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 한전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국내 우수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수출을 위해 한전이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전 자재처는 지난 3월부터 6개월 간 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TDR과제를 진행했고, 한전과 중소기업이 공동출자 형태로 수출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 그러나 이 안은 현재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 결과 한전은 중소기업 수출촉진 지원방향을 ‘수출전문회사 설립’에서 현재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나라를 대상으로 한 ‘수출촉진회 활성화’ 쪽으로 선회했다. ▲중기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한전은 수출전문회사 설립 대신 수출 활성화를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확인코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시 겪는 애로사항을 조사했다.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것이 중기 수출을 돕는 최선책이라는 판단에서다. 한전은 변압기, 개폐기 분야 50개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방문과 면담을 통해 수출 장애요인을 설문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 업체의 48%는 바이어 발굴을, 26%는 전문인력 부족을, 20%는 국내기업 간 경쟁을, 6%는 브랜드 인지도를 수출 장애요인으로 꼽았다. 한전은 이에 따라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전기산업진흥회의 협조를 받아 전력분야 120개 기업에 해외 바이어 발굴방안을 물었다. 그 결과 응답기업 85개 가운데 가장 많은 25.5%가 ‘한전 해외사업 시 홍보와 수출촉진회 개최’를 꼽았고, 한전 주도 해외전시회 개최(13.6%), 전기산업진흥회 주도 해외전시회 개최(10.7%), 한전 교육사업 시 홍보(9.7%) 등이 뒤를 이었다. ▲2003년에 이미 수출촉진회 성과 입증=한전은 중소기업들이 실제 해외사업을 벌이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 수출촉진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수출촉진회 활성화에 중기지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당장 11월부터 교육 사업을 통해 많은 인적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 수단, 이란 등지를 대상으로 수출촉진회를 개최하고, 내년에는 이집트, 아제르바이잔, 캄보디아, 2011~2012년에는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에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전의 수출촉진회는 이미 2003년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한전은 ‘필리핀 배전계통 개선 타당성조사 사업’을 벌이던 2003년 현지에서 국제전기 등 15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수출촉진회를 열고, 애자류, 변압기류, 개폐기류 등 국내 중소기업 배전기자재의 수출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다양한 지원활동으로 중기수출 촉진=한전은 이와 함께 아프리카 수단, 남미 지역을 대상으로 파이낸싱을 통한 EPC, BOT사업을 개발하고, 중소기업 동반진출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해외 전력회사의 O&M(운영 및 유지보수)사업을 수주, 중소기업 수출을 돕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한전은 이미 필리핀 운송·건설·에너지 재벌인 아보이츠(Aboitiz)그룹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만큼 필리핀 내에서 배전회사에 대한 O&M사업 경험을 축적한 뒤 중동, 유럽 등 해외 O&M사업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필리핀 배전회사 중에서 올롱가포(Olongapo) PUD사업은 현재 입찰에 나온 상태”라면서 “해외 전력회사의 O&M사업이 성사될 경우 중기 수출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 밖에도 중전기기 기술개발기금 가용액의 30%를 용도 전환해 수출 초기자금으로 융자해주고, ▲수출유망 중소기업 납품 입찰 시 인센티브 부여 ▲기자재 납품실적 및 운전실적 영문증명서 발행 ▲한전 영문 홈페이지에 협력업체 정보제공 ▲방한 바이어 대상 수출관련 전력설비 견학 지원 등 중소기업 수출촉진 기반도 조성할 방침이다. 한전은 10월 1일부터 자재처 내에 중소기업 수출지원 태스크포스를 가동하는 한편 본관 1층에 중소기업제품 전시부스를 설치, 한전을 방문하는 해외기관 관계자에 국내 제품을 소개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전은 이 같은 계획이 실효를 거둘 경우 올해 5억 달러 수준인 국내 전력분야 중소기업 수출액이 2015년에는 15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