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즉“유앙겔리온”이란 말은 신약성경에서 76회 사용됩니다. “복된 소리, 복된 소식”이란 의미입니다. 복음서를 보면 복음이란 예수님의 사역과 가르침의 핵심 가치입니다. 마가복음 1:14~15절을 보면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고 말씀합니다.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선포입니다. 즉 하나님 나라의 복음입니다.
이미 “복음”이란 단어는 구약에서 사용됩니다. 이사야서를 보면 40장, 42장, 52장, 61장에 집중적으로 복음 단어가 소개됩니다. 이사야 40:9~11절을 보면 “아름다운 소식을 시온에 전하는 자여~~~ 너희의 하나님을 보라 하라”라고 말씀합니다.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서 마지막 때, 종말의 때가 되면 하나님을 볼 것인데, 왕=하나님을 볼 것인데, 그때 복된 소리, 복된 소식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서신서 안에서 어떻게 복음을 소개합니까? 복음서와 같이 “그리스도의 복음”, “하나님 아들의 복음”으로 소개합니다. 로마서 1:3~4절을 보면 하나님의 복음을 소개합니다. 이것은 바울이 인용하는 예루살렘 교회의 신앙 고백, 복음 선포 양식입니다. 복음을 정의합니다. 복음은 저자가 하나님이시고 선지자들을 통해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의 성취입니다.
내용은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것입니다. 복음은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것인데 그분은 육신적으로 다윗의 씨(로마서 1:3, 15:12 수미상관)로 탄생하셨고 성결의 영(하나님의 영, 성령)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켜져 주권, 권세를 행사하는 하나님의 아들로 선언된 분이십니다. 즉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로마서 1:4절은 나단의 신탁 전승(사무엘하 7:12~14)으로서 유대교의 메시아 대망의 한 뿌리입니다. 나단이 다윗에게 전한 하나님의 계시 말씀입니다. “씨”를 일으켜서 네 왕 위에 앉혀 왕위, 왕조를 세우겠다, 내가 아버지가 되고 네가 아들 된다는 것입니다. 로마서 1:3~4절은 씨를 일으켜 나의 왕권을 대행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육신으로는 “나단의 신탁 전승”의 예언대로 “다윗의 씨” 즉 메시아로 나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그 구원을 약속한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에서 일으켜 자신의 우편에 앉힘으로써 시편 110:1절의 예언대로 자기 아들, 자신의 상속자, 즉 자신의 통치권을 실제로 행사하는 “주”로 선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만유의 주로서 지금, 현재 하나님의 통치를 대행하는 분이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그의 십자가와 부활에 비추어 새롭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후 사도들에 의해 “하나님의 나라(통치)”를 대행하는 하나님의 아들, 만유의 주 예수님의 복음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3~4절을 다시 번역하여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육신으로는, 다윗의 씨, 성령으로는 죽은 사람 가운데 부활하심으로 하나님의 통치권을 대행하는 하나님의 아들, 곧 왕으로 선언되심”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로마서에서 바울이 정의하는 복음이 무엇이냐? “예수께서 왕이 되셨다.” 원래 왕은 누구인가? 하나님 나라의 왕은 하나님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통치권을 대행하는 왕으로 선포되셨습니다. “예수가 하나님 나라에 주님(왕)이 되셨다”라는 것이 바울의 복음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입니다.
예수님이 어떻게 왕이 되셨습니까?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입니다. 십자가와 부활은 기독교에서 핵심적인 두 사건입니다. 왜 이 두 사건이 중요합니까?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서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왕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이 내용을 로마서 1:4절에서 요약합니다, 4절의 원문 순서가 개역 개정과 다릅니다. 개역 개정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로 번역하였습니다. 하지만 원문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입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3절의 “그의 아들”은 예수님이고, “다윗의 씨에서 나셨고”라는 것은 메시아 곧 그리스도이고, 4절의 “하나님의 아들”은 우리 왕, 우리 주이고, 그래서 종합하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우리 주님이시다 ”입니다. 이것이 바울이 전하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주(왕)되심에 대한 복음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입니다.
“유앙겔리온”이란 말은 고대 로마 사회 안에서도 사용되던 말입니다. 물론 일상적인 말은 아닙니다. 나라 간 대규모 전투에서 이겨 승전보를 전하는 사람이 성문을 통과하며 외쳤던 말입니다. 새로운 황제가 즉위했다는 소식을 알릴 때도 기용되었습니다. 황제가 즉위하면 로마 시민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옥에 갇힌 자들은 특별 사면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기쁜 소식, “유앙겔리온”이었습니다. 황제의 출산 소식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또한 황제가 마을로 들어설 때 전령이 그 마을에 먼저 당도하여 “유앙겔리온”이라고 소리를 외쳤습니다. 이제 황제가 곧 도착하니 그분을 기쁘게, 영광스럽게 맞이하라는 의미로 “유앙겔리온”을 외칩니다.
“유앙겔리온”이란 말이 정복자에게는 “승리의 기쁜 소식, 좋은 소식”이라는 의미이지만, 정복을 당한 자의 처지에서는 “유앙겔리온”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왕이 바뀌는 것입니다. 법이 바뀌는 것입니다. 신분과 소속이 바뀌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왕이 되셨다”,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우리 주님이시다”라는 복음, 즉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드러내고 선포하는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로마서 1:5절을 보면 “믿어 순종하게 하나니”라고 말씀합니다. 원문을 직역하면 “믿음의 순종”입니다. 바울은 “믿음의 순종”이란 어구를 로마서 맨 끝에서도 다시 한번 사용합니다. 로마서 16:26절을 보면 “믿어 순종하게 하시려고”라고 말씀합니다. 역시 원어를 보면 “믿음의 순종”입니다. 로마서 1:5절과 로마서 16:26절은 수미상관입니다. 결국 로마서는 믿음의 순종 책입니다. 이 사실이 로마서 중간에도 나옵니다. 로마서 10:16절을 보면 “그러나 그들이 다 복음을 순종하지 아니하였도다 이사야가 이르되 주여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나이까 하였으니”라고 말씀합니다. 병행 구문입니다. 아무도 믿지 않았다는 말이 복음에 순종하지 않았다는 말과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믿음과 순종이 동의어입니다. 순종으로서의 믿음, 삶으로서의 믿음,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 규정되는 로마서가 가르쳐주는 우리의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