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혁명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장르: 대체역사 상태: 연재중(현재 휴재, 11/16 유료화 및 재개 예정) 플랫폼: 카카오스테이지(이후 카카오페이지?)
대역계의 블루칩 검은 머리 미국 대원수(검머머)가 대단원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느슨해진 대역판에 다시금 긴장을 불어넣은 소설입니다. 19세기 초 조선 순조 대로 환생한 주인공이 평안도 상단에서 돈을 벌다가 표류한 영국 함선을 만나고… 처음에는 어릴때 돈 바짝 당겨서 평생 안락하게 놀고먹을 작정으로 시작한 무역질이 결국에는 겉잡을 수 없는 스노우볼링으로 향하는 소설이라고 보면 딱 맞겠습니다.
아직 완결도 안 난 작품이지만 굳이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분명 혁명이 취향이 아니었지만 xxx같은 전근대 조선에서 살다보니 혁명이 취향이 되어버렸습니다” 정도겠네요. 스토리라인 자체는 조선 배경 기존 대체역사물의 구조를 어느 정도 따라가지만, 본작의 최대 장점은 시니컬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팍팍 꽂히는 작가의 훌륭한 블랙유머입니다. 작가의 풍부한 배경지식과 철저한 준비성 역시 돋보이고요. 자칫 평범한 상단 경영+정치암투물로 변질될 수 있는 소재를 맛깔나게 이끌어가는 건 결국 작가의 필력과 준비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건 확실히 읽기 편하진 않은 문체, 그리고 연재 플랫폼입니다. 전자는 (많이 조절하긴 했지만) 완곡어법과 고어의 사용이 많다는 점인데, 사실 대부분의 경우 “이렇게 말한다는 것은 ooo하다는 것이다” 하는 식으로 작가의 주석이 달려 충분히 감안할 만 하다고 봅니다. 고어..라고 썼지만 문어의 범주에 충분히 들어가는 단어들이 대부분이기도 하고요. 저는 오히려 몰입을 강하게 해줘서 플러스 요인으로 여겼습니다.
플랫폼 문제는 평소에 잘 느낄 수는 없었지만 이번에 유료화 과정에서 카카오 측의 착오로 연재일정이 1달 넘게 밀린 사례를 들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플랫폼 이슈가 본작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봅니다. 그래도 보는 맛이 상당히 쫄깃했으므로 저는 참고 볼테지만, 충분히 독자를 떨어져나가게 만들 수 있는 일처리였습니다.
종합하자면, 오랜만에 보는 대체역사 수작 웹소설입니다. 전근대 사회에 대한 신선한 인식, 이를 뒷받침해주는 비유와 블랙유머가 본작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스토리라인은 스포일러가 될까 자세히 소개하짐 못했지만 막 진부하다는 인상은 아니었습니다.
첫댓글 취향은 아니었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