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가 싫증이 나거나 문득 골프가 하고 싶어지면 가방을 챙겨들고 가까운 퍼블릭 골프장을 갑니다.
혼자 가더라도 얼마든지 환영을 해주는 퍼블릭 골프장이 아주 딱입니다.
지난 주 날도 무지 좋고 일도 한가하고 해서 골프장을 갔는데 어.....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네요.......ㅎㅎㅎㅎ 이런 날은 누가 간섭도 하지 않고 막히지도 또 급하게 따라오지도 않으니 대통령 골프를 하는 날이라 할까요!!!
그런데.....아...근데.....쪼인이 된 이 아저씨들 하는 말.....
"우리 내일 머리 올리러 가는데 좀 갈챠주십셔!!??"
헐~~!!!
아.....이게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고...........아...............그래도
'ㅎㅎㅎ그렇습니까? 축하합니다.'
그리고 첫 티샷을 하는데........ㅋㅋㅋㅋㅋㅋㅋ ......연방 공 대글빡을 쥐어박는다.
"아....이거 왜케 안맞어.....연습장에서는 그물망 찢어지게 맞았었는데....."
'으........천천히 하세요.'
그렇게 어찌어찌해서 그린에 도착을 해서 홀아웃을 하는데 끌고 다니는 수레를 끌고 태연하게 그린으로 가로질러 가신다......
'어.......안돼요...그렇게 그린으로 수레를 끌고 다니면........'
"아! 그렇습니까요.?!"
어라? 야들 말투가 조금 이상하다!! 그러고 보니......팔뚝 여기저기 수상한 흉터가 많다. 그리고 굵은 금목걸이,.......자기들끼리 주고 받는 말투가
"형님 그렇습까요?, 아닙니다요....."
그러니까 오야붕 깍두기가 꼬붕깍두기들을 데리고 내일 첫 라운드를 대비해서 연습라운드를 나온것이다.
그런데 그 오야붕 깍두기도 사용하지 않는 그린위로 올라간 공을 드롭을 하지 않고 그린 위에서 치핑을 한다. 기겁을 해서
'어...안됩니다. 사장님 그린 밖에서 드롭을 하고 하셔야지요.'
"어!! 스크린골프에서는 그냥 하던데.....공을 건드리면 안되는 것 아닙니까?"
그 오야붕깍두기님도 이제 갓 머리를 올리신 분이시란다.....으.......우와......
그렇게 세 홀을 지나고 네번째 홀 티그라운드에서 그렇게 우락부락하고 용감하게 생긴 꼬붕 깍두기 아저씨.....
"아....형님 나 내일 안나가면 안될까요 형님?! 나가기.....싫은데........"
ㅋㅋㅋㅋ 티 위에 가만히 얌전하게 곱게 얹혀있는 아주 쬐그만 골프공 앞에서 그 보다 더 작아지는 자신을 보고있는 용감한 쌈꾼인지 아니면 무늬만 그런지 모를 깍두기 아저씨...........
' ㅎㅎㅎ 너무 걱정 마세요...누구나 그렇습니다. 누구나 그런 비참한 경험을 하면서 골프를 하는 것입니다. 내일 가실때 로스트볼 이마넌어치만 사가지고 가세요.'
"그렇습니까요?!"
그렇게 라운드가 끝나고 헤어지는데....그 깍두기 아저씨들.....코가 땅닿게 인사를 한다.
"안녕히 가십셔~~!"
골프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