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잘다(작다)'란 형용사이다. 우리 말에는 두 형태소가 결합하면 'ㄹ'탈락 현상이 일어 나는 어휘들이 존재한다. '딸 +님>따님','아들+님>아드님', '하늘+님>하느님' 등 수없이 많은 용례를 찾아낼 수 있다. 용언에서도 '갈다'의 어간 '갈-' +-니>가니','멀다'의 어간 '멀-+-지않아>머지않아' 등 사용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우리 말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결국 남성의 성기 명칭은 '잘다'의 '어간 '잘-' 과 '신체의 끝 부분을 말하는 '지'가 결합할 때 'ㄹ'탈락 현상이 일어나 '잘지>자지(신체 끝의 작은 물건)'로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한다면 남성 성기는 '물건을 담는 작은 자루'정도의 의미가 된다.
따라서 고유어로 여성 성기는 '난자를 감싸고 있는 보자기'로 ' 남성 성기의 이름은 ' 정자를 담은 작은 자루' 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이렇게 해석을 하고 보니 묘하게도 이재형 원장의 '보배로운 연못'이나' 자식을 낳는 가지'란 한자어 해석과 같아짐을 볼 수 있다.
'-지'와 관련하여 고유어 중에서 '아지'라 단어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동물의 새끼로 사용된 말이 '강아지', 송아지','망아지'등이 있고, 식물의 싹으로 사용된 말에는 '버들강아지'가 있다. 인간의 자식에게는 '아기'란 말이 사용되었는데 다 같은 말로 '싹, 새새끼' 정도로 사용된 말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성기에 사용된 단어인 '-지'도 이런 의미를 포함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어휘의 발달 순서로 볼 때 성기의 명칭에 사용된 '-지'가 먼저일 터이니 인간의 성기에 사용된 의미가 사물이나 동물로 확산된 경우라고 볼 수도 있겠다. 또한, '아 -'가 '아침'이란 단어와 결부되어 '새'라는의미로 추론할 수 있는데 '새자식, 새싹, 새새끼'의 '새'란 의미를 유추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런 의미로 '-지'를 사용한다면 손가락을 말하는 '엄지'와 '검지'의 '-지'도 우리 고유어로 해석하는 것이 정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어른의 성기 명칭인 '좆'과 '씹'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좆'은 '젖'과 대응된다. '젖'은 아기가 먹는 하얀 액체를 의미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이 젖과 비슷한 액체인 정액을 '좆'이라 한 것도 이상할 것이 없겠다. 따라서, '좆'은 정액을 뜻하는 말이었고, 이것이 어른 남자 성기의 명칭으로 굳어졌을 것이라고 추론해 볼 수 있겠다.
다음 '씹'은 '씹다'란 동사와 연결된다. 입에서 먹는 행위 중 음식을 여러 번 잘게 만드는 행위를 '씹는다'라고 한다. 성행위를 말하는 '씹하다'란 의미도 결국 이와 비숫한 행위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여성 어른의 성기를 '씹'이라 한 것이라 추론해 볼 수 있다. 결국 여성 어른의 성기 명칭은 성행위에서 온 말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다소 민망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한 것은 이재형 미트라한의원 원장의 뜻을 폄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성기의 명칭도 우리 말이라면 그 어원도 우리말의 특성에 맞게 살펴보아야 하고, 거기에 이원장이 생각하는 의미(보배로운 연못, 자식을 낳는 가지)를 첨가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닐까란 생각에서였다. 또한, 이 문제는 내가 어려서부터 나름대로 의문을 가졌던 문제이고, 이 의문은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라는 생각 때문에 검토해 본 것이었다. 내가 전문적인 연구원은 아니지만 우리말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한번쯤 시도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재미로 적어 본 것이다.
* 내용출처 : 전직교사 김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