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고에서 2006년 1월 14일부터 2월 18일까지 아버지학교를 진행하였다. 70명의 지원자가 참여하였고 감동과 눈물이 넘쳐나는 아버지학교가 되었다.
지원자들이 모여 있는 각 조의 테이블에는 여러 간식이 있는데 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엿이다. 예전에는 호박엿만 있었는데 이번에는 생강엿도 등장했다. 아마도 사탕을 씹어 먹으면 바사삭 소리가 나고 그러면 옆에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 엿으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영훈아버지학교를 다 마치고 뒷정리를 다하고 보니까 엿이 여러 봉지가 남았다. 강의실팀을 맡았던 한재환, 최건환 형제님께서 학생들을 주라고 말씀하셔서 기쁘게 그렇게 하기로 했다. 우리 아이들은 먹는 것이라면 무조건 좋아한다. 그렇게 엿 봉지를 챙겨두었다.
금년에는 3학년 남학생을 담임하게 되었다. 3월이 시작되기도 전인 2월말, 이 아이들과 자율학습에 들어갔다.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교실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던 중, 딱딱한 의자에 앉아 졸고 있고,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니 애처로운 마음이 들었다. 문득 그 엿 생각이 났다. 한 개씩 주어야겠구나 하고 살며시 나와 엿 봉지를 가지고 왔다.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 사이를 지나며 호박엿 한 개와 생강엿 한 개, 한 사람에 두 개씩 나누어주었다. 아이들은 무척 좋아했다. 그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나는 아이들에게 엿 두 개씩을 주었다. 아이들은 그 자그마한 것을 통해서도 무척 기뻐했다.
나흘 때 되던 날, 나는 엿을 깜빡 잊고 그냥 교실에 들어섰다. 슬금슬금 내 눈빛을 살피던 아이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한 아이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물었다.
“선생님, 오늘은 엿 안 주시나요? 저 엿 먹고 싶어요.”
그때였다. 갑자기 아이들이 동시에 외쳤다.
“선생님, 저희도 엿 좀 주세요. 엿 먹고 싶어요.”
아이들은 엿 먹고 싶다고 소리치며 깔깔 웃기 시작했다. 그 말이 주는 어감이 우스꽝스러웠던 것이다. 나도 웃으며 말했다.
“그래, 너희들 그렇게 엿 먹고 싶니? 선생님이 오늘 잊고 그냥 올라왔지 뭐니? 다음에 꼭 가져다 줄게.”
종례를 하고 내려오면서도 “선생님, 엿 먹고 싶어요.”라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와 한참 웃었다.
다음 날, 엿을 준비하여 교실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조용히 공부하고 있었다. 점심 시간이 지나고 한참 나른해질 무렵 오후 자율학습 시간, 나는 아이들의 머리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
“얘들아, 엿 먹을 시간이야. 우리 엿 먹자.”
아이들과 나는 깔깔대기 시작했다. 지난 2월의 후반부를 나와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엿을 먹으며 지났고 힘차게 3월을 시작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선생님 엿 먹고 싶어요” 하는 아이들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해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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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인생을 위하여
신학기에 들어서자마자 두 번의 면담을 거친 후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각자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대부분 주저함 없이 말을 이었다.
“저는 세계적인 마술사가 될 겁니다.”
“저는 정치가가 될 겁니다. 고대가 목표입니다.”
“저는 체육교사가 될 겁니다.”
저마다 꿈을 꾸며 말하는 아이들은 신나 있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을 먼저 만나주시고 이 아이들의 소망이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게 하시고 멋지게 합격시켜주시고 영광 받아주시옵소서.”
이어서 급훈을 정했다.
나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급훈을 몇 가지 칠판에 적고 아이들을 주시했다. 그 가운데에는 ‘배워서 남 주자’,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최고보다는 최선을’ 그리고 ‘명품 인생을 위하여’ 등이 있었다. 나는 위의 급훈의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하여 주었다. 그리고 의견을 내어 상의한 후 정하고자 하였다. 아이들의 생각은 단연 ‘명품 인생을 위하여’였다. 싸구려 인생, 가치 없는 인생을 거부하며 명품으로 살아가자라는 의미였고, 특히 내가 명품일 때 나의 모든 것은 명품이 된다는 것이기에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은 이 급훈에 매우 흡족해 했다.
‘값싼 인생, 싸구려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배워서 남 주는 인생, 돈 벌어서 남 주는 인생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 시대의 진정한 명품 인생은 나의 상황이나 여건의 명품이 아니라 곧 내가 명품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진정한 명품 인생을 꿈꾸며 나아가는 06. 3-2이 되기를 소망하며 나아가자는 의미에서 정한 급훈이다.’
우리 반의 정면에는 ‘명품 인생을 위하여’라는 급훈이 걸려 있고 뒤 게시판에는 위의 글이 적혀 있다. 2006년 한 해를 명품 인생을 위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이 아이들을 하나님께서 만나주시고 기어이 명품 인생의 주인공으로 삼으시리라 믿으며 오늘도 기도한다.
영훈고 3학년 2반
2006년은 3학년 학급을 담임하게 되었다. 기도로 준비한 2006년도에 만나는 아이들과 새 학급, 그리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끌어가실까 하는 기대감으로 담임을 맡았다. 3학년 문과 남학생 39명, 시작하는 날 잘 생긴 경록이가 전학을 와서 꼭 40명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금년에도 예외없이 기도하며 학급운영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과 만나는 첫 시간에 나는 내가 왜 기도하는 교사가 되었는지를 설명하곤 하였다.
어려서부터 교사가 되었던 과정과 교사일 때 만났던 시한부인생을 살던 근육병 제자 이야기와 그리고 기적같은 회복, 폭력교사로 낙인찍혔던 이야기 등을 하며 아이들에게 허락을 구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기도하게 해 다오.”
아이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며, 또는 기도하며 수업을 하자는 말에 갸우뚱하면서 내 뜻을 따라주었다.
금년 3학년 2반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이 아이들이 일학년 때 잠시 만났던 적이 있었던 아이들도 있는지라 나에 대해서 무척 잘 아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하여 조회, 종례 때 그리고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꼭 아이들과 기도를 하고 수업을 시작하였다.
가장 우수한 반
우리 반은 3학년에서 성적으로도 가장 우수했다. 전교 10등 안에 드는 우수 학생이 5명, 심화반이 7명으로 타학급에 비해서 가장 월등했다. 더욱이 마술을 전공하는 재훈이, 음악, 미술, 체육, Ffood stylist 등 참으로 다양한 꿈을 꾸는 아이들이 모였다. 특히 세영이는 태권도 공인 4단으로 이미 사범님 소리를 듣는 아이였다.
종교로 보아서는 기독교가 7명, 천주교 5명, 불교 3명 그리고 약 25명가량이 종교가 없었다. 이 아이들을 놓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주저하지 말고 이 아이들을 모두 예수님 앞으로 인도하라는 음성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 아이들을 귀하게 사용할 것이고, 대학으로 모두 인도하실 것이며 무엇보다 저마다 큰 비전을 허락하신다는 음성이었다. 그러나 고3이라고 해서 대학을 가기 위해 예수님을 만나는 것은, 시작은 되지만 끝은 아닐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 아이들이 제대로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나에게 사명을 주신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제가 기도할게요 선생님
대전에 예정된 강의가 있어 내려가는 날이었다. 만난지 얼마 안 된 아이들인지라 내가 없을 때도 반가를 부르고 기도하고 끝낼 수 있을지 자못 의아했다. 내가 있든 없든 시작과 끝은 나의 학급에서는 항상 같았다.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수업 시작 전에 기도하며 마칠 때 반가를 부르고 기도하는 것은 내가 담임을 맡을 때의 정해진 약속이었다.
KTX를 타고 내려가는 중에 나는 휴대폰 문자를 이용하여 부회장인 부연이에게 전화했다.
“부연아, 선생님 대신에 누가 기도하고 마치면 좋을텐데...”
부연이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큰 소리로 말했다.
“제가 할게요, 선생님.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다녀오시구요.”
어른스럽게 말하는 부연이가 자못 대견했다.
부연이는 학교 근처의 교회에 나간다고 했다. 그러나 고 3을 올라오기 전부터 믿음이 떨어져 있었는데 기도하는 선생님을 만나 믿음이 살아나는 것 같다고 고백한 아이다.
“그러렴. 잘 부탁해. 선생님도 이 기차 안에서 기도할게.”
말을 마치고 나는 곧바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기독교학교가 아님에도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기도로 마치며 또한 기도하며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말 그대로 복이 넘치는 삶이었다. 한참 하나님을 생각하고 있을 때 가슴에 은혜가 넘쳐나고 감동이 물밀 듯 밀려왔다. 그 때 문자가 들어왔다. 바로 부연이였다.
“샘, 지금 반가 부르고 기도하고 마쳤어요.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잘 다녀오세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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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아래와 같은 물품이 있나요?
‘영훈선교회’ 및 ‘영훈교문화센터’를 통한 비전
* 필요 물품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보내주십시오.
2) 센터에 갖추어야 할 물품
접이식 탁자 4개 좌식용 의자 10개, 방석 50개
사무용 책상 및 의자, 컴퓨터, 캠코더, 디카, 스크린, 오디오, 빔, 신디사이저 등의 악기류, 음향시설(마이크, 스피커, 믹서) 보면대, 신발장, 시계, 거울, 침구류난방기, 전기장판(이동가능), 냉방기 , 냉장고, 전자렌지, 전기포트, 정수기, 책장, 화이트보드, 월일정보드판
등입니다. 혹시 보관하고 계시면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위 항목 중)이나, 기도하시면서 헌물하시고 싶은 분들 있으시면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위의 물품이 모두 영훈선교문화센터에 귀하게 사용되어지고자 합니다.
* 기도 제목
(1) 센터를 준비하며 갖는 어려움을 포함한 모든 진행사항은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으로 순종하고자 합니다.
(2) 학교의 회복은 복음의 필수요건입니다. 우리 자녀들과 가정의 학부모가 학교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학교의 복음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한 마음으로 기도 부탁드립니다.
(3)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엄청난 계획을 갖고 계시며 그것에 순종하는 우리를 통하여 그 비전을 다 이루십니다. 그 은혜를 함께 맛보며 나누길 원합니다.
(4) 지금껏 영훈고와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여러분! 마음과 정성과 기도의 입술을 모을 때입니다. 더욱 기도 부탁드리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영훈선교문화센터를 통한 비전을 이루시도록 합력하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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