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라톤을 시작하는 이들이 부상을 입는 것은 대개의 경우 충분한 준비없이 마라톤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마라톤을 하면서 입는 부상은 연골연화증을 비롯해 크게 5가지 정도. 부상을 막기 위해 평소 충분한 체력단련과 하체 근력 강화는 필수지만 동시에 증상에 따라 부상을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에 본지는 달림이들에게 빈발하는 부상 5가지를 다뤄 독자들이 마라톤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1. 연골연화증 - 무릎이 삐걱거리는 느낌으로 알 수 있어 무릎에는 주로 연골연화증이 생긴다. 말 그대로 연골이 물렁거리는 증상이다. 마라톤으로 인한 무릎부상 가운데 가장 많은 케이스. 무릎 부상은‘러너스 니’라고 불릴 정도로 흔하다. 뛰면서 신체 가운데 착지에 의한 충격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가 무릎이기 때문. 연골연화증의 주요 증상은 슬개골 아래나 측면에 생기는 통증과 염증이다. 슬개골은 무릎 관절 앞면에 있는 접시 모양의 뼈로 이 슬개골 아래의 연골이 균열되거나 연화(軟化) 또는 마모되면서 일어난다. 이 밖에 무릎 바로 윗부분 근육으로 슬개골을 싸고 있는 대퇴사두근이 피로하거나 약할 때 슬개골의 매끄러운 이동이 방해를 받아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내리막 언덕에서 달리거나 과도한 훈련이 원인이 되는 수가 많다. 연골연화증으로 인한 통증은 1년 이상 계속 악화될 수도 있다. 심할 경우에는 무릎을 구부렸을 때 연골과 연골이 마찰되는 것처럼 삐걱거리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계단을 오르내리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도 주요 증상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연골연화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퇴사두근, 대퇴 뒤쪽에 있는 슬괵근, 종아리근에 대한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슬개골의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슬개골 부위에 구멍이 있는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위에서 설명한 증상이 나타나면 달리기를 중단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2. 아킬레스건염 - 방치하면 아킬레스건이 찢어질 수도 희랍신화에 용사 아킬레스가 등장한다. 지옥의 강에서 목욕한 덕에 강철 같은 온몸을 얻었지만 어머니가 아킬레스를 지옥의 강에 담그기 위해 잡았던 한 쪽 발목은 강물이 닿지 않아 유일한 약점이었다. 그 발목에 화살을 맞아 영웅 아킬레스는 죽었다. 여기서 유래한 아킬레스건은 발꿈치 뼈의 뒤쪽에서 두 개의 큰 장딴지 근육과 연결된 길다란 건이다. 아킬레스건염은 여기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그 경우 둔탁하거나 날카로운 통증이 생긴다. 단단해지고 피로가 누적된 상태로 달릴 때 아킬레스건염은 생기기 쉽다. 피로가 누적된 장딴지 근육이 많은 부담을 아킬레스건으로 전달하기 때문인데 특히 심하게 경사진 언덕을 달리거나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릴 때 빈발한다. 또 바닥이 딱딱한 러닝화 역시 아킬레스 건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이외에도 과내전(발을 디딜 때 너무 안쪽으로 회전이 되는 상태)되는 사람들도 아킬레스 건염에 걸리기 쉽다. 아킬레스건염으로 인한 통증은 아킬레스건 뒤쪽 어느 곳에서든지 생길 수 있지만 주로 발꿈치와 가까운 곳에서 생긴다.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아킬레스건염을 6주 이상 방치할 경우 아킬레스건이 찢어지거나 파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킬레스건염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증상이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달리기를 중단해야 한다. 아킬레스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쿠션이 적당하고 발에 적합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달리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 역시 필수다.
3. 장경인대증후군 - 무릎 바깥 쪽의 염증과 통증 허벅지 바깥쪽을 따라 길게 연결된 장경인대라는 게 있다. 장경인대증후군(Iliotibial band sybdrome)은 대퇴골과 마찰이 되는 무릎 바깥쪽에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현상이다. 대개의 경우 처음 1.5∼3.2km정도 달리는 동안에 둔한 통증이 계속되다가 그 후 통증이 없어진다. 하지만 심할 경우 통증이 가중되며 무릎 외측 부위가 당기거나 붓기도 한다. 동시에 걸을 때 통증이 계속 되기도 한다. 장경인대증후군의 원인은 장경인대가 긴장되고 늘어난 상태에서의 달리기가 대표적이다. 간혹 한 번 뿐이지만 심한 달리기도 장경인대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밖에 O형 다리를 비롯해 발목의 과내전, 낡은 운동화, 내리막길 달리기, 실내 좁은 공간에서의 과도한 훈련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경인대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트레칭이 좋다.
4. 족저근막염 -아침에 일어나 발뒤꿈치에 통증있으면 의심 발꿈치에서 발가락으로 이어져 있는 발바닥의 두꺼운 섬유결합조직을 족저근막이라 부른다.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 족저근막염이다. 이 염증의 주 증상은 발 뒤꿈치 기저부의 통증인데 특히 아침에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 심하다. 족저근막에서의 압박, 긴장 그리고 당김이 원인이다. 아킬레스건이 굳어 있거나, 발의 족궁이 높으면서 굳은 발, 과내전되는 평발에서 발생하기 쉽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는 데에는 발가락 운동이 도움이 된다. 발가락으로 가벼운 물건을 잡는 운동을 하거나 발가락으로 공기돌을 주우며 발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역시 달리기를 줄이면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5. 정강이 통증 - 초보자에게 흔하지만 지속되면 반드시 진찰받아야 정강이 안쪽(통증이 바깥쪽으로 퍼질 수도 있음)을 따라 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무릎 2∼3㎝ 아래서부터 발목까지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이 통증은 바깥쪽으로 번질 수도 있다. 통증은 보통 달리기를 시작할 때 심하게 나타나지만 달리기 중에는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에 통증이 점차 사라진다. 원인은 종아리근육이 피곤하거나 유연성이 부족할 때 건에 과도한 스트레스가 가해지기 때문. 평소 다리 근육을 잘 사용하지 않는 달리기 초보자, 오랫동안 쉬다가 갑자기 과도하게 달리기를 할 경우, 콘크리트처럼 딱딱한 바닥을 달릴 때 발생하기 쉽다. 달리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처음 나타나는 정강이 통증은 달리기 적응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달리기를 삼가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글 김영욱 도움말 김현철 관동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교실 교수 박시복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교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