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시인의 제8 시집 《사랑이 빈 자리》
https://www.youtube.com/watch?v=ecN0lkDYfEA
부부/이덕영시 이종록 작곡 이대혁 베이스
봄날 푸른빛의 어우러짐
우연한 결합 무지개였다
보이지 않는 사슬
아픔과 환희 필연이었다
행복한 꿈 활짝 피워낸 꿈 금빛 호박꽃
웅혼한 호박벌의 날갯짓
호박꽃과 호박벌의 사랑이다
평론 이충재(시인, 문학평론가)
민문자 시인의 작품집 대부분은 삶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여 우리네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만큼 시인의 삶이 견고함과 더불어 인생관이 뚜렷하고 가치관이 바르다는 사실의 씨줄과 날실로 엮은
망토와 연결시킬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삶이 건강성을 잃어버리고서는 결코 창작할 수 없는 시 세계를 그리고 있다는 말로 대변할 수도 있다.
남의 시 세계를 모방해서는 결코 창작의 의미와 가치를 흉내낼 수 없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민문자 시인의 작품이 서사적 가치가 함축되어 있다는 것은, 삶의 중심에 시의 강줄기가 유유히 흐르고 있다는 것으로
읽힐 수가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그 강줄기에 인간의 모순과 죄된 습성과 간사하고도 진실하지 못한 자아의 성과물까지도
정화시킬 수 있는 인생의 필터링의 매개가 이미 시심 가득 차 있다고 볼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인의 시집 한 권을 읽게되면, 단순히 리듬이나 언어의 함축미 이전의 교훈(잠언)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말해두지만, 시인의 삶과 철학이 충분히 뒷받침 되어주지 못한다면 결코 그려낼 수 없는
문학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많은 시인들이 삶으로 자신의 시 세계를 보강하거나 기초해주지 못하고 있기에 언어의 놀음이나 유희라며
힐란의 대상으로 가치절하되고, 시를 읽는 순수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일쑤다.
그런 이면에서 볼 때, 민문자 시인의 작품은 분명히 건강한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고,
바른 역사가 맥을 같이하고 있어서 인문학적 무게 중심이 느껴지는 것이다. 시 한 편 감상해보기로 하자.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팔십억 명 세계 인구 중
한국은 오천일백만 명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서로서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무슨 인연일까?
생각해 보면 신비로운 일
어릴 때 만남은 또래끼리였지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만났어
사회에서는 동종 업종에 따라
취미와 특기에 따라 만났지
엄숙한 인생길 최선을 다하려면
공부하는 마음 놓치지 않아야지
팔봉산에서도 식지 않는 여정에
자식 같은 멋진 친구를 만났네!
-<만남> (2024.7.29)전문
위의 시외 많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느낀 점은 모 시인의 시집 《만인보》를 대하듯
서사적 필체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다. 민문자 시인의 삶이 결코 연약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시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곤 한다.
이 삶의 힘은 이 시집 《사랑이 빈 자리》에서도 그대로 dut 볼 수 있으며, 감상의 흥미와 의미를 품을 수 있어서 좋다.
위의 시는 결코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삶의 내면과 이면을 잇는 관계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훈하여 주는 작품으로 분류하고, 가슴 깊이 새겨 두어야 할 잠언으로 기억해 두고 싶은 작품이다.
다른 시 한 편 더 감상해 보기로 하자.
우리 부부 노총각 노처녀로 만나서
울근불근 55년이 그래도 행복했지
지난 봄 반려자가 갑자기 혼절
병원 중환실에 입원, 황망 중에
부처님께 백일기도를 올렸네
아들딸의 지극한 애정과 더불어
백일기도 정성이 가상했던지
두 주일 만에 정신이 든 첫마디
반갑네!
나도 반가워 어쩔 줄 몰랐네
오늘은 발병한 지 100일
문어와 갑오징어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부처님, 하느님 고맙습니다
-<정성> (2025.8.1) 전문
민문자 시인의 시의 대부분이 이야기, 삶의 서사적인 구조를 떠난 작품을 찾아볼 수 없다고 표현했듯이,
위의 작품도 그 범주안에서 읽힌다면, 눈시울이 찡하다. 마치 일기 형식의 인생의 추억담이 쓰라리도록
시의 옷을 입고 독자들에게 말걸기를 시도하는 듯해서 기억에 남는다.
누구나 사별의 아픈 경험앞으로 초대받게 된다. 필자도 2년 전 어머니를 하늘나라에 먼저 배웅해 드리고 낸
시집《어머니의 수레》(해드림출판사)이 있다.
어머니의 죽음을 목도에서 지켜 보고, 검안까지 지켜보는 여정을 한 권의 일기 형식의 시집을 엮게 되었다.
아들 시인의 애절함이 드러나 있듯이 위의 시를 시작으로 서너 편의 작품들이 부군 시인과의 사별의 정을
시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바로 소정 민문자 시인에게는 가장 애틋한 삶의 여정을 녹여냈다고 할 수 있다.
모쪼록 건강, 건필하셔서 얄궂은 이 시대의 뭇 독자들과 제 역할과 기능을 잃고 방황하는 시대의 아류들을 향한
회초리를 끊임없이 들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며, 평안을 기원드린다.
[출처] 이야기가 되어 독자들의 사유의 날개가 된 시를 대하며(『사랑이 빈 자리』 - 소정 민문자 시집/청어)|작성자 글사랑
첫댓글 <<사랑이 빈 자리>> 출간을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