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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순간에 폼 나는 악기 배우기
인생이 리드미컬해진다!
30~40년 전만 해도 악기 하나 다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혹 기회가 닿았더라도, 결혼한 뒤 아이들 키우느라 먼저 머리가 악보를 잊고, 다음에는 손이 주법을 잊고, 거기에 가슴까지 열정을 놓게 되지는 않았는지. 그렇다면 지금 소개하는 여섯 가지 악기를 살펴보자. 상대적으로 훈련 기간이 짧아 늦깎이라도 조바심 나지 않으며, 흔한 악기가 아니라 어느 자리에서 ‘한 곡’ 뽑아도 환호와 갈채를 받을 만한 악기를 골라보았다.
아코디언 세월을 접었다 펴는 소리
아코디언은 흘러간 악기다? 아마 악기점에 진열된 아코디언을 일별하게 된다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산뜻한 색감에 섬세한 자개 장식이라니….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어 몰랐을 뿐이지, 실은 디자인이 무척 고급스럽고 우아한 악기다. 오래된 악기라는 인상은 우리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꼬깃꼬깃 접힌 어릴 적 기억을 조심스레 펼쳐보면, 어느 한 자락에 새겨진 아코디언 소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코디언의 높은 음은 다른 악기에 비해 주파수가 높아서 뇌리에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두세 살 때 아코디언 연주로 들었던 동요를 기억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아코디언 연주가 채수린 씨의 설명이다.
또한 무엇보다 계단 모양의 주름 상자가 아코디언 조형미의 백미다. 이 부분이 펼쳐졌다가 접힐 때마다 음색에 묘한 음영이 드리워졌다 걷힌다. 또 악기 구조상 한 음이 최대 네 곳으로 갈라져서 나오므로 ‘어깨에 메고 다니는 오케스트라’라고 불릴 만큼 다채롭고 깊이 있는 소리를 낸다. 그래서 클래식 소품부터 트롯, 동요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특유의 분위기로 소화할 수 있다. “아코디언 연주는 다양한 연령의 관객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훗날 음악으로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저의 바람을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취미로 피아노를 연주하다가 남편을 따라 아코디언을 배우게 된 서경애 씨는 잊고 있었던 목소리를 찾은 듯 반갑다고 말한다.
필살기 호소력 있는 음색. 신나는 노래를 연주할 때는 주름 상자를 접었다 펴며 살짝살짝 어깨춤을 출 수 있다. ‘몸치’들도 그럴싸한 동작이 나온다.
보너스 효능 두 손이 다른 기능을 하며 온몸을 함께 움직이므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게다가 주름 상자를 접었다 펴느라 운동량이 상당한 악기.
기본기 수준 피아노를 칠 줄 알면 멜로디를 담당하는 오른손이 편하겠지만, 왼손 주법은 여전히 생소하므로 새로 익혀야 한다. 피아노를 연주할 줄 몰라도 악보 보는 법만 익히면 금세 멜로디 연주를 배운다.
앙코르 나오는 레퍼토리 결혼식_유행가인 ’사랑해’와 탱고 음악. 회갑연_‘두만강’ ‘목포의 눈물’ ‘사랑은 아무나 하나’ 외에 신나는 트롯. 아이들 생일이나 돌잔치_‘자장가’ ‘오빠 생각’. 연말 파티_왈츠 같은 춤곡.
악기 가격 연습용은 40만~80만 원, 연주용은 4백만~3천만 원.
음계 익히는 기간 보름 정도.
작품 하나 연주하려면 ‘타향살이’를 연주하는 데는 1~2개월,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3~4개월 걸린다.
배울 수 있는 곳 서초동의 코스모스악기 본사에서 무료 강습을 하며, 뮤직필드 사이트(www.musicfield.co.kr)에서도 무료 동영상을 볼 수 있다. 그 밖에 단국대학교 천안 캠퍼스 평생교육원에서도 배울 수 있다.
1 자개 장식이 섬세한 이탈리아 파올라 소프라니사의 아코디언. 가격은 1천2백만 원으로 코스모스악기(02-3486-8844)에서 판매한다.
하모니카 입술과 손으로 만드는 중독적인 떨림
하모니카는 문방구에서도 손쉽게 살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악기이다 보니, 한동안 존재감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시각장애인 전제덕 씨가 진한 여운을 담은 하모니카 연주를 선보여 다시 하모니카 열풍이 불었다. 화려한 테크닉으로 팝, 라틴, 발라드, 재즈 등을 넘나들며 연주하는 그의 기량 덕분에 하모니카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기도 했다. 김선경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김선경 씨는 피아노를 전공했고, 바이올린과 플루트도 연주하지만, 3년째 하모니카에 마음을 빼앗겼다. “어렵다는 다른 악기들도 다룰 줄 알기에 처음엔 하모니카를 얕보았어요. 주법이 아주 간단하기 때문에 저 역시 전문 연주가가 부는 곡을 따라 할 수는 있거든요. 그런데 떨림의 깊이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더군요.” 혀와 손이 이루는 각도가 1도만 달라져도 다른 소리가 나기 때문에, 직접 입술로 부비고 손으로 쓸어가며 익혀야 ‘묘법’을 터득할 수 있다. 김선경 씨는 수십 가지 주법을 연마해가는 맛에 중독이 되어 틈날 때마다 하모니카를 꺼내 든다고 한다.
필살기 관객과의 밀착감. 플루트나 바이올린을 꺼내면 관객과 거리감이 좀 드는데, 하모니카를 꺼내면 관객이 부담 없이 휘파람도 불고 박수도 쳐주며 적극적으로 호응 한다. 하모니카는 클래식, 팝송, 트롯 등 모든 장르를 연주할 수 있다. 뒷주머니에 꽂고 다니며 어디서라도 때론 서정적으로, 때론 경쾌하게, 때론 구슬프게 연주할 수 있다.
보너스 효능 들숨, 날숨을 격렬하게 반복하니 폐활량이 좋아진다. 매년 건강 검진을 받는 김선경 씨는 다른 관악기를 배울 땐 폐활량이 늘 평균치였는데 하모니카를 배운 이후 해가 갈수록 증가했다고.
기본기 수준 악기를 연주해본 적 없는 이도 하루 만에 동요를 불 수 있을 만큼 기본기는 필요 없다.
앙코르 나오는 레퍼토리 결혼식_‘사랑의 기쁨’ ‘축혼 행진곡’. 회갑연_‘섬마을 선생님’ ‘갈대의 순정’ ‘만리포 사랑’ 등 트롯. 가족 모임_‘사랑으로’ ‘목장길 따라’.
악기 가격 연습용 1만~3만 원, 연주용 7만~18만 원.
음계 익히는 기간 1~3일.
작품 하나 연주하려면 6개월간 꾸준히 연습하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수 있다. 다양한 주법을 정교하게 익히려면 3~4년 이상 걸린다.
배울 수 있는 곳 백화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센터에서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하면 친목을 도모할 수 있고 가끔 정기 연주회에 참여할 수 있다.
2 양쪽으로 다른 키를 연주할 수 있는 호노사의 하모니카. 가격은 8만 원이며 수성악기(02-742-71 17)에서 판매한다.
켈틱 하프 나긋나긋한 천상의 소리
켈틱 하프는 아마 서양화 속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요즘 연주가들이 쓰는 현대 하프가 나오기 전에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연주되던 민속 악기다.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악기의 실루엣이 우아해서 여성들이 특히 선호한다. 켈틱 하프를 독학으로 익히고 있는 윤미선 씨는 “성경에 다윗 왕이 켈틱 하프를 연주해 사람들의 우울증을 치료했다는 말이 있어요. 이미 사라지고 없는 악기려니 했는데, 미국의 어느 교회에서 켈틱 하프 연주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지요. 그때 감명받아서 한국에 돌아와 찾아보니 악기를 판매하는 곳이 있더군요”라고 말했다.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피아노와는 달리 켈틱 하프로는 어떤 곡을 연주해도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한다. “언뜻 들으면 클래식 기타 음색과 비슷하고, 녹음을 해서 들어보면 피아노 소리 같기도 해요. 아마도 켈틱 하프가 서양 현악기의 조상 격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옛 악기이다 보니 조를 바꿀 때마다 위쪽에 달린 레버를 올렸다 내렸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고전적인 소리의 매력을 놓칠 수 없단다.
필살기 투명한 음색. 초보라도 연습할 때 주위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악기 외관이 아름다워서 연주하는 모습 역시 돋보인다.
보너스 효능 명상하듯 평화로워진다. 뮤직 테라피 기능이 있다. 실제로 미국의 연주자 리사 린이 켈틱 하프 연주로 음악 치료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기 수준 악보를 볼 줄 알면 더 수월할 수 있으나, 하프 주법은 대부분 처음부터 배워야 할 만큼 생소하므로 기본기의 차이가 켈틱 하프를 익히는 속도를 크게 좌우하지는 않는다.
앙코르 나오는 레퍼토리 ‘어메이징 그레이스’ ‘금지된 장난’ ‘섬집 아기’.
악기 가격 19현 미만의 연습용은 15만~30만 원, 19현 이상의 연주용은 30만~2백만 원
음계 익히는 기간 2~3개월.
작품 하나 연주하려면 4~5개월.
배울 수 있는 곳 미국에는 보편화되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켈틱 하프만 전문으로 강습하는 곳은 없다. 하프 연주자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다.
3 연주용으로 쓸 수 있는 19현 켈틱 하프. 가격은 33만 7천 원으로 유럽악기(www.euromusic.co.kr)에서 판매한다.
출처 : Tong - mirae200님의 공감, 유머통
첫댓글 상진이 색소폰 연주 기가 막히더구만.....
응? 언제 상진이가 색스폰을 배워?????
부럽기는 하는디 나는 음악성이 떨어져서 엄두도 못내겠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