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성장의 진원지 된 순복음교회 구역모임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혹자는 "이제 구역 조직과 같은 구시대적인 제도로는 변화하는 시대의 목회에 부응할 수 없다“고 하며 구역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구역제도가 교회의 성숙과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특히 목회자가 성도 각자에게 관심을 쏟을 수 없는 대형교회에서 구역 조직은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작은 교회에서도 구역이 필요한 것은 목회자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구역 조직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구역제도는 사랑의 교제를 통해 교회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충족시키며, 성도들의 실질적인 신앙성숙을 도모하는 데 보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도를 통한 교회의 지속적인 부흥과 성장을 가져오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구역제도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계속적인 연구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구역제도의 구체적인 실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구역제도 시작 배경
구역제도는 우리교회의 특징적인 조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구역제도를 통해 본 교회가 성장해왔다는 것 또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필자가 구역제도를 도입하게 된 동기는 목회 사역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1964년 약 2,500여 명의 성도와 함께 바쁜 일정에 쫓기며 목회하던 필자는 교회의 모든 일을 거의 혼자서 처리하고 있었다. 설교와 상담, 성례 집전뿐 아니라 심방과 통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 했다. 그 결과 과로로 인해 예배 도중 강단에서 쓰러진 필자는 '64년과 '65년 두 해를 많은 시간 누워지내야만 했다. 이 일을 통해 지도자란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일을 적절히 맡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 일을 분담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필자에게 하나님께서는 교회 안에서 평신도들, 특히 여성들을 활용하는 것이 성경적으로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임을 알게 하셨다(롬 16:1,3,6,12).또한 초대교회 당시에는 성전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함께 모여 기도하고 교제하는 것이 일상적인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행 2:46-47,16:40).
이리하여 서울 지역을 크게 20개 지역으로 분할한 뒤, 성도들에게 각 가정에서 이웃에 있는 성도들과 함께 예배드리게 함으로써 구역 예배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있었으나 점차 진행되어감에 따라 조직이 이루어지고 그 운영 방안이 확립되어 갔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구역제도 실제 1. 조직과 활동 순복음교회의 구역제도는 크게 성인 구역과 청년 구역, 그리고 아동들을 위한 아동 구역으로 조직되어 있다. 1)성인 구역 성인 구역은 대교구의 가장 작은 세포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본 교회의 대교구는 여의도 본성전과 지성전을 포함하여 33개로 조직되어 있는데, 이는 행정적인 구(區)구분과 비슷하게 구분되어 있다. 이러한 대교구 산하의 성인 구역 수는 '96년 3월 현재 27,751개로 그 조직은 다음과 같다. 각 대교구에는 약 10-15개의 소교구가 있고, 각 소교구에는 약 8~12개의 지역이 있으며, 각 지역은 또 약 5-7개의 구역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한 구역은 보통 5-8가정으로 구성된다. 대교구장과 소교구장은 목회자로 임명되고 지역장과 구역장은 평신도 중에서 임명된다. 구역 예배는 매주 한번씩 교대로 각 구역원들의 집에서 드린다. 예배는 개인적인 문제나 구역, 교회, 국가의 문제를 두고 중보기도하는 시간을 길게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정기적인 구역 예배 외에 지역 단합 예배, 교구 단합 예배, 대교구별 기도원 성령대망회가 각각 매달 한번씩 개최된다. 그 외 각 지역의 필요에 따라 예배가 있으며 심방과 특별한 행사들도 모두 구역을 기초로 한 교구별로 이루어지고 있다. 구역의 리더인 구역장과 5-7개의 구역을 돌보는 지역장은 평신도 가운데 성경학교와 성경대학을 졸업한 자로 성령 충만하여 말씀의 기초가 튼튼한 사람을 선출함을 원칙으로 한다. 구역 예배 때에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구역공과는 총7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년에 한 권씩 7년 동안 공부할 수 있는 책으로 말씀의 해석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적용과 실천적인 면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1년에 네 번 분기별로 개최되는 지 ․ 구역장 세미나에서는 지 ․ 구역장들에게 실제적인 도움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증거해 그들의 사명감을 고취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구역제도에서 지 ․ 구역장들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본교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2)청년 구역 본 교회의 청년 구역과 아동 구역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징적인 제도로서 그 활발한 활동은 교회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본 교회 소속 청년선교회는 2~30대 청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일반성인 구역과 동일한 구역 조직이 있다. 즉 18개의 소교구와 435개의 구역이 있으며 교구장과 지구역장이 있다. 교구장은 교역자로, 그리고 지.구역장은 침례받은 자로서 성령과 말씀으로 충만한 가운데 열심히 활동하는 자 중에서 임명된다. 청년 구역과 성인 구역과의 활동에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성인 구역의 활동이 주로 낮에 이루어지는 반면, 청년 구역의 활동은 직장에서 퇴근한 이후의 시간, 즉 주로 야간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청년선교회에서의 구역 활동은 아주 활발하다. 등록된 회원(4,200명)의 60퍼센트 이상이 구역활동에 참여하고있으며 주일에는 각 교구별 모임을 통해 신앙성숙을 도모하고 있다. 청년선교회의 지. 구역장은 최소한 일주일에 3일(주일 정기모임, 수요철야, 금요구역예배)이상을 청년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심방 때 교역자와 동행해야 하며 지역예배나 교구 단합 예배 등에도 참가하고 있다. 결국 이들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 외의 모든 시간을 청년부 활동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오히려 기뻐하며 충성되이 헌신하고 있는 것은 세상 사람들과의 교제보다 믿음 안에서 형제 자매들과의 교제를 통해 보다 큰 기쁨을 누리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구역 예배를 통해 성령 충만함을 체험하며 또한 많은 문제를 해결 받고 있는데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은 청년선교회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청년선교회의 활성화에 의해 본 교회의 주일 대예배(1~7부)중 5부 예배를 청년선교회에서 주관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이 예배를 통해 청년부의 발전을 이를 뿐 아니라 교회 전체에 찬양과 경배를 통한 영적 각성과 예배 갱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3)아동 구역 본 교회에는 주일 학교와는 별개로 아동구역이 존재한다. 아동 구역은 지역별로 22개 교구로 조직되어 있는데, 주로 초등학생들과 유치부 및 중등부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95년 말 기준으로 790개의 구역에 11,500여명의 아동들이 참여하고 있다. 아동 구역의 지. 구역장은 성인 평신도 중에서 성령세례 받은 자로 아동 전도에 관심있는 사람이 임명된다. 아동 구역장은 매주 수요예배 후에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데 이 시간에는 공과와 을동을 지도받고 교구장의 인도에 따라 각 교구별로 기도회를 갖는다. 또한 교회에서 제공하는 간식과 시청각 자료를 받아간다. 예배는 보통 토요일에 아동 구역장의 집에서 드려진다. 구역예배 이외에도 지역별, 교구별 단합예배가 있고 교구나 지역별 유대 증진을 위한 모임이나 활동이 있는 것은 성인 구역과 같다. 아동 교구를 담당하는 목회자는 주로 지.구역장 교육과 관리에 힘쓰며 아동들에 대한 심방이나 양육은 구역장들이 담당한다. 물론 특별한 일의 경우에는 목회자가 심방한다.
아동 구역을 운영하는 장점은 무엇보다 전도에 많은 유익이 된다는 것이다. 교회가 멀어 출석을 꺼리는 아동들도 동네에서 드리는 구역 예배에는 쉽게 참석한다. 새로 전도된 아이들은 구역에서 가까운 본 교회의 지역 분교에 출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아동구역은 아동들의 신앙활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본 교회의 한정된 교육 공간에서 하지 못했던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할 수 있는 터전이 되기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2. 특징적 기능과 역할 본 교회의 구역제도는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첫째, 구역은 구역원들을 성숙한 신앙인으로 만드는 은혜의 공급처가 되고 있다. 성도들이 항상 한결같은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종 시험에 빠질 우려가 있는데 만일 이때 곁에서 도와줄 믿음의 동역자가 없으면 쉽게 사탄의 계략에 말려들 수 있다. 따라서 수시로 모여 서로 격려하고 믿음을 북돋워줄 모임이 필요한데, 구역 조직은 이를 위해 매우 적합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둘째, 구역은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구역 조직의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필요성은 평상시보다는 위기 발생시에 더 잘 나타난다. 한 구역원의 가정에서 경조사가 있을 때, 친척들보다 먼저 찾아가 그들을 위로하고 어려운 일을 맡아서 감당해주는 것이 구역원이다.
따라서 같은 구역의 구역원들은 상호간에 '구역 식구' 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랑의 공동체는 같은 교회의 구성원으로서의 결속력을 증대시키는데 이는 전도에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켜 교회 성장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 이에 대한 좋은 실례를 들고자 한다.
1991년 서울에는 70년 만에 발생한 대홍수가 있었다. 이 홍수로 본 교회 5천여 성도들의 집이 완전히 침수되어 버렸다. 교회에서는 침수 피해를 당한 성도들에게 일정한 액수의 위로금을 지급했으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어려움을 당한 성도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구역 성도들이었다.
구역장과 구역원들은 곤경에 처한 구역원들을 자신들의 집으로 데려가 돌보았고 수해복구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주고 집을 정리해주는 등 자신의 일처럼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었다. 만일 구역 조직이 없었다면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랑의 실천으로 구역원들은 다른 구역원을 자기 가족처럼 여기게되었으며 주위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쳐 구역의 부흥이 저절로 이루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셋째, 구역은 전도에 있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지대한 역할을 한다. 본 교회의 전도활동은 대부분 구역을 통해 이루어진다. 오랜 목회 결과, 구역을 통한 전도는 특별한전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보다 지속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구역 조직을 통한 전도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구역장의 역할이 크게 기대된다. 그것은 구역장은 구역원과 지역 주민들의 필요를 재빨리 알고 이를 해결하는 문제 해결자의 역할과 또한 잘 훈련된 전도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교회 대부분의 구역장들은 전도의 은사를 받은 자로서 이들의 섬김과 전도로 많은 영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넷째, 구역은 교회의 전반적인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현대 교회의 문제들 가운데 하나가 모이기에 힘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일예배 한번 드리는 것으로 성도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성도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런 성도들에게 구역 예배까지 드리라고 하면 교회에서 더 멀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구역 예배를 통해 문제를 해결받고 사랑의 교제를 나누면서 깊은 은혜를 체험한 성도들은 교회의 모든 일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발적으로 봉사하기를 희망하게 된다. 그러므로 구역 조직이 교회 활동을 보다 활발하게 하며 구역조직과 교회의 각 봉사 기관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잘 운영될 수 있는 것이다. 다섯째, 구역은 기독 문화의 소단위로서의 기능을 한다. 불신자가 회개하고 세상 문화로부터 나오게 되면 즉시 기독교문화 속으로 인도되는 것이 필요하다. 구역은 이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제도이다. 세상문화로부터 배척 당한 그리스도인들은 같은 신앙 안에서 비슷한 관심과 입장을 지니고 있는 구역원들로부터 강한 동질감을 느끼며 신앙을 보다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구역제도의 미래적 전망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교회들은 예배, 교육, 선교, 구제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강화하며 끊임없는 갱신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교회의 새로운 변화와 갱신, 그리고 성장에 구역제도는 보다 적극적인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먼저 구역제도는 교회의 갱신에 이바지한다. 교회의 갱신이란 어떤 제도나 형식을 바꾼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직 속사람이 변화할 때 그가 속해 있는 조직이나 제도가 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속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은 하나님의 성령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구역 식구들이 성령 충만한 가운데 사랑으로 하나되고 새로운 구성원들을 계속 인도하여 조직이 정체되지 않게 하는 구역제도는 교회 갱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변화하고 새롭게 되려는 교회의 활동을 구역제도가 선도하고 또한 이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본 교회의 청년 구역에서 이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있다. 구역제도는 또한 목회의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게 한다. 필자는 구역 조직을 '그물 목회' 라고 표현하곤 한다. 목회자가 일대일로 상대해서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낚시 목회'라고 한다면, 능력 있고 열심 있는 평신도들을 활용하여 조직을 관리하게 함으로 그물을 거두어 한꺼번에 많은 고기를 잡아올리듯 교회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바로 그물 목회이다. 구역은 바로 이 그물 조직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물이 되는 구역 조직을 잘 만들어 놓으면 대부분의 심방은 지 ․ 구역장 및 교구장이 하고 담임목사는 전체적인 관리를 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목회를 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구역제도는 무엇보다 교회의 부흥과 직결된다. 구역 조직을 바탕으로 하여 운영되고 있는 필자의 교회는 매순간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 구역 조직은 신앙 갱신과 전도의 통로이며, 교제와 사랑의 공동체이다. 구역을 통해서 성도들은 그들이 받은 성령의 다양한 은사를 활용하고 성도들 상호간에 영적인 교제를 활발히 이루어나가게 된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구역 조직을 성도들을 위한 '영원한 부흥 센터(Permanent Revival Center)'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교회 성장을 원하는 교역자나 교회는 어떻게 하면 구역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구역원들을 영혼 구령자로 잘 훈련시키느냐 하는 점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선교에 있어서도 구역 조직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필자의 교회에서는50개국에 4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데, 각 선교사와 선교지의 기도제목을 실은 '선교 캘린더'를 모든 구역장들에게 나누어주고 선교를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구역원들로 하여금 선교 현지의 상황을 파악하며 구체적으로 영적전투에 참여하는 이른바 ‘조력 선교사'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보다 적극적으로 구역 및 지역과 선교지를 연결하여 선교지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구역과 선교지의 연계는 선교 현지에서는 치열한 영적 전투에 많은 군사를 얻는 효과를, 구역에서는 영적인 각성과 함께 선교에의 관심과 참여라는 이중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구역제도는 교회의 갱신과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바, 그 미래적 전망은 밝다고 생각된다. 다만 구역제도가 시행되어 오는 과정 가운데 생길 수 있는 다소간의 문제점들은 수정하고 보완하는 가운데보다 효율적인 교회 제도로 발전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므로 구역제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연구와 개발이 요구되며 그 바람직한 활용 방안이 요청되는 것이다.
'교회 안의 작은 교회' 이룬
속회는 감리교회가 시작될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목회사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감리교회의 기본조직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감리교회는 속회에서부터 시작1되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감리교 조직이나 신학에 있어서 속회는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더욱이 몇몇 속회에서부터 시작된 감리교회가 점차 확대 ․ 발전되어서 오늘날 세계적인 큰 교단으로 성장하게 된 것을 보면, 속회조직의 효과적인 운영이 교회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광림교회가 오늘날과 같이 성장하게 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광림교회의 '잘 짜여진 속회제도’ 이다. 즉 광림교회에서는 속회를 중심으로 목회 프로그램을 개발 ․ 운영하고, 속회를 통해 성도들의 신앙을 성숙시키며 교회의 성장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속회의 기능과 교회성장이 맺고 있는 긴밀한 관계성을 토대로 감리교회의 속회제도가 지니는 내용과 역할에 대해 몇 가지로 소개하고, 광림교회의 사례를 통한 속회활성화 방안을 간략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속회의 시작과 특성 ‘속회’ 라는 조직의 특성과 기능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오늘의 목회현장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의 신앙적인 유산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존 웨슬리는 일찍이 청교도 목회자였던 조부와 외조부로부터 청교도적 신앙의 영향을 많이 받음과 동시에, 영국국교회로 개종한 부모로부터 국교회의 영향도 많이 받게 되었다.
뒤에 존 웨슬리는 영국국교회의 목사가 되어 국교회의 예전 전통을 따랐지만 그렇다고 청교도신앙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저버릴 수도 없었다. 결국 웨슬리는 전통과 형식을 중요시하던 영국국교회의 특징과 형식을 중요시하지는 많지만 예배의 영성과 역동적인 신앙생활을 중요시하던 청교도의 특징을 서로 잘 조화시켜 ‘교회 안의 작은 교회(Ecclesiola in Ecclesia)'2 라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만들게되었다.
즉 크게는 영국국교회의 전통과 교리를 따르지만 보다 능률적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효율적으로 성도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소그룹을 조직함으로써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는 신앙훈련을 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속회가 생겨나게 된 배경이요, 속회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인 것이다. 속회는 존 웨슬리에게 있어서 ‘교회 안의 작은 교회'의 가시적 형태이며, 이 개념은 속회를 정의하는 가장 분명한 윤곽이 될 수 있다.
소그룹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성도들을 훈련시킨다는 존 웨슬리의 목회방침은 대단히 뛰어난 것이었다. 오늘에 와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소그룹 성경공부가 이미 250년 전부터 존 웨슬리에 의해 실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든 예배의 의전과 교리가 확고하던 당시의 영국국교회 안에서 소그룹운동을 실시했던 것은 매우 혁신적인 일이었다.
속회의 내용
속회의 내용이 어떠해야 하는가는 오늘날 소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모든 교회들의 공통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소그룹 운영과 내용에대한 책자들이 요즘 많이 간행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전반적인 교회의 추세가 소그룹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감리교회에 있어서 속회의 기능과 속회가 지향하는 목표는 분명하다. 속회를 ‘교회 안의 작은 교회'로 규정할 때, 과연 속회의 내용은 어떠해야 하고 그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 분명해진다. 그 내용을 및 가지로 요약해보겠다. 첫째, 속회에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마음과 찬양이 있어야 한다. 기독교인들의 모임의 중심은 항상 하나님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속회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마음이 없고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지 않는다면, 그 속회는 하나의 친목단체가 되고 말 것이다. 속회가 세상의 조직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중심이 아니라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이라는 점이다. 둘째로 말씀의 선포와 교육이 있어야 한다. 속회로 모이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신앙의 성숙에 있다. 속회를 통해 신앙이 자라지 않는다면 속회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이 자랄 수 있는 길은 성경이 분명하게 증거하는 바와 같이 말씀을 들음에 있는 것이다. 말씀으로 속회원들을 잘 훈련시킨다는 것은 그 교회가 성장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인간적으로 아무리 좋은 관계를 맺었다 할지라도 말씀의 선포와 교육이 결여되면 그 속회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친교과잉증” 3 에 걸려 성장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셋째로 매 속회마다 성도의 교제가 있어야한다. 흔히 '교제'라는 말을 떠올리게 되면, 세상적인 친교를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의 교제는 지체로서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랑과 봉사가 수반되어야 한다. 한 지체가 기쁜 일을 맞게 되면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을 당하게 되면 함께 슬픔을 나누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사랑의 관계가 바로 기독교인들의 바른 교제인 것이다. 때때로 속회로 모일 때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무엇을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고민한다. 그리고 그런 고민이 계속되다 보면 인간적인 갈등을 느껴 결국 속회모임을 회피하게 되고, 심한 경우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성도의 교제에 대한 잘못된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넷째로는 속회를 통해 복음증거의 행위가 일어나야 한다. 교회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도의 열의가 그 교회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전도의 열의 없이 성장하는 교회는 없다. 속회로 모이는 이유도 속회원 한사람 한사람을 제자화하여 복음을 증거하기 위함이다. 속회에 10년 이상 참석했는데 한사람도 전도하지 못했다면 그 속회는 문제가 있는 속회이다. 결국 복음증거는 그 사람의 신앙이 얼마나 성장했느냐를 측정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교회성장을 위한 속회의 기능
속회가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게 될 때 교회는 성장한다. 광림교회의 통계에 의하면, 모든 교구의 속회를 증편하여 집중적으로 관리하였던 '89년도에는 교인수가 23.6퍼센트로 크게 성장했던 반면, 속회의 관리가 소홀했던 ' 94년의 경우에는 교인수가 6.8퍼센트밖에 성장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속회의 조직을 재정비하여 속회관리에 새로운 노력을 기울인 '95년의 경우는 다시 9.5퍼센트로 성장률이 올라간 것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속회의 집중적인 관리가 교회의 성장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속회가 교회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이유는 몇 가지 중요한 기능을 속회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첫째로 속회는 속회원들로 하여금 그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대형교회가 그렇듯이 성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서로 교제할 수 있는 기회는 적어지고, 그 결과 대형교회의 단점으로 친밀감의 결여나 친교의 부족 등이 지적되는데, 속회는 큰 교회에 있어서 바로 이런 약점을 해소해주는 기능을 한다. 즉 ‘교회 안의 작은 교회'로 속회가 규정되고 있는 것과 같이, 속회를 통해 사람들은 작은 교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친밀감이나 유대감, 소속감이나 안정감 등을 얻을 수 있게된다. 광림교회의 경우 실제로 속회의 기능을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소속감을 든다. 모든 속회원으로 하여금 교회에 대한 분명한 소속감과 성도간의 교제를 통한 안정감을 얻게 하는 것은 그 조직체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속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씀으로 양육 받는 것이지만, 소속감을 갖지 못해 속회에 참석하지 않게 되거나 교회에 출석하지 않게 되면 말씀으로 양육 받을 기회마저도 잃게 되는 것이다. 교인들에게 소속감을 갖게 하는 것은 속회에 있어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늘날 각 교회마다 고심하는 공통적인 문제를 하나 언급한다면, 매주일 교회를 방문하는 새신자들은 많은데 그 새신자들 가운데 교인으로 정착하는 사람의 수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마다 새신자 정착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보고, 또 심방도 해보고,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개발도 해보지만 뜻대로 되지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문제의 원인은 사람들마다에게 그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심어주는 일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새신자들은 그 교회의 교역자나 기존의 교인들로부터 "내가 이 교회에 필요한 존재구나" 하는 인정감을 얻지 못하므로 그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교회에 다닐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니 출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속회는 새신자들로 하여금 소속감과 인정감을 얻게 하고 그 교회에 정착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는 좋은 만남의 장소가 된다. 두번째로, 속회가 가지고 있는 기능은, 신앙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동역자를 만나게 하는 것이다. 예배, 심방, 성경공부, 기도회 등 대부분의 교회 프로그램은 목회자와 함께 하는 것임에 비해서, 속회는 평신도와 평신도의 관계 속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기 때문에 속회에서는 목회자와의 관계 속에서 얻지 못하는 친밀감이나 동질성 그리고 대화 속에서 서로의 공감대를 발견함으로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하면, 속회원들은 속회를 통해 일상의 문제를 나눌 수 있는 신앙의 친구를 얻게 되고, 그 친구와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가운데 말씀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서로의 신앙이 성장하게되는 것이다. 세번째로 속회는 교회를 성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속회는 우리 몸의 세포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세포는 자체분열을 통해 2배,4배,8배로 증가하게 되고, 세포 하나 하나가 그런 식으로 증가되다 보면 전체의 몸이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속회도 세포와 같은 기능을 한다. 교회에 새로 나온 신자가 속회에 편입되어, 한 사람 두 사람 증가되면 어느 시기에 가서는 그 속회를 둘로 분할을 하게 되고, 각 속회마다 다시 그 절차를 반복함으로 전체 속회의 수는 증가가 되며, 그에 따라 교회도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무작정 속회를 나눈다고 해서 성장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는 나눔으로써 속회가 유명무실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각 속회의 신앙적인 분위기나 구성원들의 신앙상태, 모임의 참여도 등을 고려해서 적절한 시기에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속회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살펴보면 ,속회는 목회에 있어서 대단히 유익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성장에 있어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직이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속회를 통해 보다 훌륭한 목회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기도와 노력이 필요하고, 때에 따라서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
속회의 활성화 방안
속회의 활성화는 기본적으로 속회원들이 심리적으로 그 속회에 얼마나 흥미를 느끼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광림교회의 속회 활성화방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도자의 훈련이다. 속회 활성화를 위해 속회 인도자와 속장을 철저히 교육하고 훈련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일이다. 3천 2백여 개의 광림속회조직 가운데 성장하고 발전하는 속회에는 반드시 말씀으로 잘 훈련된 헌신적인 지도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속회 지도자가 자신의 속회원들을 잘 돌보고 세심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써주게 될 때, 속회원들은 그 속회를 통해 가족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되고,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잘 훈련되지 못한 사람이 속회 지도자가 될 때에 속회원들은 신앙적으로 훈련받지 못하고 오히려 더 나쁜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례를 들면, 보험 외판업무를 하고 있던 어떤 속회 지도자는 자신의 속회원들을 신앙으로 지도하기 보다는 속회원들을 설득해서 오히려 속회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보험회사의 외판업무를 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러 속회를 돌아보면서 발견하게 된 사실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속회에 열심히 참석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신앙이 매우 빨리 성장한다는 것과 그들의 신앙이 속회 지도자들의 신앙양태를 닮아간다는 점이다. 속회 인도자나 지구장이 새벽기도회를 잘 출석하면 그 속회의 속회원들도 거의 다 새벽기도회에 출석하고, 인도자가 십일조를 철저하게 하면 속회원들도 다 십일조를 철저하게 하며, 심지어는 그 속회의 지도자가 좋아하는 찬송을 속회원들도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속회에 있어서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될 것이다. 지도자를 교육 ․ 훈련할 때에는, 성경공부와 기도회 인도법과 같은 신앙생활과 연관된 부분 외에도 특별히 일상에 대한 상담기술이나 부모가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 같이 속회원에 대해 세심한 관심을 갖고 그때 그때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는 방법 등 세부적인 것까지도 구체적으로 훈련시켜야 한다. 또 속회 지도자가 아무런 생각 없이 내뱉은 말 한 마디가 듣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하는 것까지도 주지시켜 말 한마디 행동하나까지도 속회 내의 새신자들을 고려해서하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처음 교회에 출석하여 속회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성경공부를 끝낸 뒤 속회 인도자가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소리를 듣고 그 이후부터 교회에 출석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속회 지도자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은 속회의 활성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둘째, 속회의 성장을 위해서는 그물과 같이 잘 짜여진 조직망이 필요하다. 감리교회의 속회조직에는 말씀을 가르치고 속회원들을 신앙적으로 인도하는 속회 인도자와, 행정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속회원들을 관리하며 속회인도자를 돕는 속장을 두고 있다. 즉 속회원한 사람을 두 명의 지도자가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 광림교회의 경우에는 속회 위에 지구를 두고, 지구 위에 교구, 교구 위에 선교구를 두어 교인을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속회원 한 사람을 돌보는 지도자가 5명이 된다. 즉 속장, 속회인도자, 지구장, 교구장, 선교구장이 한사람의 속회원을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 때때로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이 없어서 다른 교회를 찾아가거나 아예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는데, 한 사람을 이중 ․ 삼중으로 잘 관리하도록 조직된 구조를 만드는 것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교회에 정착하도록 돕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광림교회에서는 혹 속장이나 속회 인도자가 관심을 두지 못한 속회원이나 교회에는 출석을 하되 속회 참석은 원치 않는 사람들을 지구장이나 교구장이 관심을 가지고 돌봄으로 새신자나 속회원이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방지하고 있다. 세번째로 속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 몇 달 동안은 그 속회에서 성경공부도 하고 친교도 하면서 신앙생활을 하지만 이년 삼년 시간이 흐르게 될수록 사람마다 변화를 원하게 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원하게 된다. 속회원들에게 늘 새로움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은 그 속회를 활성화시키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부담부터 갖게 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지 몰라서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속회의 프로그램을 개발함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은 어떤 대단한 것을 구상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속회원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속회원들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영적인 상태가 어떠한가 하는 것을 파악하여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구상하면 되는 것이다.
주(駐) 1. 존 웨슬리는 ‘신성클럽(HolyClub)'을 조직하여 몇몇 동료들과 함께 철저한 신앙훈련을 하였는데, 그 훈련방식이 너무 철저하고 규칙적이어서 '규칙쟁이들(Methodist)'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후에 이것이 발전되어 '감리교회(Methodist Church)'가 만들어졌다. 웨슬리가 조직한 '속회'는 초기의 신성클럽과 같은 성격의 조직으로 만들어 졌는데 신성클럽이 속회의 모체가 된다고 할 수 있다. 2. David Lowes Watson, The Early Methodist Class Meeting, 1992,참조 3. 교회성장학자인 피터 와그너는 "교회진단학"이라는 강의를 하면서 교회의 질병을 몇 가지로 지적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친교과잉증”이다.
때로 자신이 속해있는 속회가 너무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이 되면 가금씩 노방전도를 할 수도 있고, 또 때로는 부부동반으로 함께 야외로 나가는 것이나 서로에게 편지를 쓰는 방법 등도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어떤 속회에서는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친교의 방법을 연구하여 성서연구 뒤에는 떡을 함께 떼는 모임을 갖기도 한다. 가끔씩 기분전환이 될만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면 그것이 속회를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네번째로 속회의 활성화를 위해 때때로 속회를 개편하는 것도 필요하다. 속회원들이 같은 속회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보면 서로 너무 친해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새신자가 그 속회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게 되거나 혹 그런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새신자들이그 속회에 동화되지 못하고 떨어져나가게 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주기적으로나 필요에 따라 한번씩 속회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 속회의 활성화를 위해 광림교회에서는 자체 공과교재를 제작하고 있다. 광림교회의 전통이나 지향하고 있는 목회방침과 일치하는 교재를 제작하여 교육함으로써, 성도들이 교회에 발리 적응하여 신앙이 자라도록 돕고 있다. 또 속회를 조직할 때에 동질의 사람들로 그룹을 형성해주는 것도 속회원들 간의 동화를 빠르고 쉽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것도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방편이 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속회는 교회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속회의 수가 많아진다고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속회는 ‘교회 안의 작은 교회'로서 교인 한사람 한사람의 개성과 그들의 영적인 요구 그리고 삶의 구체적인 부분까지도 돌보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속회가 바르게 그 역할을 감당할 때, 개개인의 신앙은 자라게 되며, 교회의 성장도 이에대한 자연발생적인 결과로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오늘같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해가는 사회 속에서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모든 교회 안에 자리해야 할 속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런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균형있는 목회사역을 돕는 명성교회 구역제도
김삼환/명성교회 담임목사
1980년 7월 6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한 상가 건물 2층에서 창립된 명성교회는 창립과 함께 구역이 시작되었다. 매년 거의 배증(倍增)한 교회의 놀라운 부흥에 따라 구역도 성장을 거듭해 1980년 8월, 20명의구역과 구역장으로 시작된 구역이 84년 1월에는 105구역으로, 88년 1월에는 522구역으로, 90년도에는 1,056구역으로, 95년 연말에는 2,106구역에 이르게 되었다. 명성교회의 구역 제도는 처음부터 교회 부흥과 교인 관리를 구역장과 구역 관리에 강조점을 둔 필자의 목회 철학에 기인한다 할 수 있다. 목회자가 목회적 차원에서 붙잡고 키워야 할 목회의 여러 부분(예를 들어 제직회, 남녀선교회, 평신도 교육, 교회학교 등) 가운데서도 특별히 구역 및 구역장 관리와 부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95년 말 현재 명성교회는 4개 대교구, 21개 교구에 2,106구역에 이르는 구역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한개 교구는 80-120여 구역, 500-700세대로 편성되어 있다.
명성교회 구역제도의 운용 1)구역제도 구성 교인은 교회를 이루는 가장 기초적인 주님교회의 지체이다. 교인은 구역 안에서는 구역을 이루는 구역원이 된다. 한 구역은 대개 4-10가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가정의 모든 식구가 구역원이 되므로 한 구역의 구역원은 10여 명에서 많으면 30-40여 명이 될 수도 있다. 구역은 구역장과 권찰, 평구역원으로 구성되며, 지역으로 교구가 편성되듯이 구역도 주로 지역적으로 이웃한 가정들로 묶여져있다. 구역은 일차적으로 구역장이 돌보게 되며, 5-10구역 단위로 지역총무, 20-30구역 단위로 지역부장 등이 2차적으로 각 구역을 묶어서 관리한다. 지역총무와 지역부장은 교구 관리를 위해 세운 총무단을 구성하고 있다. 각 교구의 총무단은 교구의 전체 구역을 돌보기 위한 평신도 조직이라 할 수 있는데, 6개의 부서로 되어있다. 교구총무 조직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각 교구는 필자가 파견한 전임 교역자 한사람이 교구와 전체 구역을 맡아 돌보고 있다. 교구담당 교역자는 교구 안의 가정을 구역장과 교구총무단과 함께 또 저들의 협조를 받아 관리하게 된다. 교구 규모가 방대한 만큼 구역장과 교구총무단의 협조가 대단히 큰 힘이 된다. 각 교구의 모든 목회 사항들은 담당교역자와 또 교구 조직을 통해 필자에게로 전달, 연결, 집중된다. 이처럼 구역원과 구역장, 교구총무단, 교구 담당 교역자, 필자가 목회시스템을 이루며, 이 시스템은 하나의 건강하고 좋은 유기체를 이루어 주의 몸이 세워져가고 있다.
2)구역장 교육 명성교회는 일차적으로 구역을 돌보는 구역장을 영적으로 준비시키고 훈련시키기 위해 필자가 교회 창립 초기부터 구역장 교육을 실시해왔다. 매주 금요일 오전에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교육은 공부시간이자 교제의 시간, 훈련의 시간, 은혜받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통해 구역장들은(권찰들도 함께 모이기도 한다) 그 날 오후에 있을 구역예배를 인도할 용기와 힘을 얻고 또 충분히 준비되어 나가게 된다. 금요 구역장 ․ 권찰교육 외에 수요저녁예배가 마친 뒤에는 그 주간 드릴 구역예배의 예배교재가 인쇄물로 준비되고, 구역장들은 따로 모여 예배교재를 사용할 교육을 15-20분 정도 받게 된다.
3)구역장 역할 명성교회는 여자 전도사님들이 없는 대신 구역장들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구역장직은 모두 훈련된 여자 교우들이 맡고 있는데, 저들은 목회자의 보살핌을 받는 양무리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양무리를 목회자와 함께 돌보는 작은 목회자의 역할도 하고 있다. 구역장은 매주 금요일 오후(원거리 구역은 구역 사정에 따라 다른 요일로 모이기도 함) 구역예배를 인도하며, 구역식구를 보살피는 일을 한다. 또 구역예배 후 구역식구들의 한 주간의 영적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보고서를 그날 오후 제출하면서 담당 교역자와 함께 구역 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구역장은 교역자와 함께 각 가정을 심방하는 심방 동행자이자 일선에서 구역을 돌보는 분대장과 같은 중요한 사역을 담당하고 있다.
4)구역예배 매주 금요일마다 드리는 구역예배는 친교시간이면서 각 가정을 든든히 세워주고 교회와 하나되게 묶어주는 귀한 시간이다. 구역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예배시간을 통해 각 가정의 사정과 유고 내용을 서로 알게 되고 구역식구들의 영적인 상태가 자연스럽게 파악된다. 예배드리면서 하나님의 말씀을듣고 배우며 영적 양식을 공급받고, 또 서로의 어려움과 기도제목을 나누며 합심해서 기도하게 된다. 교회에 자주 나오지 못하는 구역원에게 구역예배는 주일 낮 예배와 함께 저들을 신앙적으로 잡아주는 든든한 은혜의 줄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개 3-6,7명 정도의 구역식구가 모여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예배를 드리게 되고, 앞서 말한대로 교회에서 매주 준비하는 교재를 사용한다. 낮에 예배를 드리는 구역이 대부분이므로 예배에 참석하는 식구들은 거의가 각 가정을 대표한(?)부인들이다. 부인들이 먼저 신앙적으로 든든히 바로 서게 되면, 남편과 자녀들을 비롯한 온 가정이 영적으로 흔들리지 않으리라는 목회적 판단에 따른 구역 운영의 묘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낮에 예배드리지 못하는 시장 구역이나, 교사 구역은 저녁에 모이기도 한다. 직장, 교사 구역은 전체 구역의 3퍼센트 정도이다.
5)구역 보고 구역예배를 드리고 나면 구역장은 필자에게 보고를 하게 된다. 보고시간은 구역예배를 드린 금요일 오후 2시간 정도이며, 필자와 전체 교구담당 교역자들이 함께 모여 구역장들의 보고를 받는다. 여기서 한 주간 동안의 교인들의 움직임, 교회 전체의 상황이 파악되고 목회자와 교인들과의 실제적인 접촉도 이루어지며, 유고시에는 효과적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게 된다. 보고서에는 전구역원들의 공예배 출석상태, 성경읽기, 기도제목, 구역헌금, 진도, 구역소식 등이 기록되어 있다.
6)구역 부흥과 구역예배 활성화의 동인 구역의 모든 식구들이 열심히 모여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헌금하고, 구역이 부흥하는 요인이 무엇인가? 말할 필요도 없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이고, 필자를 비롯한 많은 교역자들의 구역에 대한 열정과 투자일 것이다. 덧붙인다고 하면 그 요인의 한 가지는 은혜 받은 구역장들의 수고이다. 이를테면 사정이 있어 구역예배로 모이지 못하는 구역식구가 있으면 구역장들은 낮과 밤시간에 또 개인적으로라도 찾아가 함께 기도하고 교제를 가진다. 구역장의 열심과 함께 구역의 시상제도는 구역장에게는 열심의 좋은 동인(動因)이 되기도 한다. 연말에 한번씩 하는 시상제도를 통해 부흥구역, 원거리 봉사구역, 원거리 파송구역, 개근, 우수 구역상을 시상해 저들의 수고를 위로, 격려하고 있다. 구역예배 헌금의 전체가 선교헌금으로 드려지는 것도 모든 구역식구들이 구역헌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명성교회 구역제도의 특성 1)금요 구역장, 권찰 교육 앞에서는 구역 운용의 방법적인 면을 소개했다. 여기서는 명성교회 구역제도의 특징적인 면을 소개하려 한다. 그 한 가지가 구역장, 권찰 교육이다. 영적으로 건강하고 실력있는 구역장은 교회의 귀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훈련된 성도가 준비되어 있는 경우는 없다. 명성교회는 창립 초기부터 구역장 훈련과 교육에 목회의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이 제도와 시간을 고집스럽게 고수하여 왔다. 그 주간의 교인들의 문제와 교회의 영적인 필요에 어떻게 대처하며 치료해야 할 것인지를 파악하고 있는 필자는 그 주간의 양식을 준비해 금요일 교육시간을 통해 말씀으로 구역장들을 치료하고, 채우고, 일으켜 세우고 ,바로 잡으면서 주의 군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왔다. 이 금요일 시간은 창립부터 오늘까지 거의 한번도 거르지 않을 만큼 많은 목회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지켜왔으며, 구역장들의 영적인 수준과 성장 단계에 따라 다양한 영적인 훈련을 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구역장들은 교회와 함께 좋은 일꾼으로 성장해왔으며, 평신도 사역자로서 목회자를 돕는 좋은 협조자로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4,500여 명의 구역장과 권찰이 매주 모이고 있다. 2)구역 관리를 통한 전체 교회의 균형 유지 구역장들과 그 보고를 통해 매주 전달되는 구역과 교구의 움직임은 목회의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구역은 교인관리의 기초 단위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구역보고를 받은 목회자는 교인들의 요구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하여 영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고 구체적으로 처리내용을 지도하기도 하고 또 교역자가 나서서 처리하기도 한다. 교인들의 문제와 움직임은 이런 기초 단위의 경로들을 통해서 필자에게 전달된다. 문제의 완급과 목회적 자원의 중요성에 따라 목회자가 구역장이나 총무단과 함께, 혹은 교회적으로 문제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와함께 구역장들의 철저한 구역 관리는 교회 부흥과 전진의 큰 동력이 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100여 구역이 매주 구역보고를 하게 되는데, 미보고율이 언제나 5퍼센트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구역장들의 이런 헌신적인 봉사와 구역 관리, 일꾼으로 세운 구역장들을 사랑하고 전적으로 믿고 밀어주는 목회자, 그리고 목회자가 일을 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믿고 순종하고 협조하는 교회 흐름은 하나님의 교회를 든든하게 세워가고 있다.
3)교구총무단 제도 한사람의 담임목회자가 2,100여 명의 모든 구역장을 다 만나고 또 효과적인 훈련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구역이 이렇게 늘어나고 부흥함에 따라 교구 안의 구역들을 파악하고, 목회자를 중간에서 도울 50부장,100부장의 일을 감당할 일꾼들이 필요케 되었다. 또한 한 교구의 규모가 방대하여 교구 담당 교역자가 혼자 그 모든 일들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이런 면에서 자연스럽게 교구총무단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지금은 교구를 돌보는 중요한 부서가 되었다. 교구총무단은 부장, 수석총무 아래 심방, 금요교육, 경조, 새신자, 행사, 구제 등의 부서로 조직되어 있다. 교구 안의 여러 가지 일들이 부서 성격에 따라 목회자와 함께 협조하여 처리되고 있다. 이들 총무단의 교육은 필자가 2주일에 한번씩 월요일 오전에 따로 하고 있다. 교회 지도자로서의 교회생활 훈련이 월요 기관장 모임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으며, 구역장들과는 수준이 조금 다른 훈련을 받고 있는 점이다.
맺는 말 오늘 명성교회의 교구와 구역이 여기까지 이르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이다.'오직 주님'의 표어, 그 정신, 그 목표로 달려나온 지난 16년 동안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종에게 지혜도 주시고 많은 은혜와 표적과 때를 따라 이 엄청난 일을 감당할 힘을 주셨다. 전적으로 우리 주님께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드린다. 또한 뒤에서 종을 사랑하고, 잘 따르고, 협조하고, 희생한 많은 구역장들은 필자가 세세히 돌볼 수 없는 많은 교인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목회자와 만날 수 있게 해주었고, 저들 모두가 튼튼한 지체가 되도록 좋은 협조자로서 자리를 잘 지켜주었다. 구역장들의 헌신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평신도 훈련이 낳은 사랑의교회 다락방사역
강명옥 /사랑의교회 전도사
사람은 누구나 변화를 싫어하고 지금의 상태대로 머물고자 하는 동물적인 본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친숙한 것들 속에 깊이 묻혀서 거기에 안주하려고 하며, 또 그것들은 마치 강한 자석과 같이 우리에게 달라붙어서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함으로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경향은 교회 안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4세기 동안이나 애굽의 노예가 되어서 고통스러운 전율을 맛보면서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습관의 노예가 되어 애굽의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 하나님의 절대적인 돌보심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생활에서 쉽사리 돌아가고자 했다. 이런 현상은 21세기를 앞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도 역시 걸려있는 사단의 덫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예전의 것과 다른 새로운 것 앞에서는 왠지 모를 두려움과 어색함이 깔려 있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원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기 교회를 끊임없이 새롭게 하신다. 각 시대마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불러모으시고 또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며 하나님이 주시는 은사들을 경험하게 하신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 시대에 알맞는 소그룹이라는 옷을 주셔서 평신도 지도자들과 함께 주님의 교회를 세워 가게 하신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를 1978년 개척 때부터 평신도훈련, 젊은이 선교, 북방선교의 꿈을 가지고 꾸준히 성장케 하신다. 사랑의교회가 부흥하게 된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다락방이라고할 수 있다.
사랑의교회에서 구심점이 된 다락방 ‘다락방’이란 용어는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나누신 장소에서부터 시작된(막14:15).제자들과 마주 앉아 겸손과 섬김과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실제로 모범을 보여주신 곳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제자들은 예수님이 승천하시자마자 대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다락방(Upper Room)에 모여 성령이 임하시기까지 전혀 기도에 힘썼다(행1:13).그러므로 다락방은 초대교회의 산실이요, 세상을 향하여 나아갈 제자들에게 성령의 능력을 입힌 곳이기도 하다. 사랑의교회 주보에 보면 다락방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다락방이란 각 구역에서 순장이 인도하는 성경공부를 중심으로 전도와 양육과 사랑의 교제를 힘쓰는 소그룹 단위의 모임입니다. 여기에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참석자는 순원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다락방의 생명은 계속적인 성장과 번식에 있습니다.’ 이처럼 사랑의교회 다락방은 사랑의교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락방은 교회의 뼈대요, 혈관이요, 신경조직이다. 어느 한 곳이 막히거나 상하면 건강을 잃게 되듯이 다락방의 건강은 곧 교회의 건강이라 할 수 있다. 즉 다락방은 교회 안의 작은 교회며, 순장은 작은 목자라고 할 수 있다. 교회가 성장해 감에 따라 다락방의 활성화는 불가피하게 되며 평신도 지도자들과 함께 사역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고 본다. 모세가 장인 이드로의 책망을 받아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 제도(출18:17-18)를 했던 것처럼 사랑의교회 다락방은 목회자들과 분담 사역하는 순장들의 사역장이라 할 수 있다.
다락방이 교회에 기여한 점
살아있는 것은 성장한다. 다락방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생명체이므로 자연히 성장하게되어 있다. 다락방은 성장하기에 알맞은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군중속의 고독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고 가족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위로를 받으며 누구에겐가 말하고픈 가슴에 쌓인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이 안고 고민하던 문제가 다른 사람에게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욱 다락방 모임을 사모하게 되고 열심히 모이게 된다. 사실 다락방의 생명은 몇 사람이 모이느냐가 아니라 영적으로 바로 선 한사람의 순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사람의 변화는 '숨겨진 씨앗’(사 60:22)이기 때문이다. 4년 동안 변화되지 않는 순원들이 모여있는 어느 다락방에 새신자가 들어와 은혜를 받기 시작하자 소리 없는 파장이 일어나면서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사람의 변화는 다락방을 번식하게 하고 다락방의 배가는 교회 성장으로 이어진다.
1. 질적 성장 모이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만나기 때문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각자에게 풍성히 거하면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는 가운데 믿음의 진보를 보이게 된다. 교회가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성도들은 교회를 사랑하게 되며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마음에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게 된다(골3:16). 질적 성장의 두드러진 현상은 골로새교회에서 볼 수 있듯이 살아있는 예배로 나타난다. 살아있는 예배는 형제의 짐을 서로 나누어지고 사랑 안에서 연합된 관계로 발전되어 간다. 질적으로 교회가 성장하면 따라서 양적인 성장이 나타나게 된다.
2. 양적 성장 예루살렘교회가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할 때 온 백성이 칭찬했고 흠모했다(행2:44-卵). 이때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셔서 3천명,5천명씩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므로 교회는 계속 성장해 나갔다. 좋은 교회라는 소문은 질적인 성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열매일 것이다. 예루살렘 교회의 좋은 소문이 2만명 이상 모이는 대형교회로 부흥시킨 것처럼 자연적인 성장이 따라 올수 있다. 그러나 사랑의교회 성장을 보면 초창기에 다락방이 이웃들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한 것이었다. 처음부터 "예수 믿으세요”하기보다는 "오늘 우리집에서 좋은 모임이 있는데 한번 와보세요"라는 말로 접근하여 다락방에 참석하게 한 후 다락방을 통해서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가족적인 분위기와 사심이 없는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하면 다음 모임에 초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전혀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도 다락방에 세 번 정도만 참석하면 교회에 등록하고 예수님을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복음을 받은 성도들은 계속해서 또다른 사람들에게 전도하게 되었다. 지금도 다락방마다 이 열기가 식어지지 않고 있는 증거는 전도대상자를 정해놓고 기도하고 있는 숫자가 각 다락방마다 3-7명 정도가 된다.
다락방 조직 및 내용 운영방안
사랑의교회 다락방 조직은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79년에 제자훈련을 마친 11명의 순장들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27개의다락방이 모이게 되었고, 당시 순장들은 2개의 다락방을 인도하거나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다락방을 인도하기도 했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주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혼신의 힘을 기울여온 당시의 순장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사랑의교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남녀 1000여개의 다락방이 순장의 인도하에 매주 정해진 시간에 모임을 갖고 있다. 전체 교인의 10퍼센트 정도가 평신도 지도자로 훈련받아서 핵의 역할을 유지해오고 있다. 전체 순장반 운영과 관리는 옥 목사님이 하시고 순장 파송이나 상담을 위해서 부목사(남자 순장반) 한 사람과 여전도사 두 사람(여자 순장반)이 담당하고 있다.
1. 순장과 다락방 순장은 매주 다락방 모임을 교회에서 지도하는 대로 귀납적 방법으로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순원들의 영적인 부분을 도와준다. 행정적인 부분에서는 순원의 주소변경이나 전화변경, 순원의 애경사를 구역담당 교역자에게 알려주는 일까지 하게 된다. 또 평소에도 순원들을 돌아보아 영적인 교제를 나누며 말씀으로 살도록 격려하고 위로하며 기도해주기도 한다. 순윈들의 상태에 따라서 학습과 세례를 챙겨주고, 주일 예배 참석과 스스로 성경 읽고 기도하는 성도가 되도록 유모와 같은 심정으 로돌본다. 그러므로 순장들은 목회자와 꼭 같은 부담감을 갖는다. 이렇게 성도들을 돌아보아야 하므로 영적인 자기관리를 게을리하면 안된다.
2. 순원들의 역할 순장을 도와서 다락방에 모이기를 힘쓰며 순원들끼리 서로 도와준다. 사랑의교회에 등록된 성도는 모두 다락방에 참석해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큰 교회 속에 숨어서 조용히 다니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비순원을 구역담당 교역자가 직접적으로 돌보며 순원이 되도록 양육하며 돌본다. 일단 순장에게 연결이 되기만 하면 순장은 그가 다락방에 나오기까지 끈질긴 기도와 사랑으로 섬기며 다락방으로 인도한다.
3. 교구장과 교구 1교구 안에 대략 5-8개의 다락방이 있고, 다락방 순장들을 도와주는 교구장이 있다. 교구장은 5-8명의 순장들을 영적으로나 사역적으로 도움을 주고 상담도 해주면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 그러므로 교구장은 순장의 경력이 오랜 사람이어야 하며 인격적으로나 영적으로 앞선 자여야 한다. 1달에 1번 공식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매주 순장들이 순장반에 와서 앉을 때에는 교구별로 앉아서 여러 가지 정보를 교환하고 사랑의 교제를 나누기도 한다.
4. 구역담당 교역자 교구장과 순장을 도와주는 구역 담당 교역자가 있다. 매주일마다 순장들이 제출하는 모임 보고서를 통해서 다락방의 사항을 구역담당 교역자는 알게 되고, 여러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받은 구역 담당 교역자는 적절하게 처리해 준다. 순장들을 통해서 순원들의 정보를 가지고 교역자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도와준다.
다락방 지도자들을 위한 교육 먼저 다락방을 인도할 순장이 되려면 제자훈련 1년, 사역훈련 1년을 기본적으로 마쳐야하고 순장의 사역을 하면서 전도폭발 훈련을 4개월간 받은 후에 4개월 동안 다른 사람을 전도훈련 시켜야 한다. 제자훈련을 영적변화에 강조점을 두고 경건생활의 뿌리내림을 위한 훈련으로 말씀과 기도 생활의 균형을 잡아가게 하는 훈련이다. 나쁜 습관은 노력하지 않아도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 버리지만 경건의 습관은 자기를 쳐서 복종시키는 훈련이 없이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교리적인 정립과 그리스도를 많은 제자의 삶을 살기 위한 자기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서 훈련을 받게 된다. 여기서 신앙생활의 패턴이 바뀌게 되고 자기 수정과 지체로서 지어져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역훈련을 통해서는 삐뚤어진 교회관이 수정되고 평신도의 위치와 역할을 분명히 깨닫고 성령의 사람으로서 주님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된다. 여기서 목회철학을 함께 나누게 되고 순장으로 갖추어야 할 지식적인 부분과 인격적인 부분을 채워가게 된다. 이렇게 훈련을 통해서 준비되면 순장으로 파송받음과 동시에 평생 이어지는 순장교육을 받게 된다. 순장교육은 옥 목사님께서 매주 화요일마다 인도하시는데 그 주간에 다락방에서 가르칠 내용을 가지고 순장들이 은혜받는 시간이다. 2시간 동안 찬양과 중보기도와 말씀의 3중적인 은혜는 순장들로 하여금 성령의 능력을 입게 하는 시간이며 우리 모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일꾼임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 일을 위해서 옥 목사님께서 다락방교재를 해마다 만들어 주신다. 1년에 2번 여름과 겨울 수련회를 통해서 영적인 재충전과 순장 사역을 위해서 다양한 교육을 받게 된다.
사랑의교회 다락방의 장점과 문제점 구역예배와는 다르다. 반드시 훈련된 순장이 귀납적인 방법으로 성경공부를 인도하게 되므로 자연히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관찰하고 해석하고 적용하다 보니까 복음과 삶이 강하다. 5-7명 내외의 동성끼리 모여서 가슴 속에 있는 것들을 말하게 되므로 상한 감정들이 치유받고 위로받게 된다. 다락방별로 복음 전하는 일이 활발하게 일어나며 3인조 기도운동이 일어나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순원과 순장은 부모와 자녀처럼 사랑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순장은 목회자와 분담사적을 하게 되므로 목회자의 일들이 많이 즐어들고 목회자가 무게 있는 일에 힘을 쏟을 수가 있다. 문제라면 어떤 사람이 순장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머리가 좋고 똑똑한 사람일수록 하나님만을 신뢰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의지하여 잔재주를 피우므로 잡담으로 흐르기가 쉽다. 분위기를 잘 맞추려다 다른 길로 흘러서 방향 감각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다. 귀납적 성경공부 자체가 잘 준비된 순장이 아니면 어려운 부분이어서 더욱 긴장되게 하기도 한다. 또하나 문제점이라면 귀납적 성경공부를 하다보니까 편식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스타일의 설교와 집회에 대한편식으로 인해서 한쪽으로 흐르기 쉽다. 자기들끼리 너무나 좋아서 똘똘 뭉쳐서 흩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이나 심해지면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들은 잘못되었을 때 생겨날 수 있는 문제이지 다락방을 운영하는 데 따르는 문제점은 아니다.
다락방 모임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 1. 계속적인 평신도 지도자 훈련 『오늘날의 위대한 교회들(Great Churches of Today)』이란 책에서 보면 교회 성장의 가장 큰 요인은 목회자에게 있고, 성장하는 교회의 목회자들에게 있는 공통점은 평신도 지도자를 훈련시켜서 목회자와 함께 펄 사람으로 준비했다는 것이다. 훈련된 순장이 준비만 된다면 다락방의 활성화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순장의 수효만큼 다락방은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교회 순장 가운데는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 그곳으로 이사를 가서 불신자들의 가정조사를 한 후에 자연스럽게 접근하여 다락방을 만들고, 그들이 사랑의교회에 등록교인이 되어 어느 정도 정착하면 다른 순장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또 다른 불신자들을 데리고 다락방을 하면서 전도하는 분이 있다. 그 순장은 오늘도 주님과 함께 기쁨으로 아파트 각 층을 돌면서 기쁜 소식을 전하며 흥분된 하루를 보내고 있다.
2. 다락방의 세포분열 건강한 다락방은 1년에 1번 정도 세포분열 하는 현상을 보게 된다. 순원이 많아지면 나누기보다는 많이 모이는 다락방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다. 거의 대다수의 다락방이 많이 모이는 것으로 만족하면 점점 순원들이 줄어든다. 그 속에 안주해버림으로 인해서 전도의 열정도 식어지고 성장해야 한다는 도전도 사라져 가는 것을 보게 된다. 반면 너무 인원이 적으면 의욕상실로 오히려 역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보통 순장을 포함해서 4명에서 6명 정도면 좋다고 볼 수 있다. 7명만 넘어가면 나누어서 다락방의 체질개선과 수혈 작용으로 계속적인 번식을 기대하도록 한다.
3. 매력적인 다락방 모임 어떤 모임이든지 그곳에서 얻는 것이 있고 매력이 있으면 자연히 활성화되기 마련이다. 훈련된 평신도 지도자에겐 반드시 봉사현장을 주어야 한다(엡4:12). 봉사의 일을 주지 않으면 영적으로 퇴보하게 된다. 순장의 영적성장을 위해서라도 받은 대로 영적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환경과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럴 때 열심히 뛰고 열매를 바라보면서 함께 기뻐하게 된다. 때로는 다락방을 하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환경의 어려움도, 서투른 시행착오도 주님을 향하여 뜨거운 가슴으로 달려가는 순장들에겐 장애물이 될 수가 없었다. 그동안 사랑의교회 순장들은 자신의 가장 귀한 젊음의 옥합을 깨뜨려 주님께 향기로운 제사로 드려졌다. 이 향내나는 아름다운 제사는 주님 오시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
헌신의 불을 당기는 온누리교회의 소그룹 현장
이종한 /온누리교회 다락방 담당목사
순의 위치
온누리교회의 목회를 총체적으로 정리해본다면 목회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목회(심방)' ,제자양육을 목표로 하는 ‘교육' , 그리고 목회와 교육의 최종 목표가 되는 '사역(선교)'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온누리교회의 순은 이러한 교회의 목회 구도 가운데서 가장 근본을 이루는 목회적 요소의 기본 단위이며 양육과 사역의 현장이다. 이에 따라 순은 단순한 목회적 영역을 뛰어넘어 제자양육과 사역으로서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온누리교회의 성도들은 순을 통해 목회적 돌봄을 받으며, 양육을 통해 영적 성장을 하고 구체적인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교회의 교회론과 목회철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다.
순의 의미 온누리교회의 순은 전통적인 의미의 구역과 같은 목회의 최소 단위이다. 그런데 1991년까지는 성도들의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구역이 편성되었지만, 이후 '생명을 낳는 역동적인 개념으로의 순’으로 바뀌면서 이 명칭은 온누리교회의 목회철학을 반영하게 되었다. 이러한 순이 갖는 의미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순은 예수 그리스도 중심성을 나타낸다. 구약성경의 예언들(슥 3:8,렘 23:5,33:15)에 나타난 순은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따라서 순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고 교제하며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양육하며,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하여 사역하는 성도의 모임이다.
둘째, 순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이는 생명조직이다. 순은 '싹' 이라는 뜻을 가지며 이 싹을 통해 '생명'을 움트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온누리교회의 순은 교회의 기본적인 생명조직으로서 단순한 성도의 교제를 뛰어넘어 영적인 재생산이 이루어지는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 공동체를 의미한다.
셋째, 순은 유기체적인 교회의 기관으로서 성도들의 영성 관리를 위한 근원이 되며 교회 안의 다른 기관들을 도울 수 있는 원천이 된다. 곧 순원들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여 확인하고 교육하며, 교회가 목표로 하는 성도의 삶을 실천하도록 하여, 교회의 사역에 필요한 영적 리더십들을 개발하고 이들을 통해 교회를 세워가도록 한다.
순의 확장은 다락방
10-20개의 순이 모여 이룬 단위를 다락방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전통적인 개념의 교구와 같은 것이다. 다락방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눈 온전한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현장임과 아울러 성령의 강림으로 인한 사도행전적 교회의 모습을 이루는 현장이다.
온누리교회의 성장에 있어서 순의 기여도 온누리교회는 창립이래 10년 동안 빠른 속도로 양적 증가를 이루었다. '86년의 출석 교인 600명에서 '95년에 8,200명으로 성장하였고, 이에 맞추어 순도 '86년의 22개의 순에서' 96년 현재 259개의 순으로 증가했다. 특히 구역에서 순으로 바뀌는'92년을 기점으로 양적인 증가가 매년 평균 700명 선에서 1,500명 선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매년 평균 20여 개에 이르던 순의 증가도 순 개념이 전환된 첫해인 '92년에서 '93년 사이에는 68개에 이르렀다. 온누리교회의 성장 요인은 설교, 교육, 사역들 등 여러 측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목회적 관점에서 본다면, 구역의 개념이 '역동적인 순' 의 개념으로 바뀐 이래 이것이 교회의 성장과 조화를 이루며 함께 성장하였을 뿐 아니라, 교회의 성장에도 역동적으로 기여해왔음을 알 수 있다. 물론 '93년 이래 순은 매년 약 30개 정도씩 꾸준히 늘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출석 교인도 약 1,500명씩 증가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은누리교회에 있어서 순 개념의 도입과 전환은 관계 중심으로 운영되던 구역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회성장에 꾸준한 기여를 해왔으며, 지금도 순을 통한 양적 ․ 질적 성장이 큰 굴곡 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온누리교회의 순은 성도의 삶에 있어 그리스도인으로서, 또한 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성도의 양육과 영적인 재생산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온누리교회는 자체적으로 많은 양육 체계와 사역의 현장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양육과 사역 및 교회의 비전을 성도들에게 구체적으로 연결시키고 참여시켜 주는 순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교회 사역의 결실들은 맺혀지기 어려웠으리라 생각된다.
순의 구성 온누리교회의 순은 보통 7-8가정으로 구성된다. 평균적으로 양호하게 출석하는 5가정을 기본으로 구성하며 10가정 이상이 되면 새로운 순을 나누도록 한다. 순의 구성은 지역적인 개념을 중시하여 가급적이면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편성하지만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과학원의 개척순 등과 같이 특별한 그룹의 영적 지도자가 그 그룹의 영적 성장과 생명의 확산을 위하여 독특한 비전을 가지게 되면 그 그룹을 한 순으로 편성하여 돕고 격려한다. 또한 영적인 계보를 따라 순을 선택하는 것도 허락하여 영적 성장과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배려한다. 순이 10-20개 정도가 되면 지역적인 교구 개념의 다락방을 구성하는데, 지금 온누리교회에는 17개의다락방이 있다.
순모임의 내용 온누리교회 순모임에 있어서 독특한 점은 교회 내의 영적 리더십에 있어서 남성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특히 순에 있어서도 남성의 영적 리더십을 중시하여 순장(구역장)들의 대부분이 남성으로 임명된다. 이렇게 남성의 리더십을 격려할때 여러 가지 긍정적인 결과들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무었보다도 순모임에 있어서 남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게 증가된 것이다.
전통적인 교회들의 구역예배가 여성도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남성들의 구역을 통한 교제와 양육이 저조한 반면, 온누리교회의 순예배는 대부분 부부 중심으로 참여가 이루어지며, 따라서 순모임이 저녁시간이 (매주 금요일 오후 8시-11시 정도) 순원들의 가정에서 있게 된다. 물론 혼자 믿는 여성도들을 위한 여성순도 따로 편성하여 배려하며, 여성순의 모임은 금요일 오전시간을 이용하여 모이고 있다. 순모임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진행된다.
첫째, 참된 예배를 드리는 공동체를 이룬다. 둘째, 큐티를 생활화하고 나누는 공동체를 이룬다. 셋째, 성도의 교제가 있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룬다. 넷째, 기도와 후원으로 긍휼 사역에 참여하는 공동체를 이룬다. 다섯째,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하며 후원하는 공동체를 이룬다. 여섯째, 민족과 열방을 마음에 품고 중보기도하는 공동체를 이룬다.
위와 같은 목표를 위하여 매주 모이는 순예배는 크게 찬양시간, 성경공부시간, 기도 시간, 교제시간으로 이루어지며, 월 1회씩은 중보기도하는 예배로 드린다. 중보기도 순예배에서는 찬양과 묵상, 회개와 헌신의 기도, 영혼구령, 교회를 위하여 ․ 선교사를 위하여 ․열방을 위하여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순 성경공부는 매월 발행되는 생명의 삶 가운데서 주말성경공부 해당 주(週)의 내용을 다루며, 이것은 순 성경공부가 단순한 성경공부를 넘어서 온누리교회 양육체계의 첫 단계인 큐티의 생활화를 이루는 과정이 된다. 성도들은 한 주간 큐티를 하고 그 주간의 큐티 내용으로 출제된 성경공부를 통하여 이를 나누게 되는 것이다.
순예배 시간에는 헌금을 하게 되는데 이 헌금은 각 순별로 연결된 사적지나 사역자들을 돕는 일에 사용하며, 이러한 순 헌금의 사용은 사역지나 사역자에 대한 중보기도와 함께 순의 영적인 비전을 이루어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순별 사역지나 사역자는 교회의 해외선교위원회나 긍휼사역위원회의 추천을 받거나 순 자체에서 연결하여 사역한다. 각 다락방별로 연결된 사역의 현장들을 열거해보면 하나로(산본의 복지 사역), 장애인, 열린 이웃(신림동 복지사역), 농어촌 선교, 교정자활(교도소 사역), 예수 향기회(노인급식), 외국인 근로자, 해외 선교, 고아원, 호스피스사역 등이다.
순원들의 역할 순이 모여 이루어진 각 다락방에는 다락방 담당 장로, 다락방장, 담당 권사를 둔다. 담당 장로는 다락방의 영적 리더로 각 경조사에 참여하며 영적인 요소들을 지도 교역자와 함께 점검하고 각 순을 섬기며 돌본다. 다락방장은 다락방 내의 모든 순의 구체적인 상황들을 점검하고 알리며, 교회와 다락방 사이의 원활한 관계를 도모한다. 담당권사는 지도 교역자와 함께 다락방을 돌보고 심방하는 역할을 한다. 각 순에는 영적 리더십으로 순장과 부순장, 권찰을 둔다. 순장은 소목자로서 교역자와 함께 그 순을 돌보고 섬기며 순예배를 인도한다. 부순장은 순장을 도와 순을 돌보되 특히 새신자를 순에 연결하고 그들을 돌보며, 순장의 부재시에 그 역할을 대신한다. 권찰은 순예배 결과를 보고하며, 순원들의 구체적 상황을 교역자에게 알리고, 순을 돌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순사역의 결과를 자세히 교회에 보고한다. 각 순원들은 매주 1회 순예배에 참여하며 1년에 3-4회 긍휼 사역의 현장에서 봉사한다. 그 한 예로 효창운동장 앞에서 걸식 노인에게 급식을 하는 예수 향기회에 나가 요리 ․ 배식 ․ 설겆이를 담당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각 순별 사역자들도 돌보는데, 연결된 선교사들을 영접 ․ 환송 ․ 초청하고 그들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동안 돌보며 사역지에 편지와 선물 보내기 등을 실시한다.
순모임 지도자교육 첫째, 순장 예비교육이 있는데 온누리교회의 순장은 원칙적으로 일대일 지도자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므로 순장으로 임명되기 전에 이미 제자훈련의 과정을 이수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순예배를 위한 순장교육이 있는데 순장, 부순장, 권찰들을 대상으로 주 1회 금주 순예배 지침서를 가지고 순장교육을 실시한다. 순장교육은 담임목사가 담당하되 부재시에는 다락방을 책임지는 목회자가 대신한다. 셋째, 비정기적인 수시 교육이 있는데 순모임과는 별도로 순장들은 각종 학교들(기도, 전도, 내적 치유, 가정훈련, 큐티)을 통하여 영적 성숙을 도모한다. 넷째, 전체 영적 리더십을 위한 교육이 있는데 연 2회에 걸쳐 '순장목양대회' 를 통하여 영적 리더십의 함양과 영적 재충전들을 가져온다. 순장 목양대회는 수련원에서 1박2일로 가지며 교육과 함께 순 사역 사례 발표 및 다락방 별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순모임 활성화틀 위한 방안 앞에서 살핀 것처럼 온누리교회의 순은 교회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순의 운영에 있어 몇 가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전교인을 순에 참여시키는 방안이다. 지금 온누리교회에 출석하는 등록교인 가운데 청년을 제외한 장년 성도를 약 6,000명 정도라고 본다면 순예배에 참석하는 숫자는 약4,000명을 넘는다. 아직도 순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성도가 1/3을 차지한다. 교회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순예배에 참석하도록 하기 위하여 새신자 과정에 들어왔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순예배를 참여하도록 연결시키며 독려하고 있다. 둘째, 영적 리더십의 양육이다. 늘어나는 순과 이에 따른 영적 리더십의 수급은 교회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따라서 영적 리더십을 개발하는 양육 과정이 좀 더 밀도있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예비 순장들을 발굴하여 양육시키는 순장 대학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 순장 대학을 통하여 영적 리더십을 많이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셋째, 적극적인 순의 목회이다. 사역 중심의 구조는 영적 비전과 열매를 가져왔지만 상대적으로 목회적 돌봄이 약화된 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목회적 돌봄이 좀 더 확실하게 이루어짐을 통하여 양육과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게된다. 이를 위하여 순의 영적 리더십에 대한 목회적 양육과 활용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여야 할 것이다. 온누리교회는 역동적인 순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이는 전통적인 구역으로부터 받은 좋은 영향력을 목회철학에 맞게 적용시킨 것이다. 이제 21세기를 맞이하면서 변화 되어가는 교회의 상황을 고려할 때, 구역제도의 장점을 건강한 목회철학에 맞도록 변화 ․ 적용시켜 다시금 구역제도를 통한 영적 부흥을 가져오게 해야 할 것이다. 구역을 통한 영적부흥을 기대해본다.
미국 교회들에서 본 21세기를 위한 구역제도 방향
최동갑 /늘푸른칠례교회 목사
대부분의 미래학자들에 의하면 앞으로의 사회는 헌신이 결여된 극단적인 이기주의 모습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실속없는 명분보다는 실리적인 이익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사실 이런 모습은 이미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혼율이 높아져가고, 어떤 단체에 소속되기보다는 잦은 이동을 하고,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모습 등이 모두 다 이것과 관계된 것들이다. 심지어 나이 많은 부모님도 자식들과 함께 살기보다는 혼자서 자유롭게 사는 것을 더 선호하고, 집에서 아기를 돌보느니 차라리 나가서 막일이라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한 변화는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많은사람들이 종교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맹목적으로 신앙을 추구하기보다는 종교가 과연 나에게 어떤 유익을 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먼저한다. 과거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로, 현대인들은 종교에 대한 신성한 이미지보다는 종교에 대한 유익성을 따진다는 말이다. 헌신이 신앙의 동기가 되기보다는 실리적인 목적이 신앙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작은 교회보다는 큰 교회를 선호하고, 개척교회에서 헌신적인 모습으로 열심히 신앙생활하는 것을 자랑하기 보다는 안정된 교회에서 편하게 지내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설교패턴에서도 전통적인 방법보다는 이야기식 설교가 더 호응을 얻는다. 이것은 성도들이 감동과 도전을 주는 설교보다는 쉽고 재미있는 설교를 더 바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1세기의 미래형 구역모임이라 함은 이와같은 변화를 염두에 둔 새로운 교회사역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진리와 복음을 변질시키지 않고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사역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절대적인 원리는 불변하지만 상대적인 원리는 융통성을 가지고 지혜롭게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불변하는 절대적인 원리이나, 이것이 반드시 주일 아침 오전 11시이어야 한다는 것은 교회 전승에 의한 상대적인 원리이다. 상대적인 원리는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므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지혜롭다. 미래형 구역모임도 상대적인 원리를 적용하여 신앙 모임이라는 절대적인 원리는 지켜나가면서, 어떤 형식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냐 하는 상대적인 원리를 지혜롭게 찾아야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내용은 필자가 10여 년 동안 미국생활을 하면서 보고 들은 내용과 실제로 미국목회를 하면서 실천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구역모임의 특성 먼저 생각하고자 하는 것은 구역 모임의 특성에 관한 것이다. 구역모임이 예배 중심인가, 교제 중심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것은 찬송과 기도와 말씀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냐 아니면 활동을 주로 하는 교제 중심이냐 하는 문제인데, 분명한 것은 두 가지 모임 모두가 신앙적인 모임이라는 것이다. 교제 중심이라고 해서그것이 신앙을 배제한 것은 아니며, 신앙 중심의 모임이라 해도 상대적인 원리를 적용해 가장 합리적인 신앙모임을 찾는 것이다. 미래형 구역모임은 아마도 교제 중심으로 가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미국의 많은 교회들이 교제 중심으로 구역모임을 하고 있다. 물론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이다. 한국교회의 경우, 가정이나 공원에 모여 간단한 경건예배나 기도회를 갖고 음식을 하나씩 해가지고 와서 서로 나누면서 교제를 한다. 미국교회는 큰 교회인 경우 체육관에 모여 각종 운동을 통해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데, 어떤 교회는 볼링장과 래킷볼(스쿼시볼 같은 것)구장을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경기를 통해 지루함없이 좋은 교제를 나누고 있다. 모임의 성격이 교제 중심이 되어야 하는 이는, 교회의 많은 모임이 대부분 예배 중심이기 때문에 참다운 교제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새벽기도, 수요예배, 철야기도회 및 여러 종류의 성경공부 등은 너무 많은 지식의 홍수를 이루어 말씀과 예배의 소중함을 잃어버리게 하기 쉽다. 여기에 또다른 형태의 모임인 구역예배는 모임의 차별화라는 면에서 신세대 사람들에게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한다. 함께 어울려 교제하는 모임의 내용이 또다른 예배의 연장이라고 할 때 사람들은 등을 돌리기 쉽다. 실제로 미래학자들은 새로운 변화와 융통성, 그리고 여가를 통한 만족감을 21세기 미래를 사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으로 보고있다. 기존의 프로그램에서 탈피해 과감한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급변하는 미래의 사씩을 효과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교회들이 활동 중심의 교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가 사역하던 미국인 교회의 경우 전임 사역자 가운데 레크리에이션 목사(Minister of Recreation)가 따로 있어서 일년 내내 여행과 체육행사, 그리고 수양회 계획만을 담당했다. 또한 스키 여행, 성지순례, 중요 고적지 탐방, 에어로빅 교실, 스포츠와 음악 캠프, 그리고 골프 경기 등의 일정 등을 주관했다. 처음에는 놀기만 하고 별로 의미 없는 일처럼 느껴졌으나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사역인지를 곧 깨닫게 되었다. 그 사역이 시작된 이래로 노인 문제와 자녀문제, 심지어는 이혼율까지도 떨어졌다는 말이 있었다. 건전한 크리스천문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실감하게 된 것이다.
한국교회도 머지않아 곧 그렇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대형교회에서는 '레크리에이션 목사'를 두어서 효과적인 사역을 전담케해야 할 것이다. 신세대와 초신자들에게 교회에 대한 신선한 이미지를 주고 애착을 갖게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며, 이러한 것을 잘 개발해서 추진하는 교회가 미래 사역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즉 변화를 인정하며 가장 적절한 사역의 방법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존의 많은 예배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고, 희소성의 가치를 살려서 질적인 교육을 추진하고, 예배보다 활동을 중심으로 한 구역모임의 교제가 이루어질 때 교회는 새로운 모습으로 21세기의 사역을 주도해나가게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근본적인 의식 변화와 지도자의 확고한 의지, 그리고 환경의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새로운 사역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모임 장소 둘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모임 장소에 관한 문제이다. 지금과 같이 가정 중심으로 할 것인지, 야외로 나갈 것인지, 교회 시설을 이용할 것인지 하는 선택의 부분이다. 앞으로 미래 사회가 극도의 개인주의적이고 폐쇄적인 경향으로 나갈 것을 생각한다면 미래 구역모임은 가정에서 모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인들을 제외하고 실제로 미국의 경우, 자기 가정을 개방해 교회의 모임을 갖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바쁜 사회에서 사람들을 자기 가정으로 초대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울뿐더러, 개인생활의 침해라는 면에서도 꺼려진다. 우리처럼 좁은 공간에서도 잘 적응하는 민족은 별 문제가 없지만, 미국인들은 우리보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도 개방하기에는 좁다고 느끼므로 가정초대는 가능하면 삼가한다. 미국교회는 다목적 건물(Multi- Purpose Center)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체육관의 모습이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식당과 공연장소, 전시회, 대형집회, 체육행사, 그리고 창고로도 쓸 수 있는 건물이다. 좌석도 이동식으로 넣었다 했다 할 수 있으며, 테이블도 필요에 따라 배치할 수 있다. 물론 농구와 배구, 배드민턴 경기도 이동식 기구를 설치해서 언제든지 게임을 할 수 있다. 비효율적이며 예산 낭비적인 고정된 건물보다는 다양한 행사를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건물이야말로 앞으로 한국교회가 따라가야 할 새로운 건물양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관 짓기보다는 다목적 건물을 지으면 예산도 절감하고 활용가치도 더욱 높을 것이다. 이러한 다목적 건물은 구역모임에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된다. 게임도 하고 다양한 운동경기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서 가족 단위의 모임을 갖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된다. 젊은이들이 족구라도 하려고 운동장과 체육시설을 기웃기웃거리며 다니는 것을 볼 때, 교회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그들을 쉽게 교회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교제 중심의 모임을 염두에 두었을 때, 모임장소는 가정보다 공원과 같은 야외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지금 우리나라의 실정으로는 어렵지만 앞으로는 가능하리라 본다. 야외예배가 사라진 지금의 한국교회는 어떤 형식으로든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하나심의 창조를 피부로나마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연을 자기 만족의 도구로 사용하여 즐기고 오염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을 아낀다는 마음으로 청지기 사명을 가지도록 가르치는 것도 우리의 사명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자연을 신앙적인 모임의 장소로 활용하지 않고서는 그런 마음을 가질 수가 없다. 그리스도인들이 자연을 접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경외하는 마음을 피부로 실감하게 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크리스천들이 자연을 그저 즐기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모임 횟수 마지막으로 모임 횟수에 관한 문제를 말하고자 한다. 지금처럼 주 1회로 할 것인지, 아니면 월 1회나 비정기적인 모임으로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사람들의 성향이 소유의 양보다는 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아마도 주 1회는 어려울 것이다. 바쁜 사회에서 교회의 기존 모임을 유지하면서 구역모임을 알차게 운영하는 방법은 모임 횟수를 줄이는 대신, 모임을 위한 준비기간을 지혜롭게 보내면 된다. 다음 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기도하고 치밀한 계획을 짜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단지모임이 줄었다는 것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다음 모임을 성실하게 준비하면 결코 모임의 횟수가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사람들은 모임 횟수보다는 모임 내용을 중시할 것이기에, 여기에 맞는 구역모임은 사람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새벽기도와 수요예배, 그리고 철야예배를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구역모임에 과감한 변화를 주어서 구역모임의 특성을 교제 중심으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모임 횟수를 반드시 월 1회로 못 박을 필요는 없다. 주일 오후나 생일, 아니면 결혼기념일 등과 같은 특별한 경우를 이용해 구역원들이 축하해주는 모임을 갖는다면 더욱 뜻깊은 모임이 될 것이며, 만족스러운 소속감도 느끼게 될 것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목회를 하는 동안 월 1회 구역모임을 가졌는 데도 왜 그렇게 한 달이 빨리 돌아오는지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사실 주 1회 구역모임은 그것을 전담하는 사역자가 아니고서는 책임있게 유지해나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교구담당 목사가 구역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담임목사 혼자서 효과적으로 구역을 관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월 1회로 하는 경우, 미국교회에서는 주일오후나 주말 시간 등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 음식을 나누며 교제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장소는 가까운 공원이나 호숫가 등으로 가족 전체가 함께 모여 다양한 활동을 즐긴다. 미국에는 많은 공원이 있고 시설도 편하고 법고 깨끗해서 가족 단위의 모임을 갖기에 최적이다. 또 복잡하지도 않아서 개인적인 활동에 방해를 받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음식도 나물 등은 집에서 만들어오고 고기는 공원에 있는 시설을 이용해 석탄불로 구워서 바베큐 소스를 발라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가족 식구들이 모두 참여해 상차리고 고기 굽고 잔 심부름을 하면서 함께 모임을 준비하는 것은 보기에도 좋고, 실제적으로 보람도 느끼게 된다. 이 경우에 대개는 믿지 않는 친지들을 초청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 처음에는 구역모임에만 나오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미안해서 주일 예배에도 참석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여기에 개인적인 이유가 추가되면 그 모임의 의미가 한층 더하게 된다. 아이들 돌이나 생일잔치, 결혼기념일, 승진이나 학위취득 축하, 부모님 환갑잔치 등의 모임으로 하면 구역모임은 더욱 빛나게 된다. 21세기의 미래는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다. 여러 상황 가운데서 우리는 그 영향력을 이미 실감하고 있으며, 그 진행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 변화에 가장 느리고 무감각한 곳이 교회라고 하지만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 변화해야 할 것이 있고 변해서는 안될 것이 있는데, 절대적 원리(absolute)와 상대적 원리(non-absolute)의 차이를 잘 살펴서 적용해야 한다. 물론 많은 문제점도 있고 어려운 환경의 문제도 있다. 그러나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것이라면, 피하고 주저하기보다는 과감하게 헤치고 나가는 자만이 미래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초대교인들이 주 1회가 아니라 날마다 성전에 모인 것을 보면(행 2:골)지금의 우리는 많이 변화됐으며 , 집사 자격도 사도행전(6:3~6)과 디모데전서(3:8-13)가 다른 것을 보면 시대와 상황에 따른 변화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21세기 미래에는 준비된 자만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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