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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로의 중대발표
최사장이 침을 꿀꺽 삼키고 밤말처럼 말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최사장이 밤말이란 말 들었으면 이렇게 물었을 것이다.
“밤말이 모이당가?
반말이여?”
그러면 제비는 이렇게
말했겠지.
“밤말도 몰라? 나이트스피치 말이야.
야언夜言!”
“흐미. 제비도
야동보는가벼?”
“무식도 지나치면 죄악이야. 여자가 밤에 말할 때
어떻게 해? 소곤거리지? 부탁할게 있으니까 그런 거 몰라?”
“흐미. 시상이 와 이렇다요? 어떤 분은 따불이고
워떤놈은 무無 랑께. 무신 인생이 요로코롬
불평등하다요?”
쁘리쌰를 걸어 아내가 있는 제비에게 최사장이
말했다. 최사장의 넋두리 같은 말을 쁘리쌰가 받았다.
“최사장님도 은숙씨
있잖아요?”
“그라재? 허지만 말이요. 고거이 아즉은 처마
끝에 매달린 메주랑께. 익어야 장을 담재? 안그렇소?”
쁘리쌰와 제비가 씽긋 웃었다.
천부당만부당 최사장의 말이 맞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게 공부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절에 가서 불공드린다고 되는 것도 아닌데.
“근디 워째서 골프공 말하다가 삼천포로
빠진대유?”
진회장이 짜증나서 말했다.
“흐미 맞소. 요서 없는 나으 은숙씨 말하몬
모하겄소? 우리 회장님이 궁금해항께 친구로서 본인의 비공개 레시피깨뿌럴라요. 바이라스가 젤로 겁내는 거이 무어다요? 항생제 아니랍디요? 항생제는
손톱만하잖여? 그라고 항생제는 무슨 색이다요? 하얀 색 아닙디여? 긍께 바이라스가 커다란 골프공보고 기절 안하겠소? 안그라요? 인자
이해갑디여?”
모두 기가 막혀 한숨 같은 소음을
쏟아냈다.
메르스가 한풀 꺾였다지만 아직도 도처에서 도사리고
있는 판국에 기막힌 비방 취득하겠다 싶어 기대했던 네 사람은 너무 허탈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맥주 김빠지는 소음을 낸
것이다.
혀를 차며 제비가 핀잔하듯
쏘았다.
“그때도 중동에 메르스가
설쳤소?”
“아니어라. 그땐 메르스가 탄생 안됐을
때지라.”
“그런데 왜 골프공 들고
다녀?”
“흐미, 제비사장도 참.”
“왜? 이젠 둘러댈 말이
없소?”
최사장이 배시시 웃었다.
“제비사장은 다 존디 고거이 핸디캡이랑께.
한템포만 늦으면 오비도 안낼거인디. 고 한템포 땜시 문제랑께.”
“맞아요. 최사장님 말이 백번 지당해요. 제비님은
급한 성질 때문에 인격까지 손상 입잖아요?”
“내 성질은 내가 알아서 할거니까 얼른 대답이나
해봐!”
“흐미. 성질 무섭소잉.”
최사장이 왼쪽 팔꿈치를 들어 방어모션을 쓰며
말했다.
“고거이 바이라스만 겁주는거이아니지라. 중동치안이
좀안그렇소? 알카에다도 있고 무슬림반군도있고 그 머시냐? SI도 안 있소. 긍께 호신용으로 가다녔재. 갸들도 함부로 본인을 납치몬하는디
바이라스가 겁 안묵겄소? 골프공 위력을 그때 알았지라.”
모두 입을 벌리고 연거푸 하아 소리만
냈다.
그 표정들이 감동했을 때의 표정과 하나도 다를 바
없었다. 바로 그때 화장실 간 줄 알았던 배장로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돌아왔다.
쁘리쌰가 배장로를 보고
말했다.
“우리는 스크린 가는데 배장로님은 못가시겠죠?
아버님 문안가셔야죠.”
최사장도 말했다.
“으미. 서운하요잉. 같이 갔으면
좋을거인디.”
진회장도 말했다.
“아무리 2차가 좋아도 아버님이 젤이어유. 효자가
따로 있남유? 자주 뵙는거이 효자지유.”
제비도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아버님이 아니라도 배장로님은 스크린 체질
아니잖아요? 이제 우리는 그만 나갑시다. 여기도 퇴근해야죠.”
그때 배장로가 단언했다.
비장한 얼굴로 사퇴결심을 발표하는 정치인
같았다.
첫댓글 잘보았슴니다
메르스 중동 이야기 까지~~
네 김진희님 즐거운 화요일되세요
현대판 소설 잘보았슴니다.
ㅎ..그렇네요 현대판소설입니다...꾸뻑
우리 일상의 이야기를 코믹터치로 스트레스 풀 수 있는 소설되려고 노력합니다
많은 응원 주세요..또 꾸뻑^
최사장과 배장로 라이벌 관계가 지속되고 있군요..
잘 보았슴니다.
6월을 보내고 7월에는 더욱 건필 하세요,,,.
이 소설은 스토리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라이벌구도가 종식될지 저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그냥 편하게 읽고 편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항상 진정으로 생각해주시는 마음 고맙게 느끼고 있습니다