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그리고 메갈리아.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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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규칙과 관습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개인의 취향'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중들이 그런 취향을 갖게 된 것 자체가 사회화의 결과이고, 여성혐오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다른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생각하고, 욕망하는 것을 욕망합니다. 따라서 사회가 어떤 관습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취향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가부장적인 남존여비 사상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여성혐오는 눈치 채지 못하고 계속 이어져온 것입니다. 물론 개개인도 이러한 여성혐오 같은 현상들에 영향을 끼치지만 사회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러한 가부장적인 문화들을 점차 바꾸어나가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국내 헌법이 제정된 1948년만 하더라도 굉장히 가부장적인 사회였고 남성 우월 주의적 사고가 일반적이던 시대였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신체적으로도 굉장히 약하다고 생각했고, 교육수준도 남성이 더 높았으니 당연히 여성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대상으로 규정한 것 입니다. 또한 조선시대 유교의 영향으로 사고방식에서부터 남존여비 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 있고 당시에는 선비 정신 또한 성리학적 명분의 소산으로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으로 남자가 이끌고 여성은 따라야 할 존재로 보았습니다.
서양에서는 산업혁명을 통해서 다양한 사회적 요인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참정권도 생겨나고 여성의 권위가 높아졌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순차적인 사고의 변화를 거치지 못하고 일본에 의한 강제적인 근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권위를 서양에 비해서 자연스럽게 인정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런 남존여비의 사상과 가부장적제도가 여성혐오라는 문화의 배경입니다.
여성혐오의 정의는 여성에 대한 혐오나 멸시, 또는 반여성적인 편견을 뜻합니다. 단순히 여성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만을 혐오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인권을 부정하는 의식을 가지거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범죄 대상으로 삼는 행위,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는 편견, 책임 등을 여성혐오의 종류로 포함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 정의에 맞추어 여성혐오의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웃찻사 라는 개그 프로그램의 ‘남자끼리’는 데이트 중 위기에 처한 남자친구를 주변 남자들이 돕는 설정으로 이루어진 코너입니다. 남자끼리'에서 여자친구는 주로 남자에게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거나 남자를 사사건건 부려먹는 인물로 등장하고, 돈이나 무리한 요구로 여자가 남자를 괴롭히는 내용이 주요 내용입니다. 남녀관계에서 여성이 항상 떼를 쓰고 과한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니고, 남성이 항상 배려심이 깊은 것이 아닌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하지만 이 코너에서는 개별적 특성을 전체의 특징인 것처럼 일반화하여 여성을 비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남자들끼리 의기투합으로 여성을 무안하게 하는 것은 해학적으로 가장한 보복심리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코너를 통해서 여성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불러일으켜 남자와 여자의 갈등구조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2014년 서울 지하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역에 설치된 안전한 지하철 이용 안내 간판에 등장한 ‘에스컬레이터에서 치마는 가려주세요’라는 문구도 여성혐오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이 신체 촬영을 원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당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성추행 범죄에 대한 사유를 여성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으로서 여성혐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성혐오의 또 다른 예라 할 수 있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여성에게 내재된 여성혐오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자신보다 부유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성을 선호하는 것도 남성의 우위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긍정합니다. 실제로 로맨스 소설같은 여성향 연애물을 살펴 보면, 대개 남자 주인공이 여주인공보다 부유하거나 지위가 높으며, 아니면 뱀파이어나 늑대인간처럼 인간을 초월한 존재거나 경호원, 군인, 킬러처럼 폭력에 조예가 깊은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여성향 연애물의 남자 주인공은 키 크고 힘이 강하며 의지할 수 있는 '왕자님' 같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남성향 작품에 나오는 강하거나 부유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여성은 때때로 약한 면모를 보임으로서 반전매력을 드러내거나, 아니면 더 강한 남성에게 지배당하는 역할입니다. 이렇게 변하지 않는 로맨스 속에서의 남녀 사이의 관계나 사회에서의 인식에서 여성혐오의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은 바로 메갈리아의 불법 몰카 근절 캠페인 이미지입니다.
지난해 6월 메르스 증상을 보인 한국 여성 2명이 격리조처를 거부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이에 반격하는 여성들이 모여 온라인에 새로운 공간 ‘메갈리아’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즉, 메갈리아는 대한민국의 여성혐오 대항 사이트입니다. ‘메갈리안’들은 ‘미러링’(남자들이 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기)을 내세워 ‘한남충’(한국남자벌레), ‘씹치남’ 등의 용어를 사용해 여혐 담론에 반격하는 활동을 벌였습니다. 이 사이트를 중심으로 화장실 몰카 근절 운동, 소라넷 폐지 서명운동 등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여성혐오가 남성혐오로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혐오는 단순히 여성들을 혐오하고 멸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적인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의 티셔츠 한 장으로 많은 논란이 되었는데, 이 논란의 시작은 KBS 37기 성우 김자연 씨가 메갈리아 티셔츠를 입고 올린 사진 한 장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진 한 장으로 화가 난 네티즌들은 그녀가 성우로 참여한 온라인 게임 ‘클로저스’의 제작사인 넥슨 홈페이지에 비난글을 올렸고 결국 넥슨은 지난 19일 김씨가 맡았던 ‘티나’캐릭터의 성우를 교체하기에 이릅니다. 그녀가 하차하자 웹툰작가 박지은씨와 만화 번역가 A씨 등이 반발, 넥슨을 비판하며 김씨를 지지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에게 네티즌들의 역공이 쏟아져습니다. 작가 박씨가 연재하는 웹툰 ‘아메리카노 엑소더스’는 평점이 9점대에서 5점대로 하락, 만화 번역가 A씨는 함꼐 하던 만화 출판가와 갈라서게 됐습니다. 그러자 이 모든 논란의 시발점인 김자연씨는 사태가 명백히 자신의 잘못이라는 장문의 해명글을 올렸습니다.
이런 사례를 볼 수 있듯이 이성 간 갈등으로 예민한 대한민국에서 여성혐오는 단순히 여성을 혐오하는 것뿐만 아니라 남성혐오부터 이성 간의 갈등까지 다른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회의 규칙과 관습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개인의 취향'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중들이 그런 취향을 갖게 된 것 자체가 사회화의 결과이고, 여성혐오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다른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생각하고, 욕망하는 것을 욕망합니다. 따라서 사회가 어떤 관습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취향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가부장적인 남존여비 사상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여성혐오는 눈치 채지 못하고 계속 이어져온 것입니다. 물론 개개인도 이러한 여성혐오 같은 현상들에 영향을 끼치지만 사회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러한 가부장적인 문화들을 점차 바꾸어나가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해줘야하는데 서로의 의견이 맞다고 고집부리며 이해하지 않으려고하는 태도가 가장 문제 인것같습니다. 기사 잘읽었습니다~
요즘 여성 혐오가 흔히 '여혐'이라고 불리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다른 혐오들로까지 점점 퍼져가며 분위기를 악화시키는 것 같아요. 세세하고 꼼꼼한 기사 잘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