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리엣의 남자] 16
S#1. 백부자 집 전경. 밤
기풍 : (E) 신우통운 주식이야, 할마이.
S#2. 백부자. 방.
서류가방을 열어, 부자 앞에 놓는 기풍.
삼부, 고개 내밀어 보고..
찬비는 기풍을 물끄러미 본다.
기풍 : 오늘 증권예탁원에서 받아 왔어. 내일부터 세운증권 이름으로 팔면 돼.
부자 : 기어이.. 시작을 하겠다는 거냐?
기풍 : 신우통운 자식들이 먼저 시작했어. 백화점 끝까지 삼킬려구, 양미라는 백화점 주식 이용해서 차익까지 챙겼다구.
삼부 : (한숨처럼) 또 한바탕 난리굿이 벌어지갔구나~
부자 : 니 뜻대로 하거라. 대신에.. 지난 번 송사장처럼, 엄한 사람 다쳐서는 안 돼.
기풍 : (끄덕) 알았어.
찬비 : (물끄러미 보다가) 오빠, 나도 도와줄까?
기풍 : (당황스럽다, 찬비까지 동원하고 싶지 않아서) 아, 아니.. 이건 나 혼자 할 수 있어.
찬비 : 그래.. 그럼.. 오빠 필요하면 말해. (힘없이 나간다)
기풍 : 찬비야. 너 또 아퍼?
찬비 : 아니야.. (미소짓고 나간다)
기풍 : 할마이.. 찬비 어디 또 아픈거야?
부자 : 못난 놈.. 여잔 직감 하나로도, 세상을 다 볼 줄 아는게야.
니 눔이 송채린이 도우려고 그런다는 것 정도도 눈치 못챘을 것 같네?
기풍 : (미안한 마음으로 돌아보는데)
S#3. 기풍방.
서류가방을 툭 던져놓고 웃옷을 벗는 기풍. 서류들이 말끔히 정리되어 있는 걸 본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서류를 뒤적이며 뭔가를 급하게 찾는데..
삼부, 들어온다.
기풍 : 할배.. 여기 쪼그만 수첩 못 봤어?
삼부 : 못 봤는데?
기풍 : (당황스럽게 찾으며) 이게.. 어디갔지? (서류 몽땅 뒤집다가 찾으며) 여기 누가 치웠어?
삼부 : 글쎄. 찬비가 치운다고 했었는데..
기풍 : (뜨끔하며) 찬비가?
S#4. 백부자 정원. 밤
돌에 걸터앉아 있는 찬비의 표정이 어둡다. 그 위로 들리는.
기풍 : (E)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게 인생이라는 걸 너무 일찍 알아 버렸다.
S#5. 찬비 비젼. (8부 # 59. 백화점 앞)
인형 탈 벗으면 기풍이다.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히죽 웃는다.
채린, 당황스럽고, 고맙고 어쩔줄 몰라한다.
채린 : (벅차게 돌아서) 개점 하세요!
기풍 : (E) 그녀가 처음으로 웃었다. 저 웃음을 지켜줄 수 있다면.. 난 내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만 같다.
S#6. 백부자 정원.
찬비, 고개 숙이고 울고 있는데,
부자, 찬비 어깨를 다독여준다.
찬비 : 할머니~
부자 : (끄덕끄덕 미소 지어준다) 그래.. 그래..
찬비 : 오빠.. 그 여자한테 마지막 선물 하려는 거 알지만요.. 그래서, 그 여자 잊으려고 하는 거 너무 잘 알지만..
자꾸 오빠 얼굴에 그 여자 얼굴 비치는 게 싫어요.
부자 : 괜찮아. 기풍이 그 놈 꼭 돌아 온다. 이 번일 끝나면 꼭 돌아올 거이야.
찬비 : (끄덕) 오빠, 오겠지? 진짜 돌아오겠지?
부자 : 그러엄~
찬비 : 그렇게 오면 어떡하지? 마음 다 두고, 빈 껍질만 오면.. 그땐 어떡하지, 할머니? (눈물 주륵 흐른다)
S#7. 현관 입구.
두 사람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기풍. 후우~ 한숨을 내쉰다.
찬비를 안쓰럽게 돌아보는 기풍의 얼굴에서
(F. O)
S#8. 마석철 사무실.
탁자위에 올려지는 가방.
궁금하게 보는 마사장과 건달들.
마사장 : 이.이게 전부 신우통운 주식이야?
기풍 : (끄덕)
달평 : 이제 어쩌실 겁니까?
기풍 : 신우통운 현재 주가가 얼마지?
달평 : 만 팔천원선입니다.
기풍 : 만원. 반토막까지 떨군다.
달평 : 바,반토막이요?
마사장 : 이번 작전은 어떻게 하는 거야?
기풍 : 잘 들어.이건 조선은행에서 갖고 있는 신우통운 주식 12%야. 공짜로 빌린거지.
마사장 : 은행에서 공짜로 빌려?
달평 : 일명 대차거래라고 하는 건데요. 주식을 은행에서 빌려서요.
다른 사람들한테 얼마든지 사고 팔다가, 지정한 날짜에만, 다시 은행에 돌려주면 되는 겁니다.
마사장 : 이 주식으로 어떡할껀데?
기풍 : 지금 신우그룹은 최악의 자금난에 빠져 있어. 신우통운이 흑자회사니까 주식을 팔아서, 어음을 막고
나머지 돈으로, 삼송지분 5%를 더 사들일려고 하고 있어.
마사장 : 그래서?
기풍 : (끄덕) 놈들이 파는 건 적어도 10 %이상. 거기다가 이 12%를 쏟아 부으면, 적어도 22% 전체 천만주 중에 220만주야.
아무리 튼튼한 회사도, 이 정도 주식이 한꺼번에 풀리면, 시장 자체가 불안심리에 빠져서, 주가가 폭락하게 돼 있어.
달평 : (나서며) 거기다가, 신우는 삼송백화점을 인수하려다가 실패했다는 핸디캡까지 안고 있죠.
마사장 : 그럼.. 주가가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진다?
기풍 : 그때 긁는 거야! 마사장. 당신 현금이 얼마나 된다고 했지?
마사장 : 이십억 정도.
기풍 : 꿍쳐놓은 돈까지 이번에 다 풀어!
마사장 : 알았어!
기풍 : 달팽이! 어음깡 했던 중소기업 사장들 연락했냐?
달평 : (시계 보더니) 예. 오후에 삼송백화점 회의실로 모이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들을 어떻게 이용하실 계획이십니까?
기풍 : 회살 만들어 야지!
달평 : 회사요?
기풍 : 그래.. 회사 !
S#9. 백화점 전경.
S#10. 백화점 매장.
매장을 둘러 보고 있는 미라와 복규. 미라 유니폼을 입고 있다.
매장, 여직원들 영어 공부며, 일본어를 웅얼대고 있다.
미라 : (비웃음)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나? 저 까짓 것들한테 외국어 가르친다고.. 서비스가 좋아질 것 같아?
복규 : 글쎄 말입니다. 외국어가 하루 이틀에 되는 겁니까? 전 중학교 때 부터 지금까지
(셈하더니) 이십일년을 줄창 영어를 디비 파지만 서도, 생활영어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한다는 거 아닙니까, 하하.
미라 : 그게 자랑이야?
복규 : 자랑 아니죠. 현실이죠. 현실.
미라 : (매장 걷다가, 다리 두들기며) 어휴~ 지겨워~
복규 : (간이 의자 들어다가 잽싸게 놓는다)
미라 : (앉으면)
복규 : (탁 무릎 꿇고 다리 주무르며) 이제 일주일만 기다리십시오. 부사장님. 신우그룹에서 지분 5%만 더 사들이면,
송채린은 아웃되고 부사장님 세상이 다시 열리는 거 아닙니까. 그럼 이 지긋지긋한 매장은 영원히 굿바이 아닙니까?
굿바이 (웃음. 웃다가 뚝 굳으며 허걱 물러나며) 부,부사장님~
미라 : (돌아보더니, 벌떡 일어난다)
기풍, 달평과 함께 걸어오며..
기풍 : 어~ 미라 언니, 울트라 아이씨, 안녕?
복규 : 울트라맨이야, 맨.
기풍 : 선 본거 죽였대며? 마사장이 입에 여기까지 걸렸드라구~
미라 : 나쁜 자식 (휙 외면한다)
기풍 : 에이~ 왜 그래.. 좋으면서~ 마사장이 언니 전화 번호 알려 달래서, 갈켜 줬거든?
미라 : 뭐어? 야! 장기풍! (뭐라 하려는데)
기풍 : (미라 뒷쪽보며) 어이구~ 박사장님.. (기풍, 미라 지나쳐 악수한다)
미라 : (돌아보는데)
기풍 : 최사장님은?
박사장 : 예. 곧 도착 할겁니다.
기풍 : 그럼, 먼저 올라 가실까요? (안내하며, 가다가 미라한테 손 흔들며) 잘해 봐~ (간다)
달평 : (따라가고)
미라 : (씨근덕 대는데)
복규 : 부사장님. 선 봤습니까? 마사장은 또 어떤 놈팽입니까?
미라 : 시끄러! 장기풍 저 자식 또 무슨 짓을 꾸미는 지 알아나 보구 와!
복규 : 알겠습니다. (걸어가면서) 지는 걸리는 놈팽이마다 껄떡대고 다니면서,
나는 맨날 박쥐새끼마냥 엿듣는 일이나 시키는 이유가 뭐야?
미라 : (휙 노려보면)
복규 : 지금 갑니다. 부사장님.
S#11. 회의실.
자리에 앉아 있는 택배회사 사장들. 마네킨 회사 사장이며, 어음깡했던 사람들도 보인다. 마사장도 앉아 있다.
달평, 채린,충선도 긴장해서 보고 있는 얼굴 위로
기풍 : (열정적으로) 중소기업 사장? 허울이 좋아서 사장이지, 직원들하고, 밤 잠 설쳐가며 죽도록 작업만 했지,
여러분 중에 누구처럼 팔자 좋게 골프채 한 번 잡아 봤습니까? 그렇게 뺑이치고 일해서, 잔금 받으러 가면,
어음 들고 찾아가면, 언제 제 때 돈 받아 본 적 있습니까? 사장님들 모두, 저한테 15%,20% 깡 받아서 직원들 월급주고,
원자재 구입해서 겨우겨우 목구멍에 풀 칠하면서 살지 않았습니까?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장들.
기풍 : 도대체 우리가 언제까지 대기업의 납품이나 받으면서, 구차하게 살아야 되는 겁니까? 여러분이 능력이 없어섭니까?
아님 성실하지 못해섭니까? 아닙니다. 제가 만난 여러분들은 충분히 능력있고, 대한민국 어느 누구보다 성실한 분들입니다.
(서류가방 들어 보이며) 여기 신우통운 주식 12%가 들어 있습니다. 사장님들.. 우리도 한 번 해 보십시다!
우리들 자금 모아서! 있는 힘 다 모아서! 우리도 떳떳하게 사업 한 번 해보잔 말입니다!
사장1 : 좋습니다. 해봅시다.
사장2 : (웨딩드레스 공장 사장) 장사장 덕분에 우리 회사도 안 망했어! 한 번 해 보자구요!
사장3 : 그래~ 우리라고 못할 것 없잖아! 해보자구!
사장들, 집단적으로 호응하면서, '옳소!' 박수를 치는데..
채린, 충선.달평 그런 기풍을 보는 마음이 뜨거워 진다.
S#12. 회의실 밖.
청진기를 대고 듣고 있는 복규.
복규 : 신우통운 주식? 회사를 세워? 대체 무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지? 뭔지 모르지만, 일단 보고부터 하고~ (휙 나간다)
S#13. 사장실.
자리에 앉는 기풍.
기풍 : (캑캑대며) 하두 꽥꽥 댔더니, 목이 다 칼칼하네~ 야, 달팽이~ 물 한 잔 줘 봐.
달평 : (비죽) 예.
채린 : (따라 앉으며) 회살 만들어서 어떡할 생각이야?
기풍 : 그 회사 이름으로 신우통운 주식을 사야지.
채린 : 신우통운 지분의 30%를 신우그룹에서 가지고 있어. 이만원씩 계산해도 적어도 600억이야.
아무리 중소기업 사장들 회사를 합병한다 해도..
달평 : (물 따라 바치고) 그건 걱정 할 것 없습니다.
채린 : 네?
달평 : 신우그룹이 가진 주식은 20%밖에 되지 않습니다. 10%는 벌써 팔았으니까요. 그리고 주가도 만 팔천원로 떨어졌습니다.
채린 : (놀란다) 설마, 며칠 사이에 그렇게..
기풍 : 놈들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거지. 지들이 먼저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아직 멀었어.. 반토막까지 떨어지게 만들거니까.
채린 : 그때, 새로 만든 회사 이름으로 주식을 매집하는 거야?
기풍 : (끄덕)
채린 : 그럼, 그 다음엔 어떡하는 거지?
기풍 : 우리도 똑같이 해야지. 신우 놈들이 했던 거랑 똑같이..
채린 : 그럼.. 역외펀드를..
기풍 : (끄덕) 아니! 우린 정정당당하게 붙을꺼야! 회사 간판 걸고, 떳떳하게.. 임시주주총회까지..
그 자식들 정신 못 차리게 한꺼번에 밀어 부쳐 버리겠어!
채린 : (당당한 기풍이 보기 좋고, 그래서 더 안타깝다)
기풍 : 달팽이! 흔들러 가볼까?
달평 : 예. 사장님.
기풍 : (일어난다)
채린 : (따라 일어나며) 기풍씨..
기풍 : (돌아보면)
채린 : ..이제 난 어떡하면 돼지? 내가.. 도울 일은.. 없어?
기풍 : (냉정하다) 야, 송채린! 내가 그딴 것 까지 다 말해줘야 되니? 이젠 제발 혼자서 일처리 좀 해!
사람 귀찮게 좀 하지 말란 말야! 사장이면 사장답게 굴어! (나간다)
채린 : (섭섭해서 서 있다)
충선 : (기풍의 마음 알지만) 저 자식~ 왜 괜히 소리는 지르고 야단이야? 오냐오냐 봐 줬더니. 증말 버르장머리 없이..
채린 : ... 저 사람.. 지금 정 떼려는 거예요.
충선 : 예?
채린 : (여전히 기풍 나간 방향 보며) 나 아프지 말라고, 일부러 저러는 거예요.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해서.. 자기 아픈 마음 따윈 보지도 않고.. 참.. 바보같은 사람이예요. (처연하게 웃는다)
충선 : ....
채린 : 조금이라도 돕고 싶은데.. 나도 저 사람한테.. 힘이 되고 싶은데.. (안타깝다..)
S#14. 백화점 앞.
차에 오르려던 기풍. 올려다 보며..
기풍E : 단단해져라. 송채린. 당신이 단단해지지 않음.. 내가 가기 힘들잖아..
씁쓸하게 미소 짓는다.
그런 기풍을 물끄러미 보는 달평.
기풍 : (돌아서며, 밝게) 달팽이! 가자!
달평 : 예!
S#15. 백화점 매장.
둘러 보고 있는 미라. 직원들 인사도 반갑지 않은데..
복규, 뛰어온다.
복규 : 부,부사장님.
미라 : 어떻게 됐어?
복규 : (주변 의식하고 구석으로 이끈다) 장기풍이 글마가 회사를 차릴라고 그러는 모양입니다.
미라 : 회사?
복규 : 예. 신우통운 주식을 12%나 갖고있다 어쩐다 하는거 보니까, 신우통운을 인수하려고 짠머리를 굴리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미라 : 장기풍이 신우통운을 노려?
복규 : 예. 확실합니다.
미라 : 송채린이 장기풍이랑서 손잡고 신우를 노린다? 이 기집애 겁도 없군~
복규 : 네. 아주 간뎅이가 배밖으로 튀어나온 모양입니다.
미라 : (생각하며) 신우통운이라~ 이 카드를 어떻게 쓴다~?
S#16. 증권사 객장.
시시각각 변하는 주식등락 전광판.
유심히 쳐다보고 있는 기풍과 달평.
기풍 : 얼마까지 떨어졌지?
달평 : 만 사천원댑니다.
기풍 : 지금까지 얼마 쏟아 부었지?
달평 : 신우통운 주식의 4%. 40만줍니다.
기풍 : (시계 보며) 두 시 반! 나머지 팔십만주! 매도자는 세운증권. 하한가인 만이천원으로 몽땅 때려넣어!
S#17. 사이버 트레이더 앞.
달평, 매도가를 만 이천원으로 쳐 넣는다.
기풍 : 됐어?
달평 : (끄덕) 예 .사장님, 이정도면, 불안심리가 가속돼서 개미군단도 팔자세로 나서겠는데요.
기풍 : 내일 오전중에 분명히 만원으로 떨어진다. 기관투자가들 움직임은 어때?
달평 : 신우통운과 거래중인 몇몇 투신사들이 사자세로 반등을 기대하지만, 매도물량이 넘쳐나서, 지지선을 유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풍 : (달평에게) 회사 법인신고는 끝냈지?
달평 : 예. 삼송백화점이랑 제휴한 택배회사 사장 이름으로 새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서류 보여주며) 회사 이름은 풍전통운으로
했습니다. 바람풍, 전쟁전! 바람의 전쟁. 유통업계에 바람같이 나타나서 전쟁에서 이기자는 뜻입니다.
기풍 : 사장단에 연락해! 내일 오전부터 있는 돈 다 끌어모아서, 신우통운 주식 매집하라고 해!
달평 : 알겠습니다.
S#18. 승우 집무실.
전화 중인 승우. 벌떡 일어나며..
승우 : (버럭) 부장님! 그래서 제가 부탁 드리는 거 잖습니까? 투자자들 심리 저지선이 최하 만 오천원댑니다.
그 선 무너지면, 어디까지 떨어질 지 모른단 말입니다.
소리E : 최실장. 우리도 최선을 다 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하나론 역부족이란 말입니다.
승우 : 그래서 이렇게 부탁 드리는 거 아닙니까?
소리E : 미안합니다. 저희도 이게 한계예요.
승우 : 그럼, 지금 신우통운을 포기한다는 말입니까? 이번 사태만 해결되면, 저희가 보상해 드린다고 몇번이나 말씀 드렸잖습니까?
소리E : 최실장. 우리도 할 만큼 했어요. 나머진, 신우그룹에서 알아서 처리하세요. 이만 끊습니다.
승우 : 부장님! 부장님! (전화 쾅 끊는다)
신팀장 : (들어 온다)
승우 : 어떻게 됐어?
신팀장 : 매수종가가 만 이천원이야.
승우 : 뭐어?
신팀장 :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모두 손 들어 버린거 같다. 오히려, 기관들까지 팔자세로 나서고 있어!
승우 : 이런 나쁜 자식들! 사채 쪽.. 알아 봐.
신팀장 : (고개 흔든다)
승우 : 무슨 뜻이야?
신팀장 : 지금 상황으로.. 융통어음 들고 나가봤자, 받아 주지도 않아. 사채업자들 생리 뻔히 알잖아.
모두 우리가 부도 날 거라고, 지레짐작 하는 눈치야.
승우 : (갑갑한데)
신팀장 : 승우야.. 나머지 삼송백화점 주식을 팔자!
승우 : (버럭) 무슨 소리야?
신팀장 : 이대로 있다간, 신우통운 주식 팔아서 막으려던 어음들 백프로 터진다!
삼송백화점 인수는 커녕, 그룹 전체가 도산할 지도 모른다구!
승우 : (인상 굳는데) 아직은.. 아냐.
신팀장 : (열이 솟아) 그럼! 언제까지 움켜쥐고 있을 건데? 그런다고 송채린이 너한테 돌아올 것 같아?!
승우 : 그만 해!
신팀장 : (씨근대다가) 제발.. 최승우.. 이성적으로 대처하자. 응?
승우 : ....
신팀장 : 결정해서 연락 줘라. (나간다)
승우 : (털썩 앉는다)
채린 사진을 보는 승우의 복잡한 얼굴에서..
(F.O)
S#19. 백부자집 전경. 아침
S#20. 백부자집 식탁.
식사중인 기풍,찬비,삼부,부자.
삼부 : 기풍이 일은 잘 되가니?
기풍 : (자신 있게) 걱정 마. 할배. 내가 누구야?
부자 : 잘해.. 엄한 투자자들 다치게 하지 말구..
기풍 : 알았다니까..
찬비 : (기풍 쓸쓸하게 보고)
삼부 : 기풍아, 너 오늘 할애비 좀 바래다 주라마.
기풍 : 어디 가게?
삼부 : 절에 다시 올라 갈라 기래
부자 : .... 며칠 만 더 있다 가.
삼부 : 식객 노릇도 하루이틀이지. 마음이 불편해서 기래.
부자 : 아~ 글쎄 며칠 있다 가라면 가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벌떡 일어나 휑 나가 버린다)
기풍 : (뻥해서 보고)
삼부 : 허허~ 성질머리하곤, 40년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안 변했어. (웃는다)
찬비 : (그런 두 사람이 부럽다. 씁쓸하게 웃고) 할아버지, 저두 그만 일어날께요. (일어나려는데)
기풍 : 찬비야~
찬비 : 응? (돌아본다)
기풍 : 미국 대사관 인터뷰가 오늘이지?
찬비 : ...응..
기풍 : 이따가 대사관 앞에서 만나자.
찬비 : ..정말?
기풍 : 그럼 임마, 오빠가 거짓말 하는 거 봤어? 시간 맞춰 갈께.
찬비 : (끄덕끄덕)
S#21. 신우그룹 기획실.
사이버 거래차트를 보고 있는 신팀장과 팀원들.
팀원1 : (절망적으로) 만원댑니다. 이대로 가다간, 오늘 마감때엔 만원선도 지탱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신팀장 : 뭐야? 어디 봐! (보는데, 심각하다)
팀원1 : 조선은행에서 대차거래로 넘긴 주식을 몽땅 시장에 퍼 부은 거 같습니다.
개미군단 물량이 이렇게 한꺼번에 쏟아질리가 없잖습니까?
신팀장 : 미치겠구만. 도대체 주식 내다파는 놈이 어떤 자식이야! 신우통운 지분변동 있는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수시로 확인해!
팀원1 : 알겠습니다.
신팀장 : (갑갑하다)
S#22. 마석철 사무실.
달평 : (들어오며) 지시하신대로, 풍전통운으로 이백만 주 매집했습니다. 신우통운 전체 지분의 20%입니다.
기풍 : (끄덕) 금융감독원에 지분변동 전자공시하고, 임시주주총회 신청 준비해!
달평 : 알겠습니다.
석철 : 나도 이십 오만주 샀다. 2.5%야.
건달1 : 저도 전셋방 빼서, 주식 샀습니다. 형님 이거 날리면, 저 집사람한테 죽습니다. 형님.
기풍 : 걱정마, 임마! 이젠 건달 소리 안 듣고, 주주님 소리 듣고 살게 해 줄테니까!
건달1 : 믿습니다. 형님.
기풍 : (일어나는데)
석철 : (눈짓하면)
건달1 : 참, 그리고 말입니다, 형님. 지난 번에 지시하신 집 알아 보라고 한 거 있잖습니까?
기풍 : (본다)
S#23. 개인 주택.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건달1과 기풍.석철. 주변을 돌아 본다.
작은 연못과 정원이 보인다.
건달1 : 삼용이파 새끼들이 코 발라 놓은 거 뺏느라고, 엄청 고생 했습니다. 형님.
기풍 : 싸웠냐?
건달1 : 아닙니다. 형님. 이 집은 그렇게 얻으면 안된다고 큰형님이 말씀하셔서
한 달을 넘게 가서 무릎꿇고 빌어서 양보 받은 겁니다. 형님. 저희 형님, 무진장 고생했습니다. 형님.
기풍 : (석철 보며) 고맙다.
석철 : 너, 송사장이랑 결혼해서 살 집인데.. 우리같은 깡패자식들 피 묻히면 안되는 거 아냐?
기풍 : 결혼? (씁쓸하게 웃는다)
제법 큰 나무를 만져 보는 기풍.
기풍 : (혼잣말처럼) 여기 그네가 매달려 있으면.. 참 잘 어울리겠다.. 매일 하늘 닿도록 밀어 줄 수 있으면..
달평 : (안된 얼굴로 쳐다보다 외면하고)
S#24. 미국 대사관앞.
벤취에 앉아, 기풍 기다리며 스웨터 짜고 있는 찬비.
달평차, 멈추고, 기풍 내리면..
찬비 : 오빠~ (얼른 집어넣고)
기풍 : 오래 기다렸어?
찬비 : 쪼금~
기풍 : 가자~ (들어가려는데)
찬비 : 오빠... 괜찮아?
기풍 : 뭐가?
찬비 : .... (다 알면서...)
기풍 : (부러 밝게) 괜찮아, 임마! 가자~
찬비 : 오빠..
기풍 : (돌아본다)
찬비 : 오빠 힘들면.. 안가도 돼. 나 때문에 그러는 거라면.. 억지로 이러지 않아도 된다구.
기풍 : 찬비야~
찬비 : 응?
기풍 : 오빠 때문에 힘들지?
찬비 : ....(눈물 핑글 돈다)
기풍 : 조금만 기다려 줄래? 오빠, 의심하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 줘. 응?
찬비 : (끄덕끄덕)
기풍 : 너랑 같이 있으려고 그러는 거야. 다른데 안보고 너만 보려고.. 너무 늦게 온다고, 먼저 지치면 안된다. 응?
찬비 : (끄덕끄덕) 그럴께. 나 오빠, 믿어... 오빠니까.. (부러 밝게) 가자, 오빠!
기풍 : (끄덕 하고.. 들어간다)
S#25. 대사관 인터뷰 장소.
유리너머 대사관 직원과 얘기를 하고 있는 찬비.
찬비 : 미국에선 엄마랑 아빠랑 함께 살꺼구요. 경영학 공부를 계속 할겁니다.
외국인 : 혼자 가는 건가요?
찬비 : 아뇨. 결혼 할 사람이랑 같이요. (하면서 돌아보며) 저기 같이 왔어요.
기풍, 멀거니 바깥만 쳐다보고 있다.
찬비 : 오빠 ~
기풍 : (돌아보며) 어.. 끝났어?
찬비 : (끄덕) 오빠 차례야. 빨리 가.
기풍 : (끄덕, 가는데)
찬비 : 오빠~ 잘해야 돼.
기풍 : 잘하긴.. 무슨 시험 보냐?
인터뷰 유리 앞에 선다.
외국인 : * 안녕하세요.
기풍 : 안녕하슈.
외국인 : * 장기풍씨? 미국에 가는 목적이 뭐죠?
기풍 : 좋잖아~ 아메리카! 신나게 놀고, 신나게 공부하러 가는 거지, 뭐.
통역, 얘기해 주고..
외국인 : * 무슨 공부를 하러 갑니까? 기간은 언제까지구요?
기풍 : 뭐든 상관없어.
통역 :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한데요.
기풍 : 그냥, 그대로 전해주슈.
통역 : (통역하면)
외국인 : * 진짜 미국에 가려는 이유가 뭡니까?
기풍 : .. 사람.. 잊으려고..
통역 : (통역하고)
외국인 : * 당신은 피앙세랑 같이 미국에 가는 거 아닙니까? 언제까지 있을 예정이지요?
기풍 : 그 사람.. 얼굴 기억 안 날 때까지.. 아니, 어쩌면 평생이 될지도 모르겠네..
통역 : 장기풍씨. 서류는 모두 완벽해서 비자 나오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좀 더 성의있게 대답해 주시죠.
기풍 : 그게 다요.. 여기 있으면, 자꾸 보고 싶어서.. 자꾸만 같이 있고 싶어서.. 나 때문에, 또 아픈 사람 생길테니까..
(찬비 돌아보며) 이제 나 혼자만 아프면 되니까..
뒷쪽의 찬비는 영문도 모르고, 방긋방긋 웃고 있고..
쓸쓸하게 웃어주는 기풍.
(F.O)
S#26. 신우 그룹 전경. 낮
승우E : 도대체 어떤 놈들이야?!
S#27. 승우 집무실.
승우 : 대체 어떤 자식들이 우리 주식을 매집하는거냐구!
신팀장 : 풍전 통운이란데야.
승우 : 그 풍전통운이 뭐하는 데냔 말야!
신팀장 : 택배 회사가 주된 업무이고, 여러 중소기업들이 자본을 합쳐서 만든데야.
승우 : 그런 놈들이 왜 신우통운에 눈독을 들이는 거야?!
신팀장 : 처음에 풍전통운이 지분 변동 신고할땐, 지분을 갖고, 합병해 달라고 요청할려는 건 줄 알았어.
승우 : 그런데?
신팀장 : 풍전통운은 합병을 한 회사라 사장이 여러명이야. 그 중에 장기풍이란 이름도 있어.
승우 : 뭐?
이때, 걸려오는 전화.
불안하게 쳐다보던 승우.
승우 : (전화기를 든다) ..최승웁니다.
미라E : 양미라예요.
승우 : ....!
S#28. 커피숍.
마주앉아 있는 미라와 승우. 복규.
승우 : 그럼.. 채린이가..
미라 : 그렇다고 봐야죠. 백화점 택배를 맡고 있는 제휴회사를 중심으로 풍전통운이란델 만든거니까..물론, 주축은 장기풍이지만..
승우 : (분노가 치민다)
미라 : 자기들이 당했던 걸 고스란히 돌려 줄 모양이더군요.
승우 : ....!
미라 : 이제 어떡하실꺼죠? 삼송백화점은 포기하실 건가요?
승우 : 아직.. 아닙니다.
미라 : 글쎄요~ 그게 최실장님 뜻대로 될까요?
승우 : 무슨 의밉니까?
미라 : 송채린이 저렇게 장기풍이랑 궁짝이 맞아서 도는데, 백화점 인수한다고 해서, 송채린이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요?
승우 : ...이만 실례 하겠습니다 (일어나는데)
미라 : 최회장님은 좀 어떠신가요? 지난 번 주총때문에 쓰러지셨다고 들었는데..
승우 : (나간다)
미라 : (씨익 웃고)
복규 : 부사장님. 지금 저런 뺀질이 아버지까지 챙겨줄땝니까? 저 딴 놈이 뭐가 이쁘다꼬~
미라 : 내가 아직도 최승우한테 미련 있는 걸로 보여?
복규 : (반색) 그럼, 아닙니까?
S#29. 백화점 휴게실.
자리에 앉는 미라.
복규 : 자세히 좀 말씀 좀 해 보세요. 부사장님. 궁금해 미치겠다니까요.
미라 : 최승운... 아직도 송채린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렸어. 하지만, 이번 일로 결국은 갈라서게 되겠지.
복규 : 갈라 서면요?
미라 : 최승우 코도 석자야. 더 이상, 삼송백화점 지분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어지는 거지.
복규 : 그럼, 최승우가 백화점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다?
미라 : 그걸 내가 사는거야. 송채린이 가지고 있는 주식은 31.1%야. 내가 가진 20%랑 겨우 11.1% 차이 밖에 안 나.
복규 : 11.1%면 돈이 얼만데..
미라 : 지난 번 백화점 주식 팔고 사면서 생긴 차익도 있잖아~ (미소)
복규 : (미소) 그럼, 다시 경영권 전쟁을?
미라 : 물론이지.. 내가 이대로 물러날 줄 알았어?
복규 : 아니죠.. 부사장님이 얼매나 독종인데요?
미라 : (쓱 노려보는데)
안내 방송 들린다.
소리E : 숙녀복 매장. 플로어 매니져 양미라씨. 사장실로 호출입니다. 숙녀복 매장. 플로어 매니져 양미라씨 사장님 호출입니다.
미라 : 송채린이 날 불러?
S#30. 사장실.
미라 : (앉는다. 비꼬듯) 호출하셨습니까? 송채린 대표이사님?
충선 : 부르셨으니까 온 거 아뇨.
미라 : (찌릭 노려보고)
채린 : 양미라씨!
미라 : (기분 나쁘지만) 용건이 뭐지?
채린 : 백화점에 돈 좀 내놓으시죠?
미라 : 돈? 내가 돈이 어딨다구?
채린 : 지난 번 백화점 주식 매매하면서, 차익이 발생했죠?
미라 : (뜨끔) 그게 송사장이랑 무슨 상관이지?
채린 : 그 차익을 돌려줘야 되겠는데요.
미라 : 내 주식 팔고 사면서 번 돈인데, 그걸 왜 너한테 줘야 되지?
채린 : 김실장님?
충선 : SHOT SWIIG RULE 이라고 들어 봤습니까?
미라 : 쇼.숏.. 룰? (복규 보면)
복규 : (고개 흔든다)
채린 : 우리 말로, 단기매매 차익 반환규정이라고 하죠. 양미라씨가 삼송백화점 주식을 팔았다가 되사면서 얻은 차익을
회사에 반환해야 된다는 규정이죠.
복규 : 아니, 부사장님 돈 갖고, 주식 사고 파는데 무신 규정은 규정이야! 법대로 하라고 하십시오. 부사장님.
채린 : 김실장님.. 아무래도 증권거래 실물위원회에 신고해야 겠군요.
미라 : 증권거래 실물 위원회?
충선 : 알겠습니다.. (전화기 들며) 불법 차익을 얻은 자에게는 징역이 몇 년이더라..
복규 : 부,부사장님..
미라 : (인상 구겨지더니) 좋아~ 돌려주지!
채린 : 고맙군요.
미라 : 그 돈으로 신우통운 주식 살려구?
채린 : ....!
미라 : 송사장. 그렇게 안 봤는데 참 독하다 ~
채린 : ...?
미라 : 최승우 아버지는, 너 때문에 쓰러져서 사경을 헤메는데.. 이젠 신우통운까지 빼앗아서 결정타를 날리시겠다?
채린 : (놀라서) ..뭐? 지금 뭐라고 했어?
미라 : (태연하다) 하긴, 니 아버지를 자살까지 몰고 간 원수니까, 똑같이 복수해도 나쁠 건 없겠지. 신우통운까지 빼앗기고 나면,
아무리 독하다는 최회장이라도 두 눈뜨고 버틸 수 있겠니? 니 아버지 따라 가지 말란 법도 없지 않겠어?
채린 : (할 말을 잃는다)
미라 : 차익은 백화점 계좌로 넣어주지! (휙 일어나 나간다)
채린 : (이마를 짚는다) 기,김실장님.. 양미라씨 얘기가 사실인가요?
충선 : (난감해져) 저..저도 얼핏 얘길 듣긴 했습니다만..
채린 : 사실이군요..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다)
S#31. 승우 집무실/ 6부 # 2. 사채골목 앞
자리에 털썩 앉는다. 채린의 사진이 보인다.
채린E : 오빠, 나 어디가지 않아. 오빠한테 갈려고 이래~
승우E : 채린아.. 넌 어디만큼이나 왔니? 너한테 가고 싶은데.. 너한테 가는 길은.. 왜 점점 멀어지기만 하지..?
이렇게 놓고 싶지 않은데..
얼굴 부비는 승우.
S#32. 기풍집. 밤
서류를 보고 있던 채린. 이마를 문지르며 생각에 잠기는데..
미라E : 최승우 아버지는, 너 때문에 쓰러져서 사경을 헤메는데.. 이젠 신우통운까지 빼앗아서 결정타를 날리시겠다?
채린 : (괴로운데)
미라E : 하긴, 니 아버지를 자살까지 몰고 간 원수니까, 똑같이 복수해도 나쁠 건 없겠지. 신우통운까지 빼앗기고 나면,
아무리 독하다는 최회장이라도 두 눈뜨고 버틸 수 있겠니? 니 아버지 따라가지 말란 법도 없지 않겠어?
서랍을 여는 채린. 승우가 선물한 목걸이함을 열어 본다.
승우E : 매일 장미꽃을 가져다 줄 수 없을지도 몰라. 가끔은 나 때문에 속상할 지도 모르고..
S#33. 채린 회상 ( 4부 # 1. 사장실)
채린의 목에 목걸이 걸어주며..
승우 : 행복하게 웃는 니 모습 보고 싶다. 아주 오랫동안..
채린 : (목걸이의 서늘한 감촉에 눈을 뜬다)
S#34. 기풍집.
채린 : (핸드폰을 들어 승우 번호 누른다)
소리E : (신호음 몇번 가고) 죄송합니다.. 저희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채린 : (눌러 끈다..)
망설이다가.. 전화기 던져 놓고 얼굴 가린다.
S#35. 술집.
불이 깜박대다 멈추는 핸드폰.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승우.
채린E : 최승우씨.. 당신 이제 내가 알던 사람이 아냐. 끝까지 싸우겠어! 끝까지!
갑갑한 지, 넥타이를 풀어내는 손길이 흔들린다.
S#36. 병원 전경.
멈춰서는 차.
뒷좌석에 앉아 있는 승우. 차에서 내려 휘청거리는 걸음, 붙잡고 걷는다.
S#37. 병실 . 밤
잠들어 있는 최회장.
승우, 들어오면..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하는 수인.
수인 : (낮게) 이제 막 잠드셨거든요?
S#38. 병원 벤취.
자리에 앉는 수인.
승우, 옆에 앉으면
수인 : 술 드셨군요?
승우 : 예.. 조금 마셨습니다.
수인 : 많이 힘드신가 봐요.
승우 : 아뇨.. 괜찮습니다.
수인 : (안쓰럽다)
승우 : 채린이가 신우통운을 인수하려고 한답니다.
수인 : 예?
승우 : 그 친구 예전에 그런 말을 했거든요. 끝까지 싸우겠다고.. 정말이지.. 나랑.. 끝까지 싸울 모양입니다.
수인 : ....
승우 : 수인씨..
수인 : ..말씀.. 하세요.
승우 : 오늘은.. 조금 힘이 드네요.
수인 : ...
승우 : 아니.. 아주 많이 힘이 듭니다.
수인 : 제가 어떻게 해드리면..
승우 : 아니.. 그냥 이대로 놔두세요. 수인씨까지.. 거들고 나서면.. 저 정말이지..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거 같아서요.
(얼굴 숙이며, 손으로 감싸쥔다) 그냥.. 하루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아무 얘기 하지 마세요. 오늘 하루만이라도..
수인 : 네.. 그럴께요. (수인, 쇼울을 승우에게 걸쳐준다)
승우 : 수인씨..
수인 : 네..
승우 : 아까.. 술집에서 나올때, 마음 다 두고 온 줄 알았습니다. 이제 채린인 잊어야 된다고, 그렇게 마음 다 내려놓고
온 줄 알았는데.. 수인씨 얼굴 보기가 조금은 덜 부끄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너무 어렵네요.
수인 : (쓸쓸하지만, 고마운 미소) 억지로 그러지 말아요. 억지로 그러는 건, 생채기만 더 커질뿐이예요.
그냥, 물처럼 흐르게 놔 두세요. ..저도 같이 따라서 흐를께요. 승우씨..따라서..
승우 : (어깨가 낮게 떨린다)
수인 : (그런 승우를 안쓰럽게 본다)
두 사람 모습 멀리 보이며..
(F.O)
S#39. 백부자 정원.
사진사 정원을 배경으로 카메라 세팅하고 있다.
곱게 한복으로 차려입는 삼부.
기풍, 양복을 입고 찬비도 드레스 스타일의 옷을 입고 서 있다.
삼부 : 부자야~ 백부자~ 사진 찍자고 성화 부릴땐 언제고 왜 이케 꿈지럭 대는 거이야~ 해 다지갔다.
부자E : 지금 나간다. 이 영감탱이야.
나오는 백부자. 성장을 한 한복이 너무 곱다.
우와 ~ 입이 벌어지는 찬비와 기풍.
기풍 : 우와~ 할마이.. 선녀같애.
부자 : 놀리지 말라우.
찬비 : 아녜요. 할머니. 진짜 고와요.
부자 : (매무새 만지며 쑥스럽게) 괜찮네?
찬비 : (엄지 손가락 세우며) 울 할머니가 최고 이뻐~
기풍 : 그럼, 임마! 할마이가 한 사람 밖에 없는데 할배보다 이쁘다고 하리?
부자 : 예끼 눔~ (쥐어 박으려 하고)
기풍 : (헤헤 피하고)
삼부 : (그런 부자를 환하게 바라보고 있다)
S#40. 동 백부자 정원.
파인더로 보이는 네 사람의 모습.
찬비와 기풍의 모습. 달라붙는 찬비와 아직은 어색한 기풍.
그런 기풍이 섭섭하다. 악착같이 기풍을 붙들고, 사진을 찍는 찬비.
체념하듯 미소 짓고, 사진을 찍는 기풍.
부자와 삼부의 모습.
어색해하는 두사람을 뒤에서 붙여주는 찬비.
준비하는 모습들이 스냅사진처럼 찰칵찰칵 찍히고..
옷을 갈아 입은 기풍. 집 안쪽에서 나오며..
기풍 : (시계 보더니) 할배.. 담에 절에 한 번 찾아 갈께.
삼부 : 기래~ 잘 하라우.
기풍 : (끄덕) 응. 갈께. 너 할배 잘 모셔다 드리구 와~
찬비 : 네~ 서방니임~
기풍 : 이게 까불고 있어~ 가께! (간다)
웃고 있는 부자와 삼부.
찬비 : 할아버지, 저 옷 갈아 입고 올테니까 사진 찍고 기다리세요~ (후다닥 들어간다)
사진사 : 어르신, 독사진 한 장 찍으셔야죠.
삼부 : 독사진.. 기래~ 찍어둬야지. (부자보며) 부자 니 덕분에.. 영정사진도 벌써 찍어둔다이~ 허허.
파인더로 보이는 삼부의 모습.
물끄러미 보는 부자.
부자E : 장삼부 이 늙은이야.. 당신 영정 사진 찍어두려고 그런거이 아니야. 이 사진처럼.. 이녁 얼굴.. 내 가슴에 찍어두고 싶어서
그런거이야. 46년동안..매일같이 그리던 얼굴.. 가슴에 콕 찍어서.. 죽어도 문신처럼 안 지워지도록.. 말이야.
부자, 눈물이 메어와 고개를 돌리고, 하늘 보는데..
삼부 다가와 선다.
삼부 : 와~ 영정사진 찍은게 섭섭해서 우네?
부자 : 섭섭하긴 뭐가 섭섭해?
삼부 : 부자야~ 내 시 한 수 읊어 줄까?
부자 : ....
삼부 : (하늘 멀찌감치 쳐다보며. 맑은 느낌으로 선명하게 끊어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사라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다고 말하리라.
부자 : ....
삼부 : (손 잡는다) 부자야..
부자 : (보면)
삼부 : 우리 말이지. 이승에서 못다 한 거.. 다음 세상에서는 꼭 같이 하자우. 그럼 되지 않갔네?
부자 : (끄덕끄덕)
삼부 : 자 약속. (손가락 내민다)
부자 : (손가락 건다. 눈물 글썽이며) 기래~ 다음 세상엔.. 다음 세상엔 우리 꼭 그렇게 만나자우..
손을 걸고 흔드는, 두 사람 너머로 하늘빛이 곱다.
S#41. 석철 사무실.
기풍 : 신우놈들 동향은 어때?
달평 : 신우통운 매각을 전면 금지하고, 계열사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고, 혈안이 되 있는 눈칩니다.
기풍 : 더 이상 삼송백화점에 눈독들일 여력은 없겠지?
달평 : 물론입니다.
기풍 : 임시주주총회 신청서, 법원에 제출해!
달평 : 이제, 전면전이 벌어지는 겁니까?
기풍 : 눈코 뜰새 없이 몰아쳐주마. 최승우!
S#42. 신우그룹 전경
S#43. 승우집무실.
분위기 심각하다.
승우 : 현재 우리가 소유한 신우통운 지분이 얼마지?
신팀장 : 지난 번 30%에서 10%를 매각했으니까, 나머지 20%. 총 200만주다.
승우 : (알지만, 아쉬움에) 계열사 지분까지 다 포함한 건가?
신팀장 : (끄덕) 설마 누가 우리 그룹에 도전장을 내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었으니까..
승우 : 풍전통운 놈들이 가진 지분이 얼마지?
신팀장 : 어제부로 25%까지 올랐다.
승우 : (인상 흐려진다) 우리한테 우호적인 그룹은?
신팀장 : 기관투자가들 중에 몇몇이 있지만, 확신할 수가 없어. 그 친구들도 팔자세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니까.. 어떡할꺼냐?
승우 : (결심한 듯) 삼송백화점 주식 매각해서, 신우통운 지분 사들여!
신팀장 : 알았다.. (나가려다가) 괜찮은거냐?
승우 : (흐릿한 미소) 어쩔 수 없잖아. 이제 내 의지완 무관하게 되버렸으니까..
신팀장 : (안쓰럽게 보다가) 지금 시장에 내놓으라고 지시하마! (나가려는데)
노크 소리와 함께 팀원1 들어온다.
팀원1 : 시,실장님.
승우 : 뭐죠?
팀원1 : (서류 급하게 내려놓으며) 법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승우 : 법원? (보다가 일그러진다)
팀원1 : 풍전통운에서 신청한 임시주주총회를 받아들이겠다는 통지섭니다.
승우 : (서류 와락 구겨 버리는데)
신팀장 : 이 자식들이 정말!
인터폰 울린다.
승우 : (받는다)
소리E : 실장님. 장기풍씨 전환대요?
신팀장 : (놀라고)
승우 : (화를 누르며) 연결해줘요.
S#44. 석철 사무실
기풍 : 최실장님~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승우E : 용건이 뭐냐 ?
기풍 : 법원에서 연락 받았지?
승우E : (감정 누르며) 어쩔 생각이냐?
기풍 : 어쩌긴 뭘 어째? 신우통운 접수해야지. (얼굴 굳으며) 최승우.. 내가 얘기했지.. 당신 싸움 상대 잘 못 골랐다고..!!
이제 마지막 전쟁이야, 최승우!
S#45. 승우 집무실.
전화기 거칠게 끊는 승우
승우 : (신음처럼) 장기풍.. 이 자식 지난 번 우리랑 똑같은 방법으로 밀고 들어오고 있어.
신팀장 : 그럼..
승우 : 프록시 파이트!
신팀장 : 위임장 대결?
승우 : 그래.. 위임장 대결이야.
신팀장 : 그럼..?
승우 : 지금 당장 금융감독원에 가서, 폐쇄된 주주명부 확인해! 지금 당장 팀원들 소집시키고, 비상령내려!
신팀장 : 알았다. (바쁘게 나가는데)
승우 : 이렇겐 안 진다. 장기풍, 이렇겐..
S#46. 석철 사무실.
기풍 : 기관투자자들이랑 시간약속은?
달평 : (노트 보며) 오늘부터 줄줄이 잡혀 있습니다.
기풍 : 좋아.. 움직여 보자구!
S#47. 신우그룹 본관.
신팀장E : 금융감독원에서 신우통운 주주명부 확인해 왔다.
S#48. 승우 집무실
주주명부를 펼쳐드는 승우.
승우 : 모든 기관투자자들하고 시간 약속 잡아. 내가 만나겠어.
신팀장 : 주가 하락할때 내다 팔던 인간들인데 우리 편을 들어줄까?
승우 : (버럭) 그럼 이대로 무너지잔 말야!
신팀장 : 알았다. 연락할게. (나간다)
S#49. 00 은행 앞.
기풍E : 그럼, 믿고 가도 되겠습니까?
S#50. 은행 접견실.
부장 : 기존 신우통운을 인수해서, 삼송백화점이랑 손을 잡는다는데, 저희가 반대할 이유가 없잖습니까? 하하.
기풍 : (미소짓고) 시너지 효과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겁니다.
부장 : 이를 말씀이십니까? 앞으로도 풍전통운은 저희랑 거래하는 겁니다. 장사장님.
기풍 : 물론이지요. (일어나며)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부장 : 부탁이야 저희가 드려야죠.
기풍 : (달평 가리키며) 위임장은 이 친구랑 작성하시면 될 겁니다. 그럼, 총회장에서 뵙겠습니다.
S#51. 00은행앞.
차에서 내리는 승우와 신팀장.
신팀장 : 계속 약속 피하는 걸 억지로 잡긴 했다만.. 이 자식들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다.
승우 : (비장하다) 엎드려서 빌기라도 해야지.
은행으로 들어가는데, 나오는 기풍과 마주친다.
흠칫 놀라는 승우.
기풍 : 어~ 이게 누구신가? 대 신우그룹 최실장님~
승우 : (인상 구겨지고)
기풍 : (손 내밀며) 오랫만입니다.그려~
승우 : (노려본다)
기풍 : (같이 노려보는데)
달평 : (나온다)
기풍 : 어~ 오변호사! 위임장은 받았나?
달평 : 예. (흔들어 보인다)
기풍 : 급하신데 어서 올라가 보시죠. 최승우 실장님.
승우 : 나쁜 자식!
기풍 : 당신이..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당신은 8개 계열사중에 고작 하나 때문에 이러고 다니지만,
송채린은 오직 하나 밖에 없는 백화점 살리겠다고 피투성이가 되면서 뛰어다녔어.
최승우, 이젠 니 차례야. 당하는 입장이 얼마나 쓰라린지 똑똑히 느껴 보라구.
승우 : 니 뜻대론 되지 않아..
기풍 : 그래? 임시주총때 보자구! 누가 웃는지..
두 사람 눈빛이 격돌하고..
신팀장과 달평은 조마조마하다.
S#52. 사장실.
전화 받고 있는 채린.
채린 : 어디 간다구?
영숙E : 포천~ 가까운데로 가기로 했어. 엄마. 오십견 있어서 가을마다 온천 다녀야 되잖니?
채린 : 알았어. 잘 갔다 와.
들어오는 충선.
영숙E : 채린아~
채린 : 엄마, 바뻐. 내가 연락할게. 그래~ (끊는다)
충선 : 사장님. 신우통운 임시주주총회 날짜가 잡혔답니다.
채린 : 그래요?
충선 : 사채가요.. 아니 장기풍이요, 신우통운이 움쩍달짝도 못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하하.
채린 : 잘됐군요.. (미소짓지만.. 마음이 무겁다)
충선 : 사장님도 주주총회에 참석 하실꺼죠?
채린 : (끄덕) 그래야겠지요.
충선 : 그럼요.. 장기풍이 누구땜에 저러고 다니겠습니까? (하다가 입을 막는다)
채린 : (씁쓸한데)
충선 : (부러 기분 띄우려고) 양미라가 미운 짓만 하는 줄 알았더니, 돈 벌어다 줘서,
사장님도 명실상부한 신우통운의 주주가 된 거 아닙니까? 물론, 사모님 이름이긴 하지만...
채린 : ....
충선 : 지하에 계신 전임사장님도 이 사실을 아시면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채린 : (오히려, 마음이 더 복잡하다)
S#53. 석철 사무실. 밤
달평, 앉으며 서류를 기풍에게 내민다.
달평 : 조선은행.세운증권.선우투신등에서 받은 위임장입니다. 전체지분의 21%입니다.
기풍 : (본다)
사장1 : 그럼, 우리 지분이랑 합치면, 총 46%가 되는 겁니까?
기풍 : (끄덕) 이제 이틀 남았군.
달평 : 참 숨가쁘게 달려 오셨습니다. 사장님.
기풍 : (흐흥 웃으며 일어난다. 창 쪽에 서며) 그래, 참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런데.. 왜 잠깐 눈감았다 뜬 것 처럼, 이렇게 짧게만 느껴질까? 이렇게 짧게만..
달평 : (그 맘 알것 같다)
S#54. 승우 집무실.
서류를 휙 내팽개치는 승우.
신팀장, 굳은 얼굴로 서 있다.
신팀장 : 이제 겨우 이틀 남았어. 이대로 있다간, 신우통운 그냥 넘어가버려~
승우 : 방법이 없잖아! 기관투자가 놈들 마저 다 돌아섰어! 개미군단들 주식 매집하기엔, 자본이 없는 거 뻔히 알잖아! (갑갑한데)
문 열리며, 휠체어를 탄 최회장(머리 모자 쓰고, 왼쪽 팔목 보호대 하고)과 수인 들어선다.
승우, 놀라 일어서며
승우 : 아버지!
수인 : 죄송해요.. 그룹 이사님이 오셔서, 다 말씀 드리는 바람에..
최회장 : (힘겹게 오른손 들어 수인 저지하고) 수인양 탓 할거 없다.
승우 : ....
최회장 : 방법이.. 없는게냐?
승우 : 죄송합니다.. 현재로선..
최회장 : 내 잘못이다. 니가 부끄러워 할 이유는 없어.
승우 : ....
최회장 : 기관투자자들 돌릴 방법이 하나 남아있긴 하다.
승우 : ..그게..뭡니까?
최회장 : 할 수 있겠냐?
승우 : 하겠습니다.
최회장 : (수인 보면)
수인 : (외면하고)
최회장 : 너랑 수인양이랑 결혼 발표를 하는 거다.
승우 : ..예?!
최회장 : 수인양 부모님하곤 얘기가 벌써 끝났다.
승우 : 아버지.
최회장 : (애처롭다, 손잡으며) 승우야.. 내 평생을 바친 회사다. 이렇게 무너지고 싶진 않아.
이 애비.. 이렇게 생을 마감하고 싶진 않다..
승우 : (미쳐버릴 것만 같다)
수인 : (그런 승우를 외면하고)
신팀장 : (고개 돌린다)
최회장 : 승우야..
승우 : (괴로워 미칠 것만 같은데)
S#55. 기풍집앞. 밤
멈춰서는 승우의 차. 내려서 올려다 본다.
최회장E : 선암재단이 교육기관이라곤 하지만, 재계에서도 무시 못하는 뿌리를 가진 집안이다.
수인양의 선암재단하고 우리가 합친다고, 시장에 발표를 하면, 기관투자가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어.
S#56. 승우 비젼. / 2부 # 43. 레스토랑(밤)
승우 : 우리가 결혼해서 머지않아 합병할 걸 보여주자는 거지?
채린 : 오빠.. 이게 최선이겠지? 그렇지?
승우 : 그래.. 최선이야.. 어차피 결혼되면, 당연히 밟아야 될 수순이야. 조금 앞당기는 것 뿐이라고 생각해.
S#57. 기풍집앞. 밤
물끄러미 올려다 보는 승우.
승우E : 많이 아팠겠다.. 이제야 니 마음 알 것 같은데.. 우리.. 이제 너무 늦어 버린거니?
아프게 올려다 보는 승우. 눈물이 핑글 돈다.
감정 갈무리하며 돌아서 걷는 승우 모습에서
(F.O)
S#58. 백부자집. 아침
우당탕 뛰는 발소리와 함께..
찬비E : 오빠! 오빠!
S#59. 기풍방.
널부러져 자고 있는 기풍을 흔들어 깨우는 찬비.
찬비 : 오빠~ 빨리 일어나 보라니깐!
기풍 : (이불 뒤집으며, 돌아눕는데)
찬비 : 신우그룹 최승우 약혼 발표가 났다니까!
기풍 : (움찔 하다가 벌떡 일어난다) 뭐?
찬비 : (신문 펼쳐 보여주며) 여기 봐.
기풍 : (신문 나꿔채서 보는데)
찬비 : 내 말이 맞지? 신우그룹 후계자 최승우 실장. 선암재단의 외동딸 이수인양과 약혼 발표.
기풍 : (인상 굳는데)
S#60. 석철 사무실.
급하게 들어오는 기풍.
달평, 일어선다.
마사장. 건달1 속이 타는 얼굴로 기풍 맞는데..
기풍 : 어떻게 된거야?
달평 : 말씀 드린대롭니다. 신우그룹 최실장하고, 선암재단 이수인하고 약혼발표가 난 다음에,
저희한테 위임장을 넘겼던 제1,2 금융권들이 급속하게 돌아서고 있습니다.
기풍 : 남은 위임장이 얼마야?
달평 : 저희 지분 25%하고, 조선은행,세운증권,선우투신까지 포함해서 15%. 전체 40% 밖에 되지 않습니다.
기풍 : 신우쪽은?
달평 :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저희한테서 빠져나간 위임장 6%와 보유하고 있던 20%.
그리고, 나머지는 얼마나 모았는지 오리무중입니다.
기풍 : 개미투자자들은?
달평 : (명단 확인하며) 덩치가 큰 소액주주가 한 명 있는데요. 이름이 오영숙이라고 지분이 4.8 %입니다.
이 주주한테서 위임장만 받아내도 승산이 있습니다.
기풍 : 오영숙? 주소 확인해서 찾아 봐. 그 사람만 찾으면, 우리가 이길 수도 있어!
달평 : 알겠습니다.
기풍 : 송사장은? 이번 일 알어?
달평 : 신문지상에 났으니, 벌써 알고 있겠죠?
기풍 : (송사장이 더 걱정스럽다, 휙 나간다)
S#61. 기풍집.
신문에 난 사진(따로따로 증명사진들)을 물끄러미 보는 채린. 신문을 천천히 접는다. 승우에 대한 마지막 마음을 접기라도 하듯..
서랍을 열면, 승우가 선물한 목걸이함이 나온다.
열어보는 채린. 눈이 젖어 올 것 같지만, 씁쓸한 미소와 함께,
채린E : 고마워..이렇게.. 이런 식으로 오빨 잊게 해주는구나.
타앙하면서, 닫기는 목걸이 함.
S#62. 승우집무실.
신문을 와락 찢어 버리는 손.
승우, 열이 뻗친 얼굴이다. 긴장해서 서 있는 신팀장에게.
승우 : 누구야! 도대체 누가 이따위 기사를 내보낸거야!
신팀장 : 누가 내 보냈건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승우 : 뭐?
신팀장 : 약혼발표 난 직후에, 위임장을 안주겠다고 버티던 은행이며, 증권회사들이 앞다투어서 의결권을 넘겨주고 있는 상황이야!
이젠 위임장 대결에서 이길 수도 있어!
승우 : (허망한 미소) 위임장 대결에서 이긴다?
신팀장 : 그래, 너도 이제 좀 냉정해져 봐! 급한 건 회사를 살리는 거지. 니 감정이 중요한게 아니잖아!
승우 : ..내.. 감정이 중요한게 아니다?
신팀장 : 그래!
승우 : ..그럼.. 뭐가 중요하지? 나란 놈은.. 경영권 방어해서, 회사만 껴안고 살면 그만인가?
그렇게 사는게 최승우한테 남은 유일한 선택이라 이건가?
신팀장 : ....
승우 : (얼굴 굳더니 웃옷 들고 나가려고 한다)
신팀장 : 어디 가는 거야?
승우 : 약혼 발표 취소시키겠어!
신팀장 : 최승우!
승우 : (버럭) 채린이가! 채린이가 이 기살 보면 어떻겠어! 나를 도대체 뭘로 생각하겠냐구!
신팀장 : ....
승우 : 이렇게 회사 지켜내는 거, 아무 의미없어. 나도, 수인씨도..모두 불행해 지는 길이야. (휙 돌아 나간다)
신팀장 : (갑갑해 넥타이 풀어 헤치고, 한숨 쉬고)
S#63. 병원 앞.
차에서 내리는 승우. 급하게 들어간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얼굴이다.
S#64.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승우.
최회장 왼팔을 맛사지를 해주고 있는 수인.
최회장 : (먼저 보고는) 승우..왔니?
승우 : 아버지! 수인씨!
최회장 : (알지만..짐짓) 위임장들이 다시 넘어왔다고 들었다.. (애처롭게) 승우야..
수인 : (최회장에게 인사하고) 아버님. 승우씨랑 잠깐 얘기 좀 나누고 오겠습니다.
최회장 : (끄덕끄덕하고)
수인 : 밖에서 얘기하시죠.. (나간다)
최회장 : (애처로운 눈으로 승우를 보고)
승우 : (시선이 부담스럽다.. 휙 나간다)
최회장 : (한 숨을 내쉬고)
S#65. 병원 정원.
승우 : (화를 누르며) 수인씨가 내린 결정입니까?
수인 : ....
승우 : (버럭) 수인씨가 동의한 결정이냐고 묻잖습니까?
수인 : (돌아보며, 당차다) 네. 제가 그랬어요. 아니, 제가 먼저 기사화 하자고 했어요!
승우 : ...! 전 분명히 수인씨 제의를 거절한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수인 : (여전히) 알아요. 승우씨 마음속에 있는 사람, 평생가도 못 지울거라는 거 너무 잘 알아요. 너무 잘 알아서, 더 그랬어요.
승우씨 지치고 병들어서 나한테 올때까진 너무 오래 걸리니까! 지난 십 년동안 기다린 거 보다, 더 많이 기다려야 되니까!
이렇게 라도 붙들지 않음, 영영 승우씨 잡을 수 없으니까! 그래요! 그렇게라도 승우씨 먼저 붙들고 싶었어요!
(눈물 핑글 돌며) 그게 그렇게 죄가 되나요? 사랑하는 사람 붙잡고 싶은게.. 그렇게 큰 죄가 되는 거냐구요!
승우 : (수인이 안쓰럽지만. 자신도 미칠것 같다.. 찍어 누르며) ..적어도..이런식은 아닙니다! (휙 돌아 가려는데)
수인 : (눈물 누르며) 최승우씨... 고작 그 정도 였나요?
승우 : ...!
수인 : 내가 알던 최승우씨가 고작 그 정도 밖에 안된 사람이었냐구요?
승우 : (돌아보는데)
수인 : 제가 아니어도 좋아요.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니까.. 하지만, 아버님껜 뭐라고 말씀 드릴꺼죠?
당신이 평생 피땀 흘려 세운 탑은 모두 모래성이었다고, 물거품이었다고 말씀 드릴건가요?
승우 : (미칠 것 같다)
수인 : 신우그룹을 하늘처럼 보고 사는 직원들한텐, 뭐라고 말씀 하시겠어요? 사랑때문에 모두 버린다고 얘기할 건가요?
그럴건가요? 그럴 수 있다면, 제가 물러나 드리죠. (걸어가는 수인, 눈동자가 흐릿해진다)
승우 : (눈을 질끔감고 고민을 하다가, 이를 악물더니) 수인씨!
수인 : (돌아보는데)
승우 : (수인쪽으로 고개 돌리며).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