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글은
2018년 10월 22일 포스팅하였습니다.
얼마전 건강식을 위해서 12종의 잡곡을 구매하였는데
쌀과 찹쌀과 기장을 함께 섞어 지은 밥은 잡곡이 돌처럼 단단해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밥 잘 짓는 달인의 비애가 느껴져
이번에는 잡곡을 믹서기로 갈아서 밥을 지었습니다.
그랬더니 떡밥이 되어 보기는 흉했지만
떡밥의 밥맛은 돌솥밥보다 더 맛있는 최고의 맛이였습니다.
그래서 물의 양을 조절하면서
잡곡을 분쇄해서 떡밥을 지어 먹습니다.
쌀로만 밥을 짓는 것보다 찹쌀을 섞으면 밥맛이 더 좋고
거기에다 땅콩이나 팥 등 콩을 섞으면 더욱 밥맛이 좋습니다.
어린 시절 다양한 콩종류를 농사 지었기 떄문에
늘 오곡밥을 먹으며 자랐습니다.
어린시절 즐겨 먹었던 시골의 오곡밥은
반찬없이 밥만 먹어도 맛의 풍미가 느껴졌습니다.
어린시절 맛들여진 고급진 입맛은
밥의 맛을 구별하는 능력을 갖게 하였습니다.
사실 말이지 식당 밥은 거의 모래 씹는 것 같아
맛집이라도 밥맛은 꽝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밥의 정성을 들이지 읺는 식당의 밥맛은
집밥과 대조되는 음식 문화의 구별과 차이를 낳았습니다.
삼시세끼....
항상 텃밭의 식재료로 집밥을 먹는 자연인의 삶은
그 자체로 프로페셔널한 행복의 조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산나물과 산야초의 자연 밥상은
건강을 위한 최고의 파라다이스 식단일 것입니다.
그러나 산촌의 자연인처럼 청산별곡의 삶을 살 수 없지만
도심의 자연인으로 최상의 맛을 찾는 기쁨은 건강을 위한 최선입니다.
떡밥의 밥맛을 느끼는 요즘........
숱한 밥의 변천사를 그렸습니다.
쌀과 찹쌀....
쌀과 찹쌀과 현미.....
쌀과 찹쌀과 현미와 기장.....
쌀과 찹쌀과 현미와 기장과 콩......
쌀과 찹쌀과 현미와 기장과 콩과 잡곡류.....
최상의 밥맛을 찾는 행복은
품격 높은 삶의 문화입니다.
이미 구매한 12곡의 잡곡을 다 먹을 때까지
잡곡을 분쇄해서 당분간 떡밥의 맛향을 즐길 것입니다.
최상의 밥맛을 찾는 과정은
최상의 된장국을 끊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된장국을 끊일 때
단배추나 시금치나 부추는 필수 식재료입니다.
그리고 애호박과 파와 청량고추와 당근과 양파와 감자와 무우를 넣고 끊이면
최상의 된장국, 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린시절은 호박잎을 넣어 끊인 된장국을 많이 먹었는데
어느 시장에 호박잎을 넣은 된장국집이 있어 한 때 당골로 그 옛 맛의 향수를 느꼈습니다.
최상의 된장국, 그 맛을 찾는 과정은
지난 여름을 지나면서 잠정적으로 "STOP"되었습니다.
단배추와 시금치와 감자의 값이 폭등해서
된장국에 더 이상 단배추나 시금치를 넣은 맛을 잃었습니다.
다만 부추는 값의 변동이 낮아
가장 싼 부추 된장국에 올인하였습니다.
물가의 폭등은 서민의 시름, 그 자체이며
생존의 몸부림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되도록 다양한 식재료를 많이 넣어 최상의 맛을 찾던 된장국은
본의 아니게 맛의 다이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최소화된 소박한 된장국은
부추와 애호박과 청량고추와 마늘이 전부입니다.
파와 당근과 양파와 버섯과 감자를 넣지 않은 된장국이지만
부추 된장국은 최선의 맛을 선사하였습니다.
어릴 떄 기억으로 텃밭의 부추는
농약을 치지 않아도 병충해가 없었습니다.
자연 식재료로 손색이 없는 부추는
건강식단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부추는 순우리말로
한자로는 구채(韭菜)입니다.
부추를 파옥초(破屋草)라고도 하는데
집을 부수고 심는 풀이란 뜻으로 전설을 가진 식재료입니다.
또한 부추는 운우지정의 정을 돋운다고 하여 정구지(精久持)라고도 하며
양기를 세우는 기양초(起陽草)라고도 합니다.
또한 본초강목에서는 온신고정(溫腎固精)이라고 하였으며
월담초와 파벽초라는 정력채의 별명을 가졌습니다.
이처럼 부추는 건강을 위한 자연 식재료이며
보양의 채소로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된장국의 식재료로 부추를 선택하였지만
몸에 좋은 부추 된장국의 맛은 정일품입니다.
어릴 때 부추전을 많이 먹었는데
부추전은 입에 넣으면 그냥 입안에서 녹을 정도로 부드럽고 맛이 좋았습니다.
스님들의 금단식인 오신채(五辛菜), 즉 마늘과 생강과 달래와 파와 홍거를 비롯하여 부추는
파옥초, 정구지, 기양초, 월담초, 파벽초 등의 이름이 말해주듯 고사리와는
반대되는 성질을 가진 채소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고사리는 향이 좋아 비빕밥의 주재료이지만
남성들의 정력을 죽이는 성질을 가져 수행하는 스님들에게는 각광받는 자연 식재료입니다.
고사리를 많이 먹으면 부추를 많이 먹는 것과
상반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수행을 원하면 고사리를 먹고
월담을 원하면 부추를 먹으면 될 것입니다.
여하튼 쌀과 찹쌀과 기장에 더하여진 분쇄된 잡곡으로 지은 떡밥은
소박한 부추 된장국과 함께 건강과 맛의 풍미를 더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