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당선인, 24일 신화역사공원 착공식 연기 요구…결과 이목 쏠려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리조트월드제주’(신화역사공원)의 건축허가는 물론 착공식까지 새도정 출범 이후로 미룰 것을 공식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자본이 주를 이루고 있는 해외투자자본 중에서 양질의 옥석을 가리기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원 당선인이 우근민 도정의 임기말 대형 인허가 사업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어서 건축허가와 착공식 연기 여부에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원 당선인은 17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신화역사공원 건축허가와 착공식을 새 도정으로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원 당선인이 대변인 입을 빌려 사실상의 공개적인 경고를 보낸 셈이다.
‘리조트월드 제주(Resorts World Jeju)’ 프로젝트는 홍콩의 부동산개발회사인 란딩(藍鼎) 국제발전유한공사가 세계적인 카지노·복합리조트 기업인 겐팅 싱가포르와 손잡고 2조4000억원을 투입해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신화역사공원조성사업 부지에 세계 수준의 복합리조트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 사업시행자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이달 24일 착공식을 목표로 제주도에 건축허가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원 당선인은 논평에서 “JDC가 오는 24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신화역사공원 조성 부지에서 ‘리조트월드 제주’ 착공식을 열 예정”이라며 “제주도가 이를 위해 남아있는 건축허가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은 건전한 중국자본의 제주 투자는 환영하지만, 투기성 자본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반대의견을 제시해왔다”면서 “원 당선인은 이 때문에 대규모 개발사업의 행정절차를 가능한 차기 도정으로 연기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화역사공원 사업 역시 원 당선인의 이러한 기본 입장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새 도정 출범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왜 도민이 공감하지 않는 신화역사공원 사업의 행정절차를 제주도가 서둘러 진행시키려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평은 또, “첫째, 신화역사공원은 말 그대로 제주의 신화와 역사, 문화를 핵심테마로 진행된 복합리조트 조성사업이다. 이러한 기본구상에 대한 재검토나 해명 없이 대규모 숙박시설로 사업계획을 변경하면, 신화역사공원의 정체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지난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둘째, 리조트월드 제주의 숙박시설은 당초 1300실에서 4300실로 3000실이나 늘어났다.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명확한 해명은 없는 상태”라면서 “제주도는 지난 4월 신화역사공원 사업의 용적률을 23%로 늘리고, 건축물 고도도 20m로 상향하는 사업계획변경안을 승인해줬다”고 꼬집었다.
제주 지역의 숙박시설 총량을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4300실이 한꺼번에 가동될 경우 시설과잉에 따른 문제점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원 당선인의 판단이고, 도내 향토자본이나 영세 숙박시설업자들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볼 수도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또한 “셋째, 신화역사공원 사업의 건축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허가절차가 끝나지 않은 것”이라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건축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착공식 일정을 성급하게 잡는 난맥상을 보여줬다”며 JDC를 향해서도 공개적인 경고를 보냈다.
원 당선인은 “이러한 문제점을 종합해볼 때, 제주도는 신화역사공원 사업의 건축허가 절차를 중단하고, 새도정 출범 이후 투자유치사업 등에 대한 방향과 기준이 제대로 정립된 후에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원 당선인은 이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역시 24일 계획한 착공식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새 도정 출범 이후 충분한 검토를 거쳐 건축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착공식을 한다면, 논란을 말끔히 해소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원 당선인은 끝으로 “그럴 경우 사업 추진속도에도 탄력이 붙게 되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지역과 상생하는 개발을 도민의지지 속에 추진하는 부대효과까지 얻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거듭 착공식과 건축허가 일정을 새도정 출범 이후로 연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소위, ‘땅 짚고 헤엄치기 식’ 투자나, 부동산 차익만 남기고 빠지는 이른바 ‘먹튀’ 자본을 가려낼 것을 천명하며 중국자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투자자본을 ‘질(質)’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원 당선인의 해외투자자본 유치 기조의 시험대가 될 ‘리조트월드 제주’의 착공식과 건축허가 연기요구가 임기를 불과 2주 남긴 우근민 도정에 먹힐지, 먹히지 않을지 도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