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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漢詩 한 수, 버들의 의미
장대(章臺)의 버들,
장대의 버들이여.
지난날 푸르름이
지금도 여전한지?
그 긴 가지 옛날처럼
드리웠대도,
분명 남의 손에
꺾여 들어갔으리.
章臺柳(장대류),
章臺柳(장대류).
昔日靑靑今在否(석일청정금재부).
縱使長條似舊垂(종사장조사구수),
也應攀折他人手(역응반절타인수).
― ‘장대류·유씨에게 보내다(章臺柳·寄柳氏)’
·한굉(韓翃·당 중엽·생졸 미상)
장안의 버들은 예전처럼 푸르름이 살아 있을까. 길게 늘어뜨린 그 멋진 모습을 간직했다면 누군가가 이미 꺾어가진 않았을까. 절도사의 막료로 요령(遼寧) 지역에 머물던 시인은 안사의 난으로 혼란에 빠진 장안의 소식이 너무나 궁금했다. 버들의 안부를 반신반의하며 불안을 떨구지 못한다. 버들이 지금껏 푸르름을 간직했으리라는 믿음과 함께, 바로 그 푸르름 때문에 남에게 쉬 꺾일 수도 있다는 아찔한 모순. 한데 시인은 왜 한갓 버들에 이토록 조바심을 칠까. 애첩의 성이 ‘버들 유(柳)’―유 씨였다. 난리 통에 장안에 혼자 남은 여자의 안위 걱정에 하루하루 끌탕을 하며 지낸 그였다. 당시 유 씨는 비구니로 가장해 절에서 지내다 반란 진압을 도우러 온 오랑캐 장수 사타리(沙吒利)에게 끌려갔고, 시인은 이 일로 심한 속앓이를 하고 있던 차였다. 그래도 요행을 바라는 심정으로 시인은 인편에 여자에게 시를 보낸다. 낙담과 희망 사이를 오가며 아슬아슬 기대를 품은 채.
여자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뭇꽃들의 향기가 물씬한 이 계절, 아쉽게도 버들가지는 해마다 이별의 선물로만 쓰이지요. 버들잎 바람에 날리는 가을이 오면, 그대가 오신들 더 이상 꺾을 거리는 못 되겠지요.’(‘양류지·楊柳枝’) 버들은 뭇꽃 사이에서도 유독 소외된 존재. 더욱이 잎조차 말라버린다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거라는 탄식이다. 낙담 속에서 여자는 자포자기했지만 시인은 상관을 통해 덕종(德宗)의 마음을 움직였고 둘은 재회에 성공했다. 둘의 애정담은 소설과 실기문학집(實記文學集) 등에 전한다.
● 수양버들(Weeping Willow, 垂楊)[학명: Salix babylonica], 꽃말: ‘슬품, 평화’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이 내 몸이 아무리 아쉽다기로
돌아서는 임이야 어이 잡으랴
소월의 시 〈실버들〉을 먼저 감상해본다. 수많은 가지를 실처럼 늘어뜨리고 있는 실버들은 수양버들의 다른 이름이다. 가지가 늘어지는 버들은 우리나라에 버드나무와 수양버들, 그리고 능수버들 이 세 종류가 있다. 이들의 대표적 이미지는 좁고 긴 잎과 가느다랗고 연약한 가지다.
버드나무는 대체로 어린 가지만 늘어지고, 또 길게 늘어지지 않아 다른 버들과 구별된다. 그러나 중국 땅이 고향인 수양버들과 우리나라 특산인 능수버들은 고향은 달라도 외모는 거의 똑같다. 소녀의 풀어헤친 생머리처럼 가는 가지가 길게 늘어져서 거의 땅에 닿을 정도다. 수양버들은 잔가지가 적갈색이며 씨방에 털이 없고, 능수버들은 잔가지가 황록색이며 씨방에 털이 있는 것이 이 둘의 차이점이다. 수목도감에 실린 설명은 이러하나 실제로 둘의 구분은 간단치 않다. 적갈색이나 황록색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애매하고, 둘 다 암수가 다른 나무인데, 이 중에서 암나무를 찾기란 쉽지 않다. 씨방의 털은 돋보기로 한참을 보아야 찾을 수 있다.
옛 문헌에서는 수양버들과 능수버들을 수류, 혹은 수양이라 했다. 중국에서는 ‘수류(垂柳)’로 불리다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수류와 함께 ‘수양(垂楊)’이란 이름도 얻었다. 흔히 중국의 수양제가 대운하를 건설하고 심은 나무라고 하여 ‘수양(隋煬)버들’, 또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의 이름을 따 ‘수양(首陽)버들’이라 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우연히 이름이 일치한 것일 뿐 근거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옛사람들이 그냥 ‘버들(柳)’이라고 하는 경우는 대부분 수양버들을 일컫는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문인들은 버들과 관련된 수많은 시를 읊었다. 버들에 얽힌 가장 많은 주제는 사랑과 이별이다. 옛사람들이 연인과 헤어질 때 마지막 이별 장소는 흔히 나루터였다.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눈물을 감추고, 나루터에 흔히 자라는 버들가지를 꺾어주면서 가슴과 가슴으로 사랑을 주고받았다.
이렇게 버들이 이별의 증표가 된 것은 중국의 고사와 관련이 있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의 동쪽에는 ‘파수’란 강이 흐르고, 거기 놓인 다리를 ‘파교(灞橋)’라 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교에서 이별을 했으며,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를 꺾어 떠나는 사람에게 주었다. 버들의 억센 생명력을 빌려 여행하는 사람의 평안과 무사를 기원하는 일종의 주술적인 뜻도 있었다. 명나라 때 널리 읽힌 희곡 《자채기(紫釵記)》에 나오는 여주인공 정소옥이 애인 이익에게 버들가지로 장도를 빌어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후 파교의 버들은 이별의 징표로 자리매김했다.
가로수나 풍치수로 많이 심는 수양버들은 봄이면 하얀 솜뭉치 같은 것이 바람에 날아다닌다. 이것은 꽃가루가 아니다. 씨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솜털이다. 꽃가루와는 달리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심할 때는 눈발이 휘날리듯 하므로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래도 수나무를 골라 심는 등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이 아름다운 나무를 우리 곁에 두고 감상할 수 있다.
우리 나라 문헌상에는 양구楊口는 선조때 새로 부임한 감사가 이 길목 입구를 지나가다가 오래된 수양버드나무숲(垂楊樹林)을 보고 양구楊口라고 하였다고 하는데, 여기에 수양垂楊이라는 단어가 보인다.
옛날에는 식사 후 버들가지로 이를 후볐으므로 지금도 양지질楊枝, 양치질이라고 한다. 버드나무 잔가지에는 잇몸을 보호하는 성분이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수양버들(Weeping willow)의 줄기를 길게 늘어뜨린 모습이 마냥 처연하게 보여서 서양에서는 ‘흐느끼는 버드나무’란 이름으로 불린다. 그래서 꽃말은 ‘내 마음의 슬픔, 사랑의 슬픔’이다.
수양버들 꽃말 눈물을 흘리듯(weeping willow)은 슬프게 가지를 드리우는 모습 때문이기도 하지만, 포로가 된 유대인 여자들이 바빌론 강가에 앉아 (Babylon willow) 고향 팔레스타인을 그리며 눈물을 흘렸다는 성경상의 기록에 기인하기도 한다. 바빌론 왕국에 의해 나라를 잃은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 강가에서 조국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의 배경이다.
By the rivers of Babylon, there we sat down
빌론의 강가에, 우리는 앉아 있었네
Yeah, we wept, when we remembered Zion
우린 눈물을 흘렸어요, 시온을 생각하며
Boney M의 ‘Rivers of Babylon' ...
바빌론의 강가에 ...
망국의 슬픔이 묻어나는 이스라엘 민족들의 비장한 노래다.
⊙ Rivers of Babylon Boney M
<Prelude>
◇ By the rivers of Babylon 바빌론의 강가에
there we sat down 우리는 앉아 있었네
Ye-eah we wept, 우린 눈물을 흘렸어요
When we remembered Zion 시온을 생각하며
By the rivers of Babylon, 바빌론의 강가에
there we sat down 우리는 앉아 있었네
Ye-eah we wept, 우린 눈물을 흘렸어요
When we remembered Zion 시온을 생각하며 *Zion 시온은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을 의미한다
When the wicked 사탄이 나타나
Carried us away in captivity 우리를 납치하여 끌고가
Required from us a song 우리에게 찬양을 요구하였지요
Now how shall we sing the lord’s song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노래를 부를 수 있었겠어요
◇ in a strange hand 이방의 땅에서
When the wicked 사탄이 나타나
Carried us away in captivity 우리를 납치하여 끌고 가
Required from us a song 우리에게 찬양을 요구하였지요
Now how shall we sing the lord’s song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노래를 부를 수 있었겠어요
in a strange land 이방의 땅에서
모세와 여러 예언자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경고가 심하게 있었는데도 그 경고를 무시하고 이방 신을 섬긴 결과로 이스라엘 족은 하나님이 이미 예연하여 성경에 뚜렷이 기록하여 놓았듯이 다른 나라의 노예가 되어 70년간을 유배 생활을 해야 했다.
<Interlude>
Let the words of our mouth 우리들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언어와
and the meditations of our heart 마음속에 영그는 명상을
Be acceptable in try sight here tonight 오늘밤 주님의 눈앞에서 거두어 주소서
Let the words of our mouth 우리들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언어와
and the meditations of our heart 마음속에 영그는 명상을
Be acceptable in thy sight here tonight 오늘밤 주님의 눈앞에서 거두어 주소서
By the rivers of Babylon, 바빌론의 강가에서
there we sat down 우리는 앉아 있었네
Ye-eah we wept, 우리는 눈물을 흘렸어요
When we remembered Zion 시온을 생각하면서
By the rivers of Babylon, 바빌론의 강가에서
there we sat down 우리는 앉아 있었네
Ye-eah we wept, 우린 눈물을 흘렸어요
When we remembered Zion 시온을 생각하면서
<Interlude>
By the rivers of Babylon, (Dark tears of Babylon) 바빌론의 강가에서 (바빌론에서 어둠의 눈물을)
There we sat down (You got to sing a song) 우린 앉아 있었네 (찬양을 하라네요)
Ye-eah we wept, (sing a song of love) 우리는 눈물을 흘렸지요 (사랑의 노래를 불러요)
When we remember Zion (Yeah yeah yeah yeah yeah) 시온을 생각하면서 (예~~~~)
By the rivers of Babylon, (Rough bits of Babylon) 바빌론의 강가에서 (바빌론의 거친 작은 조각들)
There we sat down (You hear the people cry) 우리는 앉아 있었네 (사람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요)
Ye-eah we wept, (They need their God) 우리는 눈물을 흘렸어요 (그들은 신이 필요해요)
When we remember Zion (Ooh, have the power) 시온을 생각하면서 (권력을 가진)
By the rivers of Babylon, 바빌론의 강가에서
There we sat down 우리는 앉아 있었네
Ye-eah we wept, 우린 눈물을 흘렸어요
바빌론의 사람들은 유다의 포로를 붙잡아 바빌론의 강변에 두었다 유다의 포로들은 바빌론의 강변에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다. 시온은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을 말한다. 성전이 있을 때에는 성전이 얼마나 복인가를 몰랐다. 성전을 잃고 이방인의 땅 바빌론 강변에 앉아 시온 성전을 기억하며 눈물을 흘렸다.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 〈이준식의 漢詩 한 수(이준식,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동아일보 2023년 05월 26일.(금)〉, 우리 나무의 세계 2(박상진, 김영사), Daum, Naver 지식백과/ 이영일 ∙ 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