 압박 속에서 자신들의 외교적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지금 국회가 논의해야 할 것은 단순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이 아닙니다. 한미동맹을 어떻게 더 정교하게 조율할 것인가,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한미동맹은 우리 국익의 필수적 수단이지만,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동맹은 우리의 이익과 다릅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미동맹의 맹목적 지지가 아니라 건강하고 바람직한 한미 관계의 재정립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