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솔직히 너같은 년은 역겹거든?"
"....그런데?"
"그래서 헤어지자고."
"그래."
얼굴 빼곤 아무것도 잘난 놈이 없는 새끼와 헤어져버렸다.
언제나 난 이랬다.
이용만 당하다가 차일뿐.
하지만 사람의 정이 그리운지 난 쉽게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멀리하지 못했다.
그게 아무리 날 이용해 먹으려고 접근한다는 걸 알더라도‥
내가 가진 거라곤, 열심히 일하는 성실함과 건강한 육체 뿐이다.
...
...
...
툭.
몇시간전까지 사겼었던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 바로 뒤돌아서 걸음을 옮겼지만
몇발자국 가지 못해서 난 멈추고 말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얀 것.
그리고 그것은 나의 머리와, 어깨에 떨어지고 있었다.
첫눈. 이번년도에 오는 첫눈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눈이 내리는 것을 보며, 즐거워했다.
연인들은 서로 팔짱을 더욱 꽉 끼고선 걸음을 빨리 했고,
친구들끼리 있는 사람들은 그들끼리 손을 잡거나 친밀하게 거리를 유지해가며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난 혼자였다. 그저 혼자서 그 자리에서 딱 멈춰선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빵빵─
그렇게 조금 서 있는데, 내 귓가를 강타하는 클락션 소리.
아! 그러고 보니 여긴 횡단보도 위였지.
차들은 날 향해 클락션을 울려대며 날 스쳐 지나갔고 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차들이 쌩쌩 날 지나쳐 가는데도 난 도로에 갇힌채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다.
한발짝씩 옮겨 보았다. 그냥 이대로 치여 죽는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듯 싶었다.
내가 죽는다 해도 슬퍼해줄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깐.
이 세상은 내가 죽을때까지 날 이용해 먹을 뿐이니깐.
그냥 이렇게 죽는것도 괜찮을 듯 싶다.
한발짝..한발짝.....
그나마 경계선 위치에 서 있었기에 차들이 날 비켜갈 수 있었지만,
이젠 두발짝만 더 나가면 차들은 날 치여버릴 것이다.
눈을 꾹 감았다.
한쪽발을 들었다.
이제 앞쪽으로 쭉 내밀어 내딛기만 하면 된다.
탁.
하고 내 발은 땅에 내려왔다.
이제 마지막 한발짝 ..... 또 다시 내 다른 한쪽다리는 앞쪽으로 향했고
막, 땅에 발이 데이려고 하는 찰나
끼익─
하고 내 앞에 서는 차.
하지만 뒤에서 부터 속도를 줄여서 왔는지 마찰음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리고 중요한건 뒷차와 충돌하지 않았단 것만 해도 그랬단 걸 알 수 있을 듯 싶었다.
벌컥. 하고 열리는 차.
그리고 누군가가 날 향해 다가온다.
탁. 하고 내 앞에 서는 남자. 키가 어마어마해서 고개를 들어올려 봤다.
하지만 내 고개는 그 남자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의해 아래로 꺽이고 말았다.
빵빵- 하고 뒤에서 울려오는 클락션 소리. 그리고 그 남자는 나의 손을 잡고선 자신의 차로 향한다.
그리고 날 조수석에 태우곤 자신도 곧 차에 올라탄다.
끼이이이익!!!!!!! 거칠게 차를 몰고 어디론가 향하는 그 남자.
그리고 난 차 안에서 눈을 살짝 감았다.
두근두근.. 아직도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다.
아직 난 죽기 싫었나 보다. 그걸 이 남자가 살려준거고.
눈을 살짝 뜨고 곁눈질로 그 남자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옆선이 죽여주게 멋있는 남자. 내가 이때동안 만난 남자들 중에 이렇게 완벽한 사람은 없었다.
얼굴도 그렇게 잘생긴 것도 아니면서,
느끼함과 뻔뻔함으로 여자들을 녹여갔던 사람들만 만나왔을 뿐이었다.
플러스로 거의 대부분이 백수였다.
이 남자는 완벽했다. 환상적인 얼굴에 멋진 차를 가졌으니 능력도 있을 것이다.
"이름이 뭐냐?"
갑자기 그 남자가 나의 이름을 묻는다.
"이정림이요."
나도 모르게 내 이름을 말해버렸다. 피식 웃는 그 남자. 그러더니 한마디를 던진다.
"눈 돌려."
내가 곁눈질로 보고 있는걸 어떻게 알았는지…. 정말.. 싸가지가 없군.
어쨌든 난 그 말을 듣고 난 곁눈질로 보던 눈동자를 돌려 앞을 향하게 했다.
그리고 그 남자는 어딘가로 도착하기 전까지 말을 하지 않았다.
밖은 아직까지 하늘에서 눈이 떨어지고 있었다.
..
..
..
"내려."
어마어마한 건물앞에서 멈춰선 그 남자.
그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난 차에서 내렸고, 곧 그 남자도 차에서 내렸다.
건물 안에선 어떤 사람이 튀어나와서 그 사람이 내린 차를 타곤 어디론가 사라졌다.
주차를 시켜주는 것인가..?
"따라와."
무뚝뚝하게 내게 말하는 이 남자. 그리고 그 남자 뒤를 따라가는 나.
내가 그 남자를 따라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그 남자를 향해 90도로 깍듯이 인사를 하는 사람들
이었다. 높은 사람인가 보다. 사람들이 이렇게 하는 걸 보면..
그리고 카운터에 서 있던 여자들은 날 힐끔 쳐다보며 서로 중얼거리기 바빴다.
동료. 난 그들을 보며 부러운 눈을 보내었다.
띵-
그런 생각을 하기 잠시 그 남자는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섰고 곧 문이 열리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
었다. 나도 그 남자를 놓칠세라 빨리 안으로 들어갔고 그 남자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마자 24층
을 눌렀다. 정말 건물이 크긴 크구나..... 새삼 이렇게 느끼는 나였다.
"죽는게 소원이냐?"
날 한심하게 쳐다보며 이렇게 말하는 그 남자.
그 남자가 이렇게 말하자 난 순간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
"죽고 싶냐고 물었다."
무뚝뚝하게 날 향해 명령조로 말하는 그 남자.
난 조심스레 입을 떼었다.
"..세상에 죽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그럼 넌 사람이 아니겠네?"
..그게 그렇게도 해석 될 수 있구나.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진심이었다. 정말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맨날 이용만 당할 거. 차라리 바다의 거래한 고래라던지 상어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바다속에서 왕처럼 지낼 수 있었을 텐데..
고래였으면 하고 바랬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 모른다.
깊숙한 곳에 박혀서 나오지 않으면 사람들에게도 잡히지 않으것 아닌가.
"무엇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거지?"
여기까지 말을 마쳤을때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서 열렸고
그 남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나가버렸다. 나도 따라나갔다.
또 다시 내 눈에 보이는 광경은 그남자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날 향해 궁금하단 듯 쳐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남자를 따라 어느 한 방에 들어갈때까지도 그 수군거림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수군거림이 귀에 들리지도 않는지 그저 앞만 향해 갈 뿐이었었다.
어느 한 방에 들어갈때까지...
"거기 앉아."
그 방에 있는 자그마한 쇼파에 앉으라고 말하는 그 남자.
그리고 그 남자는 자신의 책상의 이름이 새겨진 책상에 앉아서는 날 향해 물었다.
아마도 여긴 그의 개인 사무실인가보다.
"왜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
책상에 앉은채 책상에 턱을 괴고 날 향해 묻는 그 남자.
그 모습은 여느 모델 못지 않게 멋있었다.
"언제나 이용만 하고, 이용만 당하니깐. 그게 되풀이 되니까요. 지긋지긋 하니까요.
언제나 똑같은 시선. 똑같은 일상. 똑같은 배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매일같이 믿는나.
이 모든것이 지긋지긋 하니까요."
처음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는 게 나 자신조차 놀라웠다.
하지만 그 남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나자 내 마음속은 그나마 조금 차분해 지기 시작했다.
"흐응~"
그 남자는 흥미롭단 듯 날 향해 이런 소릴 내었고, 난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폭신한 쇼파에 내가 빨려 들지도 않는데 난 제발 그랬으면 하고 더욱 쇼파에 몸을 의지했다.
"그럼 오늘도 배신 당해서 죽으려고 했겠군."
"....아니에요!"
과민반응. 너무나 콕 찝는 바람에 발끈해버렸다. 숙였던 고개를 다시 들어 그 남자를 쳐다보았다.
내가 이렇게 소리치자 씨익.. 웃는 그 남자.
그리고 뜬금없는 질문을 해 버린다.
"일은 잘하나? 직업은?"
"이렇게 생겨먹었으니 일은 잘 해야겠죠. 아니. 일은 잘하죠.
직업은 그냥 회사에서 판매원으로 있고…."
하지만 그 질문에 대답하는 나도 이상했다.
"그렇게 생겼는데도 판매원이라고?"
너무나 직설적으로 말하는 그 남자. 이래서 잘난 사람들은 대하기 힘들다니깐.
게다가 이 남자는 모든걸 다 가진 듯 하니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열받는 건 사실.
"이렇게 생겨먹어도 판매원이예요. 평범하게 생긴 걸로 거부감 없이 사람들을 대하니 그것이 판매
에 플러스 된 것이죠. 그리고 전 판매하는 사람들 중 큰 비중을 차지 하고 있어요.
영업실적이 제.일 좋은 회사원으로."
발끈해버려 제.일 에 악센트를 주어서 말해버렸다.
아아... 그리고 거짓말을 해 버렸다. 난 그다지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데‥.
내가 이렇게 말하자, 거짓말이란 걸 다 안다는 듯이 입꼬리를 더욱 더 올려 사악한 미소를 지어버리는 그 남자.
그리곤,
"그렇게 판매를 잘한다니, 그럼 우리 회사에 오지 않을래? 이건 스카웃 제의야."
이렇게 말해버린다.
괜히 거짓말을 해 버렸다. 이 말을 듣자 내 심장은 벌렁 거리기 시작했다.
"아..아니요! 됐어요. 전 자그마한 회사가 좋아요."
"여긴 니가 다니는 곳보다 월급이 더 쎌텐데?"
"그..그래도!"
"여기 다니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텐데?
넌 이 회사 다니면서 자신감을 더욱 가져선 남자들에게 기대지 않을 텐데?"
"그래도 전 못해요."
"왜? 영업실적이 좋다는 말이 거짓말이라서? 그 거짓말이 들통날까봐서?"
..정곡을 찔려버렸다. 이 남자는 예사 인물이 아니었다.
또 다시 난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아아. 알겠군. 니가 남자들한테 이용당하는 이유를."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자 그 남자는 내게 말했다.
"넌 자신감이 없어. 니 외모. 니 몸매. 그리고 너의 집안사정에 대해서까지."
"....그..그걸!"
"그걸 어떻게 아냐고?"
또 다시 고개를 번쩍 들고 그 남자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는 듯이 이렇게 말하는 그 남자.
....이 남자가 내 집안사정까지 어떻게 다 안다는 말이지?
또다시 그 남자의 입가엔 사악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아! 처음부터 끝까지 그 남자의 입가엔 그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었지.
"왜? 니가 고아라는 말이 내 입을 향해서 튀어나올까봐서 그래?
사랑에 굶주려서.. 사람에 굶주려서..
아무리 배신당해도 남자에게 또 다시 속는걸 알아채기라도 할까봐?"
"....."
사악하다. 이미 자신의 입을 향해 다 나왔으면서도 이렇게 말하는게.
난 입술을 살짝 물었다. 그리고 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기 위해 주먹을 꽉 쥐곤 그 남자의 뒤로
보이는 창가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하늘에서 눈이 떨어지고 있었고, 난 그 눈만을 뚫어져라 응시
했다. 그리고 그 남자를 향해 시선을 주지 않았다.
지금 그 남자가 짓고 있는 표정을 보기라도 한다면 눈물이 떨어져 버릴 것 같아서.
"역시 이런 여자였군. 내가 너에 대해 다 알고 있는데도 내 스카웃 제의를 거절할건가?"
!!!
이건 기회다. 정말 기회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좋은 회사에서 나를 스카웃한다.
머리에선 좋은기회라고 놓치지 말라고 하고 있었다.
"이미 답이 나왔을텐데 뭘 고민하는가. 그냥 고개만 한번 끄덕이면 될 것 가지고."
어느새 내 눈에 고였던 눈물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내 시선도 그 남자를 향했다.
"좋아요. 하지만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도 뭐라고 하지 마세요.
이미 저에 대해 알고 있다면..."
여기까지 말을 하고 있는데 어느새 그 남자는 그 책상에서 일어서선 나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 옆에 털썩 하고 앉아 버린다. 그리고 내 얼굴을 보며 생글생글 웃는 그 남자.
"알고 있다면?"
얄밉게 내게 묻고 있었다.
"......절 쫓지 말아주세요."
난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 더 붙였다.
"절 거리로 내몰지 말아주세요. 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게 해주세요."
왜 이런 말을 했지? 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지만,
"그럼 나보고 지금 지켜달라는 소린가? 사겨달라는 말이 하고 싶은거냐?"
이렇게 말하는 남자 때문에 내 몸은 그 자리에서 경직되고 말았다.
그 말이 그렇게 그 남자에게 들렸다니!
"아..아니에요!!"
"후훗. 그래 그 말 지켜주지. 널 내 쫓지도 않을거고 죽고싶은 생각은 절때 들지 않게 해주지."
"감사드려요."
"....."
역시나 옆에서 날 보고 있는 그 남자. 이젠 자신의 무릎에 팔을 놓고선 턱을 괴고 날 보고 있다.
난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난거.
"궁금한게 있어요."
"말해봐."
"누군데 제가 이렇게 잘해주시는거예요? 그리고 누군데 저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계시죠?"
"......비밀."
비밀이라. 그렇게 말하니 더 궁금해 진다.
"당신은 누구죠?"
"비밀이라니깐."
"혹시.. 절 아세요?"
"널 아니깐 너에 대해 아는거 아냐!"
....이 사람은 내 기억속에 없는데 대체 누구지?
곰곰히 생각해봐도 이렇게 대단한 인물은 내 머릿속에 없었다.
"........"
"궁금하냐?"
곰곰히 생각하고 있을때 이렇게 말하는 그 남자.
"네."
"키스해주면 말해주지."
씨익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그 남자.
하하...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 ※ ※ ※ ※ ※ ※
"그건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니깐!"
예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지 일년.
그리고 난 지금 화려그룹에 다니고 있다. 첫눈이 오던 날 만났던 그 남자.
이새현. 날 어떻게 아는지는 아직까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 남자로 인해 많은게 달라져 있었다.
외모도, 몸매도, 성격도.
외모는 약간의 화장으로 달리 했고, 운동으로 인해 살도 조금씩 빼 나갔다.
외모와 몸매가 달라지니 사람들이 보는 시선도 달라졌고, 그로 인해 성격도 점차 고쳐진거고..
"아. 그럼 어떻게 하라구요!"
"...키스해 주면 말해주지."
일년이 지난 지금도 이 남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키스해 주면 말해주지...
....끈질기기도 하다. 매번 곤란한 일을 시켜놓곤 이런식으로 말하는 게….
벌써 이렇게 당한지도 1년이다. 그동안 한번도 내 입술을 내 준 적은 없지만.
하지만 예전엔 이 말을 들으면 화가 났지만,
지금은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나오는건 그만큼 내 자신에게 내가 당당해 졌다는 말이겠지.
"오늘은 일도 다 끝났는데 저녁이나 한끼 같이 먹지?"
"...약속도 없는데... 그러죠 뭐."
그리고 이렇게 저녁식사까지 함께 할 정도로 우린 가까워져 있었다.
마침 퇴근 시간이었기에 새현씨와 난 어느 근사한 레스토랑에 갔다.
물론 차는 새현씨의 차를 타고...
"이렇게 비싼델..."
내가 눈을 크게 뜨고 놀라자, 새현씨는 그저 씨익 웃을 뿐이었다.
우리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자 웨이터 하나가 새현씨의 앞으로 와선 어디론가 모셔간다.
그리고 그 뒤를 내가 쫄래쫄래 따라갔다.
우리가 간 곳은 다른 곳과 차단 된 방.
"좋은 시간 보내십쇼."
예의 반듯하게 차려가며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사라지는 그 남자.
그리고 새현씨는 아직까지 입가에 미소를 달고 있다.
"왜 그렇게 웃어요! 자꾸?"
"그냥."
날 보며 실실 웃는데 약간은 이상한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크리스마스 날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남자친구 없이 보내는 구나....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져서 한숨을 폭~ 하고 내쉬었다.
그때를 딱 맞춰,
샤라락...
하고 떨어지는 눈.
창을 통해 바깥을 바라보니 눈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아! 이번에도 화이트 크리스마스!"
2년 연속 화이트 크리스마스란것에 놀라워 바깥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요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상 한가득 요리가 채워지고 내가 놀라 그리 크지 않은 눈을 제일 크게 뜨곤 음식을 바라보는데
어느새 음식을 가져다 준 사람들은 나가고 없었다.
"무..뭔 음식들이 이렇게 많아요! 둘이서 먹을 건데."
깜짝 놀라 내가 이렇게 말하자, 새현씨는 아직도 그저 씨익 웃을 뿐이었다.
"..이렇게 먹으면 또 살찔텐데.."
....난 이게 젤 두려웠던 것 같다.
새현씨는 먹어도 살이 그리 찌는 게 아니기에 걱정이 별로 없을 테지만 .
난... 오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난 살쪄도 니가 좋아."
갑자기 뭔소리를 하는거래?
"........"
"난 니가 살쪄도 좋다니깐?"
..나보고 지금 이 음식을 먹지 말란 소린가?
왜 비꼬는 듯하게 들리는 거지?
"비꼬지 마세요. 적당히 먹을테니깐."
톡 쏘듯 말하자, 새현씨! 이렇게 말한다.
"누가 먹으래?"
....허참 황당해서.
그럼 이렇게 많음 음식을 가지고 온 이유가 뭔데!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이 사람은 내가 모시는 사람이었다.
차마 그렇게 소리치진 못했다.
"그..그럼 저 여기 왜 데리고 왔어요!!;"
"먹고 싶어?"
"당연하죠!"
"그럼 나랑 결혼하자."
....역시나 앞뒤가 안 맞는 남자였다.
※ ※ ※ ※ ※ ※ ※
이년후 ..
"정림아 나도 우유~"
"당신이 떠다 마시세요. 왜 아기 우유까지 뺏어 먹으려고 그래!!"
"후우.. 아기 갖다 버려!!!!!"
"뭐요?!!!!! 새현씨!! 죽을래요?!!!!!!!"
"그래. 죽여죽여! 왜 내소유인 니가슴을 저새끼가 만지는건데!"
"...................조용히 잠이나 자던가 회사 일 좀 해요 제발!!!!!!!!!"
삼년전 12월 25일엔 새현씨와 만났고,
이년전 12월 25일엔 청혼을 받았고,
일년전 12월 25일에 우린 결혼을 했다.
현재 12월 25일. 우린 이런 상태까지 와 있다.
......결국엔 새현씨가 날 어떻게 알았는지 알지는 못했지만 난 행복하다.
이런 나도 멋진 남자를 건질 수 있구나.. 라는 뿌듯함에.
그리고 가족이 없던 내게도 가족이 생긴 기쁨에…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새현씨도 부모님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있었다. 양부모님. 양부모님은 참 좋으신 분이었다.
우리 결혼을 반대는 커녕, 오히려 반겨주었으니 .. ^^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안오려나? ^^......
( 새현 story )
......"이 돼지 같은게?!!"
"엉엉 ㅠ_ㅠ 그러지마아!!!!!!!!!!!!!!!"
"돼지! 버림받은 돼지!"
"...으어엉~ 그러지말라구!!!!!!!!!!"
..멍청한 지지배.
정림이를 처음 본 건, 내가 아~주 어릴때, 고아원에 살때였다.
처음 봤을때부터, 아주 많이 내가 괴롭혔었는데….
..
..
"돼지야. 잘 있어라!"
"가는거야?"
"그래! 간다."
"잘가잘가!!!"
미운정이라도 들었어야 하는데, 이 애는 그런 것도 없는지 내가 입양된다고 하자 눈을 반짝이며 반긴다.
.....바보같은 게.
그리고, 그렇게 우린 어릴때 헤어졌다.
..
..
그 뒤로, 십년이 지났나?
.. 내가 스물다섯이 되고, 정림이가 스물둘의 나이가 되었을때,
우연히 차를 몰고 가다 정림이와 비슷한 사람을 발견했다.
그게 정림이인지는 알리가 없었지만,
나의 뇌리에 박혀있는 정림이의 어린아이의 모습과,
정림이와 비슷한 그 사람이 겹쳐졌다.
그렇게 몇달을 미행아닌 미행을 하다가, 그 사람이 도롯가를 걸었고, 그때를 놓치지 않고 난.
끼이익. 하고 그사람에게 다가갔다.
깜짝 놀라서 감고 있던 눈을 질끔 감는 그 사람.
"이름이 뭐냐?"
"이정림이요."
빙고.
..
..
그렇게 우린 다시 만났고, 현재는 결혼을 한 상태.
제눈의 안경이라고. 내겐 정림이가 한없이 사랑스럽다
같은 고아원에 있었단 것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 멍청한 정림이..
괴롭히기도 많이 괴롭혔는데 기억도 해내지 못하는 정림이.
바보같지만, 내겐… 하나밖에 없는, 사랑이다.
...정림이는 내 소유니깐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게 할 생각이다.
아무리 바보같고, 아무리 내가 돼지라고 놀린다고 해도, 정림이는 내꺼니깐.
하아~ 정림이란 걸 알았을때 아마 첫눈이 왔었지? ..... 이번년도엔 첫눈이 안 오려나? ^^
..... 첫눈의 기적.The End .....
─────────────────────────────────────────────
하하 =_= 예전에 썼던거 살짝 수정해서 올려보는데요; 역시나 단편은 허접하기 그지 없다는.
제가 단편을 못써요 ㅜ_ㅜ;
.......쓰라는 소설은 안 쓰고 단편이나 쓰고 있다니. 털썩! orz
어쨌든 애뿌게 봐주세요__*)
─────────────────────────────────────────────
☆──────────────────────
발광소녀★`
메일 주소 : -_-flower-_-a@hanmail.net
팬카페 : http://cafe.daum.net/LovelySosu
버디 : 소녀…。
──────────────────────★
※ 불펌은 나쁜거예요 =_=)o 불끈! ※
♣──────────────────────
첫댓글 오옷> < 재미 있어요~~~
>.< 너무재밋어요 ㅜ ~
발광소녀님 팬인데저+ ㅇ+, 그 무슨소설 완결난 소설있었는데 그거 에필볼려구 팬캎가입하구 정회원됬는데 으앙!! ㅠㅠ 에필이 없었어요 ㅠㅠ 아무튼 발광님 오늘 내일 내일모레 글피도 행복하세요!! 좋은소설 많이 써주시고요 ㅎㅎ
우와!우연이 아닌 인연이었던가봐요.......^-^
재밌는뎅, ㅋㅋ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재미있어요> 0<ㅎㅎ
오우.. 빙고할때 소름이 쫘악...............
잘 읽었습니다 ~
재밌어요~ 소설을 정말 잘쓰시는것 같네요 ..
ㅜ ㅜ .. 난 저럼 남자 언제만날꼬 ㅜ ㅜ !! ㅋㄷㅋㄷ
멋있네요^^! 대단한 인연이에요 정말...
★「사랑하지않을라la」「쌩뚱맞죠히」「`月光[월광]、」「리카is」「♧미안해요ㆀ」「미진이야」「노랑이넘조아ㅋ」「잘가꼬맹이」「뇨º」「+행복한이유+」「멍구ㅡvㅡa」「부끄」12분! 재미있게 봐주시고 꼬릿말도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월광님, 팬카페에 발광완결 방에 들어가면 에필로그가 있답니다^^
감동적 ㅠ.ㅠ 허접하긴요.
ㅠ_ㅜ 감동입니다.오늘 여기 처음가입했는데 이렇게 좋은소설을 첨으로 읽게 되다니 너무 재밋게 잘봣구요 친구들에게도 소개시켜주고 싶네요, 세이홈피로 퍼갈께요~
「하얀침대」「중소마판사탕」 2분,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꼬릿말도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동받았어요 ㅠㅋㄷ
우앗~ 잘지었다 +_+ㅋ
재밌어요 >_<
「비밀많은소녀」「GensouMichki」「☆ⓗⓔⓔ쮠§½Σ.. 」 3분, 재미있게 읽었다니 >_< 다행이네요-ㅎㅎ 꼬릿말 고맙습니다 -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