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국회만도 못한 李정부 첫 국감 ◈
올해 국정감사의 수식어는 ‘저질’이지요
최근 수년간 국감 앞에는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이젠 그 표현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용이 없는 건 둘째치고, 품격 없는 언어가 난무했지요
국회의원 간 고성과 반말이 예삿일이 되는가 하면
‘찌질한 ×’ ‘한심한 ××’ 같은 욕도 매일같이 나왔어요
화를 참지 못해 “옥상으로 따라오라”고 하자
“너는 내가 이긴다”고 의원들끼리 맞붙은 일도 있었지요
요즘 초등학생도 이런 싸움은 안 할 것이지요
그나마 지금과 비슷한 저질 국회를 찾는다면
18대(2008년) 정도가 거론될 수 있어요
많은 이가 잊었지만, 그때는 ‘동물 국회’였지요
여당이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자, 야당 의원들이 해머로 문을 부쉈어요
어떤 의원은 국회 사무총장 집무실 원탁에 뛰어오르는
‘공중 부양’으로 이름을 날렸지요
여야 의원들이 주먹질을 해 피를 흘리기도 했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의원도 있었어요
18대와 지금 모두 극심한 여대야소(與大野小)라는 공통점이 있지요
그러나 국감에서는 달랐어요
시민단체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이명박 정부 1년 차인
2008년 첫 국감 점수로 ‘C-’를 줬지요
당시엔 낮은 점수였어요
주된 지적은 국감이 ‘재탕’으로 치러졌다는 점이었지요
거친 언사와 정쟁도 언급됐지만,
최종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어요
여야의 대립은 극심했지만,
국감은 생산적으로 치러진 면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지요
이 같은 평가는 올해 이재명 정부의 첫 국감에 비하면
상당히 준수하다 볼수 있어요
그러나 금년도 국감 NGO모니터단은 중간 점수로 ‘F’를 줬지요
국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주요 이유로는 개별 의원들의 일탈을 꼽았어요
추미애 법사위원장, 최민희 과방위원장 등 몇몇 상임위원장의 발언 시간은
개별 의원 질의 평균보다 3배 이상 길었지요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댄
합성 사진을 회의장에 들고 나오더니,
다른 의원의 국감 질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몸을 틀어
뚫어지게 쳐다보는 기행도 벌였어요
국감을 자신들 선전장으로 사유화한 것이지요
정치 양극화와 유튜브 ‘쇼츠’ 붐은 이런 국감 저질화를 부추기고 있어요
더 큰 문제는 저질 국감이 개선될 거란 희망이 없다는 것이지요
18대 국회에선 여야 모두 동물 국회가 문제라는 걸 알았고,
소장파 의원들의 만남도 잦았어요
그래서 만들어진 게 2012년 국회 선진화법이지요
그러나 지금 여야, 특히 지도부는 서로 비난만 할 뿐
자신들은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어요
가끔 여야 의원들이 만남을 시도하지만, 발각되면 바로 취소하지요
만나더라도 몰래 만나고, 그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하고 있어요
국감 직전인 지난 추석 여야 의원들은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같이 하자고
의기투합했는데, 강성 지지층이 반발하자 일부 의원이 불참했지요
게임조차 같이 못 하는 게 이번 국회의 현실이지요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저질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앞으로 2년 반이나 남았다는 사실이지요
여야 정치권은 이제라도 국감 정상화를 논의해야 하지요
회의장에서 욕을 못 하게 하는 법을 만들든,
국감을 개별 의원 ‘장사’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법·제도를 개선하든,
뭐라도 해야 하지요
올해 기후노동위의 기상청 국감은 1시간 47분 진행됐는데,
피감기관 17곳 중 16곳은 질문을 못 받았다고 하지요
모든 상임위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기업인을 불렀는데,
대부분 회의장에 앉아만 있다 갔어요
전 세계적으로 한국처럼 기간을 정해두고 국감을 하는 나라도 드물지요
이미 국회는 수시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상임위를 열고 활동하고 있어요
개선이 어렵다면 저질로 변질된 국감을 없애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이런 저질 국감은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번 국감에서 저질 스타 3인방도 탄생했다 하지요
추미애,최민희,서영교가 그 당사자라 하네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