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회 근처 네거리의 한 쪽 도로를 재포장하면서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글씨를 큼지막하게 써놨습니다. 문제는 그 근처에는 그 어떤 어린이 시설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 근처에 있었던 유치원은 3년 전에 폐업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어린이 보호구역]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포장을 하면서 또 글씨를 써넣은 것입니다. 이에 구청에 전화했더니 담당자가 예전에도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글씨가 있어서 그대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 답변을 듣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혹 카카오맵이나 네이버 지도를 보고 한 것 아닙니까?”하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하기에 유치원이 폐업한지 3년이 되었고, 그 당시에 [어린이 보호구역] 글씨를 모두 제거해달라고 몇 번이나 요청했는데, 지금까지 제거하지 않고 있다가 또다시 [어린이 보호구역]의 글씨를 써놓으면 어떡하냐고 항의했습니다. 일을 발주하면서 현장에 나와보지 않고 책상에 앉아서 발주한 까닭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한 마디로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유치원이 폐업한지 3년이 되었음에도 타 부서에서는 그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번 일을 경험하면서 혹 우리도 성탄절을 현 시대에 흐르고 있는 성탄절의 모습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즉 성탄절의 주인공이신 이 땅에 구세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없고 온갖 화려한 장식과 반짝이는 불빛이 주인공 자리에, 즐기는 것이 주인공 자리에, ‘장사대목’이 주인공 자리에 앉혀놓아 정작 주인공이신 예수님은 저 멀리 한쪽에 모셔놓은 것은 아닌지...
성탄절은 예수님이 주인공입니다. 예수님의 강생하심과 그 의미를 알고 그 사랑과 은혜 가운데 깊이 잠기며 감사하고 축하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과 그 탄생의 의미,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 교훈, 부활, 은혜가 주인공의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꿈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