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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rose) 요즘 성적이 굉장히 좋으세요.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 건가요?
“4월까지만 해도 한창 좋았다가 약간 떨어졌었죠? 제 특징이 오늘 잘했다가 내일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온탕과 냉탕을 반복하는 중이죠. 한창 성적 떨어질 땐 정신이 없어요. 특별한 비결보다는 SK에서 야구하다보면 성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답니다.(웃음)”
(juyeon lee) 올시즌 많은 변화를 추구하신 것 같아요. 특히 홈런이 많은데, 4월 한 달 동안 벌써 4개나 터졌거든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2009년에도 5월 초까진 4할4푼을 기록했어요. 성적만 놓고 봤을 땐 그때가 훨씬 더 좋았죠. 홈런이 예상 외로 많다 보니까 장타에 대한 관심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홈런에 대해 많이 얘기들을 하시니까 타석에 서면 순간 제가 홈런 타자라는 착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그렇게 건방을 떨다가 삼진을 먹거나 병살타를 치는 경우도 벌어졌었죠. 절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홈런보다 안타를 기다려주셔야 해요. 전 절대로 홈런 타자가 될 수 없으니까요.”
(khyej) 야구선수로선 꽤 치명적인 입스(yips·실수에 대한 중압감으로 인해 불안해 하는 증세)를 갖고 있었다고 들었어요.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고등학교 때 팔꿈치에 부상이 있었어요. 공을 던질 때마다 통증이 컸었죠. 그때 슬럼프가 오면서 자신감이 떨어지더라고요. 그 후론 프로 들어와서도 공을 던질 때마다 자신감이 없어지는 거예요. 2007년엔 어깨를 들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아팠었죠. 사실 이 얘긴 ‘입스’라기 보단 부상에 대한 두려움, 통증으로 인한 고통 등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대답이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파이팅 롯데) 어떻게 하면 선구안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전 선구안을 끌어올리기 보단 투수가 던진 공을 적극적으로 치려고 하는 편이에요. 즉 선구안 잘해서 포볼로 진루하는 것보단 안타쳐서 1루로 뛰어가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컨디션이 좋을 때는 그 적극성이 안타로 연결되지만, 컨디션이 별로일 때는 삼진 당하거나 뜬 공으로 끝날 때가 있어 문제죠.”
(yungrok656) 정근우 선수는 50미터 달리기가 몇 초인가요?
“작년 틀리고, 올해 또 틀린 것 같아요. 즉 어렸을 때는 달리기에 관해선 자신감이 대단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다리 근육통이 걱정돼서 무리해서 뛰지 않는 편이에요. 50미터는 잘 모르겠고, 100미터는 잘 뛸 땐 11초 정도 됐어요. 지금은 약 12초쯤 나올 것 같은데요?”
(kangrw) 최강 SK와이번스 선수로서, ‘이 팀한테는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팀이 있을까요?
“없어요. 다른 팀에선 우리 팀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특정팀을 정해 놓고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다른 팀에 대한 도전보다 한 시즌 풀게임을 뛰면서 그에 걸맞은 좋은 결실을 맺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wony97) SK와이번스가 우승 또는 준우승을 이루거나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고수하다보니 야구가 재미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고의 자리에 오르다보면 칭찬보다 비난에 더 익숙해져야 해요. 연예인들도 톱스타들에 대한 가십거리가 더 많이 나오듯이 우리 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1등을 많이 하다보니까 생길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렇다고 1등 안하고 싶은 팀이 있을까요?”
(adzcqe21) 정근우 선수한테 서재응 선수란?
“아직도 재응이 형이랑 제가 불편한 관계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난 해 있었던 빈볼 문제는, 이미 지난 일이고, 돌이켜 보면 그것도 야구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의적인 플레이가 아니었거든요. 야구를 하다보면 벌어질 수 있는 문제였던 거죠. 분위기상 그 순간에는 약간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겠지만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gnswlco1) 서재응 선수가 박진만 선수의 머리를 맞혔을 때 왜 파이터 정신을 발휘하지 않으셨나요?
“이미 알려진 내용이긴 하지만, 그날 경기 후 KIA의 김상훈, 서재응 선배가 진만이 형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찾아와선 정중히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게임하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도 생길 수 있는 것이고. 고의성이 없는 투구라 선수들도 동요하지 않았던 거죠. 이런 일이 일어날 때 팬들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신 것 같아요.”
(as7860211) 혹시 한때 라이벌이었던 고영민 선수가 잘나갔을 때 그 당시 정수근 선수는 고영민 선수를 어떤 선수로 생각하셨나요?
“전 지금까지 어떤 선수를 라이벌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누구를 라이벌로 지목하기 전에 제 자신이 먼저 준비되고 완성이 돼야 한다고 믿었죠. 그래야 다른 사람도 절 라이벌로 꼽지 않을까요? 고영민은 실력이 뛰어난 선수잖아요. 대표팀에 들어가서 수비하는 걸 보면 안정감이 있고 주루플레이도 훌륭하고…. 지금은 방망이가 이전의 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언제든지 잘 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요.”
(socldrn93) SK에 지명받기 전에 가장 가고 싶었던 팀이 어디였나요?
“사실 어디를 가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의 여유가 없었어요. 고등학교 때 지명을 받지 못해 충격이 엄청났었죠. 다른 친구들은 모두 프로팀 지명을 받았지만 전 그들과 함께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당시 청소년대표팀에 뽑히기도 했었는데 지명받지 못했으니, 얼마나 안 좋았겠어요. 어느 팀에서 뛰고 싶었는지보단 아무 팀이라도 지명만 받으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뿐이었죠. 당시 혼자 많이 울었어요. 부상으로 인해 세 차례나 수술을 받으면서도, 선배들한테 간혹 맞아가면서도, 프로팀에 가고 싶어서 꾹꾹 참고 견뎌왔는데, 결국 그때 프로에 갈 수가 없게 된 거였죠.”
(달마) 키가 작다는 이유로 프로구단에서 지명을 망설일 때 SK에서 두산의 손시헌 선수를 보고 작은 키가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 후 지명했다고 들었습니다. 또 고려대 입학도 당시 다른 팀의 체육과 학생이 등록을 하지 않아 마지막 남은 자리를 운 좋게 잡았다고 알고 있어요. 이게 사실인가요?
“네. 잘 알고 계시네요. 대학 입학도 정말 아슬아슬하게 막차를 탔어요. 지명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청소년대표팀 시절 고려대와 자주 연습게임을 하게 됐거든요. 그때 대학 감독님의 눈에 띄게 된 거예요. 고려대 감독님께서 학교측에 절 꼭 데려가고 싶다고 주장하시니까 결국엔 럭비부에서 체육특기생 자리를 빌려주고 내년에 다시 돌려받는 걸로 해서 양보를 했어요. 그 덕분에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고요. 손시헌 선수 얘기도 맞습니다. 구단에서 제 작은 키로 인해 지명을 망설일 때 시헌이 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두산의 손시헌도 키가 작지만 좋은 타자이지 않느냐면서, 정근우도 분명 시헌이 형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거라는 얘기가 나왔대요. 그 두 가지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전 지금까지 야구 못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1211jasmin) 친한 친구들인 이대호 김태균 추신수 선수에 비해 프로 생활을 늦게 시작하면서 혼자 자괴감같은 걸 느끼셨을 것 같아요.
“당시엔 제가 그 친구들처럼 될 수 있을까 싶었죠. 그러면서도 든든했어요. 사회 생활을 먼저 해서 그런지 형들처럼 앞에서 잘 끌어주는 것 같았거든요. 그 친구들 덕분에 제 목표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그로 인해 제 눈만 높아져서 큰일이에요(웃음). 단 한 번도 그 친구들을 질투하거나 시기한 적이 없어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전 별로 인기도 없었고, 바로 지명도 받지 못한 그런 저런 선수였으니까요.”
(ghen0412) 평소 SK의 훈련량이 많다는 소문이 자자한데, 혹시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다른 팀으로 옮겨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훈련은 정말 힘들지만, 그 안에서 결과를 얻으니까 버틸 수 있게 돼요. 그 순간에는 진짜 뭐라고 말하기도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고 짜증도 나는데, 지나고 나면 우리가 원했던 결과를 얻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 힘든 시기도 행복한 추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specialdg) 정근우 선수는 부산 출신인데요, 만약 FA가 돼서 롯데로부터 타 구단과 같은 조건의 영입 제의가 온다면 고향으로 복귀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네요. 마음 한 구석엔 고향팀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그 고향팀은 절 지명하지 않았던 팀이잖아요. 만약 SK랑 같은 조건이라면 SK에 남을 것 같습니다.”
(SK 야구신) 정근우 선수에게 김성근 감독이란?
“시즌 끝날 때가면 항상 우리를 웃게 만들어주신 감독님이시잖아요. 훈련이 힘들고 치열한 시즌을 보낸다고 해도 마지막에 가면 서로 안으면서 웃고 있거든요. 정말 감사할 일이죠. 전 감독님과 인연을 맺게 된 사실이 제 야구 인생의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절 여기까지 올라오게 해주신 스승이자 은인이시니까요. 감독님은 한 마디로 ‘싸나이’예요. 자신을 철저히 관리하는 면면을 보면 한두 번 놀라는 게 아니에요. 너무 완벽할 정도죠.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종종 힘들긴 해도, 마지막에 웃게 되니까 불평이 나올 수가 없어요.”
(rhgidtjdnf) 수비 범위가 상당히 넓으신데, 수비를 잘 하는 비결이 뭔가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슬라이딩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타구가 날아오면 그 공을 어떻게 해서든 잡고 싶은 욕심이 생기거든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 공을 쫓다보니 수비를 넓게 가져가는 것 같아요.”
(갑부집 아들) 근우 형, 저는 올해 고3이고 우리 학교 야구부 주장이에요. 제 포지션이 유격수인데, 올 봄 경기 중 땅볼 타구를 잡다가 얼굴을 맞게 됐거든요. 그 뒤부터 땅볼을 못 잡겠더라고요. 땅볼이 오면 정면이 아니라 자꾸 옆으로 잡게 되는데요, 공 던지기도 무섭고 팀원들한테 주장으로서도 면목이 없어요. 어떻게 하면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그건 일시적인 증상이에요. 심리적인 문제는 하루 빨리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바운드 된 공을 맞아서 야구하는 게 무섭다고 한다면, 아예 야구를 안 하는 게 낫죠. 계속 야구를 하고 싶은 분이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그 위기를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더욱이 야구팀 주장이라면 말이죠. 다시 맞더라도 더 적극적인 수비 자세가 필요해요. 부상은 꼭 조심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면 오히려 더 큰 부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rldms430) 정근우 선수 둘째 아들이 돌잔치에서 야구공을 잡았을 때, 고개를 떨구셨다고 하던데, 왜 그러셨어요?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가족들하고 친지들만 초대했었는데…. 야구가 얼마나 힘든지, 너무 잘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 힘든 건 저 혼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가족들이랑 떨어져 지내다보면 너무 외롭고, 아이가 태어난 후 제대로 아빠 노릇을 못할 때, 점점 나쁜 아빠가 돼 가고 있는 걸 느낄 때, 정말 괴롭거든요. 그래서 아들이 야구하는 걸 싫어했어요. 하지만 피는 속일 수 없더라고요. 네 살된 큰 아이가 제가 집에만 가면 야구놀이하자고 성화를 부리니까요.”
(leeyo2600) 키가 작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남들 잘 때 연습하고 남들 연습할 때 같이 연습했어요^^. 고려대 재학 중일 때 야구훈련장이 경기도 송추에 있었거든요. 지방 출신들은 거기 기숙사에서 먹고 자고 했는데 정식 훈련이 끝나면 딱히 할 일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훈련을 많이 했어요. 시간이 많으니까 훈련에 더 집중할 있었고요. 돌이켜 보면 그때가 제 야구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런 훈련 과정들이 지금까지도 제가 야구하는데 단단한 베이스가 되고 있거든요.”
(riveroflym22) SK 전지훈련 때도 개인 운동을 하시나요?
“아뇨. 절대로요. 평상시 훈련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잠시의 틈만 있으면 쓰러져서 자기 바빴어요.”
(레간지) 신장이 작으면서 장타를 칠 수 있는 비결은?
“신장이 작다고 장타를 치지 못한다는 것도 편견입니다. 야구는 신장이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포인트를 맞추는 게 중요해요. 그런 점에서 작은 선수가 정확하게 칠 확률이 적다는 거겠죠.”
(민사장) 정근우하면 근성과 투지의 대표적인 아이콘인데, 정근우 선수가 생각하는 최고의 근성과 투지를 갖고 있는 선수가 누구인가요?
“지금 선수 중에선 찾지를 못하겠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롤모델로 삼았던 분이 지금 롯데 2군 감독님이신 박정태 선배님이시거든요. 지금까지 그 분을 능가할 정도의 근성있는 선수가 없었어요. 저 또한 그 분을 닮고 싶어서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지, 그 분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거든요.”
(810bb)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투수가 누구예요?
“솔직히 상대하기 편한 투수가 한 명도 없어요. 상황에 따라 볼 스피드도, 구질도 다 틀리니까요. 그중에서도 한화의 류현진과 KIA 윤석민이 가장 상대하기 힘들어요. 경기 전 두 선수가 선발투수라고 예고될 때에는 아예 타석에 들어가기가 싫을 정도예요(웃음).”
(ybh86) 해외 진출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원하는 곳이 일본인지, 아니면 메이저리그인지 궁금합니다.
“해외에서 활약 중인 친구들 때문에 제 목표치도 높아졌어요. 기회가 된다면 넓은 무대에서 뛰고 싶지만, 제 욕심과 현실이 맞아 떨어질지 모르겠어요.”
(ghen0412) 롯데와 경기할 때 정근우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면 유독 포수 강민호 선수와 많은 얘길 나누는 것 같아요. 도대체 그때 무슨 대화를 하는 건가요?
“예를 들어서 민호가 이렇게 말해요. ‘형, 애들 잘 큽니까?’ 그러면 제가 ‘야, 말도 마라. 완전 난리다’ 또다시 민호가 ‘형, 오늘 저녁에 뭐합니까? 같이 밥이나 먹을까요?’ ‘그러자. 이따 전화해라’ 뭐,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타자가 투수하고 기 싸움을 벌여야 하는데 이 놈이랑 얘길하다가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라니까요(웃음).”
정근우는 올시즌 목표로 잡은 홈런 개수에 대해선 “자신은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홈런 숫자를 정해놓지 않았다”면서 “팀에서 원하는 자신의 역할은 투수를 끝까지 괴롭히고, 중요한 순간에 안타를 펑펑 칠 수 있는 해결사”라고 정리했다.
야구 외의 가장 큰 고민에 대해 묻자, “어떻게 하면 딸을 낳을 수 있는지, 그 비법이 궁금하고 알고 싶다”라고 대답한다. 아들만 둘인 정근우의 딸 예찬론이 현실로 이뤄질지 두고 볼 일이다.
[동영상] 정근우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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