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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부동'(和而不同)은 참 좋은 말입니다.
이 말은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화이부동'(和而不同))한다"는
데서 비롯된 말로『논어』'자로' 편에 나옵니다.
군자는 화합하고 화목하되 남들에게 똑같아지기를 요구하지 않으며,
소인은 같은 점이 많아도 서로 화합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화이부동의 부동(不同)을 더 넓게 보면 남에게 똑같아 지기를
요구하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소신 없이 남과 똑같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즉 부화뇌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시랑하는 일초43 모두가 화합하려면 상대방을 인정해야 합니다.
상대방은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생각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친구와 대화하고 공통의 이해가 만나는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화합의 과정이요 우정입니다.
화합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생각이 다르고 계층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고 살아온
객지와 문화가 다르지만 우리는 한고향, 같은 학교와 동향에서
어린 시절에 무엇을 어떻게 아우르고 대립을 최소화하며
다른 방향과 논쟁으로 가지 않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차이와 불평등을 인정하지만 어떻게 그것을 최소화하고 갈등을 풀어가며
공통의 이해를 끌어내어 평등하고 민주적인 공통의 결론을 도출해 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동창입니다. 그래서 초등 동창은 자연스럽고 아기처럼 순수합니다.
동이불화(同而不和)하기는 쉽습니다. 나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하고만 모여서 이야기하고 밥 먹고 그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며 같은 이해 관계만을 관철하는 일은 쉽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친구는 힘으로 누르고 따르지 않으면 강력한 리더쉽을
사용해서라도 관철시키고 화해하게 하는 일은 여간 어러운 방법입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 하고 어떻게 일하느냐는 말이 친구님들의 입에서 자주
나온다는 말을 듣습니다. 일로초 43동창회가 끝나고 나서 평가를 받아야 할 때
가장 아프게 지적받는 것 중의 하나가 화이부동하지 못하고 동이불화한
동창회였다는 평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 불평등하고 사회적으로 불균형한 것을 조정하고
최소화 해 나가고 이해하는 것을 좋은 친구라고 합니다.
목적한 것을 이루기 위해 화합과 덕망으로 감싸아 아우르는 것이 우정입니다.
일로초 43동창회가 성숙한다는 것은 동의 논리에서 화의 논리로 변화해 간다는 것입니다.
논쟁보다는 화합, 힘보다는 대화, 다툼보다는 평화, 지배와 억압보다는 공존공생,
차별보다는 존중, 편견과 무시보다는 관심과 인정이 필요합니다.
우정만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도 그렇고
일로초등학교 43회 동창회 모임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화의 논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가진 사람은 화의 논리에서 출발합니다.
아니 화의 논리야말로 신의 의지이기도 합니다.
이웃, 즉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고 끝없이
요구하는 분이 우리가 믿는 신입니다. 우리들 각자도 친구 모두도 동이불화하지
말고 화이부동하는 새 봄이 되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