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코로나19 급속 확산 비상
車, 中 부품 못 구해 2차 생산 대란
항공.면세점, 수백억대 매출 손실
정유.철강업계도 위기감 '고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이 일했던 생산라인도 잇따라 멈춰서고 있다.
중국산 부품을 못 구해 완성차 생산이 차질을 빚은 데 이은 '2차 생산대란'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보따리상들마저 춘제 연휴 이후 상당수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항공업계와 면세점 등은 업체별로 벌써 수백억원에 달하는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정유.철강업계 등엔 내수 부진에 이어 세계 경기 위축에 따른 수출 급락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내수,수출,생산이 모두 차질을 빚는 '3중 타격' 현실화로 재계엔 비상이 걸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난 22일부터 24일 오전까지 시설을 폐쇄하고, 방역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대구.경북 지역 출장 자재 및 구미.수원 사업장 간 셔틀버스 운행도 중단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산업사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해당 사원을 포함해 800여명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는 유지하기로 했다.
경북 구미에 생산시설이 있는 대기업들도 사업장 간 출장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는 등 비상대응에 돌입한 상황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던 완성차업체들은 생산을 재개했지만
대부분 가동률이 80% 수준인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경북지역에 자동차부품업체의 생산공장 휴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영업점 방문객 수도 평소의 3분의 1 미만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연간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은 약 290만에 달하는 포스코 역시 중국 내 자동차 생산이 정기적으로 타격을 입게 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국내 자동차업계가 위기를 맞으면 철강 판매가격 인상 역시 어려워진다.
미.중 무역전쟁 완화로 정제마진 개선을 기대했던 정유업계도 위기감이 팽배하다.
2월 평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2달러로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제 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비용을 뺸 것으로 정유사들의 실적을 사실상 결정한다.
배럴당 정제 마진은 2018년 2월 배럴당 7.4달러에서 지난해 12월 0.1달러로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대 피해 업종인 항공업계는 올해 매출 급진직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298억 달러(약 35조원)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사들은 전년 수요 대비 8.2%의 성장률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아태지역 항공사들에 278억 달러(약 33조5000억원)의 매출 감소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확진자 방문에 따른 대형마트들의 휴업도 잇따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2일 모로나19 호가진자가 다녀간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을 하루 동안 임시 휴관하기로 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누적 매출 2조원을 넘겨 국내 백화점 중 매출 1위를 기록한 점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설문한 결과
응답 기업의 61.8%는 코로나19 사태가 경영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주희.임세정 이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